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 59화. 럭키 익스프레스 (1). >
1.
야구선수들, 개중에서 투수들은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8이닝 1실점! 오늘 투구 멋졌어.”
“예."
“상대팀 투수가 완봉승만 안 했으면 오늘 승리투수는 너였을 텐데, 참 아쉽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두 번 다시 올지도 모르는 훌륭한 피칭을 했음에도 상대팀 투수의 더 멋진 활약에 묻히는 경우.
지금 미다스가 마주한 경우가 그러했다.
[리틀 토네이도]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리틀 토네이도를 소환한다.
150레벨이 되는 순간 그가 이룩한 스펙업은 그가 예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이 이상은 없다, 라고 판단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
골드 특집 당시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리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
‘거대화라니…… 아니, 이게 말이 돼?’
하지만 그러한 미다스의 스펙업이 럭키의 새로운 스킬, 거대화 앞에서는 조촐하기 그지없었다.
당연했다.
‘이걸 어떻게 이겨?’
일단 거대화 스킬은 갓워즈에서 매우 강력한 스킬이었다.
근접 딜러들, 탱커들이 가진 스킬 중 하나만 고르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를 정도로 강력한 스킬.
‘퍼포먼스 수준이 다른데!’
그리고 그 스킬 이상으로 보는 맛이 있었다.
그냥 몸이 거대해지는 것만으로도 이미 눈에 띌 수밖에 없지 않은가?
즉, 거대화 스킬은 주변에 있는 이들의 존재감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었다.
그런 거대화 스킬을 럭키가 사용한다면, 상대적으로 미다스는 작게 보일 터.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잠깐, 이렇게 되면…….'
그 순간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이미 거대화 상태인 골드와 블레이즈 골렘을 바라봤다.
자연스레 그림이 그려졌다.
이미 3미터가 넘는 거인들 사이에서 거대화 스킬을 쓴 채 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럭키의 모습이.
'아.'
그리고 그 속에서 개미같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신의 모습이.
그런 그림이 만들어지면 이야기는 끝이었다.
솔직히 데미지 딜링이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실시간으로 HP상태를 볼 수 있는 건 세상에서 오직 한 명, 미다스뿐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몬스터가 빨리 죽으면 다들 똑같은 생각할 것이다.
골드와 럭키가 정말 세구나!
‘뭘 해도 묻힌다.’
BJ대마도사는 저 둘에 얹혀가는구나.
‘아, 덩치 커진 거 보면 다들 알 텐데…….'
그렇다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도 불가능했다.
플레이어와 달리 신수는 진화하는 순간 외형적인 변화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필시 럭키가 나오는 순간 모두가 럭키님 새로운 스킬은 뭔가요, 라는 질문을 던질 텐데 그것을 숨긴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럭키가 거대화 스킬 쓰면 제가 묻힐 것 같아서 숨기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일단 킵하자.’
그 대목에서 미다스는 고민을 나중으로 미뤘다.
달리 말하면 이미 미다스 본인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럭키의 존재감에 묻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설마 여기서 똘똘이도 못 얻은 거대화를 얻을 줄이야.’
자신의 계획이 물거품이 됐음을.
“어휴.”
‘머리나 식혀야지.’
그렇게 럭키를 보던 미다스가 한숨을 내뱉으며 이내 로그아웃을 시도했다.
2.
푸슈!
캡슐 문이 열리는 소리와 밖으로 나온 정현우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는 익숙한 듯 캡슐에서 나온 후에 당연하다는 듯이 휴게실 쪽으로 향했다.
“우와! 완전히 미쳤네.”
그리고는 휴게실 안에서 TV를 통해 워즈튜브 영상을 보는 이혁주를 보며 실소를 지었다.
“어, 현우야! 나왔어?”
그때 다른 손님 한 명이 정현우를 발견했고, 이내 이혁주를 향해 말했다.
“혁주야, 현우 나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손님인 정현우가 나왔는데 어떻게든 이야기라도 하라는 신호.
“아, 잠깐만요! 지금 중요한 장면이에요!”
그러나 그 신호에 이혁주는 반응은커녕 건드리지 말라는 반발을 보였다.
그 모습에 정현우가 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혁주가 아닌 손님을 보며 말했다.
“지금 무슨 방송이기에 혁주 녀석이 눈알이 돌아간 겁니까?”
“아, 지금 불사자 길드 라이브 방송.”
“불사자 길드? 그럼 라포?”
“응. 똘똘이가 새로운 스킬 얻었거든.”
“설마 진화했어요?”
그제야 정현우는 이혁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면 정신줄 놓을 만하지.’
라포의 똘똘이는 갓워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수.
그러한 신수가 진화를 해서 새로운 스킬을 얻은 건, 축구로 따지면 챔피언스 리그고 야구로 따지면 월드시리즈 같은 것이었다.
갓워즈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장면.
‘그래도 대단하네. 나야 조건이 보인다고 하지만…….'
당장 정현우조차도 이제는 이혁주가 아니라 라이브 방송에 시선에 돌릴 정도였다.
‘어?’
그렇게 라이브 방송을 보던 정현우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듯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가만, 내 눈이 이상한 건가? 똘똘이가 되게 유난히 더 커보이는 거 같은데?’
그리고는 고개를 한 번 갸웃한 후에 옆에 있는 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그래서 얻은 새로운 스킬이 뭐에요?”
“거대화.”
“거대화요?”
“그래, 기어코 얻어냈네. 진짜 갓워즈에서 가장 운이 좋은 플레이어답다니까. 진짜 저걸 어떻게 뽑냐?”
그 순간 더 이상 정현우의 머릿속에 고민 같은 건 없었다.
‘끝났다.’
3.
라이징 스타 채널 라이브 방송실.
라이브 방송을 위해 값비싼 장비가 가득한 이곳은 일이 있을 때면 라이징 스타 채널 내에서 가장 힘든 장소였다.
그리고 일이 없을 때면 가장 끝내주는 장소였다.
“와, 장난 아니네.”
그 고가의 장비들, 고화질 대형 모니터를 통해 워즈튜브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운이 좋았다.
"여기 모니터로 보니까 더 거대하게 보이네."
불사자 길드 마스터의 신수 똘똘이의 거대화, 그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그마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드넓은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었으니까.
물론 그 행운에 감사하는 이는 없었다.
“그보다 거대화 스킬을 얻을 줄이야. 펜리르 신수 중에 거대화 스킬 얻은 건 똘똘이가 최초 아닌가?”
“다른 신수들은 얻은 경우가 있지만, 펜리르는 최초 맞아.”
“진짜 운이 얼마나 좋아야 저게 가능할까?”
지금 그들이 보는 모니터 속 너머의 플레이어가 누리는 행운 앞에서는 어지간한 행운들은 감히 행운 소리도 나오지 않았으니까.
동시에 압도적이었다.
“운도 운인데, 진짜 대박이다. 지금 라이브 시청자 숫자가 4억 명을 돌파했어.”
라이브 실시간 시청자 4억 명.
그저 헛웃음만 나올 만한 아득한 숫자.
물론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 숫자에 직원들은 직업적인 반응을 보였다.
“4억 명이라…… 채팅창 관리하기 빡세겠네.”
“아주 죽는다고 하더라.”
“1억 명 넘는 시청자 앞에서 실수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해서 상상하기도 싫어.”
그 무렵이었다.
덜컥!
라이브 방송실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고, 그렇게 들어온 사내의 모습을 확인한 직원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직원들의 행동이 말해줬다.
지금 온 이가 박영준, 그라는 것을.
“여기들 다 있었네.”
“무슨 일 있나요?”
“있을 예정이지.”
“BJ대마도사 쪽에서 라이브 방송 요청 왔어. 일정은 내일, 그러니까 다들 준비해두고 있어.”
말과 함께 박영준이 슬쩍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바라봤다.
호우우우!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거대화된 똘똘이가 워크라이를 내지르는 것이 나왔다.
“이야, 살아있네.”
그 압도적인 모습에 박영준 짧게 감탄사를 토해내는 사이, 부하 직원 한 명이 질문을 던졌다.
"방송 주제가 어떻게 되나요?”
그 물음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타이틀은 진 주인공 특집이다. 참고로 사전 공지이니까 바로 보도 자료 만들어서 배포해.”
그 말에 저번에 박영준으로부터 BJ대마도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부하 직원이 놀라며 말했다.
“진짜 사장님 말대로 되네요.”
그 대답에 박영준이 말 한마디를 남기며 밖으로 나갔다.
“와튼이니까.”
4.
- 와, 똘똘이 거대화라니!
- 똘똘이 장난 아니게 커지더라!
라포의 신수, 똘똘이의 거대화 스킬 라이브 방송이 끝난 이후 모든 갓워즈 커뮤니티는 그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되었다.
- 레드풀 라이브 방송 시작했다!
ㄴ 지금 똘똘이 이야기하는 중인데 그런 듣보잡 이야기는 다른 곳에 가서 하는 게 어때?
ㄴ 듣보잡이라니 ! 레드풀은 스몰 파크 랭킹 4위라고!
ㄴ 충분히 듣보잡이네.
ㄴ 너 그런 듣보잡 방송보니?
이름난 스타 플레이어들조차도 그 존재감이 묻힐 정도.
- 그보다 똘똘이 보니까 럭키 생각나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의외로 언급되는 것은 다름 아니라 BJ대마도사의 신수, 럭키였다.
- 럭키도 진화 속도 엄청 빠르지 않나?
- 장난 아니지. 덩치를 보면, 라포가 200레벨 넘었을 때의 똘똘이보다 더 큰 거 같던데?
- 이 속도면 조만간 똘똘이 따라잡을지도?
- 포스트 똘똘이답네.
럭키의 남다른 진화 속도와 BJ대마도사의 인기를 생각하면 이상할 건 없었다.
- 그보다 요즘 BJ대마도사 뭐해?
ㄴ 정령의 숲에서 솔플 중.
ㄴ 와, 파티플레이도 교대하면서 하는 곳에서 솔플이라니, 진짜 차원이 다르네, 차원이.
그리고 그중 몇몇 이들의 관심이 BJ대마도사로 넘어가는 것 역시 특별할 건 없었다.
그 무렵이었다.
-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 일정 떴다!
- 진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 예고에 똘똘이가 만든 불길 일부가 BJ대마도사 쪽에 옮겨갔다.
- 내일! 진 주인공 특집!
ㄴ 드디어 골드에게서 주인공 자리 빼앗아오는 거구나!
ㄴ 뭔데? 무슨 이야기야?
ㄴ 저번에 BJ대마도사가 골드한테 주인공 자리 빼앗겼거든.
더욱이 일찌감치 공개된 라이브 방송 타이틀은 그동안 BJ대마도사에 관심이 없던 이들조차 흥미를 가지게 했다.
- 역시 BJ대마도사다! 방송 스케일이 다르다니까!
ㄴ 맞아. BJ대마도사 보다 보면 다른 라이브 방송은 수준 낮아서 못 보게 된다니까.
ㄴ 수준보단 차원이 다르지.
ㄴ 과연 이번에는 어떤 걸 보여줄까?
ㄴ 듣기로는 템지르는 데에만 100억 원 썼다는데?
자연스레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품었다.
그러나 모두가 기대감을 품는 건 아니었다.
“그냥 BJ대마도사 이야기뿐이군.”
“BJ대마도사 이야기만 돌면 다행이지. 지금 우리들을 BJ대마도사와 비교하고 있다고.”
정령의 숲을 사냥터로 삼는 플레이어들의 경우에게 BJ대마도사의 존재는 눈엣가시, 그 이상이었다.
그중에서도 1티어급 길드 혹은 이미 충분한 인지도를 얻고 팬을 둔 프로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무척 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에게 BJ대마도사는 그저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최근 내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숫자가 20퍼센트나 줄었어.”
“이쪽은 30퍼센트야.”
“차라리 시청자가 주는 게 낫지, 나는 방송 때마다 BJ대마도사 보러 가달라는 채팅 때문에 미칠 노릇이라고.”
무대를 공유하는 경쟁자였지.
물론 모두가 알고 있었다.
“미치겠다, 정령의 숲에서 솔플하는 인간을 상대로 PK를 걸 수도 없고……."
BJ대마도사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도 없음을.
정령의 숲, 그곳에 모인 나름 유명한 플레이어들이 서로 모여 한탄 섞인 이야기를 나누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대화를 나누던 이들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마스, 무슨 방법이 있어?”
플레이어의 이름은 마스.
1티어급 길드인 스카프의 일원으로 정령의 숲 내에서 손꼽히는 마법사인 그가 비슷한 처지의 이들에게 제안했다.
“조만간 BJ대마도사가 라이브 방송하면 난입하는 게 어때?”
“난입?”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물론 그 제안에 바로 반발이 나왔다.
“스카프 길드야 BJ대마도사랑 사이가 안 좋으니 더 안 좋아서 나쁠 건 없다지만 우리는 아니라고.”
“BJ대마도사는 보통 플레이어가 아니라고, 10대 길드 마스터들이 방송에서 후원하는 거물이지.”
그러한 반발에 마스는 포기하지 않은 채 재차 제안했다.
“그래, 10대 길드 마스터들이 후원을 하지. 하지만 손을 잡은 건 아니잖아?”
그 제안에 몇몇 이들이 상종할 가치가 없다는 듯이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반면 몇몇 이들은 자리에 남아 표정으로 말했다.
좀 더 말해보라고
그 표정을 지은 이들에게 마스가 말을 이어갔다.
“애초에 BJ대마도사가 길드 소속이었으면 이런 일도 없지. 솔플로 뛰니까 우리들이 더 비교 당하는 거잖아? 길드빨이니, 뭐니 하면서. 안 그래?”
“그야 그렇지.”
“그럼 오히려 기회잖아? 여기서 우리가 BJ대마도사 방해한다고 해서 길드 차원의 보복이 있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진지하게 말해서 여기까지 왔으면 BJ대마도사가 10대 길드에 들어갈 일은 없어. 어비스 길드 정도라면 모를까 다른 10대 길드가 BJ대마도사 영입하면 남은 9개 길드가 가만히 있겠어?”
“견제하겠지.”
“그럼 기껏해야 1티어급 길드 들어간다는 건데, 이 중에서 1티어급 길드의 보복이 두려운 사람 있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는 없었다.
이곳에 있는 플레이어들 모두 1티어급 길드 소속, 그것도 길드 내 유망주였으니까.
"더군다나 위에서 지령 내려왔잖아? BJ대마도사랑 한 판 붙는 거 말리지 않겠다고. 필요하면 지원도 해주겠다고.”
더욱이 현재 1티어급 길드들은 BJ대마도사와 비슷한 레벨대의 길드원들에게 암묵적으로 붙어도 좋다는 허가를 내린 상태였다.
이길 수 있으리란 생각 때문은 아니었다.
“최소한 BJ대마도사에게 경고는 해야지.”
이대로 BJ대마도사가 제 마음껏 활개 치게 놔둘 수는 없다는 것.
그렇다면 통하든 않더라도 그러한 의지를 담은 견제를 한 번은 할 필요가 있었다.
“해서 먹히면 대박이고.”
그리고 만약 견제에 성공한다면, 그 견제에 참가한 이들은 길드 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터.
혹여 실패하더라도 처벌이나 질책이 내려올 가능성은 없었다.
오히려 수고했다는 격려를 받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방법은?”
“간단해. BJ대마도사가 내일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주변에서 사냥을 하는 거야. 솔직히 이건 문제될 것도 없어. 단지 방송을 망치는 것 뿐이지.”
“하지만 시청자들 반발이 심할 텐데?”
“BJ대마도사는 이제까지 멋대로 해온 것으로 인기를 끌었어. 그런데 방해 받는 걸 가지고 반발한다? 오히려 BJ대마도사에게 화살이 꽂히겠지.”
이 순간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는 이는 없었다.
‘마스 말이 맞아. 그게 무슨 문제야?’
‘사냥터가 겹칠 수도 있는 거지.’
‘오히려 BJ대마도사가 방송한다는 이유로 자리를 피하면 그게 더 쪽팔린 일이지.’
그런 그들에게 마스가 못을 박았다.
“하다못해 우리가 할 만큼은 했다는 걸 위에 보여줘야지, 앞으로가 편하지 않겠어? 어차피 BJ대마도사 레벨업 페이스는 못 쫓아가고, 다시 만날 일 없어.”
다시 만날 일은 없다!
그 말을 듣는 더 이상 반대는 없었다.
“난 할래.”
“나도.”
“나는 길드에 물어봐야겠지만, 어떻게든 설득해서라도 참가할게.”
그 모습에 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모습을 먼 곳에 있는 두 플레이어가 바라보며 말했다.
“체크, 아니 이제는 마스지. 마스 녀석 능구렁이가 따로 없군. 진짜 이렇게 쉽게 일 처리를 할 줄이야.”
“우리야 고마울 따름이지. 사냥뱀 길드 OB가 저렇게 우리를 위해서 뛰어주는데. 그래도 신기하긴 신기하네. 사냥뱀 길드 소속일 때는 마스 녀석은 완전 미친놈이었는데.”
“그렇지. 안개의 숲에서 자기 빼고 나머지 24명 플레이어를 게임 오버시키는 짓을 제정신 가진 놈이 할 리는 없으니까.”
“그보다 BJ대마도사도 안 됐네. 결국 길드 마스터 자존심을 건드렸으니까 말이야. 더군다나 내일 라이브 방송은…… 필시 퍼포먼스 보여준다고 사냥에 전력을 다할 테니…… 간단하겠군.”
그렇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화를 마친 그 둘이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고, 개중 한 명이 대화의 마무리를 지었다.
“내일이 기대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