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57화 (157/485)

157화.  < 50화. 러브콜 (1). >

1.

누군가 말했다.

이 세상에 모두가 놀라는 쇼는 없다고.

지금 미다스가 만든 쇼가 그러했다.

- 중대 발표라며? 근데 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잡고 있어?

- 솔로 플레이? 진짜? 저걸 혼자 잡는다고? 아니 그보다 여기 어디야?

- 럭키가 히어로 랜딩을 했다고? 젠장, 진짜 끝내주잖아!

- BJ대마도사가 카모플라쥬 스킬을 썼다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 누구도 감히 예상치 못한 레이드 라이브 방송에 시청자들 모두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놀랐다.

“저, 저기 사장님 이대로 가도 되나요?”

“응, 가야지. 그럼 접을까?”

이 모든 것을 알았어야 하는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마저 미다스의 쇼에 놀랐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모두가 놀라는 일은 없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이 쇼의 주인공은 미다스, 그 본인만큼은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침착해야 했으니까.

‘서두르지 말고, 확실하게 가자.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움직이는 거다.’

그 사실을 명심한 채 미다스가 자신의 상황을 다시 한 번 더 냉철하게 분석했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적과 조우하면 일단 도망치는 놈이지만, 그래도 보스 몬스터다.’

일단 적을 얕보지 않았다.

분명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단일 개체로 움직이는 여타 보스 몬스터보다는 약했다.

공격력도, 방어력도 그리고 HP까지도.

‘충분한 게 아니라 압도적으로 강해.’

그러나 일반 몬스터와는 감히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작다.’

동시에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체격이 작았다.

그 사실은 갓워즈에서 아주 치명적인 장점이었다.

능력치란 스탯이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피격 범위가 적다는 건 그만큼 전투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비단 갓워즈만 그런 게 아니었다.

FPS게임을 하는 이라면 체격이 작은, 피격 면적이 조금이라도 작은 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알 터.

‘180센티미터, 그냥 플레이어지.’

그런 의미에서 고작 인간 크기에 불과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쉽게 비유하면 플레이어와 같았다.

즉, PK를 하듯 싸워야 한다는 의미.

‘200레벨이 넘는 레전더리 아이템으로 무장한 플레이어를 상대하는 격이지.’

그것도 그냥 동급의 플레이어가 아니라 스펙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플레이어를 상대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 어! 럭키 님이 맞았다!

그 증거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상대로 럭키가 연거푸 공격을 허용하고 있었다.

퍼억!

그것도 마법이나 특수한 공격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기 그지없는 발차기 따위를 허용하고 있었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스펙이 럭키보다 우위라는 증거였다.

“네놈! 감히 내 동료에게 발길질을 하다니!”

그러한 상황에서 골드는 분노만 토할 뿐,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제대로 쫓지도 못하는 중이었다.

스펙이 압도적인 플레이어가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를 상대로 여유를 부리는 듯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 미친,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 젠장, 사생결단 괜히 쓴 거 같은데?

- 우리 럭키님 말고 BJ대마도사 때리란 말이야!

보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힘든 광경.

‘이게 당연한 거지.’

물론 미다스는 예상한 광경이었다.

당연히 대비책도 준비해두었다.

“럭키, 금강불괴다!”

왕!

미다스의 외침에 럭키의 몸이 빛나더니 쇳덩이와 같은 금속으로 바뀌었다.

이게 답이었다.

‘강자를 상대로는 역할 놀이를 해야지.’

딜러만으로는 강자를 잡을 수 없는 법.

‘전광석화를 쓴다고 해도 떨쳐낼 수 없으니.’

전광석화 대신 금강불괴를 택한 이유 역시 그것이었다.

- 럭키님이 탱킹하신다!

- BJ대마도사, 뭐하냐? 이 파티 탱커는 너잖아? 네가 탱킹해!

탱킹이 확실해지면 다른 딜러 입장에서도 폭이 넓어지는 법.

“골드!"

당연히 그 근접 딜러의 몫은 골드였다.

“일기토다!”

“예!"

일기토!

그 외침이 나오는 순간 골드의 기세가 달라졌다.

“주인님의 영광을 위해 이 한 몸 불사르리라!”

[골드가 레드 고블린 부족장에게 일기토를 신청했습니다.]

거센 외침과 함께 골드의 온몸에서 아지랑이가 무럭무럭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일기토가 시작됩니다.]

[골드의 모든 능력치가 증가합니다.]

[골드의 전투 능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골드의 모든 집중력이 하나의 몬스터에 집중됩니다.]

이어서 알림이 들리는 순간 곧바로 골드의 몸이 쏜살처럼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향했다.

그 움직임은 앞선 움직임과 달랐다.

기세부터 달랐다.

카앙!

무엇보다 이제는 럭키가 제 몸을 희생하며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공격을 받아주고 있었다.

쫓고 쫓기는 전투가 아니라, 치고받는 전투가 시작된 샘.

쉬익!

그 전투 속에서 골드가 손에 쥔 단검으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몸에 상처를 냈다.

단검이 움직일 때마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갑옷 밖 피부들에 상처가 났다.

[불뱀의 독이 퍼집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

- 불뱀의 송곳니다!

- BJ골드님이 드디어 캐리하신다!

앞서서 불안했던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무언가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는 듯한 광경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그 압도적인 공세 앞에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조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끄르르!

여전히 힘 넘치는 소리를 내며, 자신과 사생결단을 선언한 럭키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골드의 공격 자체가 매우 치명적으로 적용하는 것 역시 아니었다.

- 독데미지는 센데, 기본 공격 데미지는 그렇게 기대치 만큼 안 나올걸?

- 이러니저러니 해도 레벨이 깡패이니까.

- 럭키 님이 딜링은 더 나올 텐데, 차라리 럭키 님이 딜링하는 게 낫지 않아?

효과는 있었으나, 그뿐이었다.

- 뭔 개소리야? BJ대마도사가 있는데.

물론 큰 문제될 건 없었다.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앤 라이트닝 스피어, 사역마 파이어볼!”

미다스, 200레벨 플레이어보다 더 강한 화력을 가진 딜러인 그가 공세를 준비했으니까.

2.

BJ대마도사의 레드 고블린 부족장 레이드는 그의 선언대로 남들과 달랐다.

- 일기토라니!

- 와, 가디언이 저걸 쓴다고?

특히 일기토가 나왔을 때 시청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보스 몬스터 상대로 엄청난 스킬이잖아?

- 거의 전투력이 1.5배는 되니까.

- 저거 레전더리 중에서도 근접 탱커나, 딜러들이 없어서 못 구하는 물건인데?

일기토는 그만큼 대단했다.

앞서 말했듯이 남들과는 분명 달랐다.

- 잡을 순 있을 거 같은데 빨리는 못 잡을 거 같다.

그러나 누구보다 빠르게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대해서는 모두가 의문을 던졌다.

- 럭키 님이 지금 탱킹에만 집중하니까. 제아무리 골드가 일기토를 써도 딜은 부족하지.

- BJ대마도사도 초반부터 화력을 퍼붓기는 힘들 테고.

- 잭팟은 중요한 순간 럭키를 보조해야 하니까 서포터 형식으로 대기 중이고.

분명 잡을 순 있을 터였고, 그 사실을 부정하는 시청자는 없었다.

모두가 이 레이드의 승자가 BJ대마도사가 되리라 예상했다.

- 10분 아슬아슬하게 될 것 같다.

- 오버할지도 몰라.

- 솔로 플레이로 잡는 게 대단한 건 대단한 건데, 좀 그러네.

허나, 그들이 예상하는 결과물에 열광하는 시청자 역시 없었다.

그게 모두의 생각이었다.

‘이대로는 안돼.’

그 모두에는 당연히 미다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재미도, 시간도 없어.’

이대로 무난하게 레이드를 마치는 것을 시청자들이 바라지 않는 건 물론,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무엇보다 골렘들이 못 버틴다.’

다른 무엇보다 사원의 수호자들을 상대로 골렘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오고 있었다.

‘내 마력도 못 버티고.’

그리고 그러한 골렘을 유지하는 미다스의 마력 역시 제아무리 값비싼 포션을 먹어치워도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사안의 힘이 충전되었습니다.]

그러한 미다스에게 알림이 들렸다.

‘오케이, 게이지 다 찼다!’

그토록 기다리던 알림이 들리는 순간, 그 자리에서 미다스는 그대로 입을 열었다.

“지금 채팅창 분위기 안 좋을 거 같은데, 제 말이 맞나요?”

그 말에 시청자들이 곧바로 반응했다.

- 약속대로 빠르게 가시죠!

- 후원금 드릴 테니, 지루하게 가지 맙시다.

- 똑바로 딜해라 BJ대마도사!

그러한 반응 속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이대로 적당히 끝나는 거 싫죠?”

시청자들이 재차 대답했고, 그 대답에 미다스가 다시 대답했다.

“저도 싫습니다. 솔직히 제 자존심이 있는데, 솔로 플레이 선언했으면 파티 플레이하는 것보단 빨라야죠. 그리고 우아해야죠.”

그 순간 미다스가 손에 든 지팡이의 뱀 머리로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중인 레드 고블린 부족장과 럭키, 골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부터 공격 마법 5개로 끝내겠습니다.”

파격 선언!

그 선언에 모두가 기겁했다.

- 5개? 어떻게?

- 지금 2페이즈도 발동 안 했는데? 아직 HP가 70퍼센트 정도 남았을 텐데?

- 구라 아니야?

- BJ럭키님, BJ대마도사 또 딜 안 하고 놀아요! 혼내주세요!

그렇게 쏟아지는 의문에 대해 미다스는 말로 대답하지 않았다.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줄 뿐.

“용열병!”

미다스가 곧바로 용열병을 발동시켰다.

본격적인 소리를 내질렀다.

“인페르노 앤 트라이던트 앤 쇼크 웨이브! 사역마, 선더볼트!”

그리고 쿼드로플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도 더 이상 의문 따위는 던지지 않았다.

- 진짜 끝낼 속셈이다!

- 레전더리 마법만 3개! 최강 콤보다!

- 다들 후원금 충전하자!

그저 열광할 뿐.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그 열광 속에서 캐스팅이 끝나는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가 하나씩 카드를 꺼냈다.

“인페르노.”

그 첫 번째는 인페르노였다.

화르르!

그 외침에 곧바로 불의 악마가 등장하여, 전장을 향해 자신의 모든 불꽃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끄르르!

그 불길이 삽시간에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온몸을 뒤덮은 채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마치 레드 고블린 부족장이 횃불이 된 것처럼.

그 상황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리볼버!”

차근차근.

“애드원!”

용열병에 리볼버를 그리고 애드원을 더했다.

- 트라이 던트 3발이다!

- 본격적으로 가는구나!

미다스가 저번에 보여주었던 트라이던트 5연발, 그 말도 안 되는 데미지 딜링을 재현할 속셈.

- 채팅 말고 시청에 집중해!

그 사실에 모두가 이제는 채팅마저 멈추는 순간.

그 순간 미다스가 손에 잡힌 얼음창 한 자루를 그대로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향해 던졌다.

콰직!

그 창이 닿는 순간 이제까지 그 누구도 멈추지 못했던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몸이 동상처럼 굳었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이 얼어붙습니다!]

트라이던트의 효과가 빙결 효과가 발동하는 순간!

“주인님을 위하여!”

그 순간 골드가 불타오르는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향해 몸을 던지며 공세를 퍼부었다.

동시에 시청자들은 카운트를 가늠했다.

- 빙결 시간 몇 초나 되려나?

- 저번 불뱀 때 5초쯤 되지 않았나?

- 그럼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불뱀보단 급이 높으니까 4초쯤 나오겠네?

- 그렇겠지?

불뱀을 상대로 트라이던트의 빙결 지속 시간은 5초 남짓.

그렇다면 그보다 레벨 자체는 높은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빙결 시간은 그보다 짧을 터.

- 4초다!

- 자, 이제 풀린다!

그러한 시간을 예상하고 카운트다운을 마친 시청자들이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 어? 안 풀리네?

그러나 카운트다운이 끝난 상태에서도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반응 따위는 없었다.

“네놈! 주인님이 주신 단검의 맛이 어떠냐!”

들리는 건 거듭된 골드의 외침뿐.

[빙결이 풀립니다.]

끄르르!

이윽고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정확히 2배가 되는 시간, 4초가 더 흐른 후에야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로로로!

그와 동시에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입에서 듣기 거북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2페이즈 스킬, 회복의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그러나 그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시청자는 없었다.

- 뭐야? 상태 이상 시간이 왜 이렇게 길어?

- 8초? 왜?

예상치 못한 장면을 이해하고, 분석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니까.

그러한 시청자들을 향해 미다스가 두 번째 트라이던트를 던지지 않은 채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말했다.

“자, 그럼 딜량 좀 늘려볼까요? 럭키야!”

왕!

“전광석화다!”

왕!

이제까지 탱커로 맞고, 피하기만 했던 럭키에게 가장 어울리는 히트맨 옷을 입혀주었다.

그 사실에 의문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시간이 길면, 탱킹 따위는 할 필요가 없잖아?

이유는 모르지만 꽁꽁 얼어붙은 몬스터를 상대로 탱커는 필요 없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으니까.

‘자, 그럼 이제 한 번 터뜨려보자고.’

그런 상황에서 미다스가 마지막 히든 카드를 꺼냈다.

“럭키야! 가름의 그림자다!”

가름의 그림자!

그 스킬이 등장하는 순간 보는 모든 이들은 기겁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라포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라포 : 운빨좆망겜답네. 저게 말이 돼?]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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