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60화 (160/485)

160화.  < 50화. 러브콜 (4). >

9.

[미다스]

- 레벨 : 134

- 성좌: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 (5+733)/체력 (5+681)/지력 (676+1228)/마력 (139+1009)

- 잔여 스탯 : 0

언제나 그렇듯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올 법한 능력치.

‘이번에 얻은 타이틀 룬 덕분에 능력치가 한층 더 괴물이 됐네.’

그러한 자신의 능력치를 살펴보던 미다스의 시선이 마력 스탯 부분에서 멈추었다.

‘그래, 괴물이지.’

그의 표현처럼 괴물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치였다.

그러나 그 괴물 같은 마력 스탯을 바라보는 미다스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문제는 내 마력 소모량도 괴물이라는 거지만.’

이유는 다름 아닌 마력 부족.

이미 일찌감치 한계에 다다랐던 상황에서 골렘의 진리 스킬은 그 한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전력으로 마법 딜링도 불가능하지.’

이번 레드 고블린 부족장 레이드에서 미다스가 여유를 부리듯 마법을 드문드문 사용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때 이미 미다스의 마력은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본래대로라면 상태 이상 걸리면, 나도 딜링을 해야 했는데 그게 안 될 지경이니.’

강력한 상태 이상 효과를 주는 마법과 마법 사이에 다른 공격 마법을 쓰는 게 불가능할 정도.

‘물리 마법만 쓰게 될지도 몰라.’

연출이긴 했지만, 마지막에 물리 마법을 쓰는 것도 그저 재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나와야 해.’

그렇기에 지금 미다스는 간절하게 소망했다.

‘마력 관련 스킬이.’

이번에 새로운 얻은 레전더리 스킬 카드북에서 부디 이 마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나오기를.

‘제발.’

그렇게 기도를 마친 미다스가 스킬 카드북을 개봉할 준비를 했다.

“후우."

이윽고 짧은 숨을 뱉은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럭키와 골드를 바라보았다.

끄덕!

미다스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이자, 럭키와 골드 역시 무겁게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 후에 럭키와 골드와 서로를 바라본 후에 하늘을 향해 툭 튀어나온 주둥이를 내밀었다.

호우우우!

호우우우!

그 둘이 동시에 하울링을 내지르기 시작했고, 미다스가 스킬 카드북을 개봉했다.

[스킬 카드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예."

그리고 이내 알림과 그에 대한 대답이 끝나자 다섯 장의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다스가 잽싸게 그 내용을 확인했다.

‘마력 회복, 마력 회복!’

간절한 기도를 남은 채.

호우우!

호우우!

그리고 두 늑대의 하울링을 배경음 삼은 채 카드 내용을 확인하던 미다스가 이내 스킬 하나를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우와! 나왔다! 맙소사, 이게 나오다니!”

그 표정을 지은 채 미다스가 럭키와 골드를 향해 말했다.

"블레이즈 골렘이다! 맙소사, 이거 진짜 장난 아닌데!”

블레이즈 골렘.

문자 그대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토해내는 골렘으로 파이어 골렘의 상위 골렘이었다.

상위 골렘인 만큼 그 강력함은 여러 종류의 골렘들 중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얘 데미지 딜링도 장난 아닌데! 얘가 불꽃을 토해내면 진짜 적이 살살 녹는다고, 살살!”

물론 강력한 만큼 단점도 있었다.

"......그리고 소환자의 마력도 살살 녹고......."

마력 소모량이 엄청나다는 것.

그 사실에 이른 미다스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아, 하필이면.’

먹어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스킬임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그러한 상태에서 미다스가 남은 스킬들을 마저 확인했다.

레전더리 등급 스킬들인 만큼 좋은 스킬들은 많았으나, 마력 갈증을 해소해줄 만한 스킬은 없었다.

무엇보다 눈에 안 들어왔다.

‘나머지 것들 스킬 값 다 합쳐도 블레이즈 골렘 스킬 카드값이 안돼.’

블레이즈 골렘은 200레벨 이하 골렘 마법 중 최고라고 평가 받는 마법.

그만큼 가격도 최고였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제 지갑에 있는 돈을 주고 스킬 카드를 구매한다는 생각은 감히 할 수도 없을 정도.

‘아, 어쩔 수 없지.’

사실 그 대목에서 이미 이야기는 끝났다.

‘이건 못 먹어도 고지.’

몬스터 앞에선 강해져도, 비싼 거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게 미다스였으니까.

[블레이즈 골렘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그렇게 선택을 마치는 순간 미다스가 한숨을 내뱉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지.’

그리고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레전더리 에픽으로 무엇을 고를 것인지.’

그 고민 속에서 미다스가 고개를 돌렸다.

“주인님! 새로운 힘을 손에 넣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러자 기쁘게 외치는 골드를 바라보며 미다스가 이내 결단을 마쳤다.

‘뭐, 답은 뻔하지만.’

가디언 스킬.

미다스가 최초로 고른 레전더리 에픽 스킬이었다.

10.

가라앉은 사원.

다시금 그곳을 방문한 미다스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입구 앞에 그대로 멈춰버린 사원의 수호자들과 그들과 싸우다 파괴된 자신의 골렘들의 흔적이었다.

왕!

“주인님의 위대한 전설이 이곳에 이렇게 남아있군요!”

그 광경을 본 골드와 럭키가 한 마디씩 감상을 내뱉었다.

미다스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감탄했다.

‘사원의 수호자들 몸에는 상처 하나 없네.’

개중에서도 미다스를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사원의 수호자들의 몸 어디에도 전투의 흔적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미다스가 소환한 두 골렘으로부터 이렇다 할 타격을 조금도 받지 않은 셈.

‘재수 없었으면 진짜 게임 오버 당할 뻔했네.’

자신의 저번 레이드가 얼마나 운이 따른 것인지 새삼스레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오싹함도 느껴졌다.

‘조심해야지.’

벼랑 끝에서 줄타기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더욱이 그건 미다스의 방식이 아니었다.

확실한 승산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하는 것!

그게 미다스의 스타일 아니었던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 상황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아니, 조심할 게 아니라 제대로 해야지. 고민할 게 아니라 없으면 투자해서라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해.’

그렇게 각오를 다진 미다스가 다시금 가라앉은 사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자 곧바로 화살표 하나가 그를 반겼다.

NPC라이틀링의 흔적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화살표였다.

‘좋아.’

그러한 화살표를 확인한 미다스가 이내 걸음을 내디뎠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과 정반대 방향으로.

‘일단 그것부터 확실하게 하자.’

그렇게 미다스가 화살표를 거스르며 움직여 도달한 곳에는 이제는 시체라도 볼 수도 없을 만큼, 그저 이 사원의 한 조각이 된 듯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사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본 골드가 한마디 했다.

“주인님의 위대한 전설의 희생양이 저기에 있군요. 아주 꼴좋은 모습입니다.”

미다스의 승리를 찬양하듯이.

그러한 골드의 말에 미다스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꼴좋은 모습이지. 그리고 골드, 네 다음 모습이기도 하고.”

왕?

"예?"

그 말에 럭키와 골드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미다스는 어느 때보다 긴장 어린 표정으로 그리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레드 고블린 부족장 사체 앞에 섰다.

그 상태에서 미다스는 가디언 스킬, 이제는 레전더리 에픽이 된 스킬의 설명을 떠올렸다.

‘몬스터에 대한 깊은 이해 문구가 사라졌다는 건, 달리 말하면 100마리를 잡을 필요가 없다는 것.’

가디언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디언으로 삼고자 하는 몬스터를 100마리를 잡아야 했다.

그렇기에 100마리만 잡을 수 있다면 보스 몬스터도 얼마든지 가디언으로 삼을 수 있었다.

단지 이제까지 그 누구도 그런 시도를 해보지 않았을 뿐.

그렇다면 그 문구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굳이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보스 몬스터를 한 번만 잡으면 제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

미다스의 예상대로라면 보스 몬스터도 제물이 될 수 있을 터.

그게 이유였다.

미다스가 망설임 없이 가디언 스킬을 자신의 첫 번째 레전더리 에픽 스킬로 정한 이유.

“가디언 소환.”

그러한 미다스의 결정에 갓워즈는 대답했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가디언으로 삼으시겠습니까?]

그 예상이 맞았다고.

그 대답에 미다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예상대로다!’

말도 안 되는 새로운 전력을 손에 넣은 순간.

‘이제 진짜 마력만 해결되면 되겠네.’

물론 그와 동시에 이러한 전력을 백퍼센트 발휘할 수 없다는 고민도 같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에 그 고민을 다시금 하는 미다스의 표정은 앞선 경우와 달랐다.

‘고민만 하는 건 의미가 없어. 하물며 답은 이미 나왔어.’

그건 고민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돈으로 지르면 돼.’

결단을 내린 표정이었지.

‘그래, 당장 그 돈 전부 가져와서 집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템은 언제든 따로 팔면 돼.’

그 결단을 내린 미다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지르자!’

11.

“현우 형, 무슨 일 있어요?”

휴게실 밖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덜덜 떨고 있는 정현우의 모습에 이혁주가 질문을 던지자, 이내 정현우가 고개를 돌려 이혁주를 바라봤다

그렇게 정현우의 얼굴을 확인한 이혁주가 놀라며 되물었다.

“형? 안색이 왜 그래요? 누가 보면 집문서 팔아서 아이템 지른 사람이라고 착각할 거 같은 표정이네요?”

그 표현 그대로 정현우의 얼굴에는 마음고생, 그것도 돈과 관련된 고생을 심하게 한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러한 이혁주의 말에 정현우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에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그리고는 미약하게 떨고 있는 손에 쥔 스마트폰을, 뜨겁게 달구어진 그것을 바라보았다.

‘질렀다.’

그런 정현우의 머릿속으로 조금 전 자신이 지른 아이템 두 개가 떠올랐다.

‘프로 입단 때 받은 계약금보다 비싼 걸 두 개나 질렀어.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더 비싸게.’

그리고 그 아이템에 붙은 가격표, 그 속의 동그라미들의 개수도 같이 떠올랐다.

"어휴."

예전이라면 감히 상상도 못했을 미친 짓이었다.

‘내가 진짜 돈을 많이 벌긴 버는 모양이네. 이런 상황에서 청심환 없이도 버티는 걸 보면.’

한편으로는 예전이라면 심장 마비로 쓰러졌을 법한 일을 그저 벌벌 떠는 정도로 끝내는 자신의 모습이 정현우는 새삼스러웠다.

‘나도 많이 컸네.’

그렇게 스스로를 진정시킨 정현우가 곧바로 스마트폰을 켰다.

그 후에 내용을 확인한 정현우가 속으로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못 지르겠다.’

그러한 정현우의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니라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였다.

몇 달간 매물이 없다가 갑자기 경매로 등장한 그 물건의 경매 입찰가는 한없이 치솟는 중이었다.

‘가격이 더 올랐네.’

그리고 그렇게 오른 가격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던 그 아이템의 가격을 뛰어넘은 상태.

‘뭐, 나 때문이지만.’

물론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BJ대마도사 때문이었다.

BJ대마도사가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갑웃을 해체해서 스킬을 얻은 이후 이름 모를 대마도사 아이템들의 가격은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중이었으니까.

포기하는 게 당연한 일.

그럼에도 정현우는 미련이 남은 듯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아, 이거만 있으면…… 붉은산에서 그냥 솔플로 다 해먹고도 남길 수 있는데.’

이 아이템은 정현우가 본인의 스타일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마스터 피스와 같았으니까.

"쯧."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경매에 입찰하는 일은 없었다.

진짜 이 아이템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보통 이들이 아닐 터.

‘그래도 사는 놈이 있으니까 경매가가 오르는 거겠지.’

달리 말하면 지금 이 경매에 참가하는 이들 중에는 얼마를 지불하더라도 이 아이템을 구매할 생각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 사실을 떠올린 정현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누군지는 몰라도 부럽다.’

12.

‘이것 봐라?’

G베이, 그곳에 올라온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 경매를 바라보던 박영준이 피식 웃었다.

그러한 박영준의 머릿속으로는 조금 전 감마 제약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그 자리에서 박영준은 말했다.

약속과 조금 상황이 다르지만, 그래도 광고를 해주었으니 보상을 원한다고.

그리고 그 보상으로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를 원한다고.

그에 대해 감마 제약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약속과 상황이 다르니 내부 회의를 한다고 답변했다.

그 후에 마치 그 둘의 대화를 들었다는 듯이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지팡이가 G베이에 올라왔다.

‘이건 진짜 기본적인 수법인데.’

당연한 말이지만 박영준은 이것이 감마 제약 쪽의 수법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딱히 대단한 수법도 아니었다.

레전더리 아이템이나 스킬 카드의 경우에는 현금으로 정확하게 거래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갓워즈 초창기의 경우였다.

즉, 대부분이 생각하는 레전더리 아이템의 가격표는 오래전의 가격표인 셈.

때문에 그런 아이템을 거래하고자 할 때 이렇게 G베이 경매에 물건을 출품시켜 가격표를 재설정하는 작업을 했다.

‘뭐, 생색내기에 이만한 게 없지.’

파는 입장에서는 가격표의 가격이 올라가서 나쁠 건 단 하나도 없었으니까.

달리 말하면 이건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어차피 얼마가 나오든 우리는 백지수표만 건네면 되니까.’

판매자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

‘예상대로 이 판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어.’

그 값을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BJ대마도사가 만든 판에서 물러날 의지가 없다는 표현.

‘BJ대마도사에게 러브콜이 쏟아지는군.’

그 사실을 깨달은 박영준이 미소를 지었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러브콜이 쏟아지면 결국 경매를 하는 수밖에.’

그러면서 다음 계획을 준비했다.

‘BJ대마도사를 두고 얼마까지 입찰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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