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90화 (190/485)

190화.  < 61화. 리미트 해제 (1) >

1.

‘2개.’

인벤토리 안을 채운 서리꽃 두 송이를 바라보던 미다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럭키가 보였다.

헥헥, 왕!

자세를 잡은 채 꼬리를 흔드는 럭키의 모습이 주인님, 저 잘했죠? 칭찬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듯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는 미다스의 입가 어디에도 미소는 보이지 않았다.

미소를 지을 낌새는커녕 무척이나 진지했다.

‘서리꽃을 여러 개를 얻을 수 있다는 건가?’

그도 그럴 것이 두 번째 서리꽃의 발견은 미다스에게 있어서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만약 아이템 능력을 추출하는데 2개 이상의 서리꽃이 보였다면 하나를 찾는 순간 다른 하나의 위치가 미다스의 눈에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는 오로지 단 하나만 보였다.

그렇다는 건 아이템 능력 추출 한 번에 서리꽃 하나가 필요하다는 셈.

그러한 서리꽃을 여러 개 얻을 수 있다면, 아이템 능력 추출 기회도 늘어날 터였다.

물론 아닐 수도 있었다.

허나, 만약 정말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퀘스트 이후에도 서리꽃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지금 진행 중인 분해 퀘스트를 완료하는 순간 서리꽃이란 아이템을 얻을 수 없게 된다면?

만약 정말 그렇다면 여기서 그냥 퀘스트를 공략하러 돌아가는 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못 얻으면…… 이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

그러한 경우를 생각하면 혹여 허사가 되더라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안개의 숲에서 최대한 많은 서리꽃을 확보하는 게 현명했다.

문제는 지금 미다스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아즈모의 의뢰만 아니었으면…….'

미다스는 한시라도 빨리 아즈모의 의뢰를 처리해야만 했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이 천금 같은 기회를 시간에 쫓겨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라이징 스타 채널과 아즈모 님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어.’

되든 안 되든 일단 아즈모와 사장님에게 시간을 달라고 부탁을 한 번 해보는 게 수순이었다.

물론 미다스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루나 이틀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거야.’

이런 갑작스러운 요구, 그것도 큰 이익이 걸린 일이 쉽게 처리될 리 없었으니까.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본인 생각과 달리 하루이틀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물어는 봐야지.’

그렇기에 그저 소망할 뿐.

2.

- 1티어급 길드가 BJ대마도사 노렸다면서?

- 노렸다가 역으로 털렸다면서?

- BJ대마도사가 1티어급 길드 애들에게 경고했다면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그 방송 도중 일어나는 해프닝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갓워즈 커뮤니티에 퍼졌다.

이상할 건 없었다.

솔직히 이번 해프닝은 이제까지 그 어디에서도 전례가 없었던 일이었다.

- 1티어급 길드가 방해하러 손에 손잡고 단체로 오는 것도 웃기는 일인데, 설마 암살자도 숨길 줄이야. 진짜 충격적이다.

- BJ대마도사가 그 암살자 잡은 후에 유니크 위주로 템세팅한 거 보면서 자기 우습게 보는 거라고 진심으로 화낸 건 더 충격적이었지.

- 이 씹고인물 게임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날 줄이야.

전례는커녕 감히 상상조차 못하는 수준.

- 거기서 끝이 아니었지. 아즈모가 직접 나서서 BJ대마도사가 자기 의뢰하는 거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 아즈모가 나섰으면 게임 끝이지. 아즈모가 작정하고 나서면 1티어급 길드 한두 개 구렁텅이에 넣는 건 일도 아니니까.

- 아즈모의 필살기 중 하나가 마음에 안 드는 놈 광고주 기업 매수하기잖아?

심지어 그 과정 속에서 아즈모라는 갓워즈의 손꼽히는 거물이 개입했다.

그것도 그냥 개입하는 게 아니라 아즈모가 나서서 BJ대마도사의 의뢰를 방해하지 말라고 할 정도.

달리 말하면 모두가 궁금해했다.

- 대체 어떤 의뢰이기에 아즈모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 보통 건 아니겠지. 분명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공략되어본 적 없는 던전이겠지.

- 난이도 장난 아니겠지?

대체 아즈모가 BJ대마도사에게 준 의뢰 내용이 무엇일까?

- 아, 라이브 기대된다.

- 대박 라이브 될 듯.

- 이번에는 무조건 라이브로 본다!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이 한없이 치솟았다.

“다음 라이브 방송은 정말 1천만 시청자 돌파할지도 모르겠네.”

“아, 다음 라이브 방송에서도 또 사고 터지면 어떻게 하나?”

그만큼 라이징 스타 채널이 느끼는 압박감도 늘어났다.

“인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놈들 배부른 소리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진심으로 속 쓰린 소리였네.”

“어우, 요즘은 차라리 시청자 숫자가 안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될 정도라니까.”

잘 마무리됐다고 하나, 저번 BJ대마도사 암살 건은 매우 심각한 사고였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더 큰 빅이벤트를 앞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의 상황이 좋을 리 없었다.

박영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툭툭!

출근 후에 제 자리에 앉은 박영준은 제 머리를 두드리는 시간이 평소 2배 이상이 되었다.

그 무렵이었다.

박영준이 오른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는 것에 지친 듯, 왼손으로 두드리기 시작할 무렵.

“사장님, BJ대마도사 쪽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메일?”

BJ대마도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게…… 직접 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러한 연락을 들고 온 부하의 조심스러우면서도 나지막한 목소리에 박영준은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뭔가 터졌구나.’

이번 내용이 보통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썩 긍정적이지 못하리란 것을.

그 직감은 곧바로 현실이 됐다.

- 아즈모의 의뢰와 관련된 라이브 방송 일정을 좀 더 미루고 싶습니다. 며칠까지 가능합니까?

시간을 달라!

그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BJ대마도사가 시간을?’

이제까지 BJ대마도사는 언제나 정해진 시간 내에 주어진 의뢰를 완수해왔으니까.

아니, 그 정해진 시간 내에 완수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언제나 한 발 더 먼저 움직이고는 했다.

‘무슨 일이 생긴 거다.’

그런 그가 시간을 달라고 했다는 건 달리 말하면 지금 당장 일을 진행했다가는 결과가 안 좋으리란 판단이 섰다는 의미.

‘이간질 건도 그렇고 이번 의뢰…… 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모양이야.’

이번 일을 앞두고 BJ대마도사와 1티어급 길드 사이를 이간질한 것도 필시 아즈모의 의뢰와 관련된 것일 터.

박영준의 생각처럼 의뢰의 난이도가 모두의 상상, 그 이상으로 높을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간을 말한다는 건…… 어떻게든 하겠다는 거겠지.’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음에도 BJ대마도사는 자신을 향한 도발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지금의 선택을 했다.

그러한 상황에 박영준의 역할은 BJ대마도사에게 생각을 재고해달라고, 그를 설득하는 게 아니었다.

‘시간이 필요하다면 시간을 번다. 필요한 만큼이라고 했으니까…… 일주일은 벌어야지.’

BJ대마도사가 요구한 것을 들어주는 것.

‘아즈모와 대화를 해서라도 어떻게든.’

아즈모, 그와 직접 협상을 시도할 때였다.

“후우우......."

그 결과에 이른 박영준의 긴 한숨을 내뱉었다.

‘아즈모랑 협상이라……."

한탄이나 절규, 고민이 섞인 한숨이 아니었다.

‘이제야 비싼 돈 내고 와튼 스쿨을 다닌 보람이 느껴지네.’

그건 진심으로 갈망하던 레이스를 앞두고 제 스스로를 추스르기 위한 한숨이었다.

3.

대부호들 중에 개인 요트를 가진 이들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장담컨대 그 개인 요트를 가상현실게임을 하기 위한 장소로 쓰는 대부호는 이 세상에 오직 단 한 명뿐일 것이다.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아즈모 님, 나오셨습니까?”

이제는 그 이름보다는 아즈모란 이름으로 일국의 왕보다 더 유명해진 자.

“조금 전 라이브 결과 어땠어?”

게임 플레이를 마친 그가 조금 전 바리스타가 막 추출한 커피 담긴 커피잔을 들며 비서에게 물었다.

“통계를 내보니, 총 시청자 숫자가 3퍼센트 상승했습니다.”

“상승했다고? 그것도 3퍼센트나?”

“예."

“진짜?”

비서의 말에 커피잔을 들고 밖으로 나가 갑판에서 바닷가를 즐기려던 아즈모가 발걸음을 멈췄다.

“최근 정체기였는데 오히려 올랐다? 이번 라이브에서 내가 딱히 뭘 한 것도 아닌데?”

“빅데이터로 분석 결과 BJ대마도사가 이슈가 된 모양입니다.”

이윽고 나온 BJ대마도사란 단어에 아즈모가 피식 웃었다.

“미래를 위해서 손해를 감수하고 투자를 했는데, 이거 뭐 손해조차 나오질 않겠네.”

“그리고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요청이 왔습니다.”

“요청?”

“의뢰 수행 라이브 방송 날짜를 이 시점으로부터 일주일 후로 미뤄달라고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미팅으로 하고 싶다는군요.”

그 설명에 아즈모가 대답 대신 커피를 머금은 채 눈알을 좌우로 번갈아 굴렸다.

그러한 눈동자가 멈추었을 때 아즈모의 입이 열렸다.

“저번에 하버드대 심리분석팀에 의뢰해서 받은 BJ대마도사의 성향에 따르면 그는 더 빠르면 빨랐지, 시간을 달라고 하는 타입이 아니야. 안 그래?”

“그렇죠.”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최소 일주일을 더 달라고 했다…… 어떻게 생각해?”

“무언가 준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일 듯합니다. 좀 더 들어가면 당장은 생사를 장담 못할 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거고요. 그때 심리 분석 결과에 따르면 BJ대마도사는 허술한듯 하나 매우 철두철미하며 확신이 있을 때 베팅을 하는 성격이었으니까요.”

비서의 말에 아즈모의 머릿속에는 창성 길드로부터 구매한 던전 그리고 그 던전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내가 창성 길드로부터 받은 던전 정보에 따르면 불사자 길드가 의뢰했을 때에 비해서 어려울 건 없었어. 전력분석팀도 모두 동의했고. 심지어 여기에 거대화 스킬을 손에 넣은 럭키마저 있잖아?”

“엄청난 이슈거리였죠. 정확한 자료는 모르지만 라포 쪽도 시청자 숫자가 5퍼센트 이상 늘었답니다.”

“5퍼센트? 진짜 운 하나는 끝내주네. 4억 명에서 5퍼센트면…… 다른 놈들은 시청자 숫자 떨어지는 거 막느라 바쁜데…… 그게 아니지. 본론으로 돌아오자고. 정리하면 둘 중 하나야. BJ대마도사가 그냥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간을 달라고 했거나 아니면 창성 길드의 던전 난이도를 매우 높게 잡고 있거나.”

후르륵!

말하던 도중 커피를 머금으며 목을 적신 아즈모가 마저 말을 내뱉었다.

“후자의 경우라면 BJ대마도사가 창성 길드로부터 던전을 구매한 우리보다 그 던전을 훨씬 더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정보력이 우리 이상이라는 거군요.”

“그래, 우리가 돈을 뿌려가면서 만든 것보다 더 나은 정보망이 있다는 거겠지.”

다른 누구도 아닌 아즈모 본인이 돈을 뿌려간다는 설명을 할 정도라면 그 액수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상상 못할 일.

그 말을 뱉는 아즈모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린 이유였다.

“더 놀라운 건 BJ대마도사는 우리보다 그 던전의 리스크를 잘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우회 루트를 밟거나 현실과 타협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승부한다는 거지. 지금까지 했던 그대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어진 비서의 물음에 아즈모가 대답했다.

“일주일을 요구했으니 열흘을 주자고. 아즈모 스타일대로.”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일단 통보만 그렇게 하고, 미팅 자리도 잡아줘.”

“미팅이요?”

이어진 물음에 아즈모가 입가의 미소를 더 비릿하게 만들며 말했다.

“박영준, 와튼이 낳은 최고의 도박사라는 평가를 받는 그하고 한 번 이야기할 때는 됐잖아?”

4.

코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짙은 안개로 자욱한 안개의 숲.

“인페르노!”

미다스의 외침과 함께 그의 등 뒤에서 나온 인페르노의 악마가 그러한 안개의 숲을 향해 불꽃을 토해냈다.

그렇게 내뱉은 불꽃이 잠시 동안 안개를 밀어내며, 그 안개 속에 감춰져 있던 정령수와 정령 기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장 보이는 것만 스무 마리!

“애들아 들어가!”

그 섬뜩한 몬스터 무리를 향해 럭키와 골드 그리고 잭팟이 달려들었다.

동시에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화르르!

타오르는 두 마리의 블레이즈 골렘이 정령수들과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광경이 두 눈에 보였다.

얼음의 정령수들과 달리 불의 정령수들이 블레이즈 골렘에 달라붙은 채 저마다의 방식, 발톱이나 이빨 따위로 블레이즈 골렘을 갉아먹는 광경이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아이스 애로우.”

그 광경을 보던 미다스가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러한 표정에 여유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인페르노를 쓴 것부터가 여유가 없음을 증명하는 꼴이나 마찬가지였다.

손에 대포가 있다고 해도 총으로 잡을 수 있는데 굳이 대포를 쓸 필요는 없는 법.

또한 미다스의 성격 역시 그러했다.

그는 소 잡는 칼로 절대 닭을 잡을 때 쓰지 않았다.

“사역마, 선더볼트.”

심지어 미다스는 수중에 있는 강력한 스킬들, 보스전이 아니면 꺼내지 않는 스킬쿨타임마저 쉼 없이 돌렸다.

자신의 역량 전부를 드러냈다.

‘전력을 다해서 서리꽃을 최대한 많이 확보한다.’

이유는 다름 아니라 라이징 스타 채널이 그에게 시간을 주었다는 것.

물론 그건 미다스가 원하던 바였다.

‘열흘이라니.’

문제는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무려 열흘이란 시간을 주었다는 것.

‘보통 일이 아니야.’

일단 그건 라이징 스타 채널 입장에서 열흘 동안의 수익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았다.

‘열흘이라니…….'

엄청난 일이었다.

지금 라이징 스타 채널은 BJ대마도사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는 건 물론 그를 중심으로 채널을 재편하는 중이었으니까.

눈덩이가 굴러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하루이틀만 쉬어도 구독자 숫자가 떨어지고 화제성이 꺼지는 이 바닥에서 열흘 동안 개점 휴업을 한다?

시청자 감소를 떠나 역풍이 불수도 있는 일.

당연히 미다스도 손해를 볼 터였다.

‘그동안 라이징 스타 채널이 볼 손해를 생각하면……’

그러나 라이징 스타 채널이 보게 될 손해에 비하면 미다스가 보는 손해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수준에 불과했다.

당장 열흘이란 시간을 공백으로 남기기 위해 준비해둔 모든 일정을 미루었을 터.

그 과정에서 기존에 했던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필시 있을 터였고, 그에 따른 배상도 했을 가능성이 꽤 있었다.

‘아즈모한테도 엄청나게 했겠지.’

결정적으로 의뢰인인 아즈모로부터 허락을 받기 위해서 라이징 스타 채널은 미다스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협상을 했을 게 분명했다.

‘짐작도 안 가지만.’

적어도 아즈모를 상대로는 돈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협상을 할 수 있을 리 없을 테니까.

한편으로는 그러한 막심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협상을 하고, 열흘이란 시간을 벌어준 건 결과적으로 BJ대마도사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비유를 하자면 팀 내의 1선발, 에이스 투수가 개인 사정으로 등판 기간을 다음 주로 미뤄달라고 했는데, 그걸 들어준 격.

그렇게 더 많은 휴식을 취하고 경기를 시작하는 투수에 대한 기대감이 적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아끼면 안돼.’

미다스가 느끼는 부담감 역시 적을 리 없었고, 그게 지금 미다스가 전력을 다하는 이유였다.

‘서리꽃, 최대한 확보한다.’

그는 어떻게든 이 주어진 열흘이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성과를 내야 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러한 미다스의 귓속에는 레벨업 알림도 당연히 들리지 않았다.

전투를 끝난 후에도 미다스는 쉬지 않았다.

왕!

“럭키님, 발견하셨습니까?”

왕!

“어디? 저기? 저기!”

탐색을 위한 전투를 거듭할 뿐.

“오케이, 애들아 전투 준비!”

‘그래,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보자.’

그렇게 미다스가 자신의 한계를 향해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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