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07화 (107/485)

107화.  < 34화. 의뢰 (3). >

8.

신기루의 숲.

툰가 왕국의 웨스트 캐슬에서 퀘스트를 받으면 워프 마법을 통해 도착할 수 있는 숲으로 100레벨에서 110레벨대의 플레이어들을 위한 사냥감, 슬라임이 등장하는 사냥터.

‘여길 두 번이나 오게 될 줄이야.’

그런 신기루의 숲은 다른 사냥터에서는 볼 수 없는 몇 가지 색다른 특징이 있었다.

하나는 앞서 언급된 슬라임의 존재였다.

‘슬라임, 진짜 짜증나는 몬스터였었지.’

보통의 RPG게임에서는 가장 잡기 쉬운 몬스터로 등장하지만 갓워즈에서는 아니었다.

갓워즈에서 100레벨에 도달한 플레이어들조차 쉬이 상대할 수 없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었다.

‘뭐, 신기루 현상이 더 골 때렸지만.’

그보다 더 까다로운 특징은 신기루의 숲의 이름이 붙은 이유, 바로 신기루 현상이었다.

신기루 현상은 쉽게 말하면 갑자기 지형지물이 변하는 것과 같았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나무가 솟고, 길이라고 생각한 곳이 갑자기 바위로 막히고 반대로 바위와 나무가 무성하던 곳에 길이 생기고.

‘그런 신기루 현상은 플레이어나, 슬라임에게도 적용되니까.’

더 재미난 점은 신기루의 숲에 들어온 플레이어와 슬라임 역시 신기루 현상에 따라 그 외형이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공격을 하거나 또는 공격을 받는 것.

즉, 움직이는 모든 존재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거 때문에 또라이 새끼들이 아주 작정하고 지랄을 했지.’

당연히 플레이어들의 비매너 행위가 다른 곳에 비해 잦아질 수밖에 없는 셈.

그래서 붙은 별명이 비매너의 숲이었다.

그런 이유로 신기루의 숲은 플레이어들이 선호하지 않고, 신기루의 숲이 아닌 다음 사냥터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레벨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크르르, 왕!

“주인님, 기괴하기 그지없는 숲이군요.”

럭키와 골드, 그 둘을 데리고 미다스가 레벨업 무대로 신기루의 숲을 고른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기괴하긴, 내가 보기에는 젖과 꿀이 너무 흘러서 보는 것만으로 당뇨에 걸릴 것 같은데.”

‘몰래 레벨업을 하기에 이만한 곳도 없지.’

플레이어들이 기피한다는 것은 미다스가 자신의 존재감을 최대한 감춘 채 사냥하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

물론 좋은 요소만 있는 건 아니었다.

‘깡패 새끼들이 깡패짓 가장 많이 하는 곳이긴 하지만.’

신기루의 숲을 지나면 나오는 우드 빌리지에서는 최고 140레벨까지 캐릭터 육성이 가능했다.

즉, 신기루의 숲에서는 130레벨대의 플레이어가 행패를 부릴 수도 있다는 의미.

‘특히 막 웨스트 캐슬에서 넘어온 놈들 털어먹는데 도가 튼 놈들이 제법 있지.’

괜히 별명이 비매너 숲이 아니었다.

그저 비매너 행위가 있을 것 같다, 수준이었다면 그런 별명이 붙을 리 만무.

꽤 굵직한 비매너 행위가 자주 일어났기에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지.

‘큰 문제는 아니지만.’

허나, 그 부분에 대해서 미다스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럭키야.”

왕!

신기루의 숲에는 있었으니까.

“뭔가 특이한 냄새 같은 거 안 나니?”

왕?

“잘 맡아봐. 분명 주변에 있을 거야.”

비밀 필드 던전이.

9.

킁킁!

코를 날름거리며 흙바닥 냄새를 맡던 럭키가 이내 고개를 들고는 짧고 굵게 짖었다.

왕!

평소에 럭키가 주인에게 애교를 부릴 때와 큰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다스는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주인님, 특이한 냄새가 나요!]

그 외침과 함께 머리 위로 뜬 문구를.

‘럭키야, 너 때문에 내가 산다.’

그 문구를 확인한 미다스의 고개가 주변을 빠르게 훑었다.

‘오케이!’

그런 미다스의 눈에 X자 모양으로 교차된 두 그루의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나무가 교차한 지점, 그 아래에 미다스만이 볼 수 있는 글자가 보였다.

[슬라임의 거처(히든)]

- 던전 등급 : 레어

- 던전 입장 가능 레벨 : 109레벨 이하

- 신기루의 숲에서 등장하는 슬라임들의 거처이다. 그들이 먹고 남긴 것이 있을 듯하다

!퀘스트 보상 : 던전 공략 시 신기루의 숲 청소부 타이틀 지급

!신기루의 숲 청소부 타이블 보상 : 룬(마력+3)

히든 던전.

그것을 확인한 미다스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이걸 이렇게 쉽게 발견할 줄이야.’

신기루의 숲에서 히든 던전이 등장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 사실에 의미를 두는 이는 없었다.

‘예전에 여기서 사냥할 때는 결국 히든 던전 발견하는 거 포기했었지.’

신기루의 숲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었다.

시시각각 지형지물이 변하는 신기루 현상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아무도 몰랐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 히든 던전을 발견해놓고서 파티원을 데리러 갔다 돌아왔는데 갑자기 그 히든 던전이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비매너의 숲 별명 붙은 이후는 더 심해졌지.’

그런 와중에 신기루의 숲에 붙은 악명은 플레이어들의 행보를 더더욱 좁게 만들었다.

언제 어느 순간 자신을 노리는 PK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히든 던전을 찾겠다고 이리저리 날뛸 수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결정타는 고스트 스틸 사건이었고.’

그러한 긴장감이 폭발한 것은 신기루의 숲 보스 몬스터인 고스트 스틸 사건이었다.

당시 1티어급 길드로 평가받던 화양 길드가 고스트 레이드를 하던 도중에 습격을 받았고, 이후 레이드에 참가했던 화양 길드 멤버 14명은 모두 즉사, 보스 몬스터 스틸을 당했다.

‘그때 스틸 성공한 애들 중 한 명이 만든 길드가 사냥뱀 길드였지. 스틸, PK전문 길드.’

몇 번 보스 몬스터 스틸 시도는 있었으나, 다른 것도 아니고 1티어급 길드가 그토록 처참하게 당하는 건 처음이었고 그 이후 신기루의 숲에서 사냥하는 모든 플레이어들은 극도의 경계심을 가지게 됐다.

‘그 이후로 네다섯 개 파티들이 무리를 만들어서 울타리 만들고 그 안에서 사냥했지.’

자연스레 신기루의 숲에서 이루어지는 사냥 방식 역시 변화했다.

적게는 3개 많게는 10개 파티가 서로 모여서 그룹을 만들고, 일정 지역 내에서 상호협조 하에 사냥하는 것.

사전에 모여서 계획이나 일정을 공유하고, 암구호를 정해 소통을 하기도 했다.

신기루의 숲에서 10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렇기에 히든 던전 발견은 더더욱 꿈도 꿀 수 없었다.

‘아주 좋아.’

미다스 입장에서는 혼자서 보물찾기를 하는 셈.

왕!

“그래, 럭키야. 네 덕이 크다.”

물론 럭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보는 것으로도 어지러운 세상에서 럭키의 보물 탐색자 능력은 어느 때보다 도움이 됐으니까.

왕!

“뭐라고?”

왕!

“이건 몸풀기에 불과하고, 앞으로 더 끝내주는 걸 탐색해주겠다고?”

왕!

“꿀을 너무 빨아서 당뇨 걸리게 해주겠다고?”

왕!

그렇게 럭키와 즐거운 만담을 내뱉은 미다스.

“주인님, 제가 더 멋진 활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 안으로 들어가자.”

그리고 그것을 매우 질투 어린 시선으로 보며 기어코 한 마디를 내뱉는 골드와 함께 미다스가 던전으로 들어갔다.

‘사냥하기 전에 이렇게 머릿속이 가벼운 건 처음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10.

슬라임.

신기루의 숲에서 등장하는 녀석의 외형적 특징은 하나였다.

단단한 젤리로 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 외에는 그 어떤 외형적 특징은 언급하는 것이 무의미했다.

슬라임은 갓워즈에 존재하는 그 어떤 동물이나, 몬스터로도 변신이 가능했으니까.

더 골치 아픈 점은 슬라임에게 일정 데미지를 주면 놈이 분열을 하며, 분열하는 순간 다시 새로운 형태로 모습을 갖춘다는 점이었다. 그 분열 횟수는 3번.

즉, 1 마리의 슬라임이 최대 8마리까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심지어 슬라임은 서너 마리가 하나로 뭉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전에 공략법을 준비해도 통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

‘슬라임을 상대로 사전에 전술이나 전략을 준비하는 건 사실상 무의미하다.’

미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몬스터의 특성에 따라 그에 맞는 다양한 공략법을 준비하는 게 그의 능력이지만, 그런 미다스조차도 어떤 형태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슬라임을 상대로 사전에 계획을 짜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과거 미다스에게 신기루의 숲은 매우 골치 아픈 무대였다.

‘그럼 개인기로 잡는 수밖에.’

물론 지금은 전혀 달랐다.

왕!

“네놈들! 주인님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현재의 미다스에게는 럭키와 골드라는 아주 강력한 공격수가 둘이나 있는 상황.

‘럭키와 골드, 그 둘은 슬라임을 상대로 1대 1로 무리 없다.’

더욱이 그들은 슬라임 하나쯤은 혼자서 잡을 정도로 강했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그리고 미다스 역시 슬라임 하나는 충분히 개인 역량, 굳이 전술적 고민 없이 잡을 수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전술을 짜는 게 웃긴 거지.’

그럼 답은 간단했다.

“지금까지 했던 대로, 그냥 알아서 잡아!”

막 싸우는 것!

물론 정말 효율성을 따지자면 최후까지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술전략을 짠 후에 움직이는 게 정답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잡을 수 있는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는 법.

“슬라임 새끼들, 다 뒈졌어!”

그렇게 시작된 슬라임과의 전투는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파이어볼!”

60미터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장거리 마법 포격은 뭉쳐 있는 슬라임 덩어리를 분해시켰다.

크-왕!

그렇게 분해된 슬라임 중 한 덩어리는 선택지조차 허락받지 않은 채 럭키와의 사생결단을 강요받았다.

물론 말만 사생결단일 뿐 럭키의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럭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늑대 모양을 갖춘 슬라임을 폭풍처럼 몰아붙였다.

콰직!

럭키의 몸이 슬라임을 지날 때마다 슬라임의 몸뚱이에는 짙은 발톱 자국이 패였고, 럭키의 주둥이에는 물어뜯은 슬라임의 젤리 모양의 살덩어리가 가득했다.

골드의 경우에는 기술 따위는 없었다.

히잉!

골드는 그저 쉼 없이 슬라임을 향해 돌진을 거듭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공격력은 럭키보다 훨씬 셌다.

애초에 돌진 능력에 특화된 켄타우로스의 모습, 여기에 거대화와 버서크, 이 밖에 스트랭스와 헤이스트란 스킬의 조합은 골드를 폭주 기관차로 만들어주었다.

푸홧!

그러한 골드 앞에서 슬라임은 철로 위에 놓인 푸딩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내가 잡을 게 없네, 잡을 게 없어.’

도리어 미다스가 파이어볼을 손에 쥔 채로 자신이 잡아야 할 표적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정도.

물론 그 순간 미다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래, 이 맛에 돈지랄하는 거지.’

압도적인 개인기량만으로 적을 압도하는 것이야말로 게이머들의 로망인 법.

그런 게이머의 로망보다 게이머를 기쁘게 하는 건 오직 하나뿐이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바로 레벨업 알림!

그 알림을 듣는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89레벨 달성이다!”

11.

[미다스]

- 레벨 : 89

- 성좌: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 (5+419)/체력 (5+383)/지력 (451+652)/마력 (94+509)

‘어중간한 근접 딜러보다 내 기본 데미지가 더 잘 나올 거 같다.’

볼 때마다 놀랍기 그지없는 상태창을 바라보는 미다스의 표정에 만족감이 어렸다.

그러나 진한 만족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지. 앞으로는 더더욱 게임 난이도가 높아지니까.’

레벨이 오를수록 능력치를 떠나 보다 많은 플레이어들의 협동을 요구하는 게 갓워즈란 게임이었으니까.

그러한 무대에서 독불장군 노릇을 하고자 한다면 이 수준으로는 부족했다.

‘이게 끝도 아니고.’

더욱이 미다스가 이룩한 이 결과물은 갓워즈란 무대에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 결코 아니었다.

‘내가 좀 더 게임을 잘하고, 여력이 있었으면……'

오히려 미다스는 최상의 결과물의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산으로 따지면 약 7할 정도.

괜한 겸손이 아니었다.

갓워즈의 모든 숨겨진 정보를 볼 수 있는 능력, 그게 미다스의 능력 아니었던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게임에 숨겨진 게 많아.’

그런 미다스의 눈에 비친 갓워즈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값진 것들이 가득한 상황이었다.

‘메인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이지만, 그것 외에도 값진 것들이.’

이제까지는 메인 시나리오에 끌려다니는 바람에 어찌 못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는 노릇.

‘먹을 건 다 먹어야지.’

감상은 거기까지였다.

‘이걸 이용해서 말이야.’

미다스는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내 들었다.

하나는 툰가의 검은 지팡이.

[툰가의 검은 지팡이를 장착했습니다.]

[툰가의 검은 지팡이를 소유한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과 함께 미다스의 눈앞에 창 하나가 떴다.

[툰가의 검은 지팡이를 소유한 자]

- 타이틀 설명 : 툰가의 검은 지팡이를 한 번이라도 손에 쥔 자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이다.

- 타이틀 보상 : 지력과 마력 +11

달콤하기 그지없는 창.

그러나 미다스는 그 창에 진한 관심을 주지 않았다.

지금 미다스가 궁금한 건 오직 하나였으니까.

“자, 사안 마법이 얼마나 센지 한 번 보자고.”

12.

갓워즈를 하는데 필요한 건 두 가지다.

캐릭터 카드 그리고 캡슐.

그것만 있다면 누구든 갓워즈를 할 수 있었다.

지위나, 신분, 인종이나 장애 같은 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범죄 경력이나, 인성, 정신 상태 역시 갓워즈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개새끼들, 이렇게 …하는 게 재미있냐? 재미있어?”

“아무렴,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지.”

갓워즈란 게임에서 PK를 즐기는 이들이 존재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이유였다.

“특히 3인 파티를 혼자서 해치운 후에 이렇게 힐러 하나만 남겨두고 이야기하는 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를걸?”

“미친 새끼!”

“자, 그럼 다음에는 탐험가 라인에서 사냥해. 괜히 주제 모르고 밖으로 나오지 말고.”

그 대화를 끝으로 플레이어의 얼굴에 철퇴를 내리찍은 플레이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이었다.

“비글, 중요한 사냥 앞두고 괜히 날뛰지 말라고 했을 텐데?”

풍경이 흔들리더니 이내 플레이어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신.

그 스킬을 풀어 모습을 드러낸 복면인을 향해 비글이라 불린 플레이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비글이 원래 그래. 주기적으로 운동시켜주지 않으면 지랄을 한다고. 그래서 내 캐릭터 이름이 비글인 거고.”

“지랄하는 건 상관없는데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자제할 줄 알아야지. 비글도 훈련 받으면 기다려라는 명령쯤은 듣는다고.”

그 말에 비글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제대로 먹잇감을 보여주던가, 아직도 BJ대마도사란 놈이 의뢰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없잖아?”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포기해. 너 말고도 이미 네 명이 대기 중이니까.”

“에이, 그럴 순 없지.”

그 순간 대화를 하던 비글이 손에 든 철퇴로 이미 마네킹이 되어버린 플레이어의 머리통을 내리찍으며 말했다.

“길드 마스터처럼 이곳에서 대어 하나 잡고, 명성을 떨칠 수 있는 기회는 죽어도 못 버리지.”

그 모습에 복면을 쓴 이가 비웃으며 말했다.

“자신이 넘치는군.”

“당연히 넘쳐야지. 130레벨 플레이어가 다섯 명이나 모였는데 100레벨짜리 하나 상대로 자신감 없으면 게임 접어야지.”

“하긴, 레벨 앞에서는 장사 없는 법이지.”

이내 수긍하는 복면인을 향해 비글이 말했다.

“BJ대마도사, 놈이 본 적 없는 스킬이라도 가져오지 않는 이상 실패할 일은 없어.”

13.

[슬라임을 처치했습니다.]

그 알림을 듣는 순간 미다스는 멍한 눈으로 자신의 손에 쥔 것을 바라보았다.

새카만 뱀 모양의 지팡이.

그러한 뱀 모양의 두 눈이 루비처럼 탐스러운 붉은빛을 내뿜는 것이 보였다.

“럭키야.”

그것을 본 미다스가 이내 옆에 있는 럭키를 향해 말했다.

“아무래도 고스트 솔로킬 라이브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왕?

주인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럭키

그런 럭키를 향해 미다스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손에 쥔 지팡이를 보며 말했다.

“핵 쓴다고 신고당할지도 모르니까.”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