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85화 (185/485)

185화.  < 59화. 럭키 익스프레스 (2). >

5.

- BJ대마도사가 정령의 숲에서 라이브 방송한다면서?

ㄴ 진 주인공 특집이래!

ㄴ 진 주인공? 주인공 이미 골드잖아?

ㄴ 설마 골드보다 낫다는 걸 보여주려는 건가? 어떻게?

진 주인공 특집!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주제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금방 나왔다.

- 그럼 정령의 숲이니까 방식은 마이웨이이려나?

ㄴ 마이웨이가 딱 맞긴 하지.

마이웨이, 정령의 숲에서 플레이어의 강력함을 증명하기엔 그보다 더 확실한 것도 없었으니까.

방법은 간단했다.

- 마이웨이가 뭔데?

ㄴ 목적지를 찍고 거기까지 일직선으로 가는 거야.

일직선으로 이동하는 것!

물론 보통 사냥터에서 이런 짓을 한다면 그래서 뭐? 라는 반문이 나올 것이다.

- 알다시피 정령의 숲에서는 평범하게 보이는 나무가 갑자기 정령수로 변해서 덤벼들잖아?

하지만 정령의 숲이 가진 특성은 그것을 병신 같지만 재미있겠네? 라는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런 이유로 정령의 숲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대부분은 한 번 이상 마이웨이 스타일을 보여주고는 했다.

- 재미있겠네.

ㄴ 설마 BJ대마도사가 럭키랑 골드 없이 혼자 가려나?

ㄴ 오! 그럴 거 같다!

ㄴ 하긴, 골드나 럭키 도움을 받으면 의미가 없지.

더욱이 BJ대마도사가 골드보다 자신이 낫다는 걸 증명하고자 한다면 골드와 럭키를 전투에서 배제할 터.

- 무조건 본다!

- 이거 라이브로 안 보면 후회할 거야!

여러모로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는 라이브 방송에 모두가 기꺼이 제 시간을 투자할 준비를 마쳤다.

“아직 소식 없어?”

“이제 슬슬 할 때가 된 거 같은데?”

정령의 숲을 사냥터로 삼는 플레이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빅이벤트를 현장에서 볼 수 있다니, 운이 좋았어.”

“아무렴, 라이브 시청보단 직관이 최고지.”

아무리 라이브 방송이 보는 것자체는 쾌적하다고 해도 실제로 목격하는 것보다 뜻이 깊을 순 없는 법.

더욱이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고작 하루의 플레이 타임 중 1시간 남짓만 투자하면 될 뿐인데, 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바보 짓일 터.

정령의 숲에 플레이어들 숫자가 평소보다 훨씬 많아진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어? 저기, 쟤들 영웅 길드 애들 아니야?”

“영웅 길드라고? 이 시간대에 사냥하는 애들 아니잖아?”

“저기, 플래시 길드 애들도 있네? 쟤들도 원래 시간대에 사냥 안 하는데?”

그중에는 프로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시간 관리가 생명인 애들인데, 하루를 버리겠다 이건가?”

플레이 타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그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1티어급 길드에 속한 프로 플레이어들에게도 BJ대마도사는 구름 위의 존재인 모양이야.”

BJ대마도사의 존재감에 감탄이 나오는 대목.

그뿐이었다.

평소 이 시간대에 접속하지 않는 실력자들의 등장에 그 이상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몇몇은 의문을 가졌다.

‘아니, 관람하는 것치고 너무 만반의 준비를 한 거 같은데?’

‘관람이 아니라 전투 준비하는 거 같은데?’

그들이 관객이 아니라 방해꾼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문.

그리고 그런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한 곳 더 있었다.

6.

라이징 스타 채널 라이브 방송실.

“진짜? 알았어.”

라이브 방송 시작을 코앞에 둔 그곳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리 어수선했다.

“뭐래?”

“자세히는 말해주지 않는데, 전부 스탠바이 상태래.”

“그게 방송하겠다는 거지. 설마 그게 변명이라고 한 거야?”

BJ대마도사의 라이브 시간대에 평소 방송을 하지 않았던 채널들이 방송을 하거나 혹은 준비 중이라는 것.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정령의 숲을 사냥터로 삼는 플레이어들만!

“자기들 말로는 긴급 방송이라는데……."

“그럴 리가 있나? 넌 그걸 믿어?”

“그럴 리가! BJ대마도사랑 방송 시간 맞춘 이유가 따로 있겠어? 똥 뿌리겠다는 거잖아?”

그들의 의도가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방해하기 위함이란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물론 워즈튜브 내 채널들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서로 경쟁하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아, 진짜 동업자끼리 너무 하네.”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선은 있었다.

너무 심하게 경쟁을 하게 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자신들밖에 없는 법이니까.

“아니, 그래도 그렇지 1티어급 길드들 대여섯 곳이 동시에 똥 뿌리는 게 말이 돼?”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 선을 벗어나도 아득히 벗어난 상태였다.

“이쯤 되면 똥이 아니라 피를 뿌리겠다는 거지.”

선을 벗어나서 주먹질까지 하는 수준.

“사장님, BJ대마도사에게 통보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이대로는 라이브 해도 의미 없을 거 같습니다.”

“맞아요, 다들 작정한 거 같은데 이대로 마이웨이 해봤자 몬스터 씨가 말라서 볼 것도 없을 겁니다.”

이쯤 되자 직원들이 박영준에게 진심 어린 의견을 건넸다.

그 의견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예상한 부분이야.”

“예상하셨다고요?”

“저번 방송 이후 BJ대마도사의 행보에 1티어급 길드들이 위협감을 느끼는 길드가 나올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러잖아? 생태계 교란종이 들어왔는데 포식자들이 가만히 있겠어? 심지어 포식자를 잡아먹는 놈인데? 솔직히 지금 이건 그냥 가볍게 어깨 한 번 두드린 수준이지. 대놓고 PK를 시도한 것도 아니니까.”

박영준의 말에 부하 직원들은 반박하지 못했다.

‘하긴, BJ대마도사쯤 되면 견제가 들어오지.’

‘저번 트리플 헤드 트롤 때도 견제가 엄청났지.’

그동안 BJ대마도사에 대한 견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BJ대마도사 역시 그걸 모를 리 없고.”

그 말을 끝으로 박영준이 제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렸다.

‘BJ대마도사가 나섰으면 이런 일이 안 터졌을 수도 있어. BJ대마도사가 힘 좀 썼다면 1티어급 길드들이 이렇게 손에 손잡은 채 대놓고 덤벼들진 않았을 테니까.’

앞서 박영준, 본인이 말한 것처럼 BJ대마도사도 이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며, 박영준이 아는 BJ대마도사라면 정말 원한다면 게임 외적으로 그것을 막을 힘이 충분했다.

그럼에도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이대로 흘러가게 놔뒀다는 건…… 이유가 있겠지.’

필시 이 상황 자체도 계획의 일부라는 의미.

“BJ대마도사가 채널에 접속했습니다!”

그때 부하 직원 한 명의 말에 박영준이 손가락을 멈춘 채 모두를 향해 말했다.

“모두 라이브 방송에만 집중해! 우리 역할은 최고의 라이브 영상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짝!

그리고는 이내 박수 한 번을 세게 치며 소리쳤다.

“큐!"

‘이것 봐라?’

미다스가 그들의 낌새를 느낀 건 라이브 방송을 앞두고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해 움직일 무렵이었다.

하나둘 무리가 자신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처음에는 관객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평균 시청자 숫자가 백만 단위인 미다스의 방송을 직관한다는 건 나름 대단한 기회였으니까.

‘선을 넘었네? 어? 쟤네들?’

그러나 관객이라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건 물론, 좀 더 가까이 오는 것을 봤을 때 미다스의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내 그들의 이름과 입고 있는 아이템들을 봤을 때 미다스는 확신했다.

‘1티어급 길드들이…… 내 방송 말아먹으려고 왔구나.’

그들의 정체가 무엇이며, 의도가 무엇인지.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이제까지 미다스가 해오던 라이브 방송에서 방해꾼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니까.

‘내 특집했으면 골 때렸겠네.’

무엇보다 오늘 라이브 방송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니었다.

본래 시나리오는 시청자들이 사전에 예상한 게 맞았다.

마이웨이, 미다스는 그 방식으로 자신의 스펙업을 모두에게 보여줄 속셈이었다.

‘럭키 특집이니 충돌할 일은 없지.’

그러나 럭키가 거대화 스킬을 얻으면서 그리고 바로 전날 라포의 똘똘이가 거대화 스킬을 쓰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어차피 럭키가 거대화 쓰는 순간 게임 끝이니까.’

정확히 말하면 스케일이 달라졌다.

당장 어제 4억 명의 시청자들이 라포의 똘똘이 거대화를 본 상황.

그러한 상황에서,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럭키가 거대화를 쓰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렇게 되면 BJ대마도사가 존재감은 한없이 작아질 것이다.

‘4억 명 중 시청자 1퍼센트만 가져와도 내 시청자만큼 돼.’

하지만 그 대가가 고민을 녹여버렸다.

‘라포도 똘똘이 하나로 다 해먹었는데, 까짓것 나도 럭키에 업혀간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어?’

그런 상황에서 미다스가 오늘 방송을 주저할 리 만무.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미다스, 그가 약속된 시간이 되자마자 곧바로 라이징 스타 채널에 접속하며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자 채팅창이 들썩거렸다.

아니, 들썩거리는 정도가 아니었다.

- 방해꾼 왔다!

- 대박!

- BJ대마도사님, 지금 그 주변으로 방해꾼들 몰려간대요!

싸움 구경보다 재미난 건 없는 법.

그리고 싸움이 났다는 소문보다 발 빠른 소문도 없는 법.

이미 게임에 접속한 채 낌새를 느낀 플레이어들이 퍼뜨린 소문이 온라인 세계에 만연한 상태였다.

- 1티어급 길드 애들이 방해하러 왔다는 거 사실인가요?

더욱이 지금 이 싸움은 갓워즈란 세계를 장악하는 권력자들과의 싸움이었다.

사실 보통은 싸움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다.

- 진짜? 1티어급 애들이 방해꾼이라고?

- 크으, BJ대마도사 클래스 살아있네! 1티어급 애들이 똥 뿌리러 오다니!

하지만 BJ대마도사가 이룩한 명성은 싸움이 되는 수준을 넘어, 그것을 재미난 이벤트로 만들었다.

물론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BJ대마도사가 이 방해꾼들 사이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그러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에 미다스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오늘 관객이 많은 것 같네요. 역시 다들 진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하신 모양입니다. 이렇게 관객이 많이 왔으니 제대로 보여드려야겠네요. 동의하시죠?”

라이브 방송을 무르는 일은 없다!

그러한 기대감 속에서 미다스가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까닥까닥, 목을 좌우로 꺾으며 풀었고 들썩들썩, 어깨로 원을 그렸다.

휙!

그러면서 가법게 공을 던지는 듯한 제스처도 취했다.

마운드 위의 투수처럼, 누가 보더라도 본격적으로 던지기 전의 모습이었다

이윽고 미다스가 몸풀기를 멈추는 순간 미다스가 가볍게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

“여기서부터 정령의 동굴 입구까지 거리가 일직선으로 약 7킬로미터쯤 됩니다.”

그 순간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 마이웨이다!

- BJ대마도사가 마이웨이 선언했다!

- 방해꾼 새끼들 덤빌 테면 덤벼봐! 우리 BJ대마도사님이 다 쓸어버릴 테니까!

- 럭키, 골드빠들! BJ대마도사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진 주인공 BJ대마도사가 간다!

- BJ대마도사 빠들 전부 모여!

후원 채팅도 마찬가지였다.

[BJ대마도사8호팬 님이 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3호팬 님이 1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11호팬 님이 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그동안 럭키 팬들과 골드 팬들, 심지어 잭팟 팬에도 밀려 어깨를 펴지 못했던 BJ대마도사 팬들이 오랜만에 어깨를 펴기 시작했다.

“저기까지 일직선으로, 그 어떤 방해와 역경도 고려치 않고 직진으로만 갈 겁니다.”

그렇게 더 이상 타오를 수 없을 만큼 분위기가 절정에 도달랬을 때 미다스가 몸을 돌렸다.

“우리 진 주인공님 럭키님이!”

그리고는 이내 자신의 옆에 있던 럭키를 향해 자신의 두 팔을 뻗으면서 말했다.

“럭키님이 절 데리고 가주실 겁니다!”

왕!

그 순간 채팅창에 물음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 응? 뭐라고? 럭키?

- 잠깐만, 내가 예상한 건 이게 아닌데?

- 잠시만요, BJ대마도사님? 오늘 진 주인공은 BJ대마도사님 아니었나요?

그리고 몇몇은 발견했다.

- 럭키가 덩치가 커진 거 같은데?

- 덩치가 커졌다고? 설마 진화한 거야?

럭키의 상태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그러한 사실에 채팅창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 럭키 님이 진화하셨다고?

- 럭키 님 특집이라고?

- 럭키 빠들 모여라!

- 역시 진 주인공은 럭키 님이지! 어디서 BJ대마도사 따위가 감히 진 주인공이라고 나대!

럭키팬들이 채팅창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좋아.’

그러한 반응 속에서 미다스가 럭키에게 다가가 턱 아래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 럭키야. 어떻게 하는지 알지?”

왕!

“그래, 일직선으로 그냥 가면서 다 씹어먹으면 돼.”

왕!

“좋아, 그럼 가자고.”

그 짧은 대화와 함께 미다스가 럭키에게 버프 마법을 걸어주기 시작했다.

“헤이스트 앤 스트렝스 앤 라이트닝 실드.”

차근차근.

“아, 포션도 먹어야지.”

값비싼 포션 도핑을 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모두 확신할 수 있었다.

- 진심이다!

- 진짜 럭키 특집이다!

확신했기에 우려했다.

- 아니, 그런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 럭키님 특집은 좋은데, 설마 럭키님 혼자 뛴다고?

- 위험할 거 같은데?

럭키가 대단한 건 맞지만, 혼자서 정령의 숲을 돌파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제아무리 새로운 스킬을 얻었다고 해도 솔직히 스킬로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 새로 얻은 스킬이 거대화 스킬이라면 모를까.

- BJ대마도사, 동물 학대로 고소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한 우려 속에서 포션 도핑마저 끝낸 미다스가 럭키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거대화.”

크르르!

그 외침에 럭키의 몸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빠르게.

호랑이 크기였던 몸이 빠르게 코끼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크기가 되었다.

- 맙소사!

- 이거 리얼? 거대화 스킬을 얻었다고?

- 라포도 이제야 간신히 얻은 스킬 아닌가?

감히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 앞에서 시청자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라포 님이 10,062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운빨좆망겜.]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제는 더 이상 쓰다듬어줄 수 없을 만큼 커진 럭키 옆에 선 미다스가 말했다.

"럭키 익스프레스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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