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화. < 34화. 의뢰 (1). >
1.
“그럼 시청자 여러분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쉼 없이 채팅창을 가득 채우던 채팅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라이브가 종료되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끝을 알리는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소로 가득했던 미다스의 표정이 구겨졌다.
“쯧!"
그리고는 짧게 혀를 차는 것을 시작으로 속에 있던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아, 젠장! 다 망쳤어! 최소한 마무리는 물리 마법 했었어야 했는데!”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가 연출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그렇게 했으면 후원금 더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좀 더 근본적인 부분을 말하자면 그로 인해 더 큰 수입을 얻어낼 수 없었다는 것.
“가뜩이나 이번에 쓴 포션값 엄청 깨졌는데!”
그 불만과 함께 미다스가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사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끼잉.......
결코 좋은 낌새 따위는 보이지 않는 미다스의 그 표정에 럭키가 슬그머니 사체 위에서 내려왔다.
반면 골드는 달랐다.
“주인님! 오늘도 주인님과 함께 이 사악하고 간악한 무리를 해치웠습니다!”
버서크 모드가 해제되며 다시 이성을 되찾은 골드가 앞발을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사체 위에 올린 채 사냥에 성공한 사냥꾼다운 위풍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이놈의 몸뚱이에 최후의 일격을 꽂아넣는 것을 주인님이 직접 보셨어야 했는데, 참으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 모습으로 거듭 자신의 업적을 자랑했다.
마치 칭찬이라도 해달라는 듯이.
‘어휴.’
그 모습에 미다스가 칭찬 대신 긴 한숨을 내뱉었다.
‘내 게임 인생 속에서 예상 밖으로 강한 것 때문에 푸념을 하는 날이 올 줄이야.’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한 한숨이었다.
‘안 좋아.’
그렇게 속에 있는 불만을 토해내며 생긴 빈자리에 근심과 걱정거리들이 차올랐다.
‘광고주들이 불만 가질지도……'
사실 이번 라이브 내용은 광고주들이 여러모로 불만을 가질 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최소한 10분은 했었어야 했는데……'
재미 자체가 부족했으며, 시간도 많이 부족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6분 남짓한 시간밖에 광고를 하지 못한 셈.
차후 영상에도 광고가 삽입되긴 하겠지만, 솔직히 만족도가 높을 수는 없었다.
‘다음에는 광고가 안 붙을지도……'
당연히 광고를 하고자 했던 이들 역시 BJ대마도사에게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는 계기가 되리란 점이었다.
그러한 것들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미다스가 고개를 내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사체, 이제는 마네킹처럼 무미건조한 것이 된 사체를 바라봤다.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대상을 향해 화풀이를 했다.
"응? 몬스터가 말이야, 좀 밝은 곳에서 말이야, 응? 마지막에 발악이라도 해야지! 좀 피튀기게 싸우란 말이야, 피튀기게!"
죽은 켄타우로스 나이트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이야기.
“쯧쯧, 아이템이라도 좋은 거 안 주면 고소할 거다.”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아이템 루팅을 시도했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보물을 획득했습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가 자신의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그러나 새로 습득한 아이템이 보였다.
‘응?’
“하나?”
단 한 칸만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템이.
그것을 본 미다스가 다시 한 번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사체를 바라보고, 인벤토리를 바라본 후에 다시 말했다.
“하나?”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의 입에서 헛웃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니, 최소 10명이 잡아야 하는 보스 몬스터를 루팅했는데 아이템이 하나라, 허허허.”
보스 몬스터가 주는 아이템의 개수는 난이도에 따라 달라진다.
보다 많은 플레이어가 사냥에 필요할수록 그만큼 더 많은 아이템을 주는 셈.
상식적인 조치였다.
15명의 플레이어가 사냥했는데 아이템이 하나만 나온다면 그보다 골치 아픈 일은 없을 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6인 이하 파티 공략 시 추가 보상을 주는 켄타우로스 나이트는 최소 10인 파티를 기준으로 설계된 놈이었다. 최소 3개 이상 아이템이 나와야 하는 놈.
“빌어먹을 좆망겜 수준 보소.”
그런데 지금 하나만 나왔으니, 미다스의 입에서 불만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가만, 이거 설마 거래 불가 템일지도?’
더 나아가 미다스는 이 아이템마저 거래 불가일지도 모른다는 아주 안 좋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운빨좆망겜이라면 그러고도 남아.’
그리고 갓워즈라면 그렇게 하고도 충분한 수준이 아니라, 남았을 게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확인해보자.’
그러한 불안감 속에서 미다스가 인벤토리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꺼냈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보물을 개봉합니다.]
그러자 곧바로 미다스의 눈앞에 다섯 장의 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헉!’
모두가 황금빛으로 빛나는 카드들이.
레전더리 등급.
어째서 아이템이 하나만 나왔는지, 이제는 분명하게 이해가 되는 순간.
“캬!"
그제야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짓는 미다스를 향해 럭키가 말했다.
왕!
그 외침에 미다스가 고개를 뒤로 돌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럭키야 뭐라고?”
왕!
“이 게임 갓겜이라고?”
“주인님!”
그렇게 미다스가 럭키와 만담을 하는 사이 골드도 말했다.
“빛입니다!”
"그래, 빛이지! 황금......."
그 순간 미다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빛이라고?’
카드 뒤 아이템 등급이 나타내는 빛을 볼 수 있는 건 미다스만이 가진 능력.
그런데 빛이 보인다니?
‘설마 골드도 나처럼 이게 보이는 건가?’
다행히도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응?’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린 미다스는 볼 수 있었으니까.
“빛이네?”
자신의 가슴팍에서 작게 빛나는 무언가를.
휘이이!
그 빛과 함께 미다스의 가슴팍으로 주변의 검은 안개들이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의 알이 이름 잃은 신의 힘을 흡수합니다.]
그 소란 속에서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는 상황을 인지했다.
‘빌트가르 때랑 같다.’
자연스레 미다스의 눈이 인벤토리창의 가장 밑에 위치한 아이템을 향했다.
[???의 알]
!용의 알
!부화를 위해서는 ‘이름 잃은 신의 힘’이 필요
!부화도 : 6퍼센트
‘오른다.’
그러자 부화도가 시시각각 조금씩 오르는 게 보였다.
‘9퍼센트.’
이윽고 그 부화도가 9퍼센트에 멈췄을 때 미다스의 가슴팍의 빛이 잦아들었다.
[제한구역이 정화됩니다.]
[제한구역을 정화한 자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그와 함께 어둡기 그지없었던 제한구역에 빛이 내리며 황금 평야를 비추기 시작했다.
세상이 점차 밝아졌다.
덕분에 볼 수 있었다.
‘저거?’
먼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검은색 형체를.
‘정체 모를 자!’
일찍이 이곳에서 미다스에게 한 방을 허용했던 존재.
그 존재가 미다스가 있는 곳을 향해 천천히 오기 시작했다.
“럭키! 골드!”
미다스는 그러한 정체 모를 자의 접근에 당황하지 않고 럭키와 골드에게 신호를 줬다.
“전투 준비해!”
전투 개시!
왕!
“명을 받듭니다!”
주인의 그 명령에 럭키와 골드가 바로 미다스의 앞을 가리는 방패가 된 채 전투를 치를 준비를 했다.
미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때보다 짙은 자신감을 품은 채 전투를 준비했다.
‘그래, 와라.’
막연한 자신감은 아니었다.
‘내 수준은 동급 최상이다. 밸런스가 어떻든 간에 이 사냥터에서 내가 못잡을 건 없어.’
이미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통해 미다스는 제 스스로의 강함을 제대로 확인한 상태.
전투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네놈도 레전더리 정도는 주겠지.’
도리어 더 큰 기회를 앞두고 탐욕을 빛낼 정도.
“네놈, BJ대마도사의 무서움을 보여주……!”
그렇게 미다스가 그 어느 때보다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순간,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정체 모를 자(Lv444)]
오는 존재의 정체를.
"헙!"
444레벨.
그 말도 안 되는 레벨을 확인한 미다스가 반사적으로 제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미친, 444레벨? 지금 갓워즈 최고 레벨이 400레벨을 못 넘고 있는 상황인데?’
사실상 갓워즈의 현시대에서 그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레벨.
‘여기서 잡으라고 만든 몬스터가 아니잖아?’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의 사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왕!
“주인님! 명령만 내리십시오!”
그러한 미다스의 심정을 알 리 없는 럭키와 골드가 부디 공격 명령을 내려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색을 드러냈다.
그때 미다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튀어!”
왕?
“예?”
예상외의 후퇴 명령.
“튀어! 내 뒤로 튀어!”
그러나 미다스는 재차 소리를 내지르며 럭키와 골드를 자신의 뒤로 보냈다.
잡을 수 없다면 도망치는 것, 갓워즈의 규칙을 본능적으로 수행했다.
“골렘 소환!”
그러면서 미다스는 골렘을 소환하기 위한 캐스팅을 시도했다.
골렘으로 정체 모를 자의 공격을 한 번 이상은 어떻게든 버티겠다는 의지.
‘씨발,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물론 미다스는 정말 의미도 없는 의지임을 이 순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때였다.
스윽!
미다스를 향해 접근하던 정체 모를 자의 걸음이 멈추었다.
휘이이이!
그와 동시에 먼 곳에서 화살이 한 대 날아왔다.
콰앙!
화살이라기보다는 창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거대하기 그지없는 놈이 정체 모를 자의 발, 그 앞에 굉음을 내며 떨어졌다.
그것을 확인한 정체 모를 자가 스윽, 고개를 돌려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본 후에 이내 등을 돌렸다.
스르르!
그러더니 이내 허공에 생긴 블랙홀과 같은 구멍으로 제 몸을 집어넣었다.
‘사라졌다.’
그 광경을 보던 미다스, 그런 그의 귓속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제한구역이 정화되어 달려왔네.”
NPC자가라.
“괜찮은가?”
미다스가 제한구역을 정화하자, 곧바로 대기 중이었던 그가 부하들을 이끌고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퀘스트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2.
[동쪽 감시탑에 도착했습니다.]
워프 마법을 통해 웨스트 캐슬 동쪽 감시탑에 도착한 미다스를 향해 NPC자가라는 말했다.
“일단 쉬고 있게. 나는 마저 처리할 일이 있으니.”
그 말을 끝으로 NPC자가라가 다시 한 번 감시탑 내의 마법진 위에 올라섰다.
이후 NPC자가라가 부하들과 함께 사라지는 순간 미다스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휴.”
그리고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죽는 줄 알았네.’
게임 오버, 언제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단어.
‘만약 거기서 뒈졌으면……'
이제는 잃을 게 많아진 미다스 입장에서는 더더욱 등골이 오싹해지는 일이었다.
물론 그런 건 있었다.
‘괜히 레벨이 보이는 바람에…… 어차피 이렇게 될 건 똑같은데 쫄았네.’
만약 미다스가 놈의 레벨을 알아 볼 수 없었다면 이토록 겁에 질리는 일은 없었을 터.
더욱이 상황을 보면 애초에 거기서는 정체 모를 자와 싸우는 일은 없었다.
어찌 보면 괜한 겁을 먹은 셈.
‘일단 침착하게, 정리부터 하자.’
그렇게 미다스가 제 스스로를 추스르며 차근차근 수확을 정리했다.
수확 확인의 첫 번째는 타이틀이었다.
[제한구역을 정화한자]
- 타이틀 설명 : 황금 평야의 제한구역을 정화한 자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이다.
- 타이틀 보상 : 마력 +35
타이틀 옵션에 미다스가 굳어있던 입가와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레벨도 2나 올랐지.’
이어서 얻은 보상을 떠올리자, 풀린 입가에 미소가 그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풀어진 표정의 화룡점정은 다름 아니라 인벤토리에서 다시 꺼낸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보물이었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보물을 개봉합니다.]
미다스가 다시 한 번 그것을 개봉하자, 다섯 장의 카드가 황금빛을 내뿜으며 미다스의 눈앞을 가득 채웠다.
‘제발, 제발 거래 가능하게 해주세요!’
그러한 미다스의 눈이 카드 한 장을 향했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활]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89레벨 이상
-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사냥한 자들에게만 허락되는 활이다. 제한구역을 정화한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
- 공격력 : 101
- 근력 +81
- 체력 +39
- 지력 +19
- 마력 +32
- 모든 원거리 공격력 15퍼센트 증가
- 모든 원거리 공격 속도 15퍼센트 증가
- 공격 시 더블 애로우 스킬 발동
- 제한구역을 정화한 자 타이틀을 가진 자만이 사용 가능 레전더리다운 기나긴 옵션.
그러나 미다스의 시선은 오로지 하나, 가장 하단에 있는 옵션만을 향했다.
‘없다. 귀속이 없다.’
그리고는 이내 습득 시 귀속 옵션이 없는 걸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가 머리 위로 손을 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우!”
왕?
“주인님, 무슨 일이십니까?”
그 환호성이 럭키와 골드가 놀랐으나, 미다스는 개의치 않고 옵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여전히 거래 불가 옵션은 없었다.
‘사용 시에 조건이 붙은 게 흠이긴 하지만……'
그런 미다스의 눈이 착용 조건에 닿았지만, 그럼에도 미다스는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거래 되는 게 어디야? 옵션만 빵빵하면……'
조건이 어떻든 간에 거래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미다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으니까.
“잠깐.’’
그제야 미다스가 옵션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더블 애로우? 미친, 이게 붙었다고?”
더블 애로우.
문자 그대로 활을 한 번 쏘면 두 발을 날아가게 하는 궁수 클래스들의 소중한 스킬.
‘맙소사, 진짜?’
놀란 미다스의 시선이 다른 아이템에 가지 못한 채 그저 활에만 꽂혔다.
‘툰가의 활보다 나은데? 가만, 그럼 최소 10만 달러 이상? 아니지, 더블 애로우 스킬이잖아? 이 정도 스킬이면 최소…… 헉.’
그대로 꽂힌 채 미다스의 머릿속 계산기가 분주하기 그지없는 계산을 거듭했다.
그 순간이었다.
우웅!
동쪽 감시탑의 워프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쉬고 있었군.”
NPC자가라, 그가 등장했다.
뱀 모양의 하얀색 지팡이를 손에 든 채.
3.
BJ대마도사의 켄타우로스 나이트 레이드가 끝난 후의 라이징 스타 채널 사무실.
여전히 분주한 기색이 남아있는 그곳에서 부하 직원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난 후 태블릿PC를 손에 든 채 박영준에게 다가갔다.
“사장님, 오늘 라이브 통계입니다.”
그 말과 함께 태블릿PC를 박영준에게 건네주었고, 그것을 받은 박영준이 태블릿PC의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10여 초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부하 직원이 조심스레 질문을 했다.
“이대로 BJ대마도사에게 메일로 보낼까요?”
그 물음에 박영준은 대답 대신 태블릿PC 화면을 지그시 쳐다만 봤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부하 직원 입장에서는 갑자기 속이 살짝 마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
그 분위기 속에서 박영준이 입을 열었다.
“하나만 묻자.”
“예?”
갑작스러운 질문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박영준이 말을 이어갔다.
“BJ대마도사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라고 봐?”
“그야…… 웨스트 캐슬에서는 할 거 다했으니까, 신기루의 숲으로 가지 않을까요?”
바로 나오는 대답에 박영준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재차 질문했다.
“거기 보스 몬스터가 뭐지?”
“신기루의 숲의 보스 몬스터요? 고스트죠.”
이번에도 역시 대답은 바로 나왔고, 박영준이 재차 고개를 끄덕인 후에 질문을 던졌다.
“그럼 과연 BJ대마도사 15일 안에 고스트 레이드 솔로킬 라이브 할 수 있을까?”
“뭐, 지금부터 바로 들어가서 준비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설마 그게 광고주의 의뢰인가요?”
곧바로 상황을 눈치챈 부하 직원의 물음에 박영준이 고개를 끄덕였고, 부하 직원가 말했다.
“아! 이번에 메일 보낼 때 그 내용을 추가하라는 거군요. 바로 추가하겠습니다.”
그제야 제 역할을 확인한 부하 직원이 박영준으로부터 태블릿PC를 다시 건네 받은 후에 잽싸게 자리로 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박영준이 제 머리를 툭툭, 손가락으로 치기 시작했다.
‘확실히 지금부터 준비하면 못할 건 없어.’
부하 직원의 예상대로 광고주의 의뢰는 15일 내에 신기루 숲의 보스 몬스터인 고스트를 사냥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BJ대마도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바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될 건 없는 의뢰.
박영준 역시 그 의뢰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보상이 너무 세.’
문제는 그 의뢰에 대한 보상이 사역마 스킬 카드라는 것.
레전더리 스킬인 사역마 스킬 카드는 그 가치도 가치이지만, 특정 퀘스트를 공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스킬 카드로 현재 탐험가 길드가 그 퀘스트를 독점한 상태였다.
‘어느 바닥이든 메리트가 이유 없이 높은 법은 없지.'
그게 이유였다.
‘그러니까 이번 건의 메리트는 말해서는 안 돼.’
박영준이 의뢰 조건은 말하되, 보상은 말하지 않은 이유.
‘괜히 보상 때문에 BJ대마도사가 무리하는 일이 나오면…… 내 책임이니까.’
이러한 일을 처리할 때는 보상을 배제하고, 조건 자체에만 집중해야 하는 법.
결정적으로 박영준은 자신했다.
‘그리고 BJ대마도사 성격상 솔직히 메리트가 별로라고 생각하면 의뢰를 무시하겠지.’
자신이 보상을 말해주지 않는 이상, BJ대마도사가 이 의뢰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으리라고.
자연스레 이 의뢰는 없던 일이 되리라고.
그러한 박영준에게 부하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그런데 보상은 뭔가요? 의뢰를 하면 당연히 보상이 붙을 텐데요?”
그 물음에 박영준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보상이 별로라서 현재 협상 중입니다, 그렇게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