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 60화. 큰 힘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2). >
4.
호우우!
거대화된 럭키가 내지르는 하울링, 그 소리에 미다스가 고개를 들자 처음 그가 들어온 거대하기 그지없는 정령의 동굴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마이웨이가 끝나는 순간.
그러나 이 순간 그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 아, 끝났네.
- 그보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 당연히 덤벼든 놈들 응징하시겠죠?
- 애들 기강 한 번 잡으시죠?
모두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BJ대마도사의 보복뿐!
‘에휴.’
미다스 입장에서는 하등 반가울 것 없는 일이었다.
‘응징은 말도 안 되는 짓이지.’
일단 응징은 가당치도 않은 짓이었다.
1티어급 길드를 상대로 찾아가서 자신을 공격했으니, 나도 널 공격하겠다! 같은 짓을 한다면 처참한 결과만이 있을 터.
그렇다고 여기서 그 본심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숙일 순 없어.’
지금 이 순간 사실은 쥐뿔도 없는 놈이었습니다, 1티어급 길드님들 이 불쌍한 소시민 플레이어 한 번만 봐주십시오, 이야기해봤자 통할 리 만무.
오히려 1티어급 길드들은 그러한 미다스의 행동을 얘가 정말 자신들을 우습게 보는구나! 그러한 도발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고 그냥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없었다.
시청자들은 이 상황에 대한 BJ대마도사의 대응을 바라고 있었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에 대한 마무리가 필요했다.
“다들 제 생각이 궁금하신 듯하니, 오늘 해프닝에 대해서 가볍게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그 마무리를 위해 미다스가 표정 연기를 시작했다.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매우 심기 불편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어갔다.
“하나는 오늘 특별히 럭키 특집을 했는데 도중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 두 번째는 고작 암살자 세 명으로 내 목을 따려고 했다는 것."
그때 말을 하던 미다스가 인벤토리를 열더니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처음에 꺼낸 건 단검이었다.
활활, 날이 불타오르는 단검!
툭!
미다스가 그렇게 꺼낸 무기를 바닥에 던졌다.
그 후에 인벤토리에서 똑같은 단검 하나를 꺼낸 후에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
마지막으로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장갑 하나를 꺼낸 후에 바닥에 내려놓았다.
활활, 가죽이 타오르는 그 장갑에 시청자들이 곧바로 반응했다.
- 불꽃 장갑이다!
- 와, 암살자 애들 루팅해서 저거 먹었구나!
- 운 장난 아니네.
불꽃 장갑.
이번에 암살자 중 한 명이 착용하고 있던 레전더리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불꽃 장갑]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144레벨 이상
- 정령의 숲에서 등장하는 이그니스의 가죽으로 만든 장갑이다.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 근력 +209
- 체력 +132
- 지력 +89
- 마력 +78
- 공격력 +13
- 캐스팅 속도 +10퍼센트
- 대상 공격 시 다음 공격이 대상을 추격한다.
옵션은 위가의 활과 같은 대상 명중 시 유도 능력!
매우 훌륭한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미다스는 그 아이템 앞에서 미소 짓지 않았다.
오히려 쓰레기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연기였다.
‘대박이지.’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이것만으로도 남는 장사다! 라고 마음이 외칠 정도.
그러한 감정을 꾹 참은 채 미다스가 연기를 이어갔다.
“고작 이 정도 아이템 세팅으로 말이죠.”
그 모습에 시청자들은 생각했다.
- 하긴, 암살자 3명으로 BJ대마도사를 잡는 건 너무 무시한 거지.
BJ대마도사가 PK를 당했다는 것보다 고작 이런 수준의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노렸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는 것을.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세상에서 레전더리 아이템을 착용하고 온 암살자를 두고, 자신을 얕본 거 아니냐? 라는 발언을 개소리가 아니라 진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플레이어는 극히 소수였으니까.
한편으로는 BJ대마도사가 직접 말해준 것과 같았다.
이번 일은 자신에게 있어서 아주 지극히 사소한 해프닝과 다름없을 따름이다!
자연스레 채팅창의 분위기도 가벼워졌다.
- BJ대마도사가 파티 내 서열 7위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실력자인데 말이야.
ㄴ 7위? 어떻게?
ㄴ 럭키님>골드님>잭팟님>사역마님>블레이즈골렘님>그냥골렘님>BJ대마도사.
ㄴ 아!
ㄴ 흙골렘 님을 잊고 있었네!
당사자가 가볍게 생각하는데 주변 이들이 그 사건을 무겁게 다룰 일은 없는 법이니까.
그게 미다스가 노리는 바였다.
‘너무 진지해지면 안 돼.’
이번 사건이 심각해지면 결국 어떻게든 끝장을 보게 될 터.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건을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건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얕보이면 그다음에는 승냥이가 아니라 들개들이 달라붙는 법.
즉, 이번 사건은 가볍게 만들되 분명한 선언이 필요했다.
“앞으로 PK를 할 거면 레전더리 아이템 최소 2개 이상은 들고 오세요. 그래야 잡는 보람이라도 생기니까.”
그 선언에 의문을 던지는 이는 없었다.
조롱이나 코웃음을 치는 이도 없었다.
- 하긴, BJ대마도사랑 PK하는 건데 레전더리 정도는 수업료로 지불해야지.
이 오만하기 그지없는 발언이 BJ대마도사를 찾아오는 이유였으니까.
그렇기에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이 질문했다.
- 그래서 유니크 템 들고 찾아가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하지 말라면 꼭 하는 애들이 있긴 하지.
BJ대마도사의 선언을 무시하는 이들에 페널티는 무엇인가?
그 물음에 미다스가 나지막이 말했다.
“만약 이번하고 똑같이 제 술값도 안 나오는 아이템 들고 덤비면…… 그땐 현피로 보답합니다."
현피 선언!
물론 미다스에게 이 발언은 장난이었다.
자신이 이러니저러니 해도 현실 권력자로 오해받는 상황이기에 시도해본 장난.
그 순간이었다.
[아즈모 님이 10,06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현피라니 이번 일 때문에 꽤 짜증이 났던 모양이네.]
[아즈모 님이 10,064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하긴, 의뢰를 한 내 입장에서도 다른 놈들 방해 때문에 시간이 낭비되는 게 짜증이 나지만.]
아즈모, 그가 후원 채팅에 곧바로 채팅창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 아즈모 님이다!
- 잠깐, 지금 아즈모 님도 같이 화낸 건가?
- 이거 아즈모 님도 협박하신 거 같은데? 자기 의뢰 앞두고 BJ대마도사 방해하면 자기가 나서서 조지겠다고?
- 괜히 장난친다고 덤볐다가는 진짜 좆되겠네.
미다스의 발언에 무게감이 실리는 순간.
‘어?’
미다스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이 멘트 받아야 해!’
그 순간 자신이 여기서 놀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미다스가 잽싸게 반응을 보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즈모 님의 의뢰는 제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완료하겠습니다. 자, 그럼 방송 종료를 하겠습니다.”
방송 종료 선언.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가만히 있었다.
- 끝났다! 응?
- 왜 안 끝나?
그러나 라이브 방송은 계속 중인 상태.
그 상황에서 미다스가 슬그머니 반응을 보더니 고개를 두리번거린 후에 이내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아, 오늘 주인공 저 아니었죠. 럭키야! 오늘 시청자분들에게 인사 한 번 해!”
왕!
그렇게 럭키가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방송이 종료됐다.
5.
- 왕!
그 외침을 끝으로 화면이 꺼지는 순간, 라이징 스타 채널 라이브 방송실에 침묵이 찾아왔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짙은 침묵.
“어휴.”
그때 누군가 저도 모르게 한숨 소리를 내뱉었다.
그제야 비로소 다른 직원들 역시 비슷한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우와……."
“어우……."
모두가 10년 감수한 듯한 표정과 함께 한숨을 내뱉었다.
당연했다.
“방송 사고 나는 줄 알았네.”
“사고는 났지.”
BJ대마도사를 향한 예상치 못한 공격, 그건 이러니저러니 해도 방송 사고였으니까.
그것도 보통은 대참사로 이어질 사고였다.
주인공이 습격에 사망하고, 라이브는 종료되고 차후 사과 방송을 올려야 하는 사고.
“BJ대마도사라서 여기서 끝난 거지.”
“정말 BJ가 BJ대마도사라서 다행이야.”
그나마 한숨을 쉬는 선에서 끝난 것은 그 사고에 휘말린 이가 BJ대마도사인 덕분이었다.
그렇게 직원들이 한숨을 내뱉으며 긴장감을 풀며 정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영준은 달랐다.
라이브 방송이 끝난 그는 자리에 앉은 채 심각한 표정을 지은 툭툭 머리를 치기 시작했다.
알고 있는 탓이었다.
이번 일이 그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님을.
‘1티어급 길드들이 바보도 아니고, BJ대마도사를 이런 식으로 노릴 일은 결단코 없어.’
박영준이 아는 1티어급 길드들은 어수룩한 자들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BJ대마도사는 현실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존재 아닌가?
그런 그를 PK로 처치한다는 걸 알았다면 장담컨대 1티어급 길드들 대부분은 난색을 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이 벌어졌다는 건 누군가 이번 일을 주도하고 그 아래에서 수작을 부렸다는 의미.
‘이간질이다.’
그리고 그 의도는 명명백백하게 1티어급 길드들과 BJ대마도사의 사이를 갈라놓은 것이었다.
애초에 BJ대마도사는 1티어급 길드와 손을 잡을 생각이 없었다.
허나, 여지는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까지 터졌다면 1티어급 길드와 손을 잡을 여지마저 사라졌다.
적어도 당분간 1티어급 길드들과 BJ대마도사의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1티어급 길드들이 미안하다고 사과할 가능성도 낮았다.
사과한다는 건 이번 일을 자기들이 했다, 라고 고백하는 꼴.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은 몰랐다, 이용당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매우 컸고 BJ대마도사가 그런 그들을 상대로 고개를 굽히면서 굳이 손을 잡을 리 없었으니까.
그럼 왜 이간질을 시키는 걸까?
그에 대한 고민은 길지 않았다.
‘BJ대마도사를 고립시키기 위한 이간질.’
이러한 이간질을 하는 건 판에 앉을 수 있는 자들을 줄이기 위해서, 그 외의 다른 이유는 찾을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예상한 바였다.
때문에 왜 이간질을 했느냐? 그런 의문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시점에 이간질을 했다는 건…….'
왜 이 타이밍에 이런 카드를 꺼냈는가? 그게 중요하지.
‘아즈모의 의뢰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커.’
그리고 현재 BJ대마도사와 연관된 확실한 빅 이벤트는 아즈모의 의뢰가 유일했다.
‘뭔가 있다.’
그 의뢰가 보통 건이 아니라는 의미.
‘그리고 BJ대마도사도 그걸 알고 있어.’
당연한 말이지만 그에 대해서는 박영준보다 BJ대마도사가 훨씬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당장 최근 불사자 길드의 의뢰에도 BJ대마도사만이 특별한 정보를 알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이 이간질도 알고 있었을 수 있지.’
더 나아가 BJ대마도사는 이번 습격도 알고 있었을지 몰랐다.
아니, 박영준은 확신했다.
‘아니, 알고 이렇게 대응한 거다. 어쩌면 거기서 럭키가 펜리르의 피어를 쓴 것도…… 그럼 그 반응 속도도 이해가 돼. 아즈모가 도중에 나와서 무게감을 실어준 것도 어쩌면 사전에 아즈모와 합의한 것이겠지.’
BJ대마도사가 분명 알고 있었으리라고.
‘내가 고민할 문제는 아즈모의 의뢰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일에 대해서 박영준이 깊게 고민하는 건 무의미했다.
BJ대마도사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응책도 꺼내놓았다는 거니까.
박영준이 봐야 하는 건 아즈모의 의뢰를 마친 다음.
그것을 강구하던 박영준의 손가락이 이내 멈췄다.
‘수요자들이 장난질을 칠 때 가장 좋은 건 공급을 끊어서…… 설마?’
그 생각에 이른 박영준이 슬쩍 제 팔을 보았다.
그러자 보였다.
‘정말 그렇다면, 진짜 대단하군.’
소름이 돋은 팔이.
6.
“왕!”
럭키의 외침을 끝으로 방송을 종료한 미다스가 속에 있는 본심을 토해냈다.
“어휴!”
긴 한숨을 토해냈다.
‘잘 마무리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게 마무리된 상황.
‘아즈모 님 감사합니다.’
그 중심에는 아즈모가 있었다.
그가 거기서 자신의 장난을 받아준 덕분에 정말 그 말에 무게감이 생길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아니라 아즈모가 무서워서라도 못 덤비겠지?’
그렇게 아즈모가 자기 의뢰 공략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는데 BJ대마도사를 공격하는 이들은 없을 터.
1티어급 길드가 지금처럼 방해하는 일도 없을 터였다.
‘……빨리 해야지.’
물론 달리 말하면 그건 아즈모가 미다스를 향해 한 경고와 같았다.
‘의뢰 받고 꽤 시간이 지났으니까.’
아이템도 선금으로 받아 처먹었으면 다른 일에 정신 팔리지 말고 자기 일에 집중하라고.
그러한 아즈모를 떠올린 미다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7.
“가져왔어?”
NPC아르비아가 인사보다 먼저 건넨 그 말에 미다스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내 주었다.
[NPC아르비아에게 정령의 핵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퀘스트 아이템을 받아든 NPC아르비아가 그것을 확인한 후에 말했다.
“대단하네. 이렇게 빨리 구해올 줄이야. 바로 해줄게. 책도 줘봐.”
[아르비아에게 인정받은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그 후 NPC아르비아는 미다스가 건네준 것을 분무기 비슷한 것에 넣은 후에 흔들기 시작하더니 미다스에게 받은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책에 뿌렸다.
칙칙!
그렇게 페이지마다 분무기 속 내용물을 뿌리며 내용을 읽던 NPC아르비아의 눈살이 점차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칙칙!
이윽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해석을 완료한 NPC아르비아가 말했다.
“골치 아픈 물건을 가져왔네.”
“어떤 내용입니까?”
“사물에 담긴 힘을 뽑아내 살아있는 것에 넣는 방법.”
놀랄 만한 일.
그러나 미다스는 놀라지 않았다.
그는 이미 아이템 능력 습득 시스템이란 단어를 머릿속에 인지하고 있었으니까.
‘좋아, 내 예상대로 간다!’
때문에 놀라는 대신 흥분했고, 기대했다.
그런 그에게 NPC아르비아가 말했다.
“이름 잃은 신의 힘을 추출해 살아있는 것에 넣기 위해 만든 방법이야.”
그때 미다스가 슬며시 질문을 했다.
“그럼 무구에 담긴 힘을 추출해서 저에게 넣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가능해. 그러나 관계도 없는 힘을 넣으면 필시 부작용이 생기지. 부작용을 없애려면…… 무구와 사용자 사이에 그 누구도 끊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야겠지. 자세한 건 네가 직접 봐봐.”
NPC아르비아는 추가 설명 대신 자신이 쥐고 있는 책을 미다스에게 건네주었고, 미다스가 그것을 받았다.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책(해석본)을 습득했습니다.]
[아이템 능력 추출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러자 알림이 들렸고, 그 알림 사이로 미다스가 책을 펼치는 순간 정보창이 등장했다.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책(해석본)]
- 등급 : 레전더리
- 사용 가능 레벨 : 1레벨 이상
-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책이다. 아이템 능력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다.
- 귀속된 아이템만 능력을 추출할 수 있다.
- 능력을 추출한 아이템은 파괴된다.
- 책 위에 아이템을 올려놓으면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그 설명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일단 두 눈을 감고 속의 숨을 길게 토해냈다.
고뇌는 없었다.
이 순간을 예상하며 며칠 동안을 설레는 마음으로 보내왔으니까.
생일을 앞두고 이미 자신이 받을 생일 선물이 무엇인지 알고, 기다려온 것과 같았다.
‘장갑, 장갑부터 해보자.’
그런 상태에서 선물을 받았다면 해야 할 건 포장지를 풀어서 그 안의 물건을 즐기는 것뿐.
그렇기에 미다스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바닥에 책을 놓고 곧바로 벗어놓은 수호자의 장갑을 책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알림이 들렸다.
[수호자의 장갑에서 능력을 추출하시겠습니까?]
“예."
미다스가 바로 대답을 했다.
그런 미다스의 머릿속으로 자신이 생각한 최고의 시나리오가 떠올렸다.
‘이거 되면, 진짜 게임 끝이다. 대박이다.’
현실의 육신 속 심장이 너무 두근두근대서 강제 로그아웃이 될지도 모를 만큼 행복한 시나리오를.
그러한 시나리오를 떠올린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이 들렸다.
[재료가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