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 48화. 역시 솔로가 최고야 (2). >
5.
“와, 대단하네.”
미다스의 등장에 NPC초이는 처음 만남과 달리 미다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한 기색을 드러냈다.
“네 덕분에 보름치 할당량을 다 채웠어. 심지어 최고 기록도 세웠다면서?”
앞선 모습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좋게 보일 리 없는 NPC초이의 모습.
그러나 그러한 NPC초이의 모습에 미다스는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으로 대응했다.
“그저 최선을 다해 토벌에 열중했을 뿐입니다.”
“그래, 그랬겠지.”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의 귓속에 기다리던 알림이 들렸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그 알림을 배경음 삼아 NPC초이가 슬그머니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자, 서비스다.”
“이, 이건?”
그 사실에 미다스가 놀라며 그것을 받아들였다.
물론 놀라는 건 연기였다.
‘유니크용 마스터 스킬북.’
그 물건의 정체는 이미 일찍이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한 미다스의 놀라는 연기에 NPC초이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쪽이 내 이름으로 기록을 세워준 덕분에 내 위신이 올라갔거든.”
“감사합니다.”
그렇게 정산을 마친 미다스가 다시 표정을 굳혔다.
이제 다음 퀘스트로 넘어갈 때.
이미 다음 퀘스트 타이틀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을 아는 미다스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어디로 안내해줄 것이냐?’
다음 퀘스트 타이틀은 초이의 안내!
‘얼마나 힘든 곳으로 가려나?’
당연한 말이지만 그가 안내해주는 곳이 그저 젖과 꿀이 가득할 리는 없었으니까.
“자, 그럼 그때 이야기로 가자고. 라이틀링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지?”
“예."
“라이틀링에게 내가 마지막으로 안내해준 곳이 있어.”
“그게 어디입니까?”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아지트.”
그 말을 듣는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레드 고블린 부족장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이곳, 붉은산의 보스 몬스터인 레드 고블린 부족장.
사실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그 하나만 놓고 보면 그리 강한 몬스터는 아니었다.
‘골치 아픈 놈이지.’
그럼에도 사냥 난이도는 굉장히, 매우 높은 축에 속하는 놈이었다.
‘놈이 이끄는 레드 고블린 부대는 엄청나니까.’
일단 부족장이란 표현처럼 레드 고블린 부족장은 기본 3백 마리가 넘는 고블린 부하를 이끌고 다녔다.
‘거기에 주변 레드 고블린들을 소집하는 스킬도 있고.’
여기에 부족장의 명령 스킬을 통해 주변의 레드 고블린을 수시로 모으는 능력도 있었다.
등장 후에 잡지 않고 놔두었다가 그 무리의 숫자가 1천 마리가 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하지만 가장 골치 아픈 건 놈이 등장하는 곳이 붉은산 정상이란 부분이지.’
그중에서도 사냥 난이도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건 레드 고블린 부족이 등장하는 장소가 붉은산 정상에 제한된다는 점이었다.
등장하는 무대가 평야인 만큼 머릿수가 많은 쪽이 훨씬 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물론 진짜 골치 아픈 건 그런 부분이 아니었다.
‘길드들이 진을 치는 그곳.’
장소가 한정된 만큼, 그것을 관리하고 감시하기 쉽다는 것.
그런 이유로 붉은산 정상은 이름난 길드들이 저마다의 감시자들을 배치해두고 있었다.
‘탐험가 길드도 있고.’
개중에는 탐험가 길드도 있었다.
물론 탐험가 길드가 차마 그곳을 탐험가 라인에 만들고 독점하지는 못했지만, 실상 큰 의미는 없었다.
‘결국 있는 놈들끼리 다 해먹는 구조이니까.’
이미 그곳에 자리 잡은 길드들은 합의를 통해 저마다 순번을 정하는 식으로 자기들끼리 나눠먹었으니까.
미다스가 만약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잡아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거래를 해야 할 터였다.
“아지트라면, 놈이 몰래 숨고 있는 아지트인 겁니까?”
“그래, 그 아지트.”
그런데 그런 레드 고블린 부족장의 아지트가 있다?
숨어 있는 비밀 장소가 있다?
‘왔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확실한 기회는 없을 터.
‘역시 좋은 분이야.’
앞서 NPC초이의 무례했던 행동이 머릿속에서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망설임도 없었다.
“그럼 그곳으로 안내해주십시오.”
‘일단 위치부터 파악하고, 상황 따라 레벨 올리고 움직이면 되겠지.’
적을 알아야 준비를 할 수 있는 법.
미다스의 그러한 의지의 표현에 NPC초이가 당연하게 말했다.
“안 돼.”
“안 된다고요?”
“라이틀링도 돌아오지 못한 길을 그쪽에게 소개해줄 순 없지. 난 사람 죽이는 취미는 없거든."
대답하는 NPC초이의 얼굴에는 당연한 이야기를 뭘 하고 있어? 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 표정에 미다스가 반박하듯이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 대답을 하는 순간 미다스는 직감했다.
‘아, 이거 자격 시험 퀘스트다.’
이번 퀘스트가 테스트임을.
“정말 그렇게 원한다면 한 번 증명해봐. 3일을 주지. 그 3일 동안 토벌대에서 고블린 3만 마리를 잡아봐."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테스트 무대가 토벌대임을.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가 이를 꽉 물었다.
‘젠장, 이 쓰레기 게임이!’
이미 앞서서 토벌대에서 사냥하는 것은 시간 낭비임이 뼈저리게 증명된 상황.
그런데 그런 사냥을 3일 동안 해라?
3만 마리를 잡아라?
‘진짜 한 번 뒤집어보나’
불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일.
그러한 미다스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등장했다.
[초이의 안내]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155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초이의 안내를 받기 위한 자격을 증명하자. 토벌대에서 레드 고블린 3만 마리를 사냥하자!
- 퀘스트 보상 : 경험치 및 타이틀 지급
!퀘스트 완료 시 ‘가라앉은 사원’ 퀘스트 진행 가능
!토벌대 퀘스트 중에 레드 고블린 2,000마리 이상 사냥 시 ‘레드 고블린을 토벌한 자’ 타이틀 지급
!레드 고블린을 토벌한 자 타이틀 보상 : 룬(모든 능력치+44) 지급
!초이의 안내 퀘스트 진행 중에 고블린 40,000마리 이상 사냥 시 추가 보상 및 ‘붉은산 토벌대의 전설’ 타이틀 지급
!붉은산 토벌대의 전설 타이틀 보상 : 룬(모든 능력치 +5퍼센트) 지급
!퀘스트 추가 보상 : 마스터 스킬북(레전더리)
‘응? 추가 보상이 뭐 이렇게 많아?’
그러나 이내 그 아래 보이는 추가 보상들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는 잠시 불만을 삼켰다.
‘자, 잠깐. 이거?’
그리고 자세히 추가 보상을 확인한 미다스의 얼굴에 더 이상 불만이란 기색은 존재하지 않았다.
‘타이틀 보상이 모든 능력치를 올려줘? 가만, 퍼센티지 증가? 진짜? 어? 마스터 스킬북, 레전더리용?’
그저 말도 안 되는 추가 보상에 정신이 혼미해질 뿐.
그렇게 정신이 나간 미다스에서 NPC초이가 물었다.
“싫다면 하지 않아도 좋아, 나도 굳이 사람 죽는 꼴을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 말에 미다스가 허리를 90도 각도로 굽히며 말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
“후우."
다시 한 번 더 퀘스트창을 확인한 미다스가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어차피 해야 해.’
애초에 선택지는 없었다.
까라면 까는 수밖에.
그렇기에 그 부분에서 불만은 있을지언정 고민은 없었다.
‘메리트가 확실하다. 아니, 확실한 정도가 아니라 화끈하다.’
도리어 너무나도 매력적인 메리트, 추가 보상이 미다스를 고민케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화끈한 보상이 있는 걸 알면서도 노리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어떻게 해야 이걸 받을 수 있을까?’
문제는 이 추가 보상을 얻기 위한 조건들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일단 2천 마리 사냥, 이거 쉽지 않아.’
당장 첫 번째 추가 보상 조건인 토벌대 퀘스트 한 번에 2천 마리 사냥만 해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최근 미다스가 기록한 최고 기록이 1,700마리가 채 되지 않았는데 거기서 300마리를 더 잡는다?
마라톤을 2시간 10분 뛰는 사람이 10분을 줄이는 것과 비슷한 난이도였다.
‘그냥 퀘스트 조건인 3일 동안 3만 마리도 의외로 빠듯해. 하물며 4만 마리는…….'
4만 마리 이상 사냥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토벌대 퀘스트는 보통 1시간 단위로 진행되지만, 그 전후로 전력을 추스르는 과정으로 20~30분 정도는 가볍게 소모됐다.
한 번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 셈.
‘하루에 할 수 있는 건 8번 정도.’
하루의 플레이 타임을 고려하면 하루에 할 수 있는 토벌대 퀘스트는 8~9번이 한계였다.
즉, 3일 동안 할 수 있는 토벌대 퀘스트는 약 25회.
거기서 4만 마리를 잡으려면 평균 1,600마리 이상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냥 단순히 해서는 답이 없다.’
BJ대마도사가 왔으니 같이 잘합시다, 파이팅!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그 이상이 필요했고, 그 대목에서 미다스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럭키야.”
왕?
“역시 그거밖에 없겠지?”
왕?
“그래, 다들 이성에 불 지르는 데는 라이브만 한 게 없지.
왕!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것.
“그냥 이렇게 된 거 미쳐보자.”
7.
BJ대마도사가 토벌대 퀘스트를 한다!
그 소문이 나왔을 때 그리고 그게 사실임이 알려졌을 때 세간의 반응은 하나였다.
- 팬서비스 같은 거겠지.
BJ대마도사가 붉은산 입산을 계기로 팬서비스를 하는 거라고.
장난 치는 거라고.
절대 진지하게 하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이고, 상식이었다.
- 남는 게 없잖아?
ㄴ 오히려 손해지.
누가 보더라도 BJ대마도사에게 토벌대 퀘스트는 절대 남는 것 하나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러한 분위기는 BJ대마도사의 그 사건 이후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 와, 최고 기록 깼다네!
토벌대 최고 기록 달성!
물론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이는 없었다.
- BJ럭키가 들어왔는데 그거 못하면 병신이지.
ㄴ 나도 BJ골드랑 하면 그 정도는 함.
ㄴ 오합지졸 낙오자들 데려다가 1,700마리를 잡는 BJ럭키님, 당신은 도대체…….
ㄴ 심지어 BJ대마도사란 짐마저 짊어지고 캐리하셨음.
ㄴ BJ대마도사는 돈 내고 파티해라!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은 실력 좋은 10인 파티 몫도 충분히 하는데, 그런 그를 데리고 최고 기록을 못 내면 그게 오히려 꼴불견인 일.]
- 최고 기록 달성했을 때 BJ대마도사가 제대로 환호했다던데?
ㄴ 뭐? 진짜?
ㄴ 그냥 환호도 아니고 가장 크게 환호했데.
ㄴ BJ대마도사가 아주 제대로 토벌대 퀘스트를 하는 모양인데?
ㄴ 설마 장난이 아닌 건가?
그러나 그 과정에서 BJ대마도사가 보여준 진심 어린 환호성에 사람들은 생각을 바꾸었다.
BJ대마도사가 어쩌면 토벌대 퀘스트를 진심으로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 무렵이었다.
“사장님, BJ대마도사 쪽에서 메일 왔습니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 그 BJ대마도사가 연락을 보냈다.
그러한 연락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알려주는 부하 직원을 향해 박영준이 말했다.
“토벌대 퀘스트 라이브 방송하고 싶다는 내용이지?”
“어? 그걸 어떻게?”
놀라는 부하 직원이 이내 질문을 던졌다.
“미리 보셨어요?”
그 질문에 박영준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미리 볼 것도 없지. BJ대마도사의 의중을 파악했다면 모두가 알 수 있는 거니까."
본인은 담담한 대답.
그러나 듣는 부하 직원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BJ대마도사 의중을 파악하신 건가요?”
현재 많은 이들이 BJ대마도사의 토벌대 퀘스트에 관심을 가지는 상황, 그러나 그들 중 그 누구도 그 의문에 대한 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왜 BJ대마도사가 남는 거 없는 토벌대 퀘스트를 하는가?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그들이 역으로 뭐 좀 아는 거 없냐고 물어볼 지경.
그런데 지금 박영준은 그 의중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한 부하 직원의 질문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BJ대마도사의 목표는 지금 자신을 향한 세상의 그런 시선을 바꾸는 거야.”
“그런 시선이요?”
“BJ대마도사가 파티플레이를 하는 게 이상하다, 라는 시선.”
그 대답이 당장 이해가 가지 않았는지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고, 그것을 본 박영준이 말을 이어갔다.
“이제까지 솔로 플레이만 하던 BJ대마도사가 갑자기 붉은산에서 파티 플레이를 하면 어떤 말이 나오겠어? 그것도 그 상대가 10대 길드 혹은 그에 준하는 길드라면?”
그 질문에는 부하 직원이 고민 없이 대답했다.
“뭐, BJ대마도사도 어쩔 수 없구나, 하겠죠.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고요. 언제까지 혼자 할 순 없잖아요?”
“그래, 그렇지. 그런데 지금 BJ대마도사가 그런 취급을 받아? 결국 어쩔 수 없이 파티 플레이를 한다?”
“그럴 리가요. 지금 BJ대마도사가 하드 캐리한다고, 비행기 타고 싶다고 안달이 났다는데.”
“그래, BJ대마도사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는 이는 단 한 명도 없고 오히려 찬양을 하고 있지. 그럼 그다음은 어떤 질문이 나올까?”
"그야......."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떠올린 부하 직원이 이내 무언가를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그 표정에 박영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냥 일반 플레이어하고도 이 정도 결과물을 만드는 BJ대마도사가 진짜배기 실력자들과 파티 플레이를 하면 어떻게 될까? 분명 그런 궁금증이 나오겠지.”
제 머릿속에 떠오른 답을 정확하게 맞춘 박영준의 모습에 부하 직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BJ대마도사의 그림이야. 진짜 파티 플레이를 앞두고 이미지를 바꾸는 것.”
“그럼 라이브 방송은……."
“이미지를 확산시키는데 라이브 방송만 한 게 없으니까. 이제 다들 궁금해하잖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자,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한다?”
“라이브를 해야겠죠. 바로 라이브 방송팀에 알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움직이는 부하 직원의 모습에 박영준은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았다.
‘……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 그의 진짜 목적이지.’
사실 BJ대마도사의 진짜 의중은 그게 아님을.
‘파티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라고.’
이제까지 박영준이 봐온 BJ대마도사는 결코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이가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파티 플레이를 해주세요! 하면 오히려 그는 솔로 플레이를 하고도 남을 자였다.
‘무엇보다 파티 플레이는 위험해.’
결정적으로 BJ대마도사가 마주한 상대들은 매우 크고, 거대한 권력과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파티 플레이를 한다는 건,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제 발로 들어간다는 의미.
그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게 오히려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일이었다.
그 점을 상대방도 노리고 있었다.
‘이번에 감마 제약에서 두 가지 선택지가 온 것도 그런 거고.’
그 증거로 감마 제약은 레드 고블린 부족장 레이드의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다.
보상은 똑같이 백지수표였고, 대신 솔로 플레이를 할 것인지 파티 플레이를 할 것인지 물었다.
물론 감마 제약은 이미 알고 있었다.
‘BJ대마도사도 결국 파티 플레이를 하는 수밖에 없다, 라고 생각하니까 뒤에 선택지가 생긴 거겠지.’
BJ대마도사의 행보를 보니, 그는 이제 무엇을 하든 파티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파티 플레이를 하게 해서 동선을 파악한 후 발목을 잡자!
‘BJ대마도사의 목적이 그쪽 속내를 드러내게 하는 거라는 것도 모르고.’
달리 말하면 BJ대마도사의 행보가 감마 제약으로 하여금 숨기고 있던 의뢰를 끄집어낸 셈이었다.
포커 판으로 치면 상대가 노리는 카드가 무엇인지 알게 된 셈.
‘그 상황에서 솔로 플레이로 마무리.’
그때 BJ대마도사가 솔로 플레이로 의뢰를 마무리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BJ대마도사를 상대하는 쪽에서는 불쾌한 일이 일어날 터.
물론 이 의문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과연 BJ대마도사가 그 엄청난 무리를 이끄는 레드 고블린 부족장을 어떻게 홀로 사냥할 수 있을까?
그 의문에 대해선 박영준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맞아, 이게 확실해.’
대신 그는 믿음을 품었다.
‘BJ대마도사는 죽을 때까지 솔로다.’
BJ대마도사는 언제나 박영준, 그의 예상을 뚫어주던 슈퍼 스타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