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51화 (151/485)

151화.  < 48화. 역시 솔로가 최고야 (1). >

1.

[가름의 그림자]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 스킬 효과 : 가름의 그림자를 소환한다. 소환된 분신은 본체와 똑같은 능력치를 가진다.

가름의 그림자.

‘그림자 분신 스킬이다.’

일명 그림자 분신이라 불리는 이 스킬의 방식은 매우 간단했다.

표현 그대로 그림자를 분신으로 만드는 것.

‘그 장난 아니게 센 분신을 소환하는 스킬.’

그리고 그렇게 만든 분신을 통해 적을 공격하는 것.

그렇게 나온 분신의 전투력은 본체와 똑같았다.

물론 차이점은 있었다.

분신은 일단 스킬 사용이 불가능했으며, 물리 및 마법 방어력도 본체보다 낮았다.

또한 버프를 받을 수도 없었고, 포션을 복용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허나, 그 기반이 되는 본체가 무엇인가?

‘이거 처음 공개됐을 때 말도 안 된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지.’

펜리르, 전투 능력으로는 갓워즈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신수다.

기본 스탯만 같더라도 그 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건 똘똘이도 없는 거다.’

결정적으로 이 가름의 그림자 스킬은 불사자 길드의 마스터 라포의 신수, 똘똘이도 습득한 적 없는 스킬이었다.

즉, 럭키가 더 남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기회인 셈.

때문에 이 스킬을 습득하는 순간 미다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거였다.

‘이건 무조건 숨겨야지.’

제대로 상황을 연출한 뒤에 이 스킬을 꺼내자고.

‘갑자기 꺼내면 럭키 팬분들이 미쳐 날뛰실 테고.’

그럼으로써 모두를 놀라게 하자고.

‘그럼 후원금 쏟아지는 거고.’

그를 통해 이익을 누리자고.

‘BJ럭키 좋아하시는 큰손 시청자분이 말하겠지, BJ대마도사 버리고 BJ럭키로 개명하라…… 아, 그건 안 되는 이야기지.’

그렇게 앞으로의 상황을 상상하던 미다스가 휙휙 고개를 흔들었다.

헥헥!

그러한 주인의 심중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는 좀 더 커진 덩치를 가진 럭키가 바닥에 엎드린 채 미다스를 바라보며 이제는 그 큼지막해진 꼬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미다스가 그런 럭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BJ럭키로 방송명 개명하면 어떠냐.”

‘이제는 50인 규모 부족은 충분히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포션 도핑을 엄청나게 해야 하긴 하겠지만.’

분명한 건 이번 전력 증가로 인해 이제는 조건부이긴 하지만 솔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는 점이었다.

‘물론 아직은 부족해, 그럴 바엔 결국 그냥 실력 좋은 파티에 들어가는 게 훨씬 이득이니까.’

물론 가능한 것과 메리트가 있는 다른 일.

때문에 미다스는 그 부분에 대해서 더 이상의 고민은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지금 가장 먼저 치러야 하는 문제를 마주했다.

‘그럼 일단 퀘스트부터 마저 해야지.’

미다스가 고개를 돌려 붉은산을 바라보았다.

‘이번이 마지막인데…… 추가 보상은 그냥 포기해야겠네.’

2.

[토벌대에 가입했습니다. 붉은산에서 습득하는 모든 경험치가 20퍼센트 상승합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알림과 함께 미다스가 준비된 천막에 들어가는 순간 그를 맞이한 건 다름 아니라 적막이었다.

‘응?’

이제까지 언제나 환호, 감탄, 경악을 마주했던 미다스 입장에서는 예상외의 일.

자연스레 미다스가 좌중의 분위기를 살폈다.

그리고 그 반응을 살핀 미다스의 눈매가 살짝 가늘어졌다.

‘뭐지? 다들 왜 작정한 듯한 표정을 짓는 거지?’

그 표현 그대로였다.

미다스를 마주하는 플레이어들, 이제는 미다스와 함께 1시간 동안 토벌대의 멤버가 되어 퀘스트를 하게 될 멤버들의 얼굴에는 작심이란 두 글자가 분명하게 있었다.

그들이 작심한 건 당연히 그거였다.

‘진짜 왔다!’

‘BJ대마도사와 같은 파티가 됐어!’

BJ대마도사, 지금 한참 뜨겁게 붉은산을, 더 나아가 갓워즈를 뜨겁게 만드는 그와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그저 경험으로 남기고 싶지 않다는 것.

‘이런 기회 다시는 안 와.’

‘추억보단 역사를 만든다.’

이 기회를 어떻게든 기념비적인 무언가로 만들고 싶다는 것.

이상할 건 없었다.

갓워즈에서 붉은산까지 온 플레이어들이라면 이제까지 갓워즈에 쏟아부은 돈과 시간이 결코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내지 못한 이들이었다.

만약 무언가 결과를 남겼다면, 적어도 토벌대에 오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그런 상황에서 BJ대마도사와 함께 할 기회가 왔는데 그저 그것을 하하호호하는데 보낸다?

그런 이들도 없진 않았다.

“BJ대마도사님, 잘 부탁드립니다!”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진짜 제대로 한 번 사냥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곳에 있는 이들은 나름의 각오를 한 부류들이었다.

그러한 각오에 미다스는 잠시 당황했다.

‘아니, 갑자기 왜들 이래?’

이러니저러니 해도 전후 사정을 알지 못하는 미다스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

그러나 반대로 미다스의 감은 말해줬다.

‘잠깐만.’

이 각오를 마다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고.

자연스레 미다스도 진지하게 다시 한 번 더 최고 기록에 대한 생각을 시작했다.

‘최고 기록이 몇이었지?’

미다스가 알기로 토벌대 퀘스트 최고 기록은 1,671 마리.

아주 까마득한 과거에 달성한 기록으로, 사실 그리 대단한 기록은 아니었다.

이렇다 할 특별 보상이 없었기에 굳이 실력 있는 이들이 도전할 이유도 없었으니까.

즉, 미다스 입장에서는 한 번 노려볼 만했다.

그러한 미다스의 눈이 곧바로 플레이어들의 전력을 하나둘씩 살피기 시작했다.

그들의 레벨 그리고 능력치들이, 아이템 세팅이 보였다.

솔직히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반대로 나쁜 수준도 아니었다.

‘하긴, 여기까지 와서 게임할 정도면 어떻게든 게임에 돈을 쓰는 부류이니까……. 이거 내가 버프 포션 좀 뿌리고, 풀도핑하면.......'

그러한 계속 속에서 미다스가 나름 계산을 마쳤다.

‘돈 좀 때려 박으면…… 될 거 같은데?’

돈 좀 제대로 쓰면 생각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고.

물론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렀을 때 미다스가 제 스스로에게 말했다.

진짜 돈 쓰게? 치킨이 몇 마리인데?

그 의문에 미다스의 머릿속에는 곧바로 보상이 떠올랐다.

‘유니크 전용 마스터 스킬북은…… 돈 주고도 못 구한다.’

거기까지 이르렀을 때 미다스는 고민하지 않았다.

“흠.”

이제는 평소와 다른 모습,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채 좌중에 있는 이들을 향해 말했다.

“솔직히 팬서비스 같은 느낌으로 토벌대 퀘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말에 모두가 이목을 집중했고, 그들에게 미다스는 말했다.

“이렇게 각오를 하고 나오시니 장난으로 할 수는 없겠군요.”

그 순간 모두의 표정이 바뀌었고, 그 속에서 미다스가 재차 물었다.

“진짜 제대로 하실 겁니까?”

그 물음에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예!"

“포션도 최대한 챙겨놨습니다!”

“전 아이템도 하나 새로 구매했습니다!”

분명한 각오.

그러나 미다스는 알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리미트 풀어본 적이 없는데, 제아무리 각오를 해봤자 의미가 없지.’

각오를 한다고 모두가 나름의 결과물을 남길 수 있다면 갓워즈에서 게임 못하는 이들이 단 한 명도 없었을 터.

‘각오보다 중요한 건 빚이지.’

그렇기에 미다스는 그들의 각오에 하나를 더 얹혔다.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저거 알록달록풀 포션 아닌가?”

“알록달록풀 포션이면…… 그거 800골드짜리 포션이잖아?”

그 포션의 정체를 확인한 플레이어들이 모두 놀라는 사이, 미다스가 그들에게 말했다.

“목숨 걸고 최전선에서 싸우실 분에게 이거 드립니다.”

800골드짜리 포션을 공짜로 주겠다!

그 사실에 모두가 놀라는 순간.

‘젠장, 그냥 아니라고 할까? 아니, 내가 미쳤지. 이게 치킨이 몇 마리인데…….'

그리고 미다스도 실시간으로 후회하는 순간, 그 순간 누군가 손을 들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러자 다른 한 명도 손을 들었다.

“저도 합니다.”

탱커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고, 그 모습에 이내 플레이어들은 표정을 바꾸었다.

미다스가 말한 그대로 진짜 결과물을 남길 수 있는 각오가 깃든 표정으로.

3.

토벌대 퀘스트의 끝은 언제나 비슷했다.

“아, 진짜 이 따위 놈들하고 게임 할 바에는 그냥 돈 내고 쩔이나 받아야겠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는 보는 일 없도록 합시다!”

“당신께 사탄과 하데스의 가호가 있기를!”

주어진 1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제멋대로 로그아웃을 하거나 토벌대에서 이탈했고, 자연스레 레드 고블린 사냥은 거기서 멈추었다.

마지막 끝까지 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마지막까지 달리는 경우에도 전력으로 달리는 경우는 없었다.

“자, 다들 수고했습니다. 이제 천천히 갑시다.”

“어휴, 간만에 정상팟 만나서 사냥 좀 했네.”

애초에 1시간 내내 전력으로 사냥을 하는 건 어지간한 각오 없이는 불가능한 일.

대부분은 그 전에 마무리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달랐다.

“몇 분 남았어?”

“5분!”

퀘스트 완료까지 5분, 보통의 경우라면 모두가 인사를 하거나 욕을 해야 할 시간.

그러나 그 40인 파티는 달랐다.

“하나 더! 한 무리 더 잡을 수 있겠어!”

하나 더!

그것을 외치면서 전의를 불태우며 사냥감을 찾았다.

“일단 우리들이 돌격대라도 몇 마리 모아올게!”

“근접 딜러들이 여력 있으니까 그냥 몰아오자고!”

“내가 갈게!”

“나도!”

심지어 근접 딜러 포지션의 플레이어 몇 명은 이 상황 속에서 몬스터를 몇 마리라도 유인해 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의지를 넘어, 상식을 넘는 일.

그러한 일을 가능케 하는 건 하나였다.

호우우우!

"럭키님이 무리를 발견했다!”

BJ대마도사와 함께라는 것.

“이거 잡으면 최고기록 나올지도 몰라!”

그리고 그런 BJ대마도사와 함께 어떤 의미에서 역사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그 사실이 파티조차 제대로 가입하지 못했던, 어중이떠중이 취급을 받았던 플레이어들이 미치게 만들었다.

“그냥 들어가!”

“시간 없어!”

“그래, 여기선 죽어도 남는 장사니까 머리부터 들이박자!”

광기에 취했는데 몸을 사리는 이들이 있을 리 만무.

70여 마리로 구성된 레드 고블린 무리를 보는 순간 근접 딜러와 탱커들이 경쟁하듯 레드 고블린 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끼에에!

그 광경에 이미 대기 중이었던 레드 고블린 궁수들이 활시위를 당겼으나, 그것을 신경 쓰는 이들은 없었다.

“그래, 그냥 날 맞춰라, 이 더러운 고블린 새끼들아!”

앞서 말했듯이 미친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을 미치게 하는 존재였다.

퍼엉!

[레드 고블린 궁수를 처치했습니다.]

미다스, 그가 먼 거리에서 단 한 발의 마법으로 레드 고블린 궁수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이미 몇 번이나 경험한 그 사실에 토벌대 멤버들은 더 이상 환호성도 내지르지 않았다.

“그냥 들어가!”

“어차피 이게 끝이야!”

모두가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며 라스트 스퍼트를 시작했다.

종국에 그들은 해냈다.

[퀘스트를 종료합니다.]

[사냥하신 고블린 숫자는 1,678마리입니다.]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최고 기록 달성.

보상도 없는 의미 없고, 부질없을 수 있는 결과물.

그러나 그것을 달성하는 순간 모든 토벌대 멤버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해냈다!”

“우와! 우리가 해냈어!”

저마다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환호성 속에서 모두가 미다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BJ대마도사님!’

감히 상상해본 적도 없는 경험을 체험하게 해준 이에 대한 어떠한 식의 보답, 대답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고개를 돌린 이들은 볼 수 있었다.

“으하하! 해냈다! 럭키야, 골드야, 잭팟아! 우리가 해냈다! 우리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그 누구보다 이 사실에 기뻐하고, 환호하는 미다스의 모습을.

‘추가 보상 획득이다! 마스터 스킬북이다!’

물론 그 환호의 이유는 아주 달콤한 보상이 때문이었으나, 그 사실을 다른 토벌대 멤버들이 알 방법은 없었다.

때문에 토벌대 멤버들은 생각했다.

“……우리들 데리고 토벌하시느라 힘이 드셨을 텐데.”

“힘든 정도가 아니라 돈도 엄청나게 쓰셨지. 포션값만 못해도 5,000골드는 쓴 거 같은데……."

“그런데도 저렇게 기뻐하실 줄이야.”

BJ대마도사가 자신들과 이룩한 경험을, 남는 것 하나 없는 이 순간을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있다는 것.

그러한 생각에 이르자 몇 명은 울컥하는 마음에 표정을 꿈틀거렸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그냥 제멋대로 돈지랄하는 금수저가 아니라, 정말 이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야.’

게임이 아니었다면 눈물을 마땅히 흘렸을 수준의 감동이 좌중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물론 미다스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으하하! 진짜 해낼 줄…… 크흠.”

미다스가 좌중의 시선 속에서 헛기침을 내뱉는 것으로 환호성을 멈추었다.

그 후에 좌중을 보며 말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회식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인데, 일정이 있어서 여기서 인사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잽싸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자, 그럼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만나요!”

‘괜히 한 번 더 하자고 말하기 전에 빨리 자리를 뜨자.’

그리고는 이내 럭키와 함께 등을 돌리는 그의 모습에 몇몇 이들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저, 저기!”

“자, 잠깐만요!”

그러나 미다스는 그 말을 못 들은 척 단숨에 떠났고, 그렇게 사라진 미다스의 흔적을 바라보던 플레이어들이 말했다.

“아, 포션값 드려야 하는데……."

그 한숨에 다른 플레이어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에이, BJ대마도사님 한테 그 정도 포션값은 아마 하루 식비만도 못할걸?”

“하긴, 아까 회식한다는 것도 아마 미슬랭 3스타 레스토랑 이야기였겠지.”

“아마 오늘 쓴 포션값은 평소에 BJ대마도사님이 마시는 와인 값도 안 될 걸?”

BJ대마도사의 새로운 미담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자, 그럼 정리합시다.”

“빨리들 나가서 자랑하자고요!”

그리고 새로운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4.

다시 NPC초이를 찾아가는 길.

‘아, 생각해보니 지출이 크네.’

그 길목에서 인벤토리 안의 내용물을 살피던 미다스가 혀를 짧게 찼다.

분명 소득은 있었다.

돈을 주고도 못 구할 추가 보상을 얻게 됐으니까.

‘도중에 상황에 취해서 너무 막 썼어.’

그러나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이번에 고작 한 번의 토벌대 퀘스트를 위해서 지출한 비용은 상당했다.

‘이렇게 했는데도 레벨은 간신히 하나 올렸네.’

그리고 이러한 지출과 고생 속에서도 레벨업 페이스가 썩 만족스럽지 못한다는 사실이 미다스의 입안을 더 쓰게 만들었다.

‘차라리 솔로 플레이가 낫지.’

솔로 플레이를 해도 토벌대 퀘스트를 하는 것보단 레벨업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이었으니까.

‘진짜 제대로 된 멤버랑 파티 짜서 움직이는 게 베스트이지만.’

물론 정말 제대로 된 멤버와 파티 플레이를 한다면 솔로 플레이를 할 때보다 곱절은 빨랐다.

"쯧."

그러한 현실이 만들어낸 쓴맛에 짧게 혀를 찬 미다스가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고개를 돌려 골드를 바라봤다.

“주인님, 오늘도 정말 멋진 날이었습니다. 주인님을 향한 이들의 환호성에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토벌대 퀘스트 도중에 4급의 충성도가 된 골드의 모습이.

‘아, 새로운 스킬!’

너무 분주했던 상황이라 새로운 스킬을 선택하지 못했던 것을 떠올린 미다스가 골드 앞에 섰다.

[가디언의 새로운 능력을 직접 선택하십시오.]

이윽고 들린 알림 앞에서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의 눈앞에 20장의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속에서 미다스는 짧게 기도했다.

‘탱킹 관련 스킬 나왔으면 좋겠다.’

부디 이번 골드와 관련된 스킬로 탱킹 관련 스킬이 나오기를.

현재 미다스가 가진 화력은 차고 넘치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탱킹 능력이 선호되는 게 당연했다.

‘애매한 공격 스킬이면 어차피 쓸 일도 없고, 안정적으로 탱…….'

물론 미다스의 그러한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기토]

- 스킬 등급 : 레전더리

- 스킬 효과 : 무리를 지휘하는 우두머리 몬스터를 상대로 일기토를 신청한다. 모든 능력치가 크게 상승한다.

‘……킹은 무슨 탱킹이냐, 그냥 화력으로 조지면 되는 거지.’

일기토, 그 스킬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으니까.

‘가만.’

그 순간이었다.

미다스가 골드와 럭키, 그 둘을 바라보더니 이내 하늘을 보고 주변을 둘러본 후에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짧지 않은 고민 끝에 미다스가 다시 눈앞에 있는 스킬 카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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