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45화 (145/485)

145화.  < 46화. 업그레이드 (1). >

1.

[???의 알]

-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다.

!용의 알

!부화를 위해서는 ‘이름 없는 신의 힘’이 필요

!현재 부화도 : 14퍼센트

예전보다 훨씬 부화도 높아진 용의 알을 바라보던 미다스가 긴 한숨을 내뱉었다.

“아."

이 긴박한 상황에 놀란 나머지 라이브를 시급하게 종료했다는 것에 대한 한숨이었다.

‘괜히 쫄아서 아즈모에게 템 하나 얻을 기회를 날렸구나.’

그리고 그로 인해 아즈모로부터 값비싼 선물을 받을 기회를 날린 것에 대한 한숨이었다.

그렇게 한숨을 내뱉으며 미다스가 조금 전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회상했다.

“어휴!”

‘미치겠다, 거기서 괜히 엘프의 로브를 말했어.’

그러한 회상이 엘프의 로브에 이르렀을 때 미다스는 다시 한 번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미다스가 그곳에서 언급한 엘프의 로브는 엘프의 부츠만큼 가치 있는 아이템이었다.

일단 레전더리 아이템으로 붙은 기본 옵션부터가 남달랐다.

‘블링크가 붙은 로브를 선물로 줄 리가 없잖아?’

그중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건 그 블링크 마법이었다.

블링크 마법의 가치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근거리이지만 순간 이동이 된다는 사실이 가지는 메리트는 조금만 생각해도 모두가 알 수 있을 테니까.

엘프의 로브를 착용하면 그런 블링크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물며 그건 아즈모가 직접 제 손으로 얻은 몇 안 되는 레전더리 아이템인데.’

무엇보다 엘프의 로브 같은 경우는 아즈모가 퀘스트 진행을 통해 얻은 아이템이었다.

대부분의 아이템을 현금, 그것도 일시불로 화끈하게 구매하던 아즈모가 제 손으로 얻은 아이템이라는 것.

아즈모 입장에서는 남다른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그걸 그냥 달라고 한다?

솔직히 미다스가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했다면 그런 이야기는 안 했을 것이다.

‘왜 그때 그것만 생각났을까?’

그 긴박한 순간에서 떠오른 게 그것뿐이라는 것.

“아, 젠장!”

그렇게 쓴소리를 내뱉은 미다스가 어떤 의미에서 이 상황의 원인 중 하나인 잭팟을 바라봤다.

근처에 있는 럭키의 머리 위에 앉아 있던 잭팟이 그러한 미다스의 시선에 고개를 갸웃하며 소리를 냈다.

꾸우?

나 때릴 거야?

그러한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에 미다스는 피식, 웃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서 잭팟을 탓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단서를 숨긴 셈이지.’

긍정적으로 보면 거기서 급하게 라이브를 종료한 덕분에 퀘스트 정보를 주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 선물은 선물일 뿐이지.’

무엇보다 선물은 어디까지나 주는 사람 마음, 그러한 선물에 일일이 집착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

‘중요한 건 메인 디시지.’

그 실소를 지은 채 미다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폭발하고 잔해만 남은 불뱀의 시체가 보였다.

그 시체를 향해 이제는 미다스가 여유를 가진 채 발걸음을 내디뎠고, 시체 앞에 섰을 때 소리쳤다.

“아이템 루팅.”

그러한 미다스의 외침에 알림이 들렸다.

[아이템 루팅을 합니다.]

[불뱀의 결정을 습득했습니다.]

그 알림과 함께 미다스가 아이템창을 열어 습득한 아이템을 확인했다.

[불뱀의 결정]

- 등급 : 레전더리

- 불뱀의 몸에서 나온 결정이다. 불뱀이 가진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그렇게 얻은 아이템은 기존에 보스 몬스터에게서 얻었던 아이템과는 차이점이 있었다.

대개 보스 몬스터로부터 얻는 아이템은 그 보스 몬스터의 이름 뒤에 보물이 붙고는 했다.

그 보물 상자를 개봉하면, 완제품이 나오는 식.

그러나 미다스는 실망하지 않았다.

이미 짐작하고 있는 탓이었다.

‘이번에도 분명 무기다.’

이제까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그 무대를 떠날 때마다 무기를 바꿀 기회를 주었다.

하물며 불뱀은 이미 레전더리 무기 아이템과 관련되어서 유명세를 떨치는 몬스터!

‘이걸 아사라에게 가져다주면 무기로 만들어주겠지. 중간에 즈가가 또 개입할 테고.’

결정적으로 다음 퀘스트에 즈가가 거론된 만큼 무기가 나오리란 건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네.’

새로운 무기에 대한 기대감이 차오르는 건 당연지사.

‘부디 이것보다는 좋기를……'

한편으로는 지금 가진 툰가의 검은 지팡이보다 옵션이 좋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생겼다.

새로 얻을 무기가 지금 미다스가 가진 무기보다 분명 공격력 자체는 매우 높을 터였다.

허나, 지금 미다스가 가진 툰가의 지팡이에는 사안 마법과 플러스 원 옵션이 있는 상황.

‘여차하면 메인 딜링할 때는 스위칭해야지.’

물론 염력 스킬을 이용해 아이템 스위칭을 한다면 두 가지를 이점을 고를 순 있었다.

‘없는 것보단 있는데 고민하는 게 낫고,’

결정적으로 얻은 후에 고민하는 게 정답이었다.

무엇이든 간에 남는 장사일 테니까.

“자, 그럼 이제 보상 받으러 밖으로 나가자!”

그렇게 각오를 마친 미다스의 말에 세 마리 동물들이 동시에 대답했다.

왕!

꾸우!

“예, 주인님!”

2.

지하 미로 밖으로 나오는 순간 미다스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다름 아니라 NPC아사라였다.

“살아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예."

“지하 미로 안은 어찌 되었습니까?”

그런 NPC아사라의 질문에 미다스는 지하 미로에서 경험한 바들을 말해주었다.

다른 곳과 달리 변질된 몬스터들의 존재부터 불뱀을 사냥한 후에 일어난 일까지.

그 이야기를 들은 NPC아사라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지하 미로에 있는 모든 것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변질이 되었다는 겁니까?"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렇다면 누군가 우리의 눈을 피해 지하 미로에 들어갔다는 의미이겠군요.”

그 말을 남긴 NPC아사라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심각했다.

그럴 만했다.

‘결국 경비가 뚫렸거나 혹은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거니까.’

지하 미로는 우드 빌리지의 지하에 존재하는 공간.

그러한 공간이 위협 받는다는 것은 우드 빌리지의 존폐를 위협 받는 것과 같았다.

중요한 일인 만큼 보다 많은 그리고 확실한 단서도 필요한 법.

“혹시 물증 같은 것이 있습니까?”

NPC아사라의 그 질문에 미다스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그렇게 가야지.’

미다스가 곧바로 망설임 없이 인벤토리 안에서 불뱀의 결정을 꺼낸 후에 NPC아사라에게 건네주었다.

‘자, 이제 무기를 만들어달라고.’

그렇게 소망을 품은 미다스 앞에서 NPC아사라가 불뱀의 결정을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표정이 굳어갔다.

“이건……"

이어서 나온 말에 미다스가 기대감을 품은 채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래, 아주 강력한 힘이 깃든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재료지!’

그러한 기대감을 향해 NPC아사라가 말했다.

“저로서는 정체를 알 수 없군요.”

"응?"

그 순간 미다스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정체를 알 수 없다고요?”

“예, 제가…… 우드 빌리지의 누군가 어찌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닌 듯합니다.”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

그 느낌 속에서 미다스가 노골적으로 말했다.

“무기 재료로 쓰이면 딱 좋을 거 같은데요?”

“불뱀의 신체 일부를 이용해 도구를 만든 적은 있으나, 이러한 것으로 도구를 만든 적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불뱀의 결정 안에는...... 제가 알 수 없는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어진 말에 미다스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런 그에게 NPC아사라가 말했다.

“이것과 비슷한 힘을 다룰 줄 아시는 분이 없는 이상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제야 미다스는 떠올렸다.

‘아, 그래서 즈가가 필요한 거구나.’

즈가가 이름 없는 신의 힘을 담은 저주를 품은 목걸이를 만들던 때의 광경을.

그 예상대로였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어진 알림과 함께 뜬 퀘스트창이 보다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즈가의 도움]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120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즈가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자.

- 퀘스트 보상 : 없음.

!퀘스트 완료 시 ‘업그레이드’ 진행 가능

‘역시나.’

그 내용을 본 미다스가 피식 웃었다.

‘응?’

그러나 이내 미다스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퀘스트창을 다시 한 번 바라봤다.

‘다음 퀘스트가 업그레이드?’

그 내용을 확인한 미다스의 사고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가만,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무기를 업그레이드 해주겠다는 건가?’

그 순간 미다스가 놀란 눈으로 자신의 손에 잡힌 툰가의 검은 지팡이를 바라보았다.

‘지, 진짜?’

예상치도 못한 호재.

‘맙소사, 진짜 이걸 업그레이드해준다고?’

그 호재 앞에서 놀라는 미다스를 향해 NPC아사라가 말을 건넸다.

“우드 빌리지의 평화를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과 함께 NPC아사라가 손에 든 것을 미다스에게 건네주었다.

[마스터 스킬북]

이번 퀘스트의 보상을 본 미다스는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NPC아사라로부터 받은 마스터 스킬북을 어느 때보다 긴장된 기색으로 바라보았다.

‘이거 너무 일이 술술 풀리는데?’

호사다마.

운이 너무 좋으면 도리어 불안해지는 법.

지금 미다스가 느끼는 감정이 그러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어진 NPC아사라의 말에 미다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를 따라 지하 미로 입구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곧바로 빛기둥 하나가 미다스를 반겼다.

즈가가 있는 곳을 보여주는 그 빛기둥 앞에서 미다스는 어느 때보다 근심걱정 가능한 표정을 지은 채 생각했다.

‘이거 조만간 뭔가 엿 한 번 크게 먹을 거 같다.’

3.

BJ대마도사 갑작스러운 라이브 방송 종료.

그 상황에 가장 긴급해진 건 라이징 스타 채널이었다.

라이브 방송의 뒤처리를 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었으니까.

“영상 파일 편집팀에 넘겨!”

“피드백 준비해!”

“시청자 통계 빨리 정리해!”

“야근해야 하니까 치킨 미리 주문해둬!”

그러한 분주함 속에서 박영준은 조용했다.

툭툭, 제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릴 뿐이었다.

물론 그의 머릿속은 그 누구의 머릿속보다 분주하게 계산을 하고 있었다.

‘엘프의 로브를 요구했다.’

계산의 시작은 BJ대마도사가 아즈모에게 요구한 아이템이 엘프의 로브라는 것.

‘엘프의 로브는 이름 모를 대마도사 갑옷보다 희귀하진 않지만……'

엘프의 로브 자체의 값어치는 이름 모를 대마도사의 갑옷보다 좋지 못했다.

좀 더 들어가면 기존에 BJ대마도사가 받은 엘프의 부츠보다도 가치 자체는 떨어졌다.

블링크 마법은 매우 매력적인 마법이지만, 그 마법 자체는 180레벨에 습득 가능한 레전더리 등급 마법이었으며, 스킬 카드 매물 역시 없진 않았으니까.

‘아즈모에게는 특별한 물건이다.’

하지만 아즈모에게는 분명 남달랐다.

그러한 것을 콕 집어서 요구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그런 물건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요구했다는 건 신호지. 아즈모와는 금전적인 관계가 아닌 좀 더 긴밀한 거래 관계를 맺고 싶다.’

가치보다 긴밀한 관계를 중시하겠다!

물론 박영준은 알고 있었다.

‘……라는 걸 모두에게 보여준 것이지.’

BJ대마도사의 목적이 정말 순수하게 아즈모와 긴밀한 관계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와 긴밀해지고 싶다는 의지를 다른 이에게 보여 주고자 한다는 것을.

쉽게 말하면 질투 유발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박영준이 해야 할 건 간단했다.

‘블루불과 함께 레이스를 해줄 경쟁자가 필요하겠어.’

언제나 그렇듯 하나를 두고 최소 둘이 경쟁해야 몸값이 오르는 법.

시기도 좋았다.

“이야, 블루불 주가 장난 아니네. 라이브 끝나고 광고 나오는 순간 3퍼센트가 오르네.”

“기사가 쏟아지네, 쏟아져.”

“BJ대마도사에게 트라이던트를 준 게 블루불이란 기사 나왔네? 이거 우리 쪽에서 나온 거야?”

“아닐 걸, 블루불에서 낸 보도자료일걸?”

이번 일로 말미암아 블루불은 큰 이익을 봤다.

달리 말하면 BJ대마도사와 블루불의 거래는 끝난 셈이었다.

‘물건만 받으면 새 판이다.’

약속한 물건을 받는 순간 BJ대마도사는 다른 누구와도 거래할 수 있는 자유의 몸이 된 셈이었다.

“아즈모가 아이템을 보냈습니다! 엘프의 로브입니다!”

그리고 지금 부하 직원이 BJ대마도사가 자유의 몸이 됐음을 알려주었고, 그것을 듣는 순간 박영준이 곧바로 스마트폰 들고, 전화번호부에 들어가 단어 하나를 검색했다.

‘경쟁 유발에는 옛 연인만한 게 없지.’

감마 제약이란 단어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