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65화 (165/485)

165화.  < 52화. 퍼포먼스 (2) >

3.

BJ대마도사가 붉은산 솔플, 그것도 럭키 세븐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흥미를 느끼지 못한 이는 없었다.

- 와, BJ대마도사는 BJ대마도사 없이도 솔플이 가능하네!

그리고 시작된 라이브 방송을 본 시청자들 중에서 BJ대마도사가 보여준 것을 향해 놀라지 않는 자도 없었다.

모두가 감탄했다.

그러한 감탄이 계속될수록, 놀라움이 계속될수록 시청자들의 마음에 피어오르는 건 하나였다.

- BJ대마도사 없이도 이 정도인데, BJ대마도사가 제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

BJ대마도사가 진심으로 싸우는 것을 보고 싶다!

그러한 시청자들의 마음에 미다스는 기꺼이 응했다.

“파이어 애로우 앤 아이스 애로우 앤 라이트닝 애로우, 사역마 윈드 애로우.”

불바다가 되어버린 붉은산의 레드 고블린들을 향해 무자비한 공세를 퍼부었다.

더욱이 단순한 무자비함이 아니었다.

- 진짜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다!

- 캐스팅 마치면 저걸로 스위칭을 하네!

- 세상에 저 아이템을 마력 회복용으로 스위칭을 하다니!

진심 어린 무자비함이었지.

그토록 바라던 것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 이것이 BJ대마도사다!

- BJ대마도사님 그동안 무시한 놈들 대가리 박아!

- 역시 BJ대마도사가 주인공이 맞았다!

당연히 그 순간 시청자들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BJ대마도사의 퍼포먼스에 환호했다.

그리고 동시에 놀랐다.

- 와, 화력 봐!

- 앞서서 럭키랑 골드 화력도 보통은 아니었는데, BJ대마도사가 본격적으로 나서니까 승부가 안 되네.

- 파이어볼로 원샷원킬 정도가 아니라, 잘만 하면 파이어 애로우로 원샷 원킬 나오는 거 아니야?

BJ대마도사가 보여주는 화력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었기에.

그렇기에 일부는 생각했다.

- BJ대마도사가 처음부터 딜링 했으면, 어비스 길드 럭키 세븐 기록 깼을 듯?

ㄴ 깨고도 남았겠지.

ㄴ 깨는 정도가 아니라 박살을 냈겠지! 저 화력을 보라고! 파이어볼 한 번에 원킬! 그런 파이어볼을 2개가 기본으로 나온다고!

만약 BJ대마도사가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면, 붉은산에 어비스 길드가 세운 기록은 과거의 것이 되었을 거라고.

물론 일부였다.

- 에이, 그래도 그건 아니지. 그게 말이 돼? 지금 벌써 22분이 넘었는데?

- 19분하고 22분의 3분 차이는 그냥 차이가 아니야. 100미터를 9초로 뛰는 거랑 12초랑 뛰는 차이라고!

- 갓워즈에 만약은 없습니다. 만약을 붙이면 다들 레전더리 직업에, 레전더리 신수에, 레전더리 스킬에, 레전더리 템 들고 다니죠.

가설은 가설에 불과한 법.

또한 당장 눈에 보이는 차이는 결코 적은 차이가 아니었다.

미다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처음부터 뛰었다고 해도 그 기록 깨는 건 솔직히 운이 따르지 않고는 불가능하지.’

운이 좋다면 가능한 일.

‘지금처럼 마법을 난사했다가는 마력이 떨어질 테니까.’

하지만 미다스의 마력 상태는 여전히 전력 질주를 쉬이 용납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럭키 세븐 같은 경우 777마리를 잡는, 최소 20분을 잡아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였다.

‘마력 조절 잘못했다가 블레이즈 골렘 소환 취소되면 거기서 게임 끝이고.’

큰 리스크를 조절해야 하는 레이스.

‘그러니까 이런 짓을 하는 거고.’

그게 지금처럼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미다스가 전력을 발휘한 이유였다.

‘혹시, 라는 물음표만 달아도 성공이다.’

실패와 성공할지도 모른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의미였으니까.

‘이게 한계고.’

어쨌거나 미다스 입장에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이 이상 미다스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남은 건 광고주님과 사장님의 판단뿐.’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평가를 기다리는 것뿐.

[레드 고블린 궁수를 처치했습니다.]

그렇게 777번째 레드 고블린을 처치하는 순간 미다스가 가볍게 손을 들며 말했다.

“럭키 세븐 종료!”

그 순간 전장 속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23분 12초,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전장을 바라봤다.

“그럼 마무리하죠.”

4.

777마리 사냥이 끝나는 순간,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보는 모든 이들은 감탄을 토했다.

“맙소사.”

그중에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도 있었다.

‘이번 라이브 방송 주제가 퍼포먼스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오늘 방송 콘셉트에 대한 정보는 받은 상태였다.

받은 정도가 아니라 나름 철저히 준비를 하고, 계획을 했다.

그럼에도 그들이 놀라는 이유는 간단했다.

“진짜 끝내주는 퍼포먼스였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냥 차원이 다른 것 같아.”

BJ대마도사가 보여준 퍼포먼스가 그들이 상상한 것, 그 이상이었다는 것.

사실 결과물 자체는 크게 놀랄 것이 아니었다.

“어비스 길드 기록은 못 깼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못 깬 정도가 아니라, 차이는 제법 있지.”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어비스 길드의 기록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한 셈.

그럼에도 만족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아무렴 어때, 라이브 최고 시청자 숫자 323만 명을 찍었는데!”

“323만 명이라니, 이게 현실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네……."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이 어느 때보다 높았으니까.

‘완벽해.’

그중에서도 박영준이 느끼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설마 이런 방법이 있을 줄이야.’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한 과제 앞에서 대부분은 신기록을 기대하는 법.

그리고 신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최고의 전력을 표현해야 하는 법.

그러나 BJ대마도사는 신기록을 기록하지 않고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특히 마지막에 전력을 다한 건…… 소름이 돋는 선택이었다.’

개중에서도 백미는 최후에 자신의 전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었다.

물론 순수한 전력은 아니었다.

‘포커에서 제일 무서운 건 포카드가 아니라, 트리플인 상태에서 카드 한 장이 공개되지 않은 순간인 법이지.’

굳이 말하자면 최고 속도가 얼마인지만 보여준 셈.

어쨌거나 BJ대마도사를 가늠하고자 하는 이들은 오늘 보여준 것만을 단서로 그의 수준을 상상해야 할 터였다.

‘베팅하는 애들은 베팅액을 고민할 테고…….'

그리고 그러한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었다.

‘BJ대마도사를 노리는 이들은 나름의 고민을 하겠지.’

자연스레 고민에도 한계가 사라질 터.

“후후."

그 사실에 이르렀을 때 박영준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기쁨의 웃음이 흘러나왔다.

‘치트키 쓰고 게임하는 게 이런 기분이군.’

그야말로 최고의 카드를 손에 쥔 채 도박을 하는 느낌.

이 판의 최고의 타짜를 앞에 둔 느낌.

그러한 웃음 속에서 알림이 들렸다.

“아즈모가 후원했다!”

“아즈모가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아직 퍼포먼스는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알림이.

5.

퍼엉!

미다스가 던진 파이어볼이 강렬한 폭음을 토해냈다.

[레드 고블린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그 후 알림이 들렸다.

그것이 끝이었다.

더 이상 전투의 함성은 들리지 않았다.

화르르!

그저 블레이즈 골렘이 만들어낸 불길이 숲을 쉼 없이 태우며 내는 소리만 들릴 뿐.

그러한 적막감에 20분 넘는 라이브 방송을 쉼 없이, 숨소리 없이 봐오던 시청자들은 알 수 있었다.

- 끝났다.

오늘 라이브 방송이 정말 끝났음을.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여러 감정 섞인 채팅을 쳤다.

- BJ대마도사가 제대로 활약 좀 하려고 하니까 끝나네.

- 솔직히 제대로 화력을 쏟아부은 것도 아니지. 저번에 레드 고블린 부족장 잡을 때 생각해 봐!

- 아, 조금만 더 보고 싶다.

여기서 끝난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운 감정이 주를 이루었다.

- 그래도 대단한 거 봤다.

- 진짜 BJ대마도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라이브였어.

한편으로는 만족감 넘치는 채팅을 치는 이들도 있었다.

분명한 건 오늘 라이브 방송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BJ럭키1312호팬 님이 10유로를 후원했습니다.

[BJ골드1123호팬 님이 1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잭팟122호팬 님이 10파운드를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1호팬 님이 1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커튼콜을 앞둔 무대 위로 관객들이 꽃송이를 던지듯, 이 방송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밀려오는 후원 러시가 시청자들이 느낀 만족감의 증거였다.

“아, 몸 제대로 풀기도 전에 끝났네요. 좀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러한 시청자들의 후원에 미다스 역시 움직였다.

“그래도 우리 럭키랑 골드, 재팟 대단하지 않습니까?”

커튼이 내려오기 전 마지막 팬서비스를 했다.

“애들아! 이리 와서 인사드려야지!”

왕!

“주인님의 명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꾸우!

배우들이 인사를 하듯 럭키와 골드, 잭팟을 불러 시청자들에게 인사시켰다.

- 아, 역시 BJ럭키가 최고인 거 같다.

- 이렇게 보니 BJ럭키가 주인공인듯.

- 역시 BJ대마도사는 별로야.

그 팬서비스에 시청자들이 기꺼이 미소를 지으며 채팅을 했다.

- BJ골드 저번 모습이 멋졌는데.

- 고블린 부족장보단 웨어 울프가 멋지긴 하지.

- 그래도 BJ대마도사보단 낫잖아?

- 야, 말은 제대로 해야지. 그런 말 하면 듣는 고블린 기분이 얼마나 나쁘겠어?

그러면서 언제나처럼 BJ대마도사를 향해 우스갯소리를, 장난기 어린 소리를 내뱉었다.

친한 친구처럼 BJ대마도사를 대했다.

‘그래, 이 느낌이지.’

미다스가 바라는 반응이었다.

‘너무 거리가 멀어지면 관심도 멀어지는 법.’

너무 크고, 너무 먼 곳에 있는 별은 어느 순간 사람들의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

물론 하나 더 해야 할 게 있었다.

‘자, 그럼 다음 방송을 위해 떡밥을 던져볼까?’

오늘 이 라이브 방송을 본 이들이 다음 방송까지 기다리게 할 설렘을 남기는 것.

어려울 건 없었다.

휙휙!

미다스가 제 손에 든 지팡이를 가볍게 돌리는 것으로 설렘을 주는 건 충분했다.

“저번에 마력이 부족한 바람에 어렵게 템 하나 구했는데, 제대로 보여드리질 못했네요."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

그 레전더리 아이템의 진면목을 보여주리란 것을 흘리는 것으로 충분했으니까.

그러한 미다스의 노림수는 명중했다.

-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 대체 저걸 어떻게 구했지?

- 최근에 경매 올라왔다 사라진 매물, 그거 구매한 건가?

- 진짜 마력 바닥 드러낼 때까지 딜링 하면 얼마나 딜이 나올지 궁금하긴 하다.

그 지팡이를 본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기대감을 품었다.

다음 라이브 방송에 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기대감을.

‘좋아.’

그 반응에 만족한 미다스가 이제는 커튼을 내리고, 무대에서 퇴장할 준비를 했다.

[아즈모 님이 10,026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 역시 해체하려고 구한 거지?]

그 순간 아즈모가 등장하며 툭, 말을 던졌다.

- 응? 해체?

- 잠깐, 아즈모 님이 뭔가 말하셨어!

그 말에 커튼이 내려가던 채팅창 내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어? 해체?’

미다스의 감정도 흔들렸다.

물론 미다스는 알고 있었다.

‘아니, 이거 해체해야 하긴 하는데…….'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를 해체하면 스킬 카드가 나온다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건 기회였다.

자연스럽게 아이템을 해체할 수 있는 기회.

‘이게 얼마 짜린데…….'

그러나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의 가치를 아는 미다스는 섣불리 미소를 지으며 아즈모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비단 그만 그런 게 아니었다.

[라포 님이 10,027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아니, 멀쩡한 템을 왜 해체하라고 그러는 거야? 가뜩이나 매물도 몇 개 없는 걸?]

라포, 그가 모든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채팅을 했다.

- 하긴, 저번하고는 경우가 다르지.

- 템이 겹치는 것도 아니고, 뭐하러 해체함?

- 해체해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웃기긴 하겠다.

자연스레 시청자들이 그러한 라포의 말에 동조했다.

- 장갑하고는 다르지.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가 최소 3배는 더 비싸다고!

- 오늘 첫 공개한 템을 이렇게 부수는 게 어디 있어?

저번 경우와는 다르다!

- 그냥 그때 해체한 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 짓이었지.

아니, 애초에 저번에 미다스가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갑옷을 해체한 경우 자체가 이상한 짓이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향해 아즈모가 말했다.

[아즈모 님이 10,028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내가 해체해봤는데 스킬 카드가 나오더라고.]

그 순간 반응은 일순 바뀌었다.

- 진짜?

- 스킬 카드가 나온다고?

- 이번에도?

그 반응에 미다스가 미소를 흘렸다.

“하하, 그래요?”

‘젠장.’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다스가 고를 수 있는 선택은 하나였다.

“그럼 당연히 해체해야겠네요. 아즈모 님이 설마 저한테 거짓말을 하실 리가 없잖아요?”

쿨하게 해체하는 것.

미다스가 바로 인벤토리에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를 넣었다.

“딱 한 번 써보고 라이브 방송 끝나자마자 아이템 해체하는 건 처음이네요! 너무 멋진 경험인 걸요!”

마음 속 두 눈을 꾹 감은 채 미다스가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은 채 아이템 해체를 위한 단계를 밟았다.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를 해체하시길 원하시면,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를 해체합니다, 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를 해체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명령을 내렸다.

“아! 진짜 스킬 카드가 나오네요. 와우! 대단해!”

‘혜린이 유학비가…….'

그리고는 놀랐다는 반응과 함께 인벤토리에서 스킬 카드를 꺼낸 후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마력 조각 모음]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 스킬 효과 : 몬스터를 처치하면 몬스터가 가진 마력 일부를 흡수하려 마력을 회복한다. 보스 몬스터의 마력을 흡수할 경우 마력이 영구적으로 상승한다.

그것을 본 시청자들이 경악했다.

- 와, 콘서트에서 연주 끝나고 기타 부수는 퍼포먼스는 봤어도, 갓워즈에서 템 한 번 쓰자마자 부수는 건 처음 본다!

- 이것은 더 이상 인간의 퍼포먼스가 아니다!

갓워즈 역사에 단 한 번도 존재치 않았던 퍼포먼스와 함께 라이브 방송이 마무리 되는 순간이었다.

[아즈모 님이 10,029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자, 그럼 이제 럭키 세븐 라이브 끝났으니, 그 다음 이야기를 하자고. 여기서 BJ대마도사 다음 라이브 방송 광고 경매를 하는 게 어때? 응? 선수들 입장해 봐.]

[구스타프 님이 10,03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콜!]

[라포 님이 10,031 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광고주가 의뢰도 정할 수 있는 거지? 그럼 콜.]

그리고 라이브가 경매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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