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화. < 58화. 진 주인공 (3). >
8.
지름 1킬로미터짜리 구멍, 설명만으로도 들어도 무지막지함이 느껴지는 수치.
당연히 그것을 직접 봤을 때 느끼는 충격은 꽤 강렬했다.
정령의 동굴에 도달한 플레이어들이 대부분 경악을 금치 못하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 동굴을 내려가면 정령계야. 정령수와 정령 기사들이 나오는 또 다른 세계지.”
더 놀라운 건 이 거대한 동굴 입구 너머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대목에서 플레이어들이 하는 질문은 똑같았다.
“여길 내려가야 한다고? 어떻게?”
지름 1킬로미터, 길이 3.3킬로미터에 이르는 수직 동굴 밑으로 어떻게 내려가느냐?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가장 쉬운 방법은 2시간마다 발동하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서 내려가는 거지.”
첫 번째 방법은 게임이기에 가능한 방법.
"두 번째는 뭐......."
다른 방법은 모두가 떠올릴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이었다.
직접 벽을 타고 내려가는 것.
‘어휴.’
지금 미다스가 고른 방법은 두 번째였다.
‘이 짓을 하게 될 줄이야.’
밑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까마득한 구멍, 미다스가 그 구멍의 벽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사실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갓워즈에서 플레이어들의 육체 능력은 현실보다 우위였다.
모든 능력치를 마력이나 지력에 투자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이나 타이틀 보상을 합치면 170레벨대 플레이어의 근력 스탯은 200을 넘었고, 절벽을 타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물며 근력 스탯이 1천이 넘어가는 경우라면 손가락만 이용해서 내려가는 것도 가능했다.
그 정도 스탯이면 손가락으로 벽에 구멍을 내는 건, 젓가락으로 두부를 찌르는 것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그런 이유로 의외로 이곳에서 벽타기로 내려가는 플레이어는 생각보다 많았다.
이곳에서 하루에 평균적으로 대여섯 명의 플레이어가 추락사로 게임 오버를 당했으니까.
심지어 갓워즈는 그러한 게임 플레이를 나름 장려했다.
벽 곳곳에 있는 구멍이 그 증거였다.
내려가다 힘들면 좀 쉬어라!
그게 그 구멍이 의미하는 바였으니까.
‘이건 또라이 새끼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그렇게 욕을 했는데…….'
물론 미다스는 이런 짓을 또라이 짓이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부류였다.
그럼에도 그가 이런 짓을 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만 아니었으면…….'
이 절벽에 자신이 만나야 할 이가 있다는 것.
‘여기다.’
그렇게 붉은 빛기둥이 뿜어지는 벽면 입구에 도달한 미다스가 잽싸게 그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후우!"
이제야 평지를 마주한 미다스가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주인님!”
그 뒤를 이어 골드가 들어왔다.
꾸-우!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잭팟이 들어왔다.
왕!
럭키와 함께.
그렇게 등장한 잭팟이 럭키를 바닥에 집어던진 후에 럭키를 향해 날개를 크게 펼치며 소리를 내질렀다.
꾸-우!
다시는 이런 짓을 시키지 말라는 듯이.
헥헥!
그 모습에 럭키가 대답 대신 해맑은 숨소리와 함께 잭팟의 머리를 혀로 날름 핥았고, 침이 묻자 잭팟이 머리를 세차게 휘두르며 재차 꾸우! 하지 말라고 외쳤다.
“쯧쯧, 역시 저 둘은 주인님께 도움이 안 됩니다. 주인님을 끝까지 보필한 건 저뿐인 듯합니다. 저 골드, 최후까지 주인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그 모습을 향해 적당한 폄하를 섞은 채 제 충성심을 강조하는 골드의 모습에 미다스가 실소를 머금었다.
‘진짜 얘네들 때문에 산다.’
그렇게 모두가 들어온 것을 확인한 미다스가 마저 입구 밖을 확인했다.
혹여 따라오는 이는 없는지.
그 과정 속에서 풍경을 확인한 미다스가 혀를 내둘렀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난이도가 장난 아니네. 여길 어떻게 알고 찾아오겠어?’
과연 미다스의 눈이 아니었다면 이곳을 찾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렸을까?
한 가지는 분명했다.
‘확실해.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이 게임 하는 플레이어들이 게임 더 즐기라고 만든 게 아니라, 이 게임을 공략하고 싶으면 인생을 갈아넣으라고 만든 거야.’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의 난이도는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것.
크르르!
“주인님!”
그렇게 미다스가 혀를 내두르는 순간, 미다스의 귓속으로 럭키와 골드의 경고가 들렸다.
무언가가 다가온다는 의미!
그 사실에 미다스 역시 긴장했다.
‘혹시 나 말고 다른 플레이어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외부인이 끼어들어서 좋을 건 없는 일.
다행히도 우려는 오래가지 않았다.
“날 찾아온 거 아니까 이빨 숨겨.”
등장한 이는 플레이어가 아닌 NPC였다.
[아르비아를 만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NPC아르비아.
그녀는 양갈래로 묶은 머리칼과 등에 짊어지고 있는 거대한 도끼가 인상적이기 그지없는 드워프였다.
“뒈지기 싫으면.”
그리고 말투가 무척이나 살벌한 드워프.
그녀의 등장에 미다스가 말했다.
“라이틀링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알아. 수호자의 무구에 선더버드에 왕의 반지, 셋 중 하나만 없었어도 말이 아니라 도끼부터 날아갔을 테니까. 그래서 찾아온 이유는?"
이어서 나온 질문에 미다스는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책을 꺼낸 후에 말했다.
“이것의 해석을 부탁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이내 미다스로부터 책을 건네받은 NPC아르비아가 책을 펼쳐 보는 순간 표정을 구긴 채 책을 거듭 읽어갔다.
이윽고 책 전부를 읽은 그녀가 말했다.
“해석해달라고 했지?”
“예."
“짧게 말하면 이 책은 봉인되어 있어.”
“봉인이요?”
“흔히 쓰는 방법이지. 책에 마법으로 봉인을 걸어두어 인식 자체가 안 되는 방법. 혹여 어설프게 봉인을 풀려다가는 그대로 책이 소멸 되어버리는 마법.”
그 순간이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알림과 함께 NPC아르비아가 말했다.
“결론을 말하면 봉인부터 풀어야지.”
이어진 말과 함께 미다스의 눈앞에 퀘스트 창이 등장했다.
[해석]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145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봉인을 풀기 위해 아르비아가 요구하는 것을 가져다주자.
- 퀘스트 보상 : 이름 모를 대마법사의 책(해석본)
!퀘스트 완료 시 ‘분해’ 진행 가능
!퀘스트 4일 이내에 완료 시 ‘아르비아에게 인정받은 자’ 타이틀 지급
!아르비아에게 인정받은 자 타이틀 보상 : 룬(모든 능력치+20) 지급
빠르게 퀘스트 내용을 살핀 미다스의 눈살을 찌푸려졌다.
‘느낌 싸하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난이도가 보통이 아닌 건 알지만, 이번 퀘스트는 그 이상일 듯한 느낌.
막연한 느낌이 아니었다.
4일 이내에 퀘스트를 완료해서 얻는 타이틀 보상이 보통이 아니라는 건, 이 퀘스트가 일반적으로는 4일 그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
그러한 미다스를 향해 NPC아르비아는 말했다.
“운 좋게도 정령을 잡으면 얻을 수 있는 정령의 핵이 있으면 봉인을 풀 수 있지.”
운이 좋다고.
물론 입가에 걸린 비웃음은 그 말이 진심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다스는 질문했다.
“몇 마리 정도 잡으면 될까요?”
그 물음에 NPC아르비아는 손가락 한 개를 펼쳤고, 그 사실에 미다스가 경악하며 말했다.
“1만 마리? 지금 1만 마리를 잡으라는 겁니까?”
‘미친, 그게 말이 돼?’
놀라는 그에게 NPC아르비아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 그냥 1천 마리 정도 잡으면 돼.”
그 말에 미다스가 어? 하는 표정을 짓는 순간, NPC아르비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정령 기사들만.”
9.
정령의 동굴, 끝없이 내려가던 그 동굴의 바닥에 도달하는 순간 플레이어들이 마주하는 것은 바로 숲이었다.
얼음 기둥 위로 불꽃 잎사귀들이 화르르 타오르는 나무들이 가득한 숲!
“와, 예쁘다!”
“얼음으로 된 나뭇가지에 불꽃 잎사귀라니, 진짜 이 맛에 갓워즈를 못 접는다니까.”
정령들이 사는 세상에 어울리는 광경에 플레이어들 대부분은 다시 한 번 더 넋을 잃고 그것을 감상하고는 했다.
물론 그러한 감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젠장, 또!”
“이 빌어먹을 나무들!”
정령의 숲에서 등장하는 정령은 얼음과 불, 두 종류.
그러한 두 정령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불과 얼음에서 탄생했다.
즉, 얼음 가지에 불꽃 잎사귀를 가진 나무들은 언제 어느 순간 정령수가 되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일반 사냥터와 다르게 몬스터의 존재를 파악하면서 전투 페이스를 조절할 수 없다는 의미.
“정령 기사들이다!”
더욱이 전투가 시작되면 갑옷으로 무장한 정령수들, 정령 기사들이 움직였다.
정령의 숲에서 쉴 틈은 없었다.
그게 정령의 숲에서 플레이어들이 30인 이상 파티를 맺으며 사냥을 하는 이유였다.
“아, 나 좀 쉴게.”
“터치다.”
“대타! 누가 나 대신 대타 좀 해줘!”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만드는 수밖에 없었고. 그러면 결국 교대를 하는 수밖에 없었으며, 자연스레 무리의 숫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으니까.
물론 그에게는 달랐다.
‘설마 이것도 보일 줄이야.’
미다스, 그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였다.
‘저건 정령수, 이건 그냥 나무.’
정령수로 변할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가.
‘저기 정령 기사들이 있고.’
더 나아가 먼 곳에 있는 정령 기사들의 위치까지 보이는 그에게는 당연한 말이지만 교대를 할 필요가 없었다.
“럭키야, 쉬고 싶으면 언제든 말해.”
왕!
언제든 자신이 쉴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할 수 있었으니까.
“뭐라고?”
왕!
“쉬지 않고 주인님을 위해 열심히 사냥해주겠다고?”
왕!
“골드, 너는?”
“오늘 하루 종일이라도 싸울 수 있습니다!”
물론 휴식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할 이유도 없었다.
“그럼 하루 종일 싸워야지.”
‘어차피 토 나오게 잡아야 하는데, 기왕 하는 거 3일 안에 끝내고 150레벨 찍자.’
지금 그가 해야 하는 건 하나였으니까.
‘그리고 이 파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 번 더 보여줘야지.’
BJ대마도사가 주인공임을 시청자들에게 증명하는 것.
10.
- BJ대마도사 이야기 들었어?
ㄴ 정령의 동굴 도착했다면서?
BJ대마도사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갓워즈 커뮤니티에 퍼졌다.
- 골드 항공편으로 도착했다는데?
ㄴ 골드 항공?
ㄴ 골드가 다 쓸어버렸다는 거지.
ㄴ 역시 골드다!
물론 그렇게 퍼진 이야기의 핵심은 골드였다.
- 골드 특집 때도 그렇고, 이제 사실상 골드가 메인이네.
- 골드 항공이라니, 한 번 타보고 싶다.
골드 특집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골드 항공이라는 단어가 들리는데, 그 단어에 관심이 끌리지 않고 열광하지 않는 건 불가능 한 일.
물론 모두가 그 사실을 마냥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사장님, 너무 골드만 주목받는데 이러다가 역으로 먹히는 거 아니에요?”
이제는 BJ대마도사와 운명을 함께하게 된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그러했다.
“한두 번은 모를까, 골드만 부각되어서 좋을 건 없잖아요?”
골드가 메인이 되면 자연스레 BJ대마도사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일.
그럼 직원의 말처럼 좋을 건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방송의 메인은 BJ대마도사여야 했으니까.
“골드 메인으로 방송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골드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디언이었다.
BJ대마도사에게 절대적 충성심을 발휘하는 가디언!
그러한 골드가 시시각각 변화는 상황, 주제 속에서 방송을 주도하는 건 솔직히 불가능했다.
이번처럼 특집 방송 정도가 한계인 셈.
“당연히 좋을 건 없지.”
박영준의 생각도 같았다.
그러나 그 부분에 있어서 박영준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걸 BJ대마도사도 알고 있을 테고. 정확히는 이 모든 게 BJ대마도사의 의도지.”
알고 있었으니까.
“의도요?”
“골드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BJ대마도사가 그것을 뛰어넘을 때의 임팩트도 커지겠지. 그걸 노리는 거야.”
BJ대마도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주인공이 갑자기 나온 새로운 캐릭터에 밀려서 메인 자리에서 밀리다가 절치부심해서 다시 실력을 증명하고, 메인 자리를 되찾는다...... 진부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스토리이니까.”
“아……!"
“지금 정령의 숲에서 미친 듯이 사냥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 스킬, 아이템은 전부 갖춰졌으니 레벨만 맞추면 되니까.”
그 설명에 부하 직원은 더 이상 우려 섞인 표정을 짓지 않았다.
“기대되네요.”
대신 어느 때보다 기대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고, 박영준 역시 그 표정을 지었다.
“그래, 주인공의 복귀는 언제나 기대되는 법이지.”
11.
[레벨이 올랐습니다.]
[15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기다리던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바로 인벤토리에서 반지를 착용했다.
[툰가 왕의 반지를 착용했습니다.]
[툰가 왕의 반지를 착용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숨겨진 옵션 효과가 발동합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 속에서 미다스가 손에 든 파이어볼을 치열한 전투 중인 전방, 그곳에 있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곰의 얼굴을 향해 바로 던졌다.
퍼엉!
그 공격에 맞은 정령수의 머리 위에 있는 정보, HP가 크게 감소하는 것이 보였다.
‘끝내주네.’
보고도 놀라운 데미지!
그 후에도 미다스는 멈추지 않고 전장을 향해 쉼 없이 가진 마법 전부를 토해냈다.
[정령수를 처치했습니다.]
이어서 마지막 정령수를 처치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들렸을 때 미다스를 향해 골드가 다가오며 말했다.
“주인님, 정말 놀라운 위력입니다!”
그 말에 미다스가 대답 없이 미소만 지었다.
그리고 이내 능력치창을 활성화했다.
[미다스]
- 레벨 : 150
- 성좌 : 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 (5+1011)/체력 (5+992)/지력 (652+1638)/마력 (155+1411)
- 잔여 스탯 : 4
그것을 본 미다스가 더 진한 미소를 지었다.
툰가 왕의 반지 기본 옵션과 자가라의 반지와 같이 착용해서 발동한 세트 옵션.
여기에 타이틀 보상까지 합치니, 모든 능력치가 각각 15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이제야 주인공답겠네.’
미다스가 과할 정도의 자신감을 가질 만한 스펙업이었다.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아직 미다스에게는 하나 더 기회가 있었으니까.
[기회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예."
그렇게 대답하는 미다스는 기도하지 않았다.
각오한 덕분이었다.
‘여기서 원하는 게 안 나오면, 그냥 산다.’
150레벨 스킬 카드 보상에서 원하는 마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거금을 들여서라도 스킬 카드를 구매할 각오를.
그 각오를 머금은 미다스의 눈앞에 100장의 카드가 등장했다.
"우왓!"
그리고 그 카드 중 유일하게 황금빛으로 빛나는 카드를 보는 순간 그러한 다부진 각오는 눈 녹듯 사라졌다.
“리틀 토네이도!”
그렇게 등장한 스킬 카드는 150레벨짜리 레전더리 등급 마법인 리틀 토네이도!
스킬 네임 그대로 작은 토네이도를 만드는 마법이었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비쥬얼이 남달라서 워즈튜브 방송을 하는 마법사들이 애용하는 마법 중 하나였다.
미다스가 원했던 마법이기도 했다.
‘이게 진짜 나오다니!’
그게 레벨업 보상에서 나왔으니, 놀라는 건 당연지사.
아니, 놀라는 정도가 아니었다.
‘이제 뭔가 되는 느낌이다.’
놀라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된 기분.
자신이 세상이 주인공이 된 기분.
“후후후.”
그 사실에 미다스의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호우우우!
그러한 주인을 향해 럭키가 축하하듯 하울링을 내질렀고, 그 사실에 미다스가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럭키야, 괜찮아. 이제부터는 딱히 네가 응원해주지…… 아.”
그렇게 럭키를 바라본 미다스는 그제야 비로소 럭키의 하울링이 축하 인사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럭키의 몸에서 신좌의 힘이 끓어오릅니다.]
[럭키의 몸이 변화합니다.]
럭키가 진화를 시작했고, 그것을 본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 한 번 풀리려니까 풀리는 정도가 아니라 뚫려버리네.’
그사이 알림이 들렸다.
[당신이 직접 럭키의 새로운 능력을 선택하십시오.]
그 알림에 미다스가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100장의 카드 앞에 섰다.
“자, 그럼 우리 럭키는 뭐가 나올지 볼까?”
그러한 카드 중에 황금빛은 하나였고, 그것을 본 미다스가 장난스럽게 혀를 찼다.
"럭키도 요즘 운빨이 다된 모양이네. 예전에는 레전더리 기본 3장은 깔고 갔는데. 역시 대세는 나…… 어?"
그 순간이었다.
하나뿐인 레전더리 등급 카드를 확인하던 미다스의 말문이 그대로 닫혀버렸다.
동시에 표정도 굳었다.
이후 다시금 황금빛 카드를 확인한 미다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거, 거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