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26화 (126/485)
  • 126화.  < 40화. 착각 (3). >

    9.

    5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할 경우 강제 로그아웃이 된다, 그 제약을 피하기 위해 로그아웃 후 재충전을 마치고 재접속을 한 미다스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주변을 살피는 것이었다.

    두리번두리번, 그렇게 주변을 크게 훑어본 미다스가 이내 고개를 갸웃했다.

    ‘감시하던 애들이 사라졌네?’

    로그아웃 전까지 자신을 감시하던 감시자들이 사라졌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미다스는 이미 진즉에 감시자들의 존재를 눈치 채고 있었다.

    딱히 그 사실에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다.

    자신은 요주의 인물일뿐더러, 이미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사전 예고한 상태.

    그런 상태에서 BJ대마도사를 그냥 일반 플레이어 취급하듯 취급한다면 그게 도리어 더 이상한 일일 터.

    ‘내가 일부러 거리를 벌리긴 했지만……'

    그래서 미다스는 일부러 전력 질주로 감시자들을 뿌리친 후에 로그아웃을 시도했다.

    그리고 보통 그렇게 표적을 놓치는 경우에는 감시자들을 넓게 포진시킨 채 감시망을 넓히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는 정말 단 한 명도, 감시자가 아닌 일반 플레이어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내가 생각보다 별로인가?’

    자신의 인기에 대해 한 번쯤 뒤돌아보게 되는 순간.

    ‘아니지, 지금 그런 거 신경 쓸 때가 아니지.’

    물론 당장 신경 쓸 부분은 그런 게 아니었다.

    미다스가 고개를 들어 먼 곳에 있는 붉은 빛 기둥을 바라보았다.

    결전의 무대, 그 무대를 앞둔 미다스가 해야 할 생각은 오로지 하나뿐이었으니까.

    ‘트리플 헤드 트롤을 잡는 데에 집중하자.’

    최초의 보스 몬스터 사냥을 마치는 것.

    “애들아, 가자.”

    왕!

    “예, 주인님! 오늘도 주인님과 함께 찬란한 전설을 세우리란 사실에 몸이 벌써부터 근질근질합니다.”

    그렇게 럭키와 골드를 이끌고 미다스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기둥을 향해 걸어갔다.

    이윽고 미다스의 귓속으로 알림이 들렸다.

    [트리플 헤드 트롤의 둥지에 입장하시겠습니까?]

    그 말에 미다스는 대답했다.

    "예."

    그 대답과 함께 시작했다.

    [코드를 입력했습니다.]

    [채널 ‘라이징 스타’를 통해 라이브 방송이 시작됩니다.]

    사전 예고했던 라이브 방송을.

    10.

    갓워즈에서 라이브 방송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만큼 다양한 장르가 있었고, 취향이 있었으며, 스타일이 있었다.

    그러나 라이브 방송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가지는 최악의 상황은 언제나 똑같았다.

    라이브 방송이 시작을 코앞에 두고 방송 중단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지금 라이징 스타 채널이 맞이한 경우가 그러했다.

    - 지금부터 리벤저스 팀이 트원 헤드 트롤 사냥을 시작합니다.

    라이브 방송실, 그 안에 모인 이들은 직원 한 명의 태블릿PC를 통해 나오는 화면 앞에서 넋을 잃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큰일 났네요, 어떻게 하죠? 그러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저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된 채 시간을 흘려보낼 뿐.

    박영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 자리에 앉은 채 툭툭, 말없이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릴 뿐이었다.

    물론 박영준은 이 순간 걱정보다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이대로 끝나는 건 BJ대마도사 스타일이 아니야.’

    실패는 할 수 있다.

    그러나 BJ대마도사는 실패조차도 무언가 멋있는 쇼로 만들고도 남을 자였다.

    이렇게 속절없이 스포트라이트가 다른 이를 비추는 걸 용납지 않는 자였다.

    그게 이유였다.

    “모두 방송 준비해.”

    모든 것이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 박영준이 모두를 움직이게 했다.

    “오늘 우리는 라이브 방송을 하려고 모인 거지, 보려고 모인 게 아니야. 다들 자리로 가!”

    명령을 내려서 직원들을 강제로 움직였다.

    “프로답게 가자고, 프로답게!”

    프로!

    그 단어에 부하 직원들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모두가 자리에 앉았고, 개중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한 한 명이 의지를 담아 질문을 던졌다.

    “뭔가 있는 건가요?”

    질문이라기보다는 소망에 가까운 말, 부디 실패가 아니기를 바라는 말이었다.

    다들 알고 있는 탓이었다.

    ‘제발.’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돼.’

    오늘 실패가 그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그도 그럴 것이 BJ대마도사에는 팬 이상으로 그를 싫어하는 안티팬이 많았다.

    그동안은 그가 언제나 압도적인 결과물을 내놓음으로써 안티팬들의 입을 다물게 했지만, 그게 아니라면?

    필시 BJ대마도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터.

    그리고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그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터였다.

    ‘이대로 방송을 끝낼지도 몰라.’

    극단적인 경우에는 BJ대마도사가 그냥 방송을 포기할지도 몰랐다.

    ‘돈 때문에 방송하는 것도 아니잖아?’

    애초에 BJ대마도사는 이미 엄청난 부자 아닌가?

    굳이 욕먹고, 문제가 생기면서까지 라이브 방송을 고집할 이유는 결코 없었다.

    더 나아가 그에게 방송을 강제할 힘이 라이징 스타 채널에는 조금도 없었다.

    그러한 부하 직원들에게 박영준은 머리를 툭툭,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이대로는 안 끝나.”

    그때 그가 머리를 두드리는 것을 멈추며 말했다.

    “아니, 어쩌면 이게 BJ대마도사의 시나리오일지도 몰라.”

    “시나리오요?”

    그 순간이었다.

    “BJ대마도사와 연결됐습니다. 라이브 방송 시작합니다.”

    방송이 시작됐다.

    11.

    “안녕하십니까, BJ대마도사입니다.”

    밝은 인사와 함께 미다스가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시청자분들 많이 오시네.’

    쉼 없이 올라가는 시청자 숫자에 미다스의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졌다.

    ‘저번에 100만 넘었지? 아, 그것도 축하 파티해야 하는데…… 응?’

    그러한 미다스의 미소가 살짝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뭐지?’

    원인은 다름 아닌 채팅창 분위기.

    - BJ대마도사님, 너무 염려치 마세요.

    - BJ대마도사님 파이팅 ! 우리 존재 파이팅!

    - BJ대마도사님은 우리 마음속의 zx지존xz이십니다.

    채팅창 분위기가 장례식장 분위기였다.

    [BJ골드파이팅 님이 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럭키포레버 님이 1유로를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빨리낳으세요 님이 1원을 후원했습니다.]

    그리고 후원금을 보내는 이들의 닉네임도 하나 같이 격려, 걱정, 우려가 섞여 있었다.

    흡사 부조금 같았다.

    ‘왜 이래?’

    여러모로 이해하기 힘든 분위기.

    자연스레 미다스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터졌나? 나랑 누구랑 열애설이라도 터진 건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미다스는 세상이 무너져도 있을 리 없는 경우의 수마저 머릿속으로 떠올릴 정도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미다스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기 무슨 일 있어요?”

    그러한 말에 채팅창에서는 대답 대신 도리어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그에 대한 의문을 가진 물음표들이 차올랐다.

    그것을 보고 미다스도 고개를 갸웃했다.

    마주한 이들이 서로 고개를 갸웃하며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는 분위기.

    크르르!

    그러한 분위기를 바꾼 것은 예전보다 더 커진 덩치를 가지게 된 럭키의 경계심 가득한 으르렁거림이었다.

    “주인님, 거대한 무언가가 옵니다!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저만 믿으십시오!”

    이어서 골드가 미다스를 지키기 위해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재차 경고했다.

    그 이상의 경고는 필요 없었다.

    꽈릉!

    지진이 난 듯 지축을 뒤흔드는 거대한 것이 제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냈으니까.

    크어어

    크아아

    크러러

    7미터를 넘는 신장, 그야말로 건물 크기나 다름없는 덩치 위에 달린 세 개의 머리.

    트리플 헤드 트롤!

    이제까지 갓워즈 역사상 단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던 그 괴물의 등장에 미다스는 더 이상 채팅창을 보지 않았다.

    이 거대한 괴물을 바라보며 시청자들을 향해 선언했다.

    “이제부터 사전 예고대로 트리플 헤드 트롤 레이드 라이브를 시작하겠습니다!”

    그 순간 채팅창의 분위기가 아수라장이 되기 시작했다

    12.

    갓워즈에서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떼로 덤비는 것.

    모든 몬스터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보스 몬스터는 머릿수로 얼마든지 찍어 누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런 짓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 누구도 그런 식의 방법을 사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루어지는 트윈 헤드 트롤 레이드는 레이드라고 부를 수 없었다.

    “딜링 들어가! 멈추지 말고 계속 들어가!”

    “어그로 관리고 나발이고 그냥 버텨! 딜러가 이렇게 많으면 순삭이라니, 순삭!”

    원거리 및 근거리 딜러 133명, 탱커 61명, 힐러 88명, 도합 282명.

    그 숫자는 사실상 전술전략이란 개념이 무색한 수준이었다.

    “그냥 탱커들이 딜해도 잡을 수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탱커 한 명에 힐러 다섯 명씩 붙을 수 있으니까 그냥 머리 들이밀어!”

    죽고 싶어도 그게 더 힘들 정도.

    딜을 넣고 싶어도 넣는 게 어려울 정도.

    때문에 보스 몬스터 공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페이즈 공략 따위도 사실상 무의미했다.

    “조만간 3페이즈 들어갈 거 같다!”

    “벌써?”

    딜러들의 딜량을 가늠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으니까.

    “레이드 시작하고 3분 조금 지났는데, 끝나겠네. 설마 살다살다 이런 식으로 보스 몬스터를 잡게 될 줄이야."

    상식 외의 일.

    “우와, 내 라이브 방에 8천 명 넘었어!”

    “난 2만 명이다!”

    “후원금 감사합니다! 감사의 탭댄스 들어갑니다.”

    “야, 나랑 발레하면 100달러 준대! 아무나 와! 반띵이다!”

    그러나 더 상식 외의 일은 이 레이드를 향해 사람들이 대단한 열광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 BJ대마도사 물 먹었네 ㅋㅋㅋ

    ㄴ 물이 아니라 엿이겠지 ㅋㅋㅋ

    ㄴ 사전 예고한답시고 나댈 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음.

    ㄴ BJ대마도사는 사실상 럭키빨이지.

    이번 일로 말미암아 BJ대마도사의 계획이 뭉개졌다는 것.

    - 이걸로 BJ대마도사도 끝이네.

    - 다시는 사전예고니 뭐니 깝치지 못할 듯?

    - 다음에는 몰래 잡는 거 아니야?

    이제까지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언제나 현실로 만들었던 BJ대마도사이기에 더더욱 이번 실패는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 몰래 잡든 뭐든 간에 커리어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은 생겼지.

    제아무리 100점 만점과 99점의 차이가 1점뿐이지만, 그 차이는 엄청난 차이인 법.

    분명 이것은 두고두고 BJ대마도사의 발목을 잡을 만한 실패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말도 안 되는 보스 몬스터 레이드에 열광했다.

    “3페이즈다!”

    “이제 20퍼센트 밖에 안 남았다!”

    “그냥 딜링 퍼부어!”

    그러한 레이드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다.

    이제는 커튼콜을 준비할 때.

    “추탄, 네가 맞았어.”

    그 무렵에 플레이어 한 명이 이 모든 일을 기획한 추탄에게 다가와 가볍게 주먹을 내밀었고, 추탄이 그 주먹을 제 주먹으로 치며 말했다.

    “별 거 아니지.”

    “아니야, 네가 기획하고 나서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일이야.”

    거듭된 칭찬에 추탄은 씨익, 미소만 지었다.

    ‘그래, 그러니까 내게 제안이 온 거지.’

    그 순간 추탄의 머릿속으로는 며칠 전의 대화가 떠올랐다.

    추탄, 그는 본래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탐험가 길드 소속에 200레벨이 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

    나름 게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생활을 이어갈 정도.

    하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 이상은 안 되겠다는 한계.

    그런 상황에서 운좋게 새로 얻은 캐릭터 카드에서 유니크 등급 직업이 나왔을 때 그는 탐험가 길드를 탈퇴하고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시작했다.

    그 후의 결과물은 좋았다.

    유니크 랭크의 직업 그리고 전직 탐험가 길드 출신이라는 것, 이 두 가지는 1티어급 길드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커리어였으니까. 그러나 거기서도 다시금 한계를 느꼈다.

    그 무렵에 브로커 한 명이 제안을 했다.

    ‘이걸로 나도 어비스 길드 2군이다.’

    자신의 의뢰를 들어주면 어비스 길드 2군에 들어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버티긴 힘들겠지만.’

    물론 탐험가 길드에서도 버티지 못한 추탄이 어비스 길드 2군에서 버틸 가능성은 지극히 낮았다.

    애초에 어비스 길드 2군은 말이 2군이지, 다른 1티어급 길드에서는 1군 혹은 그 이상 평가를 받을 만큼 최정예들이 모인 무대였으니까.

    실제로 추탄도 그곳에서 버틸 생각은 없었다.

    ‘전 탐험가 길드 그리고 전 어비스 길드 2군 출신, 이보다 좋은 커리어는 없지.’

    필요한 건 커리어뿐.

    ‘거기에 보상금이 1만 달러.’

    여기에 브로커는 추가적인 보상마저 줬다.

    ‘뭐, 그래도 최고는 그거지만.’

    결정적으로 이번 일을 끝으로 추탄에게는 아주 훌륭한 타이틀이 하나 생길 터였다.

    ‘BJ대마도사를 엿 먹인 최초의 플레이어.’

    그 사실에 추탄의 입에 미소가 번졌다.

    비단 추탄만이 그런 건 아니었다.

    모두가 확실한 승리를 앞둔 이들만이 풍길 수 있는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어? 이거 뭐야?”

    그러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트윈 헤드 트롤이 거의 죽음에 이를 무렵이었다.

    마지막 발악을 시작할 무렵.

    “그게 정말입니까?”

    “뭐라고요?”

    “야, 큰일 났어! 좆됐어!”

    사냥에 집중하던 플레이어들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놀란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똑같이 소리쳤다.

    “BJ대마도사가 레이드 방송한다는데?”

    그 말에 추탄이 무어라 소리치기도 전에, 곳곳에서 반문과 대답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BJ대마도사가 트윈 헤드 트롤 잡는데.”

    “아니, 트윈이 아니라 트리플! 머리 셋!”

    “지금 레이드 들어갔데!”

    “BJ럭키가 더 귀여워졌데!”

    더 이상 정리가 불가능한 분위기, 그 분위기 속에서 추탄은 무어라 말하는 대신 자신의 채팅창을 확인했다.

    그러자 그의 서포터가 다급하게 쓴 채팅이 보였다.

    - BJ대마도사, 현재 트리플 헤드 트롤 최초 사냥 중.

    그것을 보는 순간 추탄은 더더욱 혼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트리플?’

    그 순간이었다.

    “으악!"

    “야, 아직 안 죽었어!”

    “힐! 힐! 씨발 힐!”

    트윈 헤드 트롤 근처에서 탱커들이 한 눈을 판 대가를 치르는 소리가 났다.

    그것을 시작으로 삽시간에 압도적으로 진행되던 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크어어!

    크아아!

    트윈 헤드 트롤, 이러니저러니 해도 보스 몬스터 아닌가

    생존 본능이 발동한 놈의 전투력은 어중간한 탱커들조차 단숨에 게임오버 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눈을 판 대가를 치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그 대가가 확인한 이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어설프게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탱커들이 빠지고, 힐러들이 도망치고, 딜러들이 딜을 중지했다.

    당연히 트윈 헤드 트롤은 그 틈을 노려 미쳐 날뛰었다.

    팀워크가 부족한 오합지졸이 마주할 수 있는 최악의 광경이 펼쳐졌다.

    ‘미친, 갑자기 왜 이래? 무슨 일이야?’

    그 광경에 추탄이 다시 한 번 채팅을 바라봤다.

    부디 무언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채팅이 올라왔기를, 그러한 소망을 담은 채.

    그리고 그의 서포터는 채팅창에 새로운 채팅을 올렸다.

    - BJ대마도사, 현재 골렘 위에서 춤추는 중.

    그 순간 추탄은 생각하는 걸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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