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 41화. 트리플 헤드 트롤 (1). >
1.
리벤저스, 그들이 트윈 헤드 트롤을 사냥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람들의 생각은 하나였다.
- 기어코 터졌다!
- BJ대마도사 실패했어!
예상했던 최악의 헤프닝이 일어났다.
그런 상황에서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이 시작됐을 때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이들이 그 라이브 방송을 보기 위해 접속했다. 최초의 실패 앞에서 과연 BJ대마도사가 어떤 심정을 표현할지.
이제까지 오만하기 그지없던 그가 과연 이 상황에서도 그 오만함을 고수할지.
위로를 위해서 혹은 비아냥거림을 위해서, 모두가 그의 라이브 방송에 접속했다.
그런 그들에게 BJ대마도사는 보여줬다.
- 뭐야? 트윈 헤드 트롤 사냥이 아니었어?
- 머리 여러 개 달린 트롤이라면서?
ㄴ 머리가 여러 개 달린 건 맞지.
당신들이 아무래도 큰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그럼으로써 분명하게 말해주었다.
- 트리플 헤드 트롤?
- 이번에도 새로운 보스 몬스터임?
- 역시 BJ대마도사야!
BJ대마도사는 단 한 번도 평범한 것을 가지고 방송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그 순간 채팅창 분위기는 오히려 조용해졌다.
다른 이유가 없었다.
이 엄청난 사건을 당장 이 방송을 보지 않는 이들, 갓워즈 관련 커뮤니티에 터뜨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실천에 옮겨야 했으니까. 라이브를 보는 수십만 명의 인원들이 스스로가 나팔수가 되어 사방에 이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물론 미다스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젠장, 분위기 이상한데…… 일단 사냥에 집중하자.’
영문을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는 레이드를 시작할 때.
그 생각을 품은 미다스가 고개를 들어 거대한 숲, 그보다 더 거대한 트리플 헤드 트롤을 마주 봤다.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트리플 헤드 트롤]
!살의의 공포 스킬 사용
!HP가 20퍼센트 깎일 때마다 타오르는 전의 스킬 발동 (중첩 가능)
!HP가 80퍼센트 이하일 때 두 머리 모드 발동
!HP가 10퍼센트 이하일 때 파괴본능 스킬 발동
그러나 그보다 더 압도적인 것은 트리플 헤드 트롤의 정보였다.
일단 기본 스킬인 살의의 공포 스킬부터가 남달랐다.
미다스가 가진 용의 위엄처럼 마주한 대상의 능력치를 감소시키는 스킬이었다.
여기에 HP가 20퍼센트 감소할 때마다 발동되는 타오르는 전의 스킬은 전투 관련 능력치를 올려주는 스킬!
심지어 그 버프는 중첩마저 가능했다.
또한 2페이즈부터 이미 2개의 머리가 활동했다. 필시 트윈 헤드 트롤의 마지막 페이즈와 비슷한 전투력을 보여줄 터.
마지막 3페이즈에 돌입할 경우 발동하는 파괴 본능 스킬의 경우에는 얼마나 무시무시한 스킬인지 굳이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조차 없었다.
문외한이라도 그게 보통 것이 아님은 스킬 네임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테니까.
‘아.’
골치 아픈 정도가 아니라 아득한 괴물.
만약 다른 이들도 미다스처럼 이 정보를 볼 수 있었다면 어떻게 잡아? 라는 소리보다 튀어!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한 괴물.
‘이거……'
그토록 아득하기 그지없는 괴물을 이제는 적이 되어 마주보는 미다스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베스트 시나리오다.’
생각했던 무수히 많은 시나리오 중 나름 최고의 시나리오가 나왔음을.
그건 착각이 아니었다.
미쳐버린 것도 아니었다.
‘예상했던 최고의 베스트 시나리오야!’
미다스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그것이 헛소리가 아닌 진심임을 분명하게 보여줬으니까.
당연히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럭키야.”
왕!
“사생결단이다.”
왕!
미다스, 그가 망설임 없이 악셀을 밟았다.
2.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라이브로 방송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스 몬스터 등장씬이었다.
보스 몬스터가 처음 등장하는 순간 최대한 클로즈업하면서 그 특징을 최대한 강렬하게 연출하는 것.
그럼으로써 그것을 상대하는 플레이어가 더 돋보이도록 하는 것.
이건 잘하고 못하고의 일이 아니었다.
갓워즈 라이브 방송을 하는 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었지.
라이징 스타 채널은 그 기본을 잊지 않았다.
박영준 덕분이었다.
혼란 속에서 시작된 라이브 방송이었지만, 박영준의 명령에 모두가 자리에 앉은 채 대기를 한 덕분.
덕분에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은 트리플 헤드 트롤을 제대로 클로즈업하는 건 물론 놈이 가장 섬뜩하게 볼 수 있는 구도를 찾아내고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놈을 보여줬다.
놈이 얼마나 아득한 괴물임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주었다.
그 끝에 머리 세 개를 보여주었다.
- 진짜 3개다!
- 합성 아니지?
- 미친, 트리플 헤드 트롤이라니!
그 사실에 시청자들 모두가 섬뜩함을 느꼈고 일부는 아득함을 느꼈다.
- 덩치 봐. 트윈 헤드 트롤보다 머리 1개가 아니라 2개 정도는 더 크겠는데?
- 덩치 따라 레벨 정해지니까, 저 녀석 레벨은…… 어휴.
- 페이즈도 모르는 상황에서 저런 괴물을 상대하는 건 대체 무슨 기분일까?
- 시한폭탄 손에 들고 있는 기분이지. 근데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는 알 수 없는.
관객 입장에서 현기증이 날법한 광경.
그렇기에 모두가 생각했다.
- 이 정도면 일단 간부터 보겠지?
제아무리 BJ대마도사가 대단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안전한 루트를 밟으리라고.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바로 산산조각이 났다.
- 럭키가 사생결단 썼다!
- 뭐? 벌써 질렀다고?
사생결단.
BJ대마도사가 한 번 쓰면 돌이킬 수 없는 방아쇠를 당겼다.
당연히 럭키는 그 누구보다 용맹하게 그 머리 세 개 달린 괴물을 상대로 사생결단의 의지를 표현했다.
그리고 그 의지에 트리플 헤드 트롤이 바로 응했다.
콰앙!
트롤의 숲을 채우고 있는 드높은 나무들조차 가릴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신장을 가진 트리플 헤드 트롤이 럭키를 쫓아 움직일 때마다 대지가 울음을 터뜨렸다.
카메라도 당연히 그것을 찍었다.
마치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사냥감을 쫓는 티라노사우르스를 찍듯이 럭키를 쫓는 트리플 헤드 트롤을 찍었다.
- BJ대마도사가 골렘 소환 썼다!
그다음으로 BJ대마도사가 꺼낸 카드는 골렘이었다.
물론 그 선택에 큰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없었다.
- 저런 거대 괴물 쓰는데 골렘으로 샌드백이라도 해야지.
저런 말도 안 되는 괴물을 상대로 골렘을 탱커로 쓰는 건 상식 중의 상식.
- 골렘으로 되겠어?
- 체급이 안 되잖아?
개중 적지 않은 이들은 골렘이 별 소용이 없으리란 생각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미다스가 소환하는 골렘의 크기는 툰가의 검은 지팡이 효과인 마법 크기 30퍼센트 증가 옵션을 적용 받아도 채 5미터가 되지 않았으니까.
7미터에 이르는 트리플 헤드 트롤에 비하면 체급이 너무 부족했다.
운동 능력은 더더욱 비교 불가였다.
트리플 헤드 트롤이 어깨로 가볍게 부딪치기만 해도 골렘은 그 자리에서 으스러지며 쓰러질 터.
당연히 시청자들은 골렘의 등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관심도 길게 가지지 않았다.
- 과연 BJ대마도사가 이걸 어떻게 잡으려나?
- 데미지 딜링도 딜링이지만, 이거 쉽지 않겠는데?
시청자들은 바로 BJ대마도사로 관심을 집중했다.
그에 맞게 라이징 스타 채널 역시 시청자들이 BJ대마도사를 볼 수 있도록 그에게 카메라를 돌렸다.
그제야 시청자들을 볼 수 있었다.
- 어? 골렘 위?
- 저길 왜 올라가?
- 또 무슨 또라이 짓을 하려고?
어느새 자신이 소환한 골렘, 그 평평한 머리 위에 올라선 미다스의 존재를.
그러한 좌중의 반응에 미다스가 소리쳤다.
“이야, 골렘에서 보는 풍경이 남다르네요.”
마치 산 정상에 오른 듯한 등산객처럼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 풍경에 모두가 의문을 가졌고,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미다스가 말을 했다.
“아, 그 전에 재미있는 거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골렘의 머리 위, 1평 남짓한 그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흐느적흐느적, 마치 클럽에서 막춤을 추듯이.
당연히 반주 따위는 없었다
크어어!
크아아!
크러러!
굳이 있다면 트리플 헤드 트롤이 럭키를 쫓으며 내지르는 거친 굉음 정도뿐.
그렇게 열심히 제 머릿속 리듬을 타던 미다스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잠시 침묵했다.
좋은 의미의 침묵은 아니었다.
일부는 침묵이 아닌 후원으로 제 심정을 토해냈다.
[누가신고좀 님이 10원을 후원했습니다.]
[누가고소좀 님이 10원을 후원했습니다.]
[He is japanese 님이 10원을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1호팬 님이 1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춤추는 것을 멈춘 미다스가 시청자들을 향해 말했다.
“재미있으셨죠?”
당연히 그 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격했다.
- 와, 시발 나 스마트폰 던질 뻔.
- 지금 나 어제 먹은 피자 실시간으로 보는 중.
- 이거 19금 걸어야 하는 거 아니야?
- 이 맛에 BJ대마도사 팬합니다!
그 반응에 미다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노잼 방송이 될 예정이라서, 이렇게라도 미리 쇼맨십을 해야지 나중에 영상 만들 때 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 말에 분위기는 단숨에 반전되었다.
- 노잼 방송이라고?
- 그럼 혹시?
BJ대마도사가 방송 중에 노잼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상황은 언제나 한 가지 상황밖에 없었으니까.
- 저걸 쉽게 잡겠다고?
몬스터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 게임이 가소롭게 느껴질 정도로 일방적인 사냥을 할 때.
- 저 괴물을?
트리플 헤드 트롤을 상대로는 감히 그 누구도 지껄일 수 없는 표현이었다.
다른 이가 그런 소리를 지껄였다면 정말 진지하게 정신병원에 정신이상자가 게임 중이라고 신고를 했을 일.
그러나 지금 그들이 보는 건 BJ대마도사였다.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이 한 말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물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오히려 언제나 모두가 예상한 것, 그 이상을 보여줬었지.
지금 이 광경 역시 그 누가 예상이나 했었단 말인가?
- 대체 어떻게?
그래서 더더욱 의문이었다.
그러한 모두의 의문 속에서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구스타프 님이 10,004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그러네, 이번에는 쉽겠네.]
캐논 구스타프, 포격 법사의 정점인 그가 BJ대마도사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 반응에 미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역시 바로 눈치 채시네요.”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라이징 스타 채널에 손가락 끝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자신의 시야를 방송으로 내보내라는 의미.
그 신호에 라이징 스타 채널이 BJ대마도사 시점을 송출했고, 시청자들은 볼 수 있었다.
드높게 솟아오른 나무조차 쉬이 가리지 못할 만큼 거대한 덩치를 가진, 때문에 나무 위로 머리를 포함한 상체의 일부분이 뻔히 드러난 트리플 헤드 트롤의 모습을.
그제야 그들은 이해할 수 있었다.
- 장애물이 없네?
- 그러네?
BJ대마도사가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를.
3.
대부분의 필드는 그곳에 등장하는 몬스터에게 유리하게 디자인 됐다.
달리 말하면 플레이어에게 불리했다.
특히 그 부분에서 가장 많은 곤란함을 겪는 부류는 원거리 딜러들이었다.
제아무리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해도, 온갖 장애물에 막혀서 제대로 맞출 수 없으면 무용지물인 법.
미다스가 별로 대단할 것 없는 아이템 세팅과 직업을 가졌음에도 꾸준히 돈을 받고 레이드에 참가하는 프로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 부분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그러한 사실은 트롤의 숲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트롤의 숲에서 등장하는 가장 큰 트롤, 트윈 헤드 트롤의 경우에도 숲의 나무보다 크진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비슷했다.
거기서 미다스는 생각했다.
‘혹시나 했는데.’
필시 트윈 헤드 트롤보다 덩치가 클 것이 분명한 트리플 헤드 트롤은 숲 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을까?
‘정말 이렇게 될 줄이야.’
그리고 지금 그 생각은 현실이 됐다.
그게 미다스가 트리플 헤드 트롤을 처음 보는 순간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 이유였다.
이제부터 미다스는 그 어떤 장애물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골렘 위에서 표적을 노릴 수 있었으니까.
당연히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미다스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유리해진 환경을 기꺼이 그리고 아주 악착 같이 이용했다.
퍼엉!
그리고 그렇게 미다스가 파이어볼을 던지고, 그것이 럭키를 쫓아 달리던 트리플 헤드 트롤의 가운데 머리에 정확하게 명중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보다 실시간으로 깨달았다.
- 와, 그냥 백발백중이네.
- 장애물 있을 때도 명중률이 비범했는데 장애물 없으니까 달리든 말든 상관없이 맞추네.
- 심지어 럭키가 어그로 다 끌어주고 있고.
- 그보다 마법 투척 속도도 엄청 빠른 거 같은데?
미다스의 말처럼 이번 레이드 역시 일방적으로 되리란 것을.
물론 미다스는 알고 있었다.
‘진짜 노잼이면 의미가 없지.’
이대로 일방적으로만 끝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이럴 때 더 화려하게 가야 해.’
그리고 무언가 보여주고자 한다면 지금처럼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자, 그럼 일단 새로운 스킬부터 가볼까?’
그 첫 번째를 미다스가 꺼냈다.
“여러분 뭔가 달라진 거 같지 않습니까?”
손에 든 아이스볼을 던짐과 동시에 미다스가 시청자들을 향해 툭 말을 던졌다.
그러자 대답이 나왔다.
- BJ럭키가 더 귀여워졌어요.
- BJ골드가 더 멋있어졌어요!
- BJ골렘 짱이에요!
- BJ대마도사 졸라 못생겼네.
그 대답에 미다스가 다시 한 번 손에 든 라이트닝 볼을 던지면서 말했다.
“뭔가 빨라진 거 같지 않아요?”
그러자 대답이 나왔다.
[구스타프 님이 10,005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구스타프 : 마법 투사 속도 증가, 리볼버 옵션 같은데? 하지만 리볼버 스킬을 쓴 건 아닌 것 같고.]
구스타프의 대답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아, 역시 뭘 좀 아시네요. 역시 포격 법사의 정점답게 바로 눈치채시네요. 예, 맞습니다."
말과 함께 미다스가 수호자의 장갑을 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이템 옵션 효과죠. 이거 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새로운 아이템을 자랑하는 순간.
- 와, 이번에는 또 무슨 템이야?
- 무슨 템이기에 리볼버 스킬 옵션이 기본 적용이냐?
자연스레 그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지금처럼 여유가 넘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한 관심 속에서 미다스가 말했다.
“자, 그럼 여기서 리볼버 스킬 쓰면 어떻게 될까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 반응에 시청자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냈다.
그러한 반응에 미다스가 기꺼이 대답했다.
“리볼버.”
그러자 미다스의 머리 위에 6이란 숫자가 뚜렷하게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 미친, 리볼버도 있어!
- 와, 도대체 재력이 얼마나 되는 거야?
그 사실에 좌중이 놀라는 사이 미다스가 캐스팅을 시작했다.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앤 라이트닝 스피어.”
그와 동시에 미다스가 슬쩍 럭키를 쫓는 트리플 헤드 트롤을 바라봤다.
‘이대로도 맞출 수 있다.’
리볼버가 발동한 상황에서 미다스의 마법 명중률은 상식, 그 이상이었다.
저토록 빠르게 달리는 트리플 헤드 트롤을 맞추는 것쯤은 손쉬울 정도.
‘하지만 이대로 맞추면 재미없지.’
그렇기에 미다스는 더더욱 여유를 부렸다.
“보스가 너무 뛰는 바람에 맞추기 힘든데, 좀 멈추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소리쳤다.
“골드!"
“예, 주인님!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 외침에 근처에서 거대화 스킬을 사용한 채 대기 중이던 골드가 크게 외치며 자신의 위치를 말해주었다.
그런 골드에게 미다스가 명령을 내렸다.
“막아!”
가당치도 않은 명령.
“명을 받듭니다!”
그러나 골드는 그 명령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럭키를 쫓는 트리플 헤드 트롤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경악했다.
허나, 경악은 그다음이었다.
“가디언 블로킹!”
히이이잉!
미다스가 스킬을 외치는 순간 골드가 켄타우로스 특유의 울음 소리와 함께 손에 든 방패를 앞세웠다.
그러자 골드의 방패 주변으로 반투명한 막이, 거대한 막이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 방패를 사이에 두고 골드와 트리플 헤드 트롤이 충돌했다.
꽈릉!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굉음, 그 굉음 사이로 시청자들은 볼 수 있었다.
콰콰콰콰!
방패를 든 채 뒤로 점차 밀리는 골드의 모습을.
그건 분명 골드가 밀리는 모습이었다.
허나, 시청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 맙소사, 버텼어!
- 미친, 저게 가능해?
버텼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경악을 금치 못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까.
‘마지막까지 골드 진화를 위해 트롤을 잡길 잘했어. 이렇게 멋진 스킬이 나올 줄이야.’
그것이 골드가 새로이 얻은 가디언 블로킹의 위력이었다.
애초에 블로킹 스킬부터가 매우 좋은 스킬이었다.
유니크 랭크 스킬로, 탱커들에게 있어서는 필수 스킬 중 하나였으니까.
가디언 블로킹은 그런 블로킹보다 한 단계 위였다.
긴말은 필요 없었다.
‘레전더리 등급이라니.’
가디언 블로킹 스킬의 등급이 레전더리라는 것.
물론 그 효과는 길지 않았다.
가디언 블로킹이 유지되는 시간은 10초 남짓.
[캐스팅이 완료되었습니다.]
미다스에게는 6발의 마법 전부를 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제 좀 맞출 만하겠네요.”
그렇게 미다스가 이미 캐스팅을 마친 미다스가 불꽃을 한 자루를 시작으로 세 자루의 마법 창을 던졌다.
그렇게 던진 마법은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단숨에 트리플 헤드 트롤의 가운데 머리에 꽂혔다.
- 맙소사, 무슨 마법 속도가?
- 저걸 어떻게 피해?
정말 리볼버에서 발사된 총알과도 같은 속도.
그러나 정말 무서운 건 그 속도가 아니었다.
리볼버 스킬은 마법 투사체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데미지도 증가시켜줬으니까.
그 데미지야 말로 상식 이상이었다.
크아아!
크어어!
그리고 그 상식 이상의 결과가 눈앞에 나왔다.
- 머리 하나가 눈을 감았네?
- 설마 2페이즈야?
2페이즈 돌입하는 순간.
[트리플 헤드 트롤의 전의가 타오릅니다.]
그 2페이즈 돌입과 함께 트리플 헤드 트롤의 스킬인 타오르는 전의 스킬이 발동했다.
- 아지랑이다!
트리플 헤드 트롤의 몸 위로 봄철의 아지랑이 비슷한 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아지랑이와 함께 트리플 헤드 트롤의 모든 능력치가 7퍼센트 상승했다.
“럭키야!”
그것을 본 미다스가 여유롭게 소리쳤다.
“펜리르의 피어다.”
그 순간 럭키의 모든 털이 고슴도치 가시처럼 쭈뼛쭈뼛 섰고, 그 상태에서 럭키가 전력을 다해 트리플 헤드 트롤을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럭키의 머리 위로 거대한 늑대의 눈, 황금빛 눈 두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뿐이었다.
포효 따위는 필요 없었다.
[펜리르의 피어가 발동했습니다.]
[마주한 모든 대상의 버프가 일시 정지합니다.]
그 눈이 떠지는 순간, 마주한 모든 것은 그대로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기에.
- 펜리르의 피어다!
- 디버프 절대 스킬!
그 피어 앞에서 트리플 헤드 트롤이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라이트닝 볼.”
그 무렵에 미다스가 남은 세 발을 준비했다.
그와 동시에 미다스가 사역마를 향해 말했다.
“사역마 인페르노.”
미다스, 그가 레이드 실패라는 글자를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서 지우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아즈모 님이 10,006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이야, 지금 BJ대마도사가 구스타프보다 셀 듯?]
자신이 이제 하늘 위의 별들과 비교될 때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