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 35화. 유령 사냥꾼 (1). >
1.
갓워즈에서 가장 고생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고민할 것도, 두말할 것도 없다.
탱커, 단언컨대 그들보다 갓워즈에서 고생하는 포지션은 존재치 않았으니까.
그 정도로 탱커라는 포지션이 감수해야 하는 육체적, 정신적 노동은 엄청났다.
더 슬픈 점은 레벨이 오르고, 좋은 아이템을 가진다고 해서 탱커들의 이러한 처지가 크게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히려 레벨이 오를수록 마주하는 몬스터는 더 거대해지고, 강력해지고는 했다.
드래곤과 같은 위엄이 다른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 뛰어들어야 하는 순간에는 게임을 차라리 접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아이템도 마찬가지였다.
값비싼 아이템이나 스킬을 가진다는 건 곧 탱킹 능력이 향상한다는 의미.
그건 곧 그 누구보다 위험한 곳에서 그 위험을 먼저 마주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아이템이나, 스킬, 레벨업이 탱커들에게는 그렇게 달콤한 위안거리가 되지 못하는 셈.
이런 탱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게 있다.
마주한 몬스터를 일시적으로 행동 불능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 군중제어기 또는 CC기라고 불리는 스킬이었다.
그 종류는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마비를 비롯해 수면, 혼란, 블라인드…….
[사안이 발동합니다.]
[사안을 마주한 모든 대상이 석화 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석화까지.
지금 미다스의 새로이 손에 넣은 사안 스킬의 효과가 바로 그 석화 능력이었다.
‘예상한 것 중에서 나름 베스트다.’
미다스가 사안이란 단어로 유추할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 중에서 꽤 좋은 경우였다.
그만큼 석화 스킬에 대한 평가는 높았다.
‘범위는 사안 스킬이 마주하는 모든 대상, 사실상 정면에 있는 모든 몬스터이고.’
더욱이 미다스가 손에 넣은 사안 스킬은 뱀의 눈이 붉게 빛나는 것을 바라본 모든 이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사실상 미다스의 정면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석화 상태에 빠지는 셈, 즉 광역 스킬이었다.
‘석화 효과가 광역으로 적용되다니……'
그건 엄청난 일이었다.
단일 개체에게 적용이 되는 것만으로도 평가가 높은데, 범위로 영향을 미치다니?
[석화의 지속 시간이 10초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엄청난 건 사안에 의해 발동한 석화의 유효 시간이 일반 몬스터를 기준으로는 10초나 된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10초씩이나.’
치열한 전투 속에서 10초 동안 굳은 채로 있다?
일반 몬스터는 사실상 이 스킬이 발동하는 순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사안 스킬이 이토록 강력한 이유는 있었다.
[사안의 힘이 모두 개방되었습니다.]
[현재 축적된 사안의 힘은 0퍼센트입니다.]
사안 스킬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데미지 딜링을 해야 하며, 그 요구되는 데미지 값은 착용 레벨인 89레벨을 기준으로 굉장히 높다는 것.
아니, 높은 정도가 아니었다.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기준으로 보통의 마법사 딜러라면, 레이드 도중에 누적 데미지로는 이 사안 스킬을 한 번 이상 발동하기 힘들 정도.
그게 이유였다.
미다스가 이 스킬을 보고 기겁한 이유.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앤 파이어볼.”
미다스, 그가 단숨에 트리플 캐스팅으로 만든 마법을 60미터 전방에서 그대로 굳어버린 오크 모습의 슬라임을 향해 던졌다. 순차적으로 하나씩.
불꽃창이 오크 모습의 슬라임의 머리에 그리고 뒤를 이어 얼음창이 똑같은 자리에.
퍼엉!
마지막으로 이제는 그 크기가 더 커진 불덩이가 오크의 머리통에 그대로 꽂혔다.
그 순간이었다.
[현재 축적된 사안의 힘은 8퍼센트입니다.]
미다스의 귓속으로 알림이 들렸다.
앞서 말한 미다스가 기겁한 이유였다.
‘현재 내가 마법들 쿨 세 번만 돌리면 사안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
미다스 기준으로는 가지고 있는 11개의 공격 마법을 3번씩만 사용하면 충전이 완료된다는 것.
보통 마법사 플레이어들과 궤를 달리하는 미다스의 화력의 무서움이 새삼스러워지는 대목이었다.
‘용열병 발동 상태면, 거의 30초마다 한 번씩 쓸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용열병을 사용해 캐스팅 속도마저 높여버리면, 충전 시간은 더 앞당길 수 있었다.
물론 그런 건 있었다.
‘보스 몬스터에게는 상태 이상 효과 지속 시간이 일반 몬스터에 비해 30퍼센트 밖에 안 되지만...…'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는 지속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미다스는 그 사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행동 패턴 자체를 초기화시키는 석화 스킬의 장점을 생각하면, 횟수가 더 중요하지.’
석화가 발동했다는 사실 자체의 효용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으니까.
결정적으로 미다스에게는 동료가 있었다.
왕!
상황에 따라서는 미다스 본인보다 더 강력한 데미지 딜링을 할 수 있는 공격수가.
히잉!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그 사실을 돌처럼 굳어버린 슬라임들을 상대로 럭키와 골드가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슬라임을 처치했습니다.]
반항조차 할 수 없는 슬라임들을 아주 처참하게 깨부쉈다.
왕!
개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럭키였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럭키의 전투 센스는 압도적이야.’
대상이 석화되는 순간 최적의 공격 루트와 패턴을 파악하고 실행을 옮기는 럭키의 모습은 솔직히 버서크 모드인 골드의 단순함과는 차원이 달랐으니까.
‘몸집이 커지면서 이제는 파괴력도 가지기 시작했고.’
또한 덩치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럭키의 몸통박치기조차도 이제는 위력적인 공격 수단이 된 상황이었다.
‘……이러다가 진짜 BJ럭키로 방송 제목이 바뀌는 거 아니야?’
그러한 주인의 시선에 럭키가 이제는 조각난 슬라임의 파편들, 그사이에서 마치 봉화처럼 자신의 길쭉한 주둥이로 하늘을 가리켰다. 호우우우!
그리고는 이제는 듣는 순간 맹수임을 느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위엄 넘치는 하울링을 내뱉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9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그 뒤로 들리는 90레벨 달성 알림마저 잠시 동안 머릿속에서 잊게 만들 정도로 강렬한 하울링이었다.
‘제목이 BJ럭키면 어떠냐, 결과만 좋으면 장땡이지.’
그러한 사실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이제 90레벨 보상 스킬 카드 뽑고 고스트 잡으러 가자.’
누가 강하든 간에, 중요한 것은 결과를 만드는 것뿐.
호우우우!
그렇게 럭키의 하울링을 배경음 삼아 미소 짓는 미다스의 눈앞에 90레벨 카드 보상의 무대가 펼쳐졌다.
100장!
그 무수히 많은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응?’
그리고 그 속에서 황금빛을 내뿜는 카드 한 장이 미다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설!’
놀라는 미다스, 그런 미다스가 이내 그 황금빛 카드의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다.
“맙소사.”
‘여기서 이게 나오다니……'
말도 안 되는 것이 나왔으니까.
‘사역마라니?’
사역마.
‘와, 이거 돈으로도 못 사는 건데!’
G베이에 올라오는 매물조차 없어 시세를 가늠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가치가 넘치는 스킬.
‘이제……'
그 스킬을 보는 순간 미다스의 사고는 잠시 동안 정지했다.
이윽고 다시 사고가 시작됐을 때 미다스의 머릿속 생각은 하나였다.
‘이제 고스트 잡을 준비만 하면 돼.’
2.
“형, 뭘 그렇게 바쁘게 만지작거리세요?”
이혁주의 물음에 정현우가 만지작거리던 스마트폰을 껐다.
“어?”
그것을 본 이혁주가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갑자기 숨기는 게 의심스러운데…… 형, 혹시?”
그 관심에 정현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한 번 절레절레 흔든 후 말했다.
“여자 친구한테 메일 보낸 거야, 메일.”
그 대답에 이혁주가 이렇다 할 반응 없이 지그시 정현우를 바라만 보았다.
그때 단골손님 한 명이 카운터에 다가오며 말했다.
“혁주야, 3시간만 끊…… 너 표정이 왜 이래?”
혁주의 모습에 의문을 가진 단골손님의 물음에 이혁주가 조심스레 말했다.
“현우 형이 여친 생겼데요.”
“뭐?”
그러자 단골손님 이혁주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갑자기 포털이 생기더니, 몬스터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뉴스로 본 것 같은 표정을.
그 표정으로 정현우를 바라본 채 그대로 굳었다.
그 모습에 정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뻥 좀 쳤습니다.”
그제야 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뻥이었구나. 그래, 뻥이겠지.”
“현우 형, 내일 지구 멸망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요!”
이어진 그 말에 정현우가 상대하기 싫다는 듯이 손을 휙휙 내저으며 그 둘의 관심을 쫓아냈고, 그 모습에 그 둘이 어깨를 으쓱한 후에 정현우를 향했던 관심을 거두었다.
그제야 정현우가 다시 스마트폰을 켰다.
‘젠장, 내가 여자 친구 사권다는 게 그렇게 말이 안 되나?’
물론 머릿속에는 조금 전 대화만이 가득 차 있었다.
‘두고 봐라, 내가 아주 멋지고, 예쁜 여자 친구 사귀고 만다.’
그 각오와 함께 스마트폰을 다시 켰고, 정현우가 잽싸게 터치를 한 번 한 후에 바로 화면을 껐다.
‘올렸다.’
그 후에 꾹, 두 눈을 감았다.
그 순간이었다.
“형!"
단골손님을 캡슐로 안내하고 카운터로 돌아오는 이혁주가 정현우를 향해 소리쳤다.
“대박 사건!”
놀란 기색과 함께 이혁주가 자기 스마트폰 화면을 정현우에게 보여주며 소리쳤다.
“빌트가르의 뿌리로 만든 지팡이 경매에 올라왔어요! 와! BJ대마도사만 가진 아이템이 올라왔어요!”
3.
게이머들이 의외로 즐기는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니라 아이템을 검색하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게임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이 무엇인지, 자신의 캐릭터 레벨에 착용해줄 수 있는 가장 비싸고, 강력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게이머들은 사지도 않을 거면서 그런 검색을 쉴 새 없이 하고는 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쉴 새 없이 중고차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과 비슷했다.
갓워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 요즘 사역마 스킬 카드 매물이 안 나오네?
ㄴ 매물 나오면 살 수나 있음?
ㄴ 시세는 궁금하잖아? 얼마나 할지.
ㄴ 그보다 요즘 엘프의 부츠 시세 아는 사람?
ㄴ 엘프의 부츠? 93레벨짜리 레전더리 부츠? 최근에 G베이에 올라왔다 사라졌던 거?
사람들은 G베이에 올라온 아이템들을 검색하는 건 물론,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쉼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 어? 이거 설마?
- 맙소사, 이거 그거 아니야?
- 빌트가르의 뿌리로 만든 지팡이다!
그런 그들 앞에 빌트가르의 뿌리로 만든 지팡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오직 단 한 자루만 존재하며, 이제까지 옵션조차 공개된 적 없는 아이템.
물론 단순하게 보면 56레벨짜리 유니크 등급 아이템에 불과했다.
옵션은 특이하나, 인상적이진 않으며 총체적인 효용 가치는 레전더리 등급보다 부족한 아이템.
- 뭐야? 유니크 등급이잖아? 레전더리가 아니라?
ㄴ 유니크 등급이면 어때? 최초의 아이템인데!
그럼에도 최초로 공개됐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 그런데 BJ대마도사가 왜 이 아이템을 처분하지?
그리고 그 아이템이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BJ대마도사의 것이란 사실이 모인 이들을 뜨겁게 만들었다.
- 필요 없어서 처분하는 거 아니야? 고작해야 56레벨 아이템이잖아? 그것도 창이고.
ㄴ 그렇긴 한데, 굳이 팔 이유가 없잖아? 돈이 필요해서 처분하는 건 아닐 테니까.
ㄴ 하긴, 돈이 썩어 넘치는 놈인데 돈 때문에 올린 건 아니겠지.
ㄴ 왜긴 왜야, 자랑질하려고 올린 거지. 아마 경매가가 얼마든 간에 내릴걸?
돈이 부족해서 아이템을 팔 리는 없다!
그게 BJ대마도사에 대한 세간의 생각이었고, 때문에 많은 이들이 BJ대마도사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유가 뭘까?
“돈 때문은 아니겠지. 이건 확실해.”
라이징 스타 채널의 사무실 곳곳에서 이번 건에 대한 이야기만이 오고가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답을 구할 수 있는 상대는 하나였다.
“이유가 뭐냐고?”
“사장님이면 아실 것 같아서요.”
박영준, 그는 부하 직원의 의문에 고민 없이 대답했다.
“왜긴 왜야,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장작 넣는 거지.”
“장작이요?”
“스타 플레이어들은 보통 일주일 단위로 이슈를 만들지.”
박영준의 말처럼 소위 잘나가는 프로 플레이어들은 이슈거리가 여러 개 있어도 어느 정도 텀을 주고 그것을 풀어냈다.
“그런데 최근 BJ대마도사는 블루 스톤 골렘과 켄타우로스 나이트, 둘 사이에 텀이 3일에 불과했어. 보통 경우였으면 둘 사이의 텀을 일주일을 주는 게 이상적이었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최근 BJ대마도사의 행보는 그런 개념 따위를 가뿐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결코 정상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내가 괜히 쇼케이스를 한다고 나서는 바람에 BJ대마도사가 무리한 거지.”
만약 중간에 박영준이 괜한 자극을 주지 않았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방식.
“결국 일정이 꼬였고.”
어쨌거나 일은 저질렀고, 무리를 하는 바람에 BJ대마도사는 다음 이슈까지 예상외로 긴 시간이 남아버렸다.
그렇다고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다간 지금 들끓는 BJ대마도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어느 정도 잦아들 터.
“그러면 임시방편으로 이런 거라도 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BJ대마도사의 이번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크게 무리하는 것 없이 지금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었으니까.
“조만간 라이브 요청이 올 거야. 그리고 그 라이브에서 이번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지. 적당히 시청자들과 대화도 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적당히 열기를 유지하고, 그다음에 큰 걸 터뜨리겠지.”
“아!”
그제야 부하 직원이 속이 시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막상 대답을 해준 박영준의 표정에 속 시원한 기색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 의뢰에 대한 건 하나도 정리된 게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근심의 이유는 다름 아닌 광고주의 의뢰건.
박영준은 그 의뢰의 보상에 대한 정보를 BJ대마도사에게 숨긴 상태였다.
‘분명한 건 그 의뢰가 미심쩍다는 거지만.’
그도 그럴 것이 박영준이 보기에 그 의뢰는 결코 합리적인 의뢰가 아니었다.
‘세상 어디에도 공짜 점심은 없는 법.’
너무 BJ대마도사 쪽에 유리했다.
물론 그 의뢰 자체가 문제가 될 건 없었다.
‘뭐, 그냥 무난하게 의뢰가 해결되면 나쁠 건 없지만.......'
잘 풀리면 그보다 좋은 시나리오는 없는 법.
‘지금까지 BJ대마도사의 행보를 보면, 그 의뢰를 보는 순간 또다시 폭주할지도 몰라.’
그러나 박영준이 보기에 BJ대마도사는 그 의뢰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이가 결코 아니었다.
‘나처럼 분명 의심을 할 테니까.’
박영준과 마찬가지로 의뢰를 한 이의 의중을 의심하는 건 물론, 그 의심을 향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기 의견을 주장할 터.
박영준의 말처럼 폭주가 나올 가능성도 없진 않았다.
‘그 폭주로 피 보는 건 우리들이란 말이지.’
그리고 만약 그 폭주가 일어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가장 약자인 라이징 스타 채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 빨리 그냥 의뢰 좀 거절해라.’
그렇기에 박영준은 하루라도 빨리 BJ대마도사가 의뢰에 대한 거절 의사를 밝히기를 소망할 따름이었다.
그런 박영준에게 다른 부하 직원이 다가와 말했다.
“사장님! BJ대마도사 쪽에서 이메일 왔습니다.”
‘드디어 대답인가?’
박영준이 바로 반색하며 질문을 던졌다.
“뭐라고?”
“내일 라이브 방송할 건데 가능하겠냐고 묻는데요?”
“라이브 방송?”
“예."
“그뿐이야?”
“예? 아, 네…… 그 외에 다른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예상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렇기에 박영준은 살짝 심드렁한 표정을 지은 채 부하 직원들에게 명령했다.
“그럼 준비해야지. 아마 가벼운 방송이 될 테니까, 너무 무리는 하지 마.”
그 말과 함께 박영준 역시 자기 일을 시작했다.
‘광고주 쪽에는 BJ대마도사가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통보를 해줘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