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03화 (103/485)
  • 103화.  < 33화. 예상 밖 (2). >

    3.

    갓워즈에서 몬스터를 잡는 방법은 HP를 0으로 만들면 된다.

    너무나도 간단한 공식.

    때문에 갓워즈에서는 딜러가 잘해야 했다.

    그러나 그냥 무작정 잘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탱커가 게임 오버 당하기 전에 얼마나 제대로 딜링을 하느냐.’

    탱커가 게임 오버 당하면 사실상 그 전투는 실패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으니까.

    이런 이유로 데미지 딜링 타임은 전적으로 탱킹 능력에 좌지우지되었다.

    탱커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딜러가 데미지 딜링을 할 수 있는 시간인 셈.

    ‘럭키는 오래 못 버틴다.’

    그리고 현재 그의 파티에서 탱킹 역할을 가장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건 럭키뿐.

    아니, 소화하고 자시고를 떠나서 사생결단 스킬이 사용되는 순간 럭키의 포지션은 탱커로 고정됐다.

    다른 이들이 탱킹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이제까지는 문제될 게 없었다.

    럭키는 누구보다 빠른 속도, 특히 전광석화와 헤이스트 버프를 통해 적이 몸에 닿는 것조차 용납지 않았으니까.

    ‘속도에서 밀리면 답이 없어.’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럭키가 모든 버프, 심지어 포션 도핑을 하더라도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상대로 속도전에서는 승산이 없었다.

    ‘금강불괴도 만능은 아니다.’

    여기에 새로이 얻은 금강불괴 스킬은 분명 대단한 스킬이었지만, 상대는 보스 몬스터.

    그것도 돌진과 크러쉬 스킬을 가진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 과연 럭키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길진 않을 터.

    그건 곧 미다스에게 주어진 데미지 딜링 시간 역시 길지 않다는 의미.

    미다스가 전투를 최대한 빨리, 여유 한 점 없이 끝내고자 하는 건 그 때문이었다.

    “용열병!”

    초전박살!

    “파이어 스피어 앤 아이스 스피어 앤 파이어볼!”

    그 각오를 드러낸 미다스가 곧바로 세 개의 마법을 동시에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캐스팅이 끝났습니다.]

    용열병 효과 덕분에 캐스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미다스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어둠 너머를 향해 마법을 던졌다.

    망설임 없이.

    자신에게는 분명하게 보이는 켄타우로스 나이트 가슴팍의 황금빛 과녁을 향해 불꽃창을 던졌다.

    - 뭐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 왜 저곳에 던지지?

    시청자들이 그 사실에 의문을 가졌으나, 미다스는 그 의문에 대해 답해주지 않았다.

    대신 바로 얼음창을 던졌고, 그다음에는 불덩이를 던졌다.

    콰직!

    퍼엉!

    마법이 대상에 닿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귓가를 두드렸다.

    - 맞췄어?

    - 어떻게?

    그 소리를 들은 채팅창 위로는 의문이 올라왔다.

    일부는 의혹을 제기했다.

    - 핵 쓰는 거 아님?

    - 와, 핵이네.

    미다스가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그 의혹에도 미다스는 굳이 설명을 뱉지 않았다.

    - 병신들, BJ대마도사가 목걸이를 봐! 저 목걸이가 한 방향만 가리키고 있잖아!

    - 저딴 개눈깔로 무슨 게임을 본다고!

    - 핵 같은 소리하네, 갓워즈에 통하는 핵을 만들 수 있으면 그걸 파는 게 더 부자가 되겠다!

    나침반의 끝처럼,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향해 꼿꼿하게 뻗은 저주를 품은 목걸이의 존재가 답이었으니까.

    실제로 그 목걸이가 이번 사냥터의 키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이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위치를 확실하게 가늠할 수 있는 키.

    당연히 미다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굳이 해명을 하지 않았다.

    ‘전투에만 집중해.’

    “아이스 애로우 앤 라이트닝 볼트 앤 파이어 애로우.”

    해명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신력과 집중력마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향해 투자할 뿐.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이윽고 세 개의 마법이 완료되는 순간 미다스의 눈앞에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푸르릉!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등장한 녀석은 일반 켄타우로스보다 2배는 큰 몸집이었다.

    털은 다른 켄타우로스와 달리 검었다.

    개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그 몸을 두르고 있는 밤하늘처럼 탐스러운 검은빛 갑옷이었다.

    투구를 비롯해 인간 모양의 상체 그리고 말 모양의 몸뚱이가 갑옷으로 덮여 있었으며 손에는 검은 빛으로 빛나는 큼지막한 롱소드 한자루를 쥐고 있었다.

    - 설마 저게 켄타우로스 나이트야? 갑옷 입은 거 같은데?

    - 털도, 갑옷도 시커머네! 저거 완전 보호색이잖아?

    - 난이도 지랄 맞네. 그냥 블랙 켄타우로스보다 몇 배는 더 강할 것 같은데?

    보는 것 만으로도 현기증이 날법한 일.

    그러나 그러한 것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미다스는 피하지 않은 채 이제는 활모양으로 변해버린 위가의 하얀 지팡이의 활시위를 당겼다.

    드래곤즈 아이!

    그 효과가 보이는 황금빛 가슴팍을 향해 쉼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그게 이유였다.

    - 어? 어!

    - 지금 뭐하는 거야?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된 이유.

    미다스, 그가 달려오는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상대로 여전히 꼿꼿이 그 자리를 고수한다는 것.

    - 왜 안 도망가는 거야?

    - 미친!

    누가 보더라도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놀람도 오래 가지 않았다.

    푸르릉!

    미다스와의 거리가 10미터 남짓한 거리가 되는 순간 켄타우로스 나이트는 돌진 스킬을 사용하며 그 거리를 정말 한걸음에 그대로 좁혀버리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놀랄 틈조차 주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미다스와 거리를 좁히며 손에 들고 있던 큼지막한 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그 순간 미다스가 공격을 멈추고 그대로 옆으로 몸을 날렸다.

    후웅!

    미다스가 몸을 날리기 전에 있었던 자리로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돌진하면 내리친 칼날이 지나갔다.

    피하는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그대로 칼에 맞아 나뒹굴었을 만큼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다.

    따닥따닥!

    그렇게 미다스를 스쳐 지나간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제 속도를 멈추기 위해 발을 놀렸고, 속도가 느려지자 바로 미다스를 향해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팅!

    그 사이 몸을 일으킨 미다스가 남은 화살을 마저 당겼다.

    그뿐이었다.

    그 어디에서도 럭키의 사생결단을 알리는 포효는 들리지 않았다.

    - 사생결단은?

    - 럭키는?

    그 사실에 모두가 의문을 가지는 순간, 드디어 럭키가 모습을 드러냈다.

    왕!

    사생결단이 아닌 성난 울음과 함께.

    히잉!

    동시에 거대화 스킬을 사용한 골드 역시 등장했다.

    양쪽,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좌우에서 등장한 둘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격을 날렸다.

    크르르!

    럭키는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발목 부근 갑옷이 덮지 않은 부분을, 노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치명적인 부위를 노렸다.

    쿵!

    반면 골드는 거대화된 몸뚱이, 켄타우로스 나이트보다 훨씬 큰 덩치로 놈을 밀어붙였다.

    그러한 골드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히잉!

    평소라면 주인을 향한 충성 어린 소리를 내질렀을 녀석의 입에서는 이성 잃은 짐승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소리만이 나왔다.

    무엇보다 눈빛이 달랐다.

    평소의 황금빛 눈빛 대신 지금은 핏빛으로 물든 듯한 붉은 안광을 내뿜었다.

    그것을 본 누군가 말했다.

    - 버서크다!

    버서크!

    그 사실에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 가디언이 버서크도 써?

    - 거대화도 쓰는데 못할 건 없지?

    - 아니, 그보다 버서크랑 거대화 조합이면 근접 딜링 최강의 조합 아니야?

    그만큼 버서크는 놀라운 스킬이었으니까.

    푸르릉!

    그러나 그 공격도 켄타우로스 나이트에게 이렇다 할 감흥을 주지 않았다.

    감흥은커녕 켄타우로스 나이트는 몸을 부딪치는 골드를 힘으로 튕겨낸 후에 그대로 럭키를 단 채 미다스를 바라보았다.

    가장 많은 데미지를 준 딜러를 노렸다.

    그 사실에 미다스는 인벤토리에서 빌트가르의 뿌리로 만든 지팡이를 꺼냈다.

    그것이 미다스의 대답이었다.

    - 설마 BJ대마도사가 탱커?

    4.

    미다스가 켄타우로스 나이트 사냥을 앞두고 염려했던 상황은 하나였다.

    럭키만으로 탱킹이 불가능한 경우.

    그건 매우 위험한 경우였다.

    ‘사생결단은 한 번 발동하면 취소가 안돼.’

    사생결단을 사용했음에도 잡지 못한다면 그 후 대가는 럭키가 치러야 했으니까.

    그러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그러니 사생결단 사용은 최후까지 늦춘다.’

    확실하게 끝낼 수 있으리란 판단이 드는 순간에 사생결단을 사용하는 것.

    ‘나도 탱킹이 가능하니, 문제될 건 없어.’

    이제는 미다스가 충분히 탱커 역할도 할 수 있기에 고를 수 있는 선택지였다.

    더욱이 미다스에게는 무빙 캐스팅과 불굴의 의지마저 있었다.

    “파이어볼 앤 파이어 스피어!”

    여기에 용열병 스킬을 통해 매우 빠른 캐스팅 역시 가능했다.

    그러한 사실은 미다스가 탱킹과 딜링,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가능케 해주었다.

    푸르릉!

    그렇게 미다스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향해 완성된 파이어볼을 그대로 던졌다.

    과연 제대로 조준을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빠르게.

    그러나 미다스에게는 딱히 문제될 게 없었다.

    ‘맞추는 건 껌이지.’

    자신을 향해 곧게 오는 표적이기에 맞추는 건 오히려 훨씬 더 쉬운 일이었으니까.

    퍼엉!

    그렇게 파이어볼이 닿는 순간 미다스는 곧바로 파이어 스피어마저 던졌다.

    콰직!

    파이어 스피어가 그대로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뚱이에 꽂혔다.

    퍼억!

    그와 동시에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공격이 그대로 미다스의 어깻죽지를 내리쳤다.

    푸홧!

    그 압도적인 공격에 미다스의 몸뚱이가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공격을 하느라 피하는 게 늦은 탓,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미다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마나 실드가 데미지의 일부를 흡수합니다.]

    [리사이클 효과로 감소한 마력 만큼 체력이 회복됩니다.]

    ‘오케이, 버틸 만하다.’

    리사이클과 마나 실드, 두 스킬 덕분에 치명적인 피해는 없었으니까.

    “아이스 애로우 앤 윈드 애로우!”

    도리어 땅에 엎어지는 순간 미다스는 다음 캐스팅을 외쳤다.

    푸르릉!

    그사이 곧바로 등을 돌린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넘어진 미다스를 향해 다리를 높게 들었다.

    미다스를 짓밟을 속셈!

    그러한 공격을 인지한 미다스가 쉼 없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쿵!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마치 송곳과도 같은 말발굽이 미다스가 있던 자리를 깊게 내리찍었다.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는 일이었다.

    - 젠장, 멀미 난다, 멀미 나!

    - 피해! 제대로 피해!

    - 아니, 마법사가 탱킹한다니 이게 말이 돼?

    그 누구도 감히 예상하지 못한 예상 밖의 상황이었으니까.

    왕!

    히잉!

    그사이 럭키와 골드가 제 주인을 공격하는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향해 달라붙었다.

    일단 럭키가 먼저 도약하며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등에 그대로 올라탔다.

    끼익!

    그리고는 제 날카로운 발톱을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단단한 갑옷에 박아 넣은 후에 그대로 입으로 갑옷 위를 물었다.

    콰직!

    그러자 갑옷에 구멍이 뚫리고, 찌그러졌다.

    놀라운 공격.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골드였다.

    콰앙!

    골드는 오른손에 쥔 창으로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쉴 새 없이, 찌르고 두드렸다.

    쾅!

    그 공격 속에서 몸의 무게를 실어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균형을 잃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푸르릉!

    그러한 골드의 공세에 일반 몬스터도 아닌 보스 몬스터인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주춤거리며, 신경질적인 소리를 낼 정도의 활약.

    [BJ럭키1호팬 님이 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골드1호팬 님이 2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럭키1호팬 님이 3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골드1호팬 님이 4달러를 후원했습니다.]

    [BJ대마도사1호팬 님이 1원을 후원했습니다.]

    그 활약에 그 둘의 팬들도 후원 경쟁을 했다.

    여러모로 다른 플레이어들은 보여줄 수 없는, 모두의 예상을 가볍게 벗어나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낙관적인 광경은 아니었다.

    - 아니, 딜은 잘하는데 딜량이 안 나오잖아?

    - 결국 딜러가 딜을 해야 끝나지, 이대로 가면 끝나겠어?

    - BJ대마도사가 탱킹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모를까, 이건 아니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미다스 파티에서 가장 강력한 딜링을 할 수 있는 건 미다스 아닌가?

    그런 미다스가 딜을 제대로 넣지 못하는 상황에서 탱킹을 하고 남은 둘이 딜링을 한다?

    - 용열병 지속시간 끝나면 어쩌려고?

    하물며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버프를 사용한 미다스의 시간은 쉼 없이 줄어드는 중이었다.

    그가 가장 강력해질 수 있는 시간이 탱킹을 하느라 사라져간다는 의미.

    상식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비효율적인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광경이 더 비상식적으로 변했다.

    푸르릉!

    켄타우로스 나이트, 미다스만을 쫓던 놈이 갑자기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이내 골드를 바라봤다.

    그건 분명한 신호였다.

    - 여기서 왜 골드를 봐?

    - 설마 어그로가 넘어간 거야?

    미다스로부터 골드에게 어그로가 넘어갔다는 의미.

    - 잠깐, 보스 몬스터는 대개 딜량이 가장 높은 쪽으로 어그로가 끌리는데?

    - 그럼?

    그건 곧 골드가 켄타우로스 나이트에게 준 데미지가 미다스가 준 데미지를 뛰어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물론 미다스가 순수하게 데미지 딜링에 집중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디까지나 미다스가 탱킹을 하느라 딜링을 하지 못해 일어날 수 있는 일.

    ‘왔다!’

    더불어 미다스가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골드가 한동안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상대로 어그로를 끌어주는 사이, 미다스는 다시 한 번 강력하게 화력을 퍼부을 수 있을 터.

    ‘어그로 핑퐁이다.’

    탱커들이 보스 몬스터의 어그로를 주고받는 상황, 속칭 어그로 핑퐁이 시작되는 셈이었다.

    사실 그건 사생결단과 같이 어그로를 끄는 스킬의 도움 없이는 힘든 일이었다.

    당장 미다스만 하더라도 롱토스 효과 때문에 거리에 따라 데미지가 수시로 달라지는 상황인데, 자신의 데미지를 완벽하게 계산한다? 더욱이 다른 게임들과 달리 갓워즈에서는 몬스터의 HP수치가 수치화되는 것도, 실시간으로 그것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때문에 대부분은 몬스터가 행동에 나선 후에야 반응을 보이고는 했다.

    그리고 그 능력이 실력이 되었다.

    몬스터의 변화를 보다 빨리 파악하고, 보다 빨리 반응하는 것이 야구로 따지면 투수의 최고 구속과도 같았다.

    ‘HP 상태가 보이는데 딜량 계산을 못하면 나가 뒈져야지.’

    하지만 그 모든 걸 볼 수 있는 미다스에게는 몬스터의 행동이 나오기 전에도 반응을 보일 수 있었다.

    - 어, 섰다?

    - BJ대마도사가 어그로 넘어간 거에 바로 반응했어!

    - 와, 반응 속도 보유!

    보는 입장에서는 그 반응에 놀랄 수밖에 없는 일.

    그렇게 일어선 미다스가 손을 뻗었다.

    휘리릭!

    그러자 먼 곳에 너부러져 있던 위가의 하얀 지팡이가 그대로 그의 손에 잡혔다.

    이제는 오롯한 데미지 딜링을 할 때.

    물론 그 데미지 딜링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퍼엉!

    작정하고 시작된 미다스의 데미지 딜링은 골드를 향했던 어그로를 단숨에 미다스, 그에게 돌아오게 했으니까.

    푸르릉!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자신과 맞부딪치던 골드를 무시하며 곧바로 등을 돌려 미다스를 바라봤다.

    퍼엉!

    그러한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뚱이에 파이어볼이 꽂혔다.

    그 순간이었다.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그 알림과 동시에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발아래로 바람이 소용돌이처럼 모여들었다.

    - 2페이즈 돌입한 거 같은데? 뭐야?

    - 헐, 저거 설마 헤이스트?

    - 이 상태에서 더 빨라진다고?

    헤이스트가 발동하는 순간.

    동시에 미다스의 몸에서 피어오르던 아지랑이들이 삽시간에 꺼지기 시작했다.

    [용열병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용열병 지속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 좆됐네. 2페이즈 이제 막 돌입했는데 용열병 꺼짐.

    그야말로 최악의 타이밍.

    [아즈모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R.I.P]

    그 사실에 아즈모를 시작으로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위로금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누가 보더라도 좋지 못한 상황.

    그러나 미다스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계산대로다.’

    그 미소를 지은 채 미다스가 소리쳤다.

    “럭키야, 사생결단이다!”

    그 명령에 럭키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포효했다.

    크-왕!

    [럭키가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상대로 사생결단의 의지를 표현합니다.]

    강렬한 포효가 검은 안개 바람과 함께 켄타우로스 나이트의 몸을 뒤흔들었다.

    - 여기서 사생결단?

    - 설마 BJ럭키 버리고 도망치려는 거 아니지?

    - BJ럭키 버리는 순간 BJ대마도사 라이브 다시는 안 봄!

    딜링이 제대로 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번 쓰면 돌이킬 수 없는 사생결단을 사용한다?

    이 역시 모두의 예상 밖의 일.

    “금강불괴!”

    그리고 이어진 새로운 스킬, 금강불괴가 발동했고 럭키의 털가죽이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푸르릉!

    동시에 켄타우로스 나이트가 럭키를 향해 어느 때보다 적의로 가득한 기세를 내뿜으며 돌진했다.

    - 금강불괴?

    - 놀랄 틈은 없다! 후원 쏴! BJ골드팬들을 짓누르자!

    금강불괴라는 새로운 스킬을 앞세운 럭키와 헤이스트가 발동된 켄타우로스 나이트!

    라이징 스타 채널은 그 격전에 초점을 맞추었고, 시청자들의 시선 역시 그곳에 집중됐다.

    미다스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신경을 그 둘의 격전에 집중한 채, 그리한 채 나지막이 주문을 외웠다.

    “리플레이.”

    그 외침에 시청자들이 기겁했다.

    - 지금 방금 리플레이라고 한 거 맞아?

    - 설마 그 리플레이?

    - 에이, 설마. 리플레이는 아이템으로만 쓸 수 있는 스킬이잖아?

    - 그냥 헛소리한 거 아니야?

    예상치 못한 스킬의 등장에 몇몇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들을 것을 의심했다.

    그런 그들에게 미다스는 분명하게 말해주었다.

    [리플레이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사용하신 스킬 중 하나를 쿨타임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용열병.”

    잘못 들은 게 아니라고.

    허나, 용열병이 발동한 후에도 시청자들은 그 사실을 보고도 쉬이 믿을 수 없었다.

    솔직히 여기서 리플레이가 나올 줄을 그리고 그 리플레이로 용열병을 다시 쓸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아즈모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아즈모 : 리플레이 있으면 있다고 말해야지! 아까 준 돈 돌려줘!]

    아즈모조차 예상하지 못한 상황.

    더 이상 예상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 속에서 미다스가 말했다.

    “노잼 방송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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