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54화 (154/485)
  • 154화.  < 49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1). >

    1.

    - BJ대마도사 토벌대 퀘스트 하는 거 봤어?

    ㄴ 소문이 워낙 개쩔어서 직접 라이브 보니까 소문 이상이더라.

    ㄴ 진짜 작정하고 원거리 딜링만 하니까 무슨 말도 안 되는 화력 나오던데?

    3일, BJ대마도사가 토벌대 퀘스트 라이브 방송을 마쳤을 때 세간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그동안 BJ대마도사가 대단하단 건 알았는데, 토벌대 퀘스트를 하니까 얼마나 대단한지 확 알겠더라.

    그러한 배경에는 다름 아니라 토벌대 퀘스트란 무대가 있었다.

    이제까지 BJ대마도사가 보여준 것들은 모두가 대단하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사실을 부정하는 이도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확실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이 역시 없었다.

    - 솔직히 그동안 잡은 보스 몬스터들은 짐작도 안 오니까.

    ㄴ 난 그냥 보스 몬스터 사냥 자체가 어떤 건지 짐작이 안 감.

    ㄴ 하긴 보스 몬스터 사냥해본 플레이어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니까.

    트리플 헤드 트롤이 얼마나 강한지, 다크 울프 무리가 얼마나 강한지, 그걸 사냥해본 다른 플레이어가 있어야 비교를 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하지만 토벌대 퀘스트는 달랐다.

    그 누구도 할 수 있는 퀘스트였다.

    비교할 지표가 넘치는 셈.

    그러한 분위기 화룡점정을 찍은 건 다름 아니라 스몰 파크 랭킹이었다.

    [스몰 파크 랭킹, BJ대마도사 순위 219위로 산정!]

    200레벨 이하 유망주들을 평가하는 스몰 파크 랭킹이 BJ대마도사의 랭킹을 올렸다.

    [BJ대마도사 스몰 파크 랭킹, 단숨에 317위 상승!]

    [스몰 파크 랭킹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 상승!]

    그것도 그들 역사에 길이남을 만한 파격적인 상승이었다.

    [스몰 파크 랭킹 ‘보다 확실한 비교 지표를 적용한 것’]

    이제까지와 달리 비교 가능한 지표가 있다는 것이 파격적인 배경의 이유였고, 그러한 스몰 파크 랭킹의 파격적인 순위 산정에 사람들은 재차 놀랐다.

    - 와, 이 정도였어?

    - 진짜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구나.

    동시에 사람들은 기대감을 품기 시작했다.

    - 평균 이하 플레이어들하고 파티 플레이가 이정도인데, 제대로 파티 플레이하면 어느 정도일까?

    - 그 세코어란 녀석하고만 토벌대 퀘스트 했을 때 레드 코블린을 2천 마리 넘게 잡았으니까…….

    - 1티어급 길드랑 손만 잡아도…….

    그리고 그 기대감은 곧바로 루머를 만들었다.

    “10대 길드 중에 파트너를 고른다는 말이 있던데, 과연 어디랑 손을 잡을까?”

    “내가 듣기로는 불사자 길드랑 손을 잡는다던데? 거기가 탱커랑 힐러들 넘쳐나는 곳이잖아? 거기에 똘똘이와 럭키는 둘 다 펜리르의 신수들이고!”

    “탐험가 길드가 탐낸다는 소문도 있어. BJ대마도사의 행보는 탐험가 길드의 지향점과 같으니까. 하물며 둘이 손을 잡아서 그 시나리오란 걸 관리하면 엄청난 돈이 될 걸?”

    그랬으면 좋겠다, 가 그럴 것이다, 라는 식으로 바뀌는 셈.

    그 과정에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혁주 역시 거들었다.

    “제 정보망에 따르면 어비스 길드랑 손을 잡는다는 소문이 있어요.”

    “어비스 길드?”

    “예, 어비스 길드가 최고의 멤버를 제안했데요. 알다시피 BJ대마도사는 돈으로 움직이는 플레이어가 아니니까요. 이미 레드 고블린 부족장 사냥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대요. 심지어 40인 파티를 준비했데요.”

    “40인?”

    “이번에 토벌대 퀘스트랑 똑같은 숫자를 구축한 후에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는 거죠.”

    “아, 그래서 일부러 토벌대 퀘스트를 보여준 거구나!”

    “그렇죠.”

    그럴싸한 루머가 1분 만에 완성되는 순간.

    “현우 형도 그렇게 생각하죠? 그렇죠?”

    그 모든 과정을 보던 정현우는 실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럴 거 같다.”

    ‘그래, 마음껏 떠들어라.’

    그 실소와 함께 정현우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러자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파티 플레이한다는 소문이 돌면 나야 좋으니까.’

    일단 지금 도는 소문은 정현우 입장에서 나쁠 건 없었다.

    ‘파티 플레이를 기대할수록 솔로 플레이로 보스를 잡았을 때 임팩트가 더 클 터.’

    여러모로 임팩트가 있는 게 좋은 일.

    그리고 나름의 확신도 들었다.

    ‘내가 잘하면 충분히 가능해.’

    잘하면, 그 명제가 붙긴 하지만 이번에 분명 좋은 기회가 주어진 건 사실이었다.

    ‘레전더리 에픽은.......'

    심지어 이번 일에는 상상치도 못한 것이 걸린 상황.

    그 대목에서 정현우는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

    ‘……일단 없는 셈 치자. 지금 내 입장에서는 고민해봤자 답을 만들 수가 없어.’

    갓워즈 최초의 건을 상상해내는 것이 가능할 리 만무.

    그렇기에 정현우는 그다음을 생각했다.

    ‘그보다 이번에는 무엇을 받아낼 수 있으려나?’

    과연 이 준비된 메뉴를 얼마에 팔 것인가?

    ‘뭐, 사장님이 어련히 잘 해주시겠지.’

    그것을 정하기 위해 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혁주야, 나 들어간다.”

    ‘자, 그럼 미팅을 해볼까?’

    2.

    [골렘의 진리]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소환하는 골렘의 능력치가 상승한다. 100레벨 단위로 소환할 수 있는 골렘의 숫자가 한 마리씩 증가한다.

    !골렘 2마리 소환 시 ‘골렘의 진리를 맛본 자’ 타이틀 획득

    !골렘 3마리 소환 시 ‘골렘의 진리를 추구하는 자’ 타이틀 획득

    새로이 얻은 스킬을 확인하는 미다스의 입가가 실룩거렸다.

    헥헥!

    그때 들리는 럭키의 숨소리에 미다스가 럭키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래, 럭키야. 그동안 수준도 맞지 않는 애들 상대로 탱킹하느라 고생했다. 앞으로 그런 고생할 건 없어. 이제부터는 골렘 두 마리가 탱킹을 해줄 테니까.”

    왕!

    “그래, 그러니까 넌 마음 놓고 이제부터 네 그림자랑 함께 몬스터를 쓸어버리면 돼.”

    왕!

    알겠다는 듯이 힘차게 짖는 럭키를 향해 미다스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 저도 있습니다!”

    꾸우!

    그러한 럭키의 기세에 지지 않겠다는 듯 전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골드와 잭팟의 모습에 미다스가 더 깊은 미소를 지었다.

    ‘얘네들과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

    그럴 만했다.

    ‘탱킹이 확보됐다.’

    탱커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의 탱킹 능력은 2배, 그 이상이 만들어지는 법.

    ‘여기에 파이어 골렘이나, 아이스 골렘을 손에 넣으면…….'

    또한 골렘의 진리 스킬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전술적 폭은 생각 이상으로 넓었다.

    ‘……마력이 바닥이 나겠지.’

    물론 그 모든 것을 백퍼센트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에 준하는 마력이 필요한 법.

    ‘한동안 포션값 꽤 쓰겠네. 최근에도 엄청 썼는데.’

    앞서 지었던 미소가 무색할 정도로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미다스, 그런 그가 이내 고개를 들었다.

    ‘안 좋은 생각은 말고 지금에 집중하자.’

    정신을 차린 미다스가 제 할 일을 시작했다.

    미팅을 위해 라이징 스타 채널이 만든 비공개 채널에 접속을 했다.

    그러자 곧바로 인사가 나왔다.

    - 와튼 :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사장님의 인사에 미다스가 조금 전과 달리 무덤덤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대답했다.

    “예, 잘 지냈습니다. 그동안 너무 쉬운 것만 해서 좀이 쑤셨다는 것만 빼고요.”

    ‘적당한 허세는 인생에 도움이 되는 법이지.’

    그렇게 연기를 시작한 미다스를 향해 질문이 나왔다.

    - 와튼 : 그보다 다음 레이드 방송 주제는 무엇입니까? 역시 레드 고블린 부족장 레이드입니까?

    그 질문에 미다스는 놀라지 않았다.

    ‘역시 생각하는 건 다 똑같지.’

    정황상 다음 표적이 레드 고블린 부족장이 되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솔로 플레이로 잡을 줄은 상상도 못하셨겠지.’

    그렇기에 미다스는 자신의 솔플 계획에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 놀라리라 자신했다.

    ‘후후, 놀라실 준비 하십시오.’

    그 순간이었다.

    미다스가 머릿속으로 멋진 그림을 상상하며 서프라이즈 선언을 하려는 순간.

    - 와튼 : 레드 고블린 부족장, 솔로 플레이로 사냥하실 거죠?

    이어서 나온 채팅에 미다스가 저도 모르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반문까지 했다.

    “어떻게 그걸?”

    연기하던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

    그러한 미다스의 모습에 역으로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 미다스가 짓고자 했던 회심의 미소를 짓듯이 채팅을 올렸다.

    - 와튼 : 그동안 BJ대마도사님이 보여준 행보를 생각하면 그냥 평범하게 파티 플레이로 잡을 것 같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파티플레이를 준비하셨다면 어떤 식으로든 다른 길드와 접촉을 하셨겠죠. 그러나 그런 낌새는 없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수긍했다.

    ‘그래, 내가 아무런 행동도 안 했는데 갑자기 파티 플레이한다고 생각할 리가 없지.’

    타당한 논리였으니까.

    한편으로는 감탄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확신에 차서 말한다는 건…… 이름 있는 길드들과 커넥션이 있다는 거겠지?’

    이런 말을 한다는 건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 꽤 이름난 길드들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진짜 대단하신 분이라니까. 하긴, 그러니까 감마 제약이나 블루불 같은 대기업으로부터 그런 말도 안 되는 보수를 받아오시는 거겠지.’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의 능력이 새삼스러워지는 순간.

    “잘 아시니 긴 설명은 할 필요가 없겠네요. 말씀하신 대로 솔로 플레이를 합니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어쨌거나 사냥은 확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미다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그 외의 모든 일은 이제까지처럼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재량껏 계획해주세요. 보수 역시 마음대로 정하시고요.”

    - 와튼 : 현재 감마 제약 쪽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이어진 채팅에 미다스가 채팅창 내용을 바라봤다.

    ‘감마? 블루불이 아니라?’

    다시 나온 감마 제약이란 말에 미다스의 두 눈이 게슴츠레하게 변했다.

    마치 무언가를 의심하듯이.

    그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고민하듯이.

    - 와튼 : 어지간한 제안이면 무시하겠는데, 그쪽에서 백지수표를 제안했습니다. 솔로 플레이를 조건으로 말이죠.

    그러나 이어서 나온 그 말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아, 그러면 당연히 감마 제약 쪽 의뢰를 받아야죠.”

    ‘캬, 내가 이 정도까지 왔구나. 백지수표라니!’

    거대 기업들이 서로 데려가기 위해 이제는 백지수표까지 제안하는 상황 아닌가?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게 당연지사.

    “그래야 나중에 블루불도 좀 더 베팅할 테니까요.”

    그 기쁨에 취한 미다스가 슬쩍 말을 던졌다.

    물론 미다스는 잊지 않았다.

    “물론 그 외의 광고주도 좋겠죠. 사장님께서 잘 협상해주실 테니까요. 전적으로 믿고 따르겠습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제가 제대로 밥 한 끼 사드리겠습니다!’

    이 모든 게 라이징 스타 채널 덕분인 걸 명심하고 있습니다!

    - 와튼 : 이제는 한 팀인데 당연한 거죠.

    그에 대한 대답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한 팀이지.’

    거기까지였다.

    ‘딱 이 정도가 미팅 시간으로는 좋아.’

    이 이상 대화는 사족일 터.

    프로야구선수 시절에도 그랬다.

    코치와 대화는 기량과 성적, 기대에 대한 이야기만 충분할 뿐 사적인 대화가 개입되면 꼭 문제가 됐다.

    “그럼 잘 처리해주십시오.”

    - 와튼 : 알겠습니다. 그럼 확실한 일정이 오면 언제든 통보 주십시오. 언제든 라이브가 가능하도록 준비해두겠습니다.

    “예."

    미팅이 끝나는 순간.

    - 와튼 : 그리고 그때 요구하신 물건, 지금 보내드리겠습니다. 뒤늦게 보내드려서 죄송합니다.

    마지막 말을 남기고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이 채팅창에서 사라졌다.

    그것을 본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요구한 물건?’

    3.

    [엘프의 로브]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109레벨 이상

    - 엘프의 머리칼로 만든 로브다.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 근력 +148

    - 체력 +66

    - 지력 +161

    - 마력 +77

    - 이동 속도 +12퍼센트

    - 착용 시 블링크 스킬 사용 가능

    자신의 인벤토리에 새로이 자리 잡은 그 아이템을 보는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프로야구선수 시절의 기억이었다.

    ‘철수 형이 이런 거 먹었다가 선수 생명 끝날 뻔했지.’

    당시 잘나가던 선배가 팬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롤렉스 시계를 받았다가 나중에 큰 문제가 되었던 기억을.

    세상만사가 그랬다.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의 선물에는 언제나 독이 있는 법.

    선의로 주는 선물이라고 해도 받는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런데 대체 이걸 어떻게 얻어온 거야?’

    무엇보다 미다스가 보기에 이것은 그저 선의에서 나온 선물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구매했을 리는 없고, 설마 아즈모가 선물을 준 건가?’

    정황상 아즈모 쪽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럼 대체 아즈모는 왜 이 선물을 주었을까?

    ‘광고는 감마 제약하고 한다며?’

    하물며 아즈모는 블루불 편 아니었는가?

    그 대목에 이르렀을 때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었다.

    ‘팔면 치킨이 아니라 치킨집을 차릴 수 있지만…….'

    아무리 값비싼 물건이라고 해도 이대로 그냥 먹어버리기에는 너무 크다.

    ‘체하면 의미가 없으니, 그냥 돌려주자.’

    이거 먹으면 분명 체할 테니 돌려줘야 한다.

    헥헥!

    그렇게 고민에 빠진 미다스를 향해 럭키가 다가와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골드와 잿팟 역시 주인의 고민하는 표정을 보고는 다가와 저마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꾸우!

    “주인님, 무슨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주인님께서는 기필코 정복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격려에 미다스가 옅게 웃음을 흘렸다.

    “고민은 무슨, 그딴 건……."

    그때 미다스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미다스가 슬쩍 제 머리띠를 만졌다

    ‘카모플라쥬.'

    그 상태에서 미다스가 골드를 바라보며 새로이 얻은 엘프의 로브 아이템을 떠올렸다.

    ‘블링크.’

    마지막으로 미다스가 럭키와 그 럭키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잭팟을 바라봤다.

    그 순간 미다스의 새로운 표정을 지었다.

    ‘……한 번 쓴다고 해서 닳는 것도 아니잖아?’

    당장 돌려줄 생각은 티끌만큼도 없는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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