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 56화. 하극상 (2). >
3.
예로부터 이슈 마케팅은 가장 자주 쓰이는 마케팅 방법이었다.
갓워즈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라이브 방송을 앞두고 이슈거리가 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썼다.
문제는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진다는 것.
라이브 방송 내용이 세간의 관심에 비해 부족한 경우 그 역풍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슈 메이킹이 양날의 검이라고 불리는 이유였다.
- 야,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 봤어?
물론 BJ대마도사는 예외였다.
- 당연히 봤지!
ㄴ 장난 아니더라.
ㄴ 아이스 나이트를 파이어볼만으로 끝냈잖아?
ㄴ 마지막에 파이어볼로 맞췄을 때 끝내줬지.
ㄴ 그거 라이브로 본 사람이 승자지.
ㄴ 젠장, 이런 건 미리 광고 좀 해주지!
BJ대마도사는 이슈를 뛰어넘는 결과물을 보여줬다.
심지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 그보다 다음 방송은 골드 특집이라면서?
- BJ대마도사는 보스 몬스터도 가디언 삼을 수 있잖아? 그럼 아이스 나이트도 가디언으로 삼는 건가? 그럼 사기 아닌가?
- 아이템 세팅 제대로 하면 진짜 장난 아니겠는데?
- 아즈모가 템 준다면서? 레전더리 도배하는 거 아니야?
그때 방송의 결과물이 거대한 이슈거리가 되어 다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골드 특집이란 사실에 세간은 더 주목했다.
당연했다.
“BJ대마도사가 대단한 건 맞고, 특별한 건 맞는데, 새로운 건 없죠. 그가 가진 스킬 대부분은 아즈모도 가지고 있고, 멀린도 가지고 있고, 구스타프도 가지고 있잖아요?”
BJ대마도사가 가진 마법들 대부분은 이미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게 사실.
“그에 비하면 골드는 다르죠. 모든 게 시초고 최초죠.”
반면 골드가 보여준 것은 이제까지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심지어 아즈모와 같은 이들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었다.
물론 크게 보면 BJ대마도사의 가디언 마법이 특별한 것이지만, 어쨌거나 세간의 주목도는 남다른 게 당연했다.
“장담하는데 골드 특집 방송 시청자 숫자가 BJ대마도사 방송 시청자 숫자보다 더 많을 겁니다. 애초에 그 시청자 수 절반은 럭키빨, 절반은 골드빨이었죠. 여하튼 골드 방송 시청자가 BJ대마도사 때보다 높으면 진짜 재미있겠네요.”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골드가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하극상을 예상하고 있었다.
“현우 형도 그렇게 생각되지 않아요?”
“그래, 아주 재미있어 죽겠지.”
당사자인 정현우조차 그러한 상황을 부정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젠장.’
그리고 그 사실이 지금 정현우를 고민케 했다.
‘방송 종료하려고 앞뒤 안 재고 냅다 지른 건데 이렇게 커질 줄이야.’
처음 골드에 대한 이야기 나올 때는 좋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는 법.
‘아니, 커지는 건 좋은데 이건 너무 커지잖아?’
지금 상황은 그 정도를 아득히 벗어나고 있었다.
“듣기로는 스노우 몬스터랑 100대 1로 붙는다는데?”
“아이스 나이트랑 1대 1 싸운다는 말도 있어.”
실제로 팬들의 기대감이나 원하는 것들은 정현우가 들어도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었다.
“제가 듣기로 BJ대마도사랑 싸워서 이기는 거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네요.”
“그래?”
“하긴, BJ대마도사가 탱킹 좀 하니까 볼만하겠네.”
“그렇게 들으니 진짜 그럴 거 같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루머가 실시간으로 탄생하는 것을 바라보던 정현우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잘못하면 역풍 맞는다.’
앞서 말한 이슈 마케팅의 날이 제 목을 칠지도 몰랐으니까.
어쨌거나 정현우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붙은 상태였다.
‘최소한 무기는 레전더리로 끼어줘야 해.’
일단 분명한 건 결과물이 어떻든 간에 BJ대마도사가 최선을 다했다는 건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었다.
정현우의 생각처럼 골드에게 최소한 레전더리 무기 정도는 껴줘야 나중에 변명이라도 할 수 있을 터.
‘그것도 가장 비싼 놈으로.’
그것도 그냥 레전더리 아이템이 아니라 억소리가 나오는 게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아이템은 현재 단 하나였다.
‘그럼 블랙 클레이모어밖에 없다.’
블랙 클레이모어.
165레벨짜리 레전더리 등급 아이템 중 가장 비싸고,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으며 그 레벨대의 검을 쓰는 직업들이 꿈꾸는 로망. 로망인 만큼 그 값은 엄청났다.
또한 매물도 얼마 없는 아이템이었다.
대개 이 아이템은 개인이 아니라 길드가 가지는 경우가 많았고, 길드는 길드 내 자산으로 취급하며 이 아이템을 실력 있는 유망주에게 빌려주는 용도로 써먹었다.
길드 입장에서는 장사밑천인 셈.
그런 이유로 급하게 거래가 될 때는 본래 값보다 웃돈이 붙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모은 돈 하면 못 살 건 없는데…….'
물론 이제 정현우도 모은 돈이 적지 않은 만큼, 사려고 하면 못 살 것은 없었다.
하지만 돈도 써본 인간이 써볼 줄 아는 법.
‘어우, 미치겠네.’
이제까지 제대로 돈을 써본 적 없는 정현우의 기준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물며 웃돈을 주고 구한다?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 아니라 상상하기 싫은 수준의 일.
때문에 이 대목에서 정현우는 생각했다.
‘차라리 불사자 길드에 의뢰 보상으로 블랙 클레이모어를 요구할까?’
현재 정현우는 불사자 길드로부터 받을 보수를 정확히 확정해두지 않은 상태이니, 그 보수로 블랙 클레이모어를 요구해보자고.
허나, 이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그보다 불사자 길드한테 보수는 뭘 받는 거야? 백지수표라며? 뭐든 요구해도 되는 거잖아?”
“이야기 들어보니까 지금 그걸로 싸우는 중이라는데?”
“싸워? 왜?”
“라이브 방송이 끝에 흐지부지됐잖아? 불사자 길드 입장에서는 태클 걸 만하지.”
당시 라이브 방송 엔딩이 예상외의 엔딩이었던 건 분명한 사실.
불사자 길드 입장에서는 불만을 가질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불만으로 보수를 순순히 지급하지 않아도 이상할 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블랙 클레이모어를 달라고 한다?
‘주려고 하던 것도 안 줄지 몰라.’
빈정이 상해서라도 파투를 낼 가능성이 농후했다.
결국 이 순간 정현우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
‘별 수 없어. 일단 지금은 자력으로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수밖에.’
그 하나를 위해 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4.
[미다스]
- 레벨 : 146
- 성좌 : 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5+81 5)/체력(5+801)/지력(636+1401)/마력(151+1221)
- 잔여 스탯 : 0
자신의 능력치를 바라보던 미다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답은 이것밖에 없어.’
그 후에 고개를 돌린 미다스가 보이는 세 장의 카드, 그중 하나에 손을 가져갔다.
[이름 모를 마법사의 권능을 습득했습니다.]
[당신의 잠재 능력이 활성화됩니다.]
[캐스팅 속도가 영구적으로 4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캐스팅 속도 증가, 그게 미다스가 고른 선택이었다.
‘스탯이나 회복력도 좋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게 베스트야.’
당장의 메리트가 아닌 좀 더 나중을 위한 선택.
그렇게 선택을 마친 미다스가 긴 한숨을 내뱉었다.
평소라면 이 사실에 헛웃음을 흘리며 역시 운빨좆망겜답네, 라고 말한 후에 그래서 이 게임을 사랑한다니까! 라고 우스갯소리를 내뱉으며 럭키와 꽁트 한 편을 찍었을 터.
그러나 지금 미다스에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시간은 얼마 없어.’
당장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3일.
그 3일 안에 미다스는 골드 특집 방송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다.
또한 혼자 힘으로 모든 걸 준비해야 했다.
‘내가 벌인 일이야.’
이 모든 고민의 원인은 그 누구도 아닌 미다스, 본인의 실수.
그렇기에 미다스는 확실하게 각오를 다졌다.
‘라이징 스타 채널의 도움을 기대해서는 안 돼. 내가 내 힘으로 해결해야 해.’
5.
“블랙 클레이모어를 원합니다.”
박영준의 말에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와 역시 크게 지르네.’
‘블랙 클레이모어라니, 그거 거래조차도 안 되는 물건이잖아? 불사자 길드도 많아야 2자루 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귀를 세운 직원들은 생각했다.
‘너무 무리한 제안 아닌가?’
‘엔딩이 그렇게 끝났는데, 불사자 길드가 순순히 넘겨줄 거 같지는 않은데…….'
박영준이 무리한 제안을 했고, 그렇기에 불사자 길드가 그 제안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으리라고.
그 예상대로였다.
-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현재 불사자 길드는 의뢰를 진행하는 과정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엔딩 부분에 대한 불만이 큽니다. 그런 이유로 귀사의 제안을 당장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거 못 주겠다.
- 해서 협상을 통해 양측이 원하는 접점을 찾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니 협상을 하자.
그 정중하기 그지없는 채팅 내용을 확인한 박영준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인 후 말했다.
“블랙 클레이모어.”
이제는 표현도 아니고, 그저 원하는 단어만을.
- 예?
그 갑작스러운 행보에 채팅창 위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의문이 튀어나왔다.
그 의문에 박영준이 재차 말했다.
“블랙 클레이모어.”
- 잠시만요, 지금 채팅에 문제가 있는 겁니까?
“블랙 클레이모어.”
-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군요.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의뢰 내용에 대해 불만이 있습니다. 그러니 보수에 대해서는 협상을…….
“블랙 클레이모어.”
- 너무 무례하시군요. 계속 이렇게 나오면 협상 테이블을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어코 상대방이 분노를 표출했고, 그 표출을 확인하는 순간 박영준이 말했다.
“아, 좋습니다. 협상 테이블 접죠. 아니, 그냥 이번 의뢰 자체를 없던 걸로 하는 거 어떻습니까?”
- 네?
그 반응에 불사자 길드 관계자는 물론 라이징 스타 직원들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한 표정을 지었다.
그야말로 폭탄이 코앞에 떨어진 듯한 광경.
하지만 막상 그 폭탄을 떨어뜨린 박영준은 어느 때보다 담담한 기색으로 말했다.
“불사자 길드가 의뢰 과정에 불만을 표현하며 보수 지급을 거부했으며,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보수를 요구하지 않겠다.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불사자 길드에 사과를 표한다, 그렇게 공지하겠습니다. 공지 시기는 다음 골드 특집 방송 때 해드리죠.”
그렇게 말을 이어가던 박영준이 입꼬리를 올렸다.
“뭐, 블랙 클레이모어는 BJ대마도사가 사비로 구하면 되니까요.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라이브 방송으로 아즈모 씨와 대화만 나눠도 벌 수 있는 돈이니까요. 자, 그럼 이야기는 끝난 겁니까?”
- 자, 잠깐만요.
그러한 자신의 말에 대한 불사자 길드 관계자의 반응을 확인한 박영준이 비웃음을 머금었다.
‘뻔하지.’
라이브 방송이 예상외의 방식으로 끝나는 순간, 박영준은 불사자 길드가 순순히 요구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리란 걸 예상하고 있었다.
보수 자체를 주지 않는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불사자 길드가 그 정도로 돈이 없는 길드는 아니었으니까.
‘줄 땐 주더라도 그냥 안 주려고 하겠지.’
대신 보수를 주는 것을 빌미로 차후 계약에 대한 메리트를 요구하리라 생각했다.
‘어디서 협상을 하려고.’
박영준 입장에서는 가소로운 일이었다.
앞선 박영준 말처럼 블랙 클레이모어가 없어도 아쉬울 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여차하면 BJ대마도사가 사비로 구매하면 될 뿐.
‘이 판은 나가면 다시 입장하는데 블랙 클레이모어 같은 걸 내야 하는 판이다.’
무엇보다 불사자 길드를 포함해 지금 BJ대마도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그저 수익 때문이 아니었다.
앞으로 이 판이 더 커질 것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발을 담그기 위해 모인 이들이지.
즉, 그런 그들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건 이 판에서 퇴출당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영준의 손에는 그 퇴출자를 고를 수 있고,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지금 박영준은 한 건 그 사실을 불사자 길드에 제대로 인지시켜준 것이었다.
무엇보다 박영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불사자 길드, 너네들도 이번에 얻은 광고권 팔아서 돈 제대로 챙겼잖아?’
불사자 길드가 이번에 얻은 광고권을 다른 기업에 주는 대가로 그 기업과 아주 진하기 그지없는 장기 계약을 맺었음을.
- 좋습니다.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지한 불사자 길드 관계자가 잽싸게 백기투항을 했다.
지금은 배짱을 부려서 좋을 게 없음을 깨달은 모양.
“무리한 요구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거래였습니다.”
그 사실에 박영준이 감사를 표했다.
- 대신 다음 의뢰는…….
“제안서 보내주시면 고려토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리고는 상대방과 대화가 길어지기 전에 잽싸게 거래를 끝냈다.
그 후 새로운 채팅창을 띄우며 말했다.
“라이징 스타 채널입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처리할 게 있어요.”
- 아닙니다.
“그보다 저번에 주신 제안서에 대해 BJ대마도사가 관심을 가졌습니다. 아즈모 씨의 제안인 만큼 바로 확인하시더라고요."
이번 거래 대상은 아즈모 쪽.
- 다행이군요.
“의뢰 수락 여부는 골드 특집 방송 때 나올 듯합니다. 어떻습니까?”
- 그러면 감사할 따름이죠.
“좋은 이슈거리가 될 겁니다. 골드의 퍼포먼스에 모두가 놀라는 상황에서 발표하는 거니 홍보 효과도 클 테고요. 하물며 이번 보상도 골드를 위한 선물 아닙니까? 시너지 효과가 더 세겠죠. 안 그렇습니까? 하물며 검객 세트라니, 정말 끝내주겠네요.”
- 맞습니다.
그러한 대화는 앞선 불사자 길드 때와는 다르게 매우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그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차라리 그 특집 방송에서 골드를 위해 준비해주신 아이템을 착용하면 임팩트가 더 클 거 같지 않나요?”
- 예?
“그렇잖습니까? 검객 세트를 입은 골드가 안 입은 골드보다 훨씬 퍼포먼스가 좋을 건 어린애도 알 수 있잖아요?”
그제야 분위기가 바뀌었다.
- 의뢰 보수를 선불로 달라는 겁니까?
“크게 보자는 겁니다. 선불로 받으면 이쪽은 의뢰를 무조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골드 특집을 하는데 세트 아이템 갖추고 효과 하면 더 판이 커질 것 아닙니까? 참고로 이미 블랙 클레이모어를 구했습니다. 그쪽에서 검객 세트를 주면 홍보 효과는……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군요.”
- 위에 있는 분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그 대화를 마친 박영준이 미소를 지었다.
“빠른 대답 부탁드립니다. 골드 특집이 얼마 안 남았거든요.”
그 모습에 부하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
‘와, 블랙 클레이모어에 아즈모 쪽 물건을 선불로 받다니?’
불사자 길드와의 거래부터가 쉽지 않으리란 예상했던 부하 직원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러한 사무실 내 웅성거림에 박영준이 한마디했다.
“다들 조용히 해. 지금 거래해야 하니까.”
“예?”
“거래요?”
이미 거래가 두 건이나 끝났는데 또 거래를 하다니?
그 사실에 놀라는 부하 직원들을 향해 박영준은 대답 대신 새로운 채팅창을 띄운 후 그 채팅창 너머의 상대에게 말했다.
“라이징 스타 채널입니다. 다름 아니라 감마 제약이 보내주신 제안서 확인했습니다. 지금 당장 남는 자리가 골드 특집 방송뿐인데, 혹시 관심 있으십니까?”
이번 거래 대상은 다름 아닌 감마 제약!
“아, 필요한 아이템이요? 솔직히 필요한 아이템은 없죠. 아즈모도 더 이상 BJ대마도사한테 줄 아이템이 없는 상황 아닙니까? 아, 골드한테 주시겠다고요?”
그러한 감마 제약을 상대로 박영준은 제안했다.
"어디 보자, 지금 블랙 클레이모어에 검객 세트에…… 솔직히 골드 장비창도 꽉 찬 것 같네요. 방패 정도 빼면요.”
방패가 필요하다고.
“아, 그래요? 좋습니다. BJ대마도사와 상담해보겠습니다. 예,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감마 제약과도 거래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박영준이 가볍게 어깨를 폈다.
짝짝짝!
그 모습에 부하 직원 한 명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사장님 대단하시네요.”
10분 만에 3건이나 되는 거래를 마치고, 골드를 위한 풀 세팅을 완성한 박영준에 대한 진심 어린 감탄이었다.
그 사실에 박영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거래만 한 거지.”
스스로를 낮추는 그 모습에 부하 직원들이 한 번 더 감탄을 했다.
그런 부하 직원들에게 박영준이 말했다.
“자, 그럼 BJ대마도사에게 허가받아보자고.”
“예."
“미팅 날짜 잡아달라고 보내.”
“미팅 내용은 뭐라고 할까요?”
“불사자 길드 의뢰 보수 건하고 골드 특집 방송 건이라고 해.”
“다른 두 건은요?”
“그건 서프라이즈로 남겨두자고.”
그 말을 남긴 박영준이 미소를 지었다.
‘자, 이걸로 BJ대마도사나 골드는 더 이상 템이 필요 없게 됐으니까…… 앞으로 베팅하는 놈들은 머리 꽤 아프겠군. 배부른 사람에게 밥 먹이려면 어지간한 걸로는 안 될 테니까.’
아주 진한 미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