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04화 (104/485)

104화.  < 33화. 예상 밖 (3). >

5.

리플레이.

그 스킬을 봤을 때 미다스의 머릿속에 떠오른 스킬은 단 하나였다.

‘리플레이로 써먹을스킬은 용열병 밖에 없지.’

용열병.

그 외에 다른 스킬은 염두에 둘 필요가 없었다.

비단 미다스만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니었다.

- 리플레이 있으면 당연히 용열병에 써야지.

- 용열병 지속 시간이 2배 되는 건데, 다른 스킬에 쓰면 병신이지.

누구라도 미다스와 같은 처지라면 같은 생각을 했을 테니까.

그렇기에 시청자들 중 그 누구도 미다스의 선택에 티끌의 의문이나, 반문을 던지지 않았다.

당연히 모든 시청자들이 알고 있었다.

- 그럼 이제부터 진짜 데미지 딜링 시작이네.

탱커 역할을 포기하고 본래의 순수한 딜러가 된 BJ대마도사가 보여줄 화력이 얼마나 대단할지.

그러한 모두의 예상에 미다스는 기꺼이 응했다.

‘거리는……'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속도로 이길 수 없음을 깨달은 럭키가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다리 사이와 몸뚱이 주변을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식으로 시간을 끄는 사이.

그사이 미다스는 전투가 치러지는 전황과 거리를 벌렸다.

‘64미터.’

롱토스 효과가 극대화되는 거리를 확보했다.

‘거칠 것은 없다.’

더욱이 이번 무대는 검은 안개 바람이 불 뿐, 그 어떤 장애물도 없는 황금 평야.

미다스 입장에서는 보이는 황금빛 과녁을 향해 그대로 곧게, 그저 직구만을 던지면 될 뿐이었다.

‘바로 들어간다.’

“파이어볼 앤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그렇게 미다스가 일말의 시간 낭비도 없이 바로 마법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캐스팅 속도는 엄청났다.

당장 용열병 효과로 캐스팅 속도가 크게 증가한 상황.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합니다.]

여기에 이제는 꼿꼿하게 자리를 잡은 덕분에 발리스타 효과마저 발동한 상태였다.

[파이어볼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파이어볼 같은 마법의 경우에는 캐스팅을 마치는데 걸리는 시간이 2초 남짓한 수준.

파이어 스피어나, 아이스 스피어 역시 캐스팅을 마치는데 걸리는 시간이 채 10초가 되지 않았다.

- 벌써 파이어볼 됐네?

- 캐스팅 속도가 뭐 저래?

- 이거 캐스팅이 너무 빨라서 쿨이 남겠는데?

도리어 너무 빠른 공격 탓에 이제는 쿨타임을 걱정해야 할 정도.

물론 미다스는 그 부분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쿨타임 계산 만큼은 누구랑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아.’

쿨타임 계산만큼은 갓워즈에서 누구보다 잘할 수 있으리란 자신.

꽈릉!

그러한 자신감에서 나온 마법 공격들이 쉼 없이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을 두드렸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검은 안개 바람이 몰아치는 황금 평야 위로, 여러 빛깔의 마법들이 날아가는 모습은 마치 밤하늘 위를 가로지르는 혜성처럼 보였다.

더 놀라운 건 그 혜성의 끝에는 언제나 강렬하기 그지없는 폭발이 있다는 것.

미다스의 모든 마법 공격이 실수 하나 없이 그저 형태만이 어렴풋이 보일 뿐인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에 꽂힌다는 증거였다.

그 광경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 역시 BJ대마도사네.

- 이런 말도 안 되는 악조건에서도 단 한 번도 못 맞추는 일이 없네. 무슨 야구 선수야?

- 화력이야 두말할 것도 없고, 이 정도 명중률이면 데미지 딜링은 동레벨 대 아즈모를 뛰어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는데?

- 소문이 사실이었네.

세간에 흐르는 BJ대마도사에 대한 소문이 헛소문이 아닌 사실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거 말고 하나 더 있지.’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미다스에게는 자신감이 하나 더 있었다.

‘골드, 지금 녀석이 미쳐 날뛰고 있다는 것.’

그 자신감의 근원은 다름 아닌 골드.

‘사생결단과 버서크 스킬의 조합은 최강이니까.’

미다스, 그는 럭키와 골드가 새로운 스킬을 습득한 후에 다양한 각도로 연구를 했다.

그 과정에서 미다스는 확인할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사생결단과 금강불괴를 앞세워 아주 안정적이고 확고한 탱커가 된 럭키와 버서크 스킬이 발동한 골드의 데미지 딜링이 얼마나 대단한지.

물론 그게 대단하리란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미다스도 그 조합이 대단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저 스킬 시너지 효과 수준이라면 미다스가 대단하다, 말도 안 된다, 같은 표현을 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즉, 그 둘의 시너지 효과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둘의 호흡이 그렇게 환상적일 줄이야.’

그 비결은 다름 아니라 둘의 호흡이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고 팀워크가 우수한 건 아닌 법.

탱커와 근접 딜러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개인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 둘의 호흡이 잘 맞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이, 오히려 너무 뛰어난 탓에 팀워크가 깨지거나 꼬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럭키가 그냥 금강불괴를 발동한 상태에서 탱커를 하고, 골드가 그냥 딜링을 할 때의 효과는 미다스가 생각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버서크 스킬이 발동하는 순간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 플레이어라면 버서크 스킬을 쓰더라도 정신적으로 변화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골드가 단순화된 게 컸어.’

하지만 플레이어와 인공지능인 골드는 별개의 이야기.

버서크 스킬이 발동한 골드는 플레이어와 달리 정말로 이성이 그대로 마비되었다.

그저 눈앞에 있는 표적에만 달려드는 이성 잃은 맹수로 만들어주었다.

‘그것을 럭키가 제대로 이용하고 있고.’

그 상태에서 럭키가 골드를 제 마음대로 이용했다.

골드가 더 제대로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여기에 금강불괴 덕분에 과감해졌지.’

금강불괴를 통해 충분히 맞아도 버틸 수 있다는 사실은 럭키 본인도 더더욱 과감하게 움직이게 했다.

그 결과가 지금 미다스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였다.

‘HP가 쭉쭉 날아가네.’

앞선 전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감소하는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HP상태가.

‘이걸 나만 본다는 게 문제지만.’

물론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검은 안개 바람 탓에 그 광경을 볼 수 없었다.

사실 이 역시 미다스가 우려하는 바였다.

‘레이드 자체는 나쁠 게 없지만, 라이브 방송하기에는 좋지 않아.’

영상을 편집할 때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나름 영상미를 뽑아낼 수 있었지만, 라이브는 달랐다.

라이징 스타 채널이 제아무리 능력이 좋더라도 이런 말도 안 되는 환경에서 제대로 된 영상미를 뽑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

- 그보다 럭키랑 골드는 잘 싸우고 있는 거야?

- 아니, 뭐 보여야 알지.

영화로 비유하면, 영화를 보러 왔는데 그 화질이 기대 이하인 것과 같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영화를 오래 보는 걸 좋아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니 더 빠르게 끝낸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1초라도 더 빨리 이 라이브를 끝내는 게 그나마 상책이었다.

‘포션 아끼지 말자.’

그렇기에 미다스는 기꺼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아끼지 말…… 젠장, 이거 한 병이 치킨 20마리 값인데.’

인벤토리에서 600골드짜리 포션을 꺼낸 후에 그것을 단숨에 들이켰다.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그리고 다시 시작된 마법 포격은 쉼 없이 그리고 흔들림 없이 검은 안개 바람 너머의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을 두드렸다.

이윽고 알림이 들렸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발걸음에 불이 붙습니다.]

3페이즈가 시작됐다.

6.

검은 안개 바람 탓에 가늠하기 힘든 전황.

- 대단한 건 알겠는데 이거 뭐 보스몹이 보여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 노잼 맞네.

그러한 전황에 불만을 가지던 이들 중 몇몇이 묘한 조짐을 발견했다.

- 저거 뭐야? 불꽃?

- 바닥에 불길이 생긴 거 같은데?

검은 안개 바람 너머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어렴풋하게 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이윽고 시청자들이 그 불길의 정체를 파악했다.

- 파이어 스텝 같은데?

- 누가 쓴 거지? BJ대마도사가?

- 아니 거리가 60미터인데 어떻게 BJ대마도사가 파이어 스텝을 쓰겠어? 그렇게 외친 적이 없는데.

- 그럼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썼다고?

그 대지 위로 피어오른 불길의 정체가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발자국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놀랐다.

- 맙소사, 3페이즈는 파이어 스텝 발동이야?

- 엄청난 이동 속도에 파이어 스텝…… 갓워즈 새끼들은 이걸 잡으라고 몬스터 디자인을 한 거야?

ㄴ 인공지능이 디자인함.

ㄴ 어쩐지 피도 눈물도 없더라.

갓워즈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바로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의 설정이었으니까.

반면 정말 갓워즈를 잘 아는 이들은 다른 부분에서 놀랐다.

- 보통 보스 몬스터의 HP가 70퍼센트 이하일 때 2페이즈가 발동하지? 3페이즈는 20퍼센트 이하일 때 발동하고.

- 그렇다는 건…… 조금 전 그 짧은 시간 동안 50퍼센트 가까운 HP를 깎았다는 건가?

- BJ대마도사의 데미지 딜링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그건 말도 안 되는 거 아니야?

- 대체 무슨 짓을 해야 저 정도 딜링이 나오는 거지?

BJ대마도사가 본격적으로 보여준 데미지 딜링이 그들의 상식을 초월한다는 것.

‘골드 덕분인 건 아무도 모르겠지만……'

물론 그 비결은 골드 덕분이었지만 미다스는 굳이 그것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뭐, 내 능력이라고 생각해서 나쁠 건 없지. 어차피 다들 본 것도 아니니까.’

굳이 자신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아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보단 지금 온 마지막 타이밍을 잡는 게 중요해.’

무엇보다 미다스는 이 순간이 유일한 기회임을 알았다.

‘HP가 5퍼센트 이하가 되는 순간, 그 순간이 그나마 연출을 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상대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레이드가 거의 끝에 이르렀을 때 뿐.

그때가 오늘 이 라이브를 보고 간 이들이 보지 않은 이들에게 떠벌릴 수 있는 무언가를 줄 수 있는 마지막 찬스였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찬스였다.

‘당연히 물리 마법으로 가야지.’

심지어 이미 무엇을 연출할지도 정해둔 상태.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다스는 당장 여유를 부리고, 공격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물론 화력은 이대로 간다.’

상대는 보스 몬스터.

정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오기까지 미다스는 결코 여유를 품는 걸 용납지 않았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 애로우 앤 파이어 애로우!”

확실하게 쿨타임을 계산해나가며 이제는 바닥을 불판으로 만드는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뚱이에 확실하게 마법을 꽂았다.

- BJ대마도사가 그냥 끝장을 보려는 모양이네.

- 3페이즈이고 나발이고 그냥 끝내겠다? 진짜 약속이 급한 모양이군.

그 흔들림 없는 모습에 이제는 시청자들이 혀를 내두르는 수준을 넘어 감탄을 할 정도.

화르륵!

그렇게 미다스가 파이어 스피어 한 자루를 던지는 순간, 미다스의 눈에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HP상태가 보였다.

‘왔다!’

그 순간 미다스는 소리쳤다.

“얼추 다 잡은 거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최후의 순간까지 놓칠 순 없지요?”

미다스의 말에 그저 숨죽인 채 친절하지 못한 라이브를 보던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 크으! 역시 BJ대마도사가 방송을 아네!

- 그래, 아무리 노잼 방송이라고 해도 보스 몬스터 최후의 순간은 확인해야지!

그 환호에 미다스가 대답했다.

“자, 그럼 가까이 접근하겠습니다.”

그 말에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환호했다.

- 접근한다고? 혹시?

- 물리 마법 가나요?

- 역시 마무리는 물리 마법이지!

BJ대마도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뻔하지만,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쇼맨십을 기대하며.

그러한 기대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쓸 마법은…… 뭐, 직접 보시면 압니다.”

그 순간이었다.

‘응?’

천천히 여유를 부리며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인 검은 안개 바람 너머로 향하던 미다스의 눈동자가 커졌다.

‘갑자기 HP가 왜?’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HP가 갑자기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 눈에 들어온 탓이었다.

‘설마?’

물론 그 이유는 뻔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도 전력이 아니었다는 거야?’

럭키와 골드, 그 둘이 진짜 기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

사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갓워즈에서 말하는 전투 능력 중에는 학습력과 적응력이란 요소도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거듭된 전투 속에서 더 뛰어난 기량과 호흡을 보여주는 건 오히려 정상이었다.

‘자, 잠깐!’

단지 지금 미다스가 그것마저 계획 범주 안에 넣지 못했다는 게 문제가 될 뿐.

‘이러면 나가리인데!’

그 순간 미다스가 여유를 버리고, 빠르게 전력으로 전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다스가 전장에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처치했습니다.]

그 알림과 함께 미다스의 바로 앞으로 온몸이 넝마가 되어버린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뚱이가 쓰러졌다.

쿵!

그리고 그렇게 쓰러진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뚱이 위로 럭키와 골드가 제 발을 올리며 동시에 소리쳤다.

호우우우!

히이이잉!

사냥에 성공했음을 알리는 외침.

“어, 이게 아닌데……"

그 예상 밖의 상황에 미다스가 저도 모르게 속내를 드러냈고, 그 모습에 시청자가 대답했다.

- 결국 BJ럭키가 캐리했네.

- 그럼 그렇지, BJ대마도사가 할 줄 아는 건 버스 타는 것밖에 없지.

- BJ럭키님, 딜러 그냥 새로 구하시죠?

미다스, 그의 켄타우로스 나이트 레이드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7.

“커피 가져왔습니다!”

한손에 각각 4개씩, 양손에 도합 8개의 커피를 든 사내가 라이징 스타 채널의 라이브 방송실 안으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늦었습니다. 그래도 커피는 안 식었어요.”

그렇게 들어온 사내는 가장 먼저 자신이 조금 늦은 것에 대한 변명을 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오히려 짙은 적막감만이 방송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을 뿐.

‘뭐지?’

그 사실에 사내가 의혹 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는 순간, 그 순간 한 명이 소리쳤다.

“진짜 끝났네.”

그 말에 사내가 반문했다.

“끝났다고?”

이어서 사내가 고개를 돌려 방송실의 메인 모니터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말했다.

“어? 라이브가 벌써 끝났네?”

그 순간 사내가 이제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라이브 시작한 지 6분 좀 넘었는데…… 설마 게임 오버야?”

고작 6분 남짓한 시간이 흘렀는데 방송이 끝났다면, 게임 오버란 경우의 수를 떠올리는 건 당연지사.

그때였다.

“꺼어억.”

듣는 이조차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듯한 트림 소리가 라이브 방송실 안을 가득 채웠고, 자연스레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 트림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크흠."

그 시선에 트림 소리의 주인공인 박영준이 헛기침과 함께 말했다.

“트림 하는 거 처음 봐? 그보다 다들 뭐해? 레이드 성공했는데, 이제 마무리해야지!”

그제야 정신을 차린 직원들이 분주하게 마무리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고, 커피를 사 온 사내 역시 상황을 이해한 듯 놀라며 말했다.

“맙소사, 6분 컷이라고? 진짜? 와, 진짜 이런 건 상상도 못했는데!”

부하 직원의 그 말에 박영준이 이제는 뻥 뚫린 마음속으로 대답을 했다.

‘그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 나조차도.’

예상은커녕 박영준의 경우에는 오늘 레이드가 어느 때보다 길고, 힘들 것이라 생각한 상황이었다.

‘BJ대마도사, 장난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박영준의 생각을 BJ대마도사는 가소롭다는 듯이 말도 안 되는 결과물을 보여줬다.

감탄이 절로 나올 지경.

물론 박영준은 이 순간 감탄을 내뱉는데 시간을 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끝났으면 뒤처리를 해야지.’

BJ대마도사가 제 역할을 마쳤으니, 이제는 박영준이 자신의 역할을 마칠 때.

박영준이 고개를 돌린 후에 자신의 모니터를 바라봤다.

단 한 명만이 들어온 채팅창, 그 채팅창을 향해 박영준이 마이크에 입을 댄 채 말했다.

“어떻습니까? BJ대마도사의 실력이?”

이내 채팅창 위로 문자가 떴고, 그 문자에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 놀랍네요. 하지만 영상의 화질은 딱히 만족스럽지 못하네요.

이번 라이브 방송의 유일무이한 광고주의 불만에 박영준은 능숙하게 대응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환불해드리겠습니다.”

‘단가를 낮추려고? 그건 용납 못하지.’

과감하기 그지없는 대답.

더불어 당연한 대답이었다

‘어차피 이쪽 아니더라도 이번 라이브 영상 공개되는 순간 광고주들은 알아서 모인다.’

이번 전투에서 BJ대마도사는 그 무엇과도 비교불가능한 전투력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흥행이 될 수밖에 없는 보증수표, 그것도 아주 강력한 보증수표를 보여준 셈.

그런 상황에서 라이징 스타 채널이 굳이 고개를 숙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때 광고주가 제안했다.

- 환불 대신에 추가 계약을 해도 될까요?

추가 계약.

그 단어에 박영준이 말했다.

“조건을 말씀하시죠.”

- 라이브 방송을 의뢰하고 싶어요.

의뢰.

이상할 건 없었다.

특정 몬스터 혹은 특정 던전, 사냥터 따위를 공략하는 것을 광고주 쪽에서 의뢰하는 건 이 바닥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돈을 버는 주요 수단 중 하나였으니까.

‘BJ대마도사를 컨트롤하겠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지.’

물론 BJ대마도사를 모셔야 하는 박영준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의뢰였다.

‘하지만 조건은 들어서 나쁠 건 없지.’

그러나 그냥 무작정 안 된다고 매몰차게 말할 필요도 없는 법.

“보수는 어떻게 됩니까?”

그 물음에 광고주가 대답했다.

- 사역마 스킬 카드, 어때요?

사역마, 그 단어가 등장하는 순간 박영준이 놀란 눈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잠깐, 이건 너무 예상 밖인데?’

예상 밖의 사태가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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