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46화 (146/485)
  • 146화.  < 46화. 업그레이드 (2). >

    4.

    BJ대마도사의 불뱀 레이드 라이브.

    여러 부분에서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그 라이브 방송의 후폭풍 역시 사람들이 예상한 것 이상이었다.

    - 이번에 BJ대마도사 라이브 봤어?

    ㄴ 대박!

    ㄴ 역대급 하나 나온 듯!

    예상한 것 이상으로 컸다.

    - 라이브 방송인데 하이라이트만 하고 끝냈다면서?

    ㄴ 난 솔직히 1시간 이상 라이브 할 줄 알았는데 할 거만 하고 딱 끝내더라.

    일단 방송 시간 자체가 짧았다.

    - 불뱀 잡고, 애드원 스킬 보여주고, 잭팟 보여주고.

    ㄴ 그 정도로 짧은데 만족스러운 라이브도 보기 힘들 듯.

    그러면서도 내용은 어느 스타 플레이어의 라이브 방송보다 알찼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마치 시간을 공짜로 얻은 기분이 드는 셈.

    - 그보다 잭팟 말이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거 같지 않아?

    ㄴ 럭키랑 조합이 끝내줬지.

    ㄴ 맞아, 럭키가 도약하는 순간 날아서 이동하는 거 장난 아니더라.

    ㄴ 대세는 럭키&잭팟임!

    한편으로는 라이브 방송이 짦은 탓에 방송 도중에 시청자들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그런 만큼 시청자들은 커뮤니티에서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언급이 잦아졌다.

    - 그보다 트라이던트 5발 쏘는 건 충격이었어.

    - 아이템 효과로 기본 2발에, 애드원 스킬로 3발. 이 와중에 리플레이로 스킬 트라이던트 초기화.

    - 리볼버 적용 상태였고.

    - 마지막은 선더볼트였지.

    - 여기에 인페르노도 있잖아?

    - 그거 콤보만 돌려도 어지간한 보스 몬스터 피통 20퍼센트는 그냥 날릴 듯?

    그리고 그렇게 벌어진 판에서 나눌 이야깃거리 역시 충분했다.

    - 그보다 아즈모가 선물 준다고 했는데 BJ대마도사가 엘프의 로브 달라고 했잖아?

    - 진짜 스케일이 다르네.

    아니, 충분하다 못해 넘칠 지경.

    그런 이유로 BJ대마도사에 대한 이야기는 하루가 지난 후에도 사람들 입에서 거론되었다.

    “형, 어제 BJ대마도사 라이브 못 보셨죠? 아, 진짜 어제 라이브 끝장났는데. 어제 그 이야기만 3시간 내내 떠들었다니까요! 그때 형이 보셨어야 했는데! 아, 형은 진짜 재수가 없네요.”

    캡슐방에 출근하자마자 이혁주가 인사 대신 그 라이브 이야기부터 꺼낼 정도였다.

    그러한 이혁주의 말에 정현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더 이상 대화를 하는 것도 짜증난다는 듯 휙휙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이혁주를 스쳐 지나가던 정현우가 무언가를 발견하면서 말을 꺼냈다.

    “블루불 음료가 꽉 찼네?”

    “어제 방송 때문인지 다들 하나씩 샀어요. 그리고 블루불 애들이 할인으로 싸게 풀더라고요.”

    “그래?”

    “그리고 형 말처럼 저거 효과 괜찮은 거 같아요.”

    “말했잖아, 감마 같이 비싸기만 한 거랑은 다르게 가성비가 있다고, 가성비가.”

    그 대답에 정현우가 속으로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나름 내가 광고한 효과가 없진 않은 모양이네.’

    이 모든 게 오롯이 BJ대마도사 덕분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광고주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터.

    정현우 입장에서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래, 이렇게 펑펑 퍼주는데 파트너 관계는 오래오래 가야지.’

    물론 그 사실에 취하진 않았다.

    ‘그러려면 결국 전력을 올려야 해.’

    오히려 정현우는 자신이 마주할 것을 제대로 봤다.

    ‘이제 다음 무대로 넘어가면, 난이도는 더 올라가니까.’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면 이제 우드 빌리지를 졸업하고, 그다음 스테이지에 이르게 될 터.

    ‘파티 플레이, 그것도 이제는 30인 파티도 맺는 경우가 나오니까.’

    그렇게 마주하는 다음 스테이지는 더 많은 숫자의 몬스터 무리와의 전투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이 이상의 화력은 물론 전술이 필요한 곳.

    ‘그곳에서도 솔로 플레이를 고집하려면, 결국 아즈모 스타일로 가는 수밖에 없어.’

    긴장을 풀 여유는 없었다.

    ‘모아둔 돈은 꽤 돼. 필요하면 과감하게 투자한다.’

    아낄 여유도 없었다.

    ‘이제는 투자한 만큼 뽑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아낄 이유도 없었다.

    “됐고, 나 들어간다.”

    “예."

    “그보다 블루불 음료 말이야.”

    “아, 하나 드려요?”

    “어, 혹시 프로모션으로 공짜로 준 건 없냐?”

    “예?”

    “아니야, 없으면 됐어. 세팅이나 해줘.”

    그렇게 정현우가 캡슐로 향했다.

    5.

    우드 빌리지에 정체 모를 주점.

    “오!”

    미다스가 NPC즈가를 마주한 곳은 바로 그 주점 안이었다.

    “자네로군!”

    그 주점 안에서 미다스를 발견한 NPC즈가가 반가운 기색을 드러내며 질문을 던졌다.

    “대체 어떻게 날 찾아왔나?”

    그 질문에 미다스는 짧게 대답했다.

    “이곳에 계신다는 말씀을 듣고 왔습니다.”

    ‘그냥 보이니까 온 거지.’

    당연한 말이지만 미다스에게 굳이 정보를 얻기 위해 이리저리 뛸 이유는 없었다.

    ‘생각해보니 다른 애들은 이것도 죽을 맛이겠네.’

    달리 말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경우에는 NPC들과 대화를 거듭하며 즈가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

    우드 빌리지의 크기를 생각하면 아득한 일이었다.

    ‘아주 좋아. 게임이 좀 난이도가 있어야지. 아무렴.’

    미다스 입장에서는 반겨야 하는 일.

    “그래서 무슨 일인가?”

    “다름 아니라 이곳에서 이름 없는 신의 힘을 발견했습니다. 황금 평야에서의 때와 비슷했습니다. 누군가 우드 빌리지의 지하 미로에 이름 없는 신의 힘을 빌려 몬스터를 감염시켰습니다.”

    그 간략한 상황 설명에 NPC즈가가 웃음기를 지웠다.

    그런 그에게 미다스가 불뱀의 결정을 꺼내 주었다.

    “그 과정에서 이것을 얻었습니다.”

    “이건…… 불뱀의 결정인가? 허허, 내가 아는 불뱀이라면 이런 결정 따위는 없을 텐데?”

    이내 NPC즈가가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것은 이름 없는 신의 힘을 이겨내기 위한 불뱀의 힘일지도 모르겠군.”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이름 없는 신의 힘은 아주 강력하네. 동시에 이질적이지. 신을 모시는 이들이 그 힘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 존재가 흔들릴 정도.”

    그 설명에 미다스가 수호자 나타르사가 떠올리며 무겁게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힘이 몸에 들어온다면 어떤 식으로든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 그러한 불협화음에 이겨내기 위해서는 힘을 모으는 수밖에. 이 결정은 그 결과물일 가능성이 크네.”

    그 설명에 미다스가 재차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NPC즈가가 유심히 불뱀의 결정을 지켜보며 말했다.

    "운이 좋군.”

    "예?”

    "자네는 운이 좋았네. 만약 이것마저 이름 없는 신의 힘에 의해 녹아버렸다면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었을 테니.”

    이어서 NPC즈가가 말했다.

    "이 결정, 내게 주지 않겠나?”

    그 물음에 미다스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동안 즈가 님께 입은 은혜가 적지 않은데,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순수한 호의를 드러냈다.

    물론 속내는 달랐다.

    ‘그래, 가져가서 좋은 템을 만들어 달라고.’

    그러한 미다스의 속내를 알 리 없는 NPC즈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맙네. 다름 아니라 이것을 이용하면 자네 무기에 특별한 힘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네.”

    “특별한 힘이요?”

    그 물음에 미다스가 모른 척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반응했다.

    “그래, 특별한 힘.”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 순간 알림이 들렸다.

    “그전에 필요한 게 몇 가지 있네. 그것을 구해주게.”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그 알림에 미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예, 얼마든지요 그래서 뭘 구해드리면 됩니까?”

    “자네가 구해줄 것은……."

    6.

    우드 빌리지에 위치한 대장간.

    “오, 구해왔나?”

    그곳에서 다시금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는 NPC즈가를 향해 미다스는 대답했다.

    “아, 예. 구해왔습니다.”

    말을 뱉는 미다스의 목소리는 저번 때와 달랐다.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퀘스트 진행을 위해 미다스는 우드 빌리지 주변을 순회해야 했으니까.

    그것도 그냥 순회가 아니었다.

    [업그레이드]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내용 : 슬라임 300마리, 트롤 200마리, 웨어 울프 100마리를 사냥하고, 그 결정들을 모아와라!

    - 퀘스트 보상 : 무기 강화.

    !퀘스트 완료 시 ‘아사라의 비밀 거래’ 퀘스트 진행 가능

    도합 6백 마리나 되는 몬스터를 사냥하여 결정을 얻는 것!

    ‘여하튼 쓰레기 게임답게 퀘스트 난이도가 아주 지랄 맞네, 지랄 맞아. 이런 노가다는 왜 시키는 거야?’

    그 퀘스트를 완성하기 위해 치렀던 전투를 떠올린 미다스가 짧게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각오를 다졌다.

    ‘업그레이드했는데 별거 아니기만 해봐. 내가 아주 알파 컴퍼니 본사 찾아가서 테이블 뒤집어엎는다.’

    물론 되지도 않을 각오였다.

    “용케 전부 구해왔군.”

    그러한 미다스의 심중을 알 리 없는 NPC즈가는 미다스로부터 퀘스트 재료를 받았다.

    그 후에 대장간 한 곳에 이미 끓고 있는 화로 안에 받은 것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파르르!

    그러자 화로 속 불길의 색이 시커멓게 변했다.

    “자네 무기를 주게!”

    그것을 본 NPC즈가가 소리를 내질렀고, 그 외침에 미다스가 손에 든 무기를 주었다.

    그 순간이었다.

    미다스의 머릿속에 그동안 그가 나름 해왔던 게임들이 떠올랐다.

    ‘가만, 이거 강화잖아?’

    그리고 그 게임 속에서 강화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떠올랐다.

    ‘실패하는 거 아니야?’

    그것을 떠올리는 순간 미다스가 흠칫 놀라며 NPC즈가에게 건네주려던 툰가의 검은 지팡이를 뒤로 뺐다.

    “어이쿠!”

    그 때문에 NPC즈가가 미다스가 건네준 지팡일 놓치면서 바닥에 떨어뜨렸다.

    “손이 미끄러졌네.”

    이어진 말에 미다스의 얼굴이 새하얗게 굳는 사이, 바닥에 떨어진 지팡이를 쥔 NPC즈가가 화로 앞에 섰다.

    그런 그를 향해 미다스가 말했다.

    “저기 갑자기 무기가 파괴되거나, 그럴 수도 있는 겁니까?”

    그 질문에 NPC즈가가 손에 든 지팡이를 화로 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걱정 말게. 그럴 확률은 높지 않으니.”

    “높지 않아? 그럼 있다는 겁니까?”

    “이 세상에 완전한 건 없는 법이지.”

    씨발,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그러한 말을 저도 모르게 미다스가 내뱉으려는 순간, 퍼엉! 화로 안에서 짤막하지만 강력한 굉음이 터졌다.

    ‘터졌어? 설마?’

    그 불길한 소리에 미다스가 뱉으려던 말을 삼키며 화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헉.......”

    전혀 다른 것이 되어버린 자신의 무기를.

    7.

    워즈튜브에서 스타 플레이어의 가치 중 하나는 낙수효과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스타 플레이어를 보기 위해 채널을 구독한 이들 중 일부는 자연스레 다른 플레이어의 영상을 보게 됐으니까.

    “저번에 올라간 신인 영상들, 편집 다시해야 할 것 같다고 편집팀에서 연락 왔어! 영상 잠깐 내려!”

    “엘리스 라이브 1시간 전! 스탠바이 해!”

    “잠깐! 잠깐! 엘리스 쪽에서 시간 좀 달라는데?”

    라이징 스타 채널 사무실이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해진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분주함 속에서 박영준은 고요했다.

    자기 자리에 앉은 채 두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그는 숨소리마저 내뱉지 않고 있었다.

    쉬이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

    “저기......."

    그런 그에게 부하 직원 한 명이 용기를 내며 다가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BJ대마도사에게 엘프의 로브 언제 보낼까요?”

    그 물음에 박영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하던 대로 툭툭, 제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릴 뿐.

    그 모습에 부하 직원이 내뱉은 말을 삼키고 등을 돌렸다.

    ‘대체 뭘 고민하시기에…….'

    지금 저 모습이 박영준이 고민할 때 특유의 버릇이란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토록 심각하게 고민하는 박영준의 모습은 부하 직원이 입사한 이후 단 한 번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부하 직원이 등을 돌리는 사이 박영준은 여전히 툭툭 머리를 두드렸다.

    그 리듬에 맞춰 박영준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이 떠올랐다.

    ‘감마 제약.’

    정확히 30분 전, 박영준은 감마 제약에 연락을 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다.

    블루불과의 거래가 끝났고, 광고 자리가 비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BJ대마도사란 광고판 비었으니 관심이 있으면 연락을 하라는 제안이었다.

    그러한 제안에 감마 제약은 관심을 보였다.

    문제는 그 제안 내용.

    ‘자기들 의뢰를 받아주면, 원하는 게 무엇이든 구해주겠다.’

    보수는 너희들이 정해라!

    감마 제약, 그들이 BJ대마도사에게 백지수표를 제시했다.

    ‘……꿍꿍이가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것이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제안일 가능성은 없었다.

    일단 첫 번째 문제는 그런 제안을 하면서 의뢰 내용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미끼를 물면, 그때 알려주겠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는 짐작되는바.

    물론 박영준은 이러한 상황 자체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었다.

    ‘승부수다.’

    그렇기에 이 제안이 감마 제약, 정확히는 그 배후에 있는 이가 던진 승부수임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승부수를 쓸 줄은 몰랐지만…….'

    그게 고민의 이유였다.

    ‘판돈이 오링 날 때까지 버티기보다는 차라리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때 던지는 게 낫지. 저쪽도 보통은 아니야.’

    상대방이 승부수를 던진 이상 그것을 마주한 박영준도 맞수를 준비해야 할 때.

    ‘핵심은 저쪽에서 제시할 의뢰의 난이도다.’

    그중에서도 박영준이 파악해야 하는 건 감마 제약이 내걸 조건의 난이도였다.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어야 해. BJ대마도사의 전력을 기준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그렇게 고민하는 박영준.

    “저기, 사장님.”

    그런 박영준에게 부하 직원이 다시 다가왔고 그 모습에 박영준은 툭툭 제 머리를 두드렸다.

    고민 중이니 나중에 말해라.

    “저기, 사장님 글쎄……."

    그러나 부하 직원은 물러나는 대신 재차 말을 걸었고, 그 사실에 박영준이 머리를 두드리던 손을 멈췄다.

    그리고는 부하 직원을 지그시 바라봤다.

    오늘 회식하게 법인 카드 좀 주세요, 같은 말을 하면 야근을 주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한 박영준에게 부하 직원이 말했다.

    “BJ대마도사 쪽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메일?”

    “전력에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 대답에 박영준이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변화?”

    “예, 급격한 변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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