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99화 (99/485)

99화.  < 31화. 몸풀기 (3). >

10.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마력 소모량이 늘어나는 것을 대가로 보다 빠른 캐스팅을 가능케 해주는 용열병.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 중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는 꼿꼿이 제 자리에 선 채 발리스타 효과를 누리기 시작한 미다스의 데미지 딜링은 모두가 예상하던 대로였다.

- 데미지 딜링이 상상 초월하네!

- 그냥 속사포네, 속사포야!

- 돈지랄의 맛을 봐라, 갓워즈 몹들아!

모두가 예상하던 대로 상식 이상의 데미지 딜링이 단숨에 남은 블루 스톤 골렘의 몸뚱이를 뒤덮었다.

딱 20초였다

앞서서 분 단위의 대미지 딜링을 요구했던 두 마리의 블루 스톤 골렘과 달리 남은 한 마리가 산산조각이 나는데 걸린 시간은.

- 잡았다!

- 부서진다!

그렇게 블루 스톤 골렘이 조각나기 시작했다.

[블루 스톤 골렘이 10조각으로 납니다.]

1미터짜리, 앙증맞은 스몰 골렘 열 마리로.

쿵!

그렇게 바닥에 골렘들이 떨어지는 순간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 이 쓰레기 게임이 또!

- 와, 씨발 10마리 ? 이게 말이 돼?

- 좆됐네.

앞서서 블루 스톤 골렘의 특성을 이미 파악한 상황.

그런 상황이기에 이 10마리 분열이 가지는 의미를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다.

당연히 그들은 이 10마리의 스몰 골렘들이 이제 주변으로 뿔뿔히 흩어 도망치며 체력 회복을 시작하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것을 막는 게 쉽지 않으리란 것도.

그래서 기대했다.

- 이거 용열병 효과 끝나기 전에 잡을 수 있으려나?

- BJ대마도사가 설마 제가 내뱉은 약속을 거부하진 않겠지?

- 남아일언중천금! BJ대마도사가 남자라면 한 번 뱉은 말을 지키겠지!

ㄴ BJ대마도사 여자일지도 모름.

앞서서 미다스가 내뱉은 약속에 대한 기대감.

[아즈모 님이 10,000달러를 후원했습니다.]

그 타오르는 기대감에 아즈모가 등장해서 기름을 끼얹었다.

[아즈모 : 공약 실패하면 10배 더 쏜다.]

끼얹었다, 라는 표현보다는 퍼부었다, 라는 표현이 훨씬 어울릴 정도로.

[제발실패하세요 님이 1달러를 후원했습니다.]

[실패는성공의어머니 님이 1,000원을 후원했습니다.]

[킬더BJ대마도사 님이 1유로를 후원했습니다.]

그렇게 달아오른 분위기에 호응하듯 이제까지는 잠자코 있었던 후원자들의 후원금 러시가 시작됐다.

물론 그 사실은 미다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전히 그는 채팅창을 끈 채 전황에 집중했다.

‘예상대로다.’

더불어 이 모든 상황은 이미 짐작하고 있는 바였다.

그만큼 대응도 빨랐다.

“체인 라이트닝!”

조건부 범위 마법인 체인 라이트닝.

“앤 쇼크 웨이브!”

그리고 광범위 마법인 쇼크 웨이브!

그 두 마법을 캐스팅하는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다들 퍼지는 걸 막아!”

그 명령에 골렘은 그대로 두 팔을 크게 벌리며 도망치는 블루 스톤 골렘 세 마리의 앞을 온몸으로 막았다.

“어딜 도망가?”

골드 역시 거대화 스킬로 커진 덩치로 이제는 작아진 블루 스톤 골렘을 두드리며 놈들을 자빠뜨리는 식으로 도망치는 것을 늦췄다. 그중

백미는 럭키였다.

크-왕!

사생결단 스킬을 통해 블루 스톤 골렘 한 마리의 어그로를 끈 럭키가 달리기 시작했다.

쿵, 쿵!

그러한 럭키의 달리기를 블루 스톤 골렘이 그대로 쫓았다.

그 순간 도망치던 한 마리와 럭키를 쫓던 블루 스톤 골렘이 그대로 충돌했다.

꽝!

거친 소리와 함께 블루 스톤 골렘 두 마리가 그대로 바닥을 나뒹굴기 시작했다.

럭키이기에 가능한 광경.

- 저게 말이 돼?

- 역시 갓키 님이다!

- 갓키 님이 캐리하신다!

그 광경에 모두가 감탄을 토해냈고, 미다스 역시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괜히 1티어가 아니라니까.’

그러한 셋의 활약 속에서 제대로 도망치지 못한 블루 스톤 골렘 8마리.

그 8마리를 향해 미다스는 일단 체인 라이트닝부터 날렸다.

파직!

체인 라이트닝이 단숨에 몬스터 5마리를 감전시키며, 그들의 몸을 경직시켰다.

짧게 나마 시간을 벌 었다.

[쇼크 웨이브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번 시간 동안 캐스팅을 마친 쇼크 웨이브를 발동시켰다.

꽈릉!

8마리의 골렘들이 모여있는 곳, 그 정중앙에서 거대한 굉음이 터지면서 지축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콰광!

동시에 블루 스톤 골렘의 몸이 크게 흔들리며, 놈들의 몸뚱이에 금이 갔다.

[블루 스톤 골렘이 경직 상태에 빠집니다.]

그 상태로 문자 그대로 돌처럼 굳었다.

‘남은 용열병 시간은 118초.’

그 광경 앞에서 미다스는 땅에 뿌리를 내리듯 다리를 박은 채 순차적으로 마법을 캐스팅했다.

‘HP 상태 확인.’

그러면서도 적재적소,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데미지 딜링마저 계산한 채 마법을 캐스팅했다.

퍼엉!

굳어버린 블루 스톤 골렘들을 하나하나씩, 빠르게, 마치 서부극에 나오는 총잡이가 다수의 적을 쓰러뜨리듯이.

[블루 스톤 골렘 분신을 처치했습니다.]

그렇게 삽시간에 8마리를 처치했다.

그 후에 이제는 제법 먼 곳으로 도망친 2마리 중 한 마리를 향해 손에 든 파이어볼을 그대로 던졌다.

퍼엉!

파이어볼이 그대로 꽂히며 블루 스톤 골렘의 몸뚱이를 반으로 쪼개버렸다.

이제 남은 건 한 마리.

크-왕!

그 남은 한 마리를 향해 럭키가 사생결단 스킬을 사용했다.

당연히 도망치던 블루 스톤 골렘이 하던 것을 멈추고 미다스를 럭키를 향해 다가왔다.

그것을 본 미다스가 웃으며 말했다.

“용열병 남은 시간 23초, 슬슬 마무리 마법을 써야겠네요. 자, 그럼 마무리 마법은 뭘 할까요?”

그 미소에 모두가 대답했다.

- 역시 마지막은 물리 마법이지!

11.

[블루 스톤 골렘을 처치했습니다.]

[블루 스톤 골렘 사냥꾼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9분 43초.

미다스가 이토록 달콤한 소리를 듣는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완벽해.’

미다스 스스로가 생각해도 멋진 결과물이었다.

‘이 정도면 실력은 확실하게 보여줬어. 쇼맨십도 충분하고. 광고주들도 나름 만족했을 거야.’

광고주들이 BJ대마도사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을 만큼의 결과물.

‘하지만 실력이 있어도 무대가 없으면 부질없지.’

물론 미다스는 이것만으로는 광고주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말 그대로였다.

세계 최고의 연기자도 그해 멋진 영화에 출연하지 못하면 오스카 상을 받을 수 없는 법.

지금도 그랬다.

‘나한테 믿음을 보여준 만큼, 나도 보여줄 수 있는 건 보여줘야지.’

실력을 보여줬으니, 이제는 무대를 보여줘야 할 때.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다음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기에 미다스는 망설이지 않았다.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사냥하겠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라이징 스타 채널을 통해 공지토록 하겠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다음 무대를 선언했다.

12.

- 역시 대단해 .

- 화끈한 게 뭔지 아는 플레이어야.

- 이런 쇼맨십이 중요한 거지.

BJ대마도사가 쇼크 웨이브를 쓰는 순간, 광고주들이 모인 채팅창 역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렇지!”

“BJ대마도사가 최고다!”

라이징 스타 채널 사무실 분위기도 아수라장이 되었다.

모두가 머릿속이 열기로 가득 찬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흠.......'

딱 한 명, 박영준만이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저 냉철하다, 라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는 차가움이 아니었다.

그리고 박영준은 항상 냉철함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도 아니었다.

열광해야 할 때는 열광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타입이었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분명 열광해야 할 때.

‘역시 내 예상이 맞아. 이거 위험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영준이 차가운 눈빛을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위기감을 느낀 탓이었다.

“끝났다!”

“잡았다!”

“오늘도 대박이다!”

그렇게 박영준이 위기감 속에 차갑게 가라앉은 사이 블루 스톤 골렘 레이드가 끝났고,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사장님, 대박입니다!”

그 분위기 속에서 부하 직원 한 명이 박영준을 향해 다가오면서 말했다.

“최고 시청자 60만 찍었습니……"

60 만!

그 놀라운 숫자를 내뱉은 후에야 부하 직원은 박영준의 표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장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세요?”

자연스레 나온 그 질문에 박영준은 대답 대신에 광고주들과의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 바로 계약하죠?

- 다음 무대는 언제입니까?

- 전속계약은 불가능합니까?

- 광고표 단가부터 보내주세요.

- 얼마를 드리면 BJ대마도사와 미팅이 가능한가요?

당장 계약을 바라는 광고주들.

그때였다.

-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사냥하겠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라이징 스타 채널을 통해 공지토록 하겠습니다.

BJ대마도사의 그 폭탄선언에 좌중이 잠시 동안 얼어붙었고, 고요함이 퍼졌다.

폭풍전야의 고요함이.

그 고요함 속에서 박용준이 마이크를 향해 말했다.

“그럼 이것으로 쇼케이스를 마칩니다. 계약 건에 대해서는 차후 메일을 통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담담하게 내뱉은 그 말이 더 담담한 글자가 되어 채팅창을 채웠고, 그것을 받은 광고주들이 저마다 채팅을 쏟아냈다.

허나, 박용준은 그 채팅 내용을 한 문장도 보지 않은 채 그대로 마이크를 껐다.

그리고는 제 오른손으로 제 관자놀이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어느 때보다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무슨 일이시지?’

‘왜 저렇게 심각하신 거야?’

그 모습을 확인한 부하 직원들이 조금 전의 열정은 잃은 채 박영준을 바라만 봤다.

“사장님?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겁니까?”

그중 한 명이 모두를 대표하며 의문을 던졌고, 그 의문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이건 테스트야.”

“테스트요?”

“그래.”

그 물음에 부하 직원들은 더더욱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테스트 맞잖아요?”

이번 라이브는 BJ대마도사에 대한 광고주들의 테스트, 쇼케이스 무대 아니었던가?

그런데 테스트를 한 게 무슨 문제이기에?

그러한 의문에 말을 박영준이 모니터 위에 보이는 BJ대마도사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우리를 BJ대마도사가 테스트한 거라고.”

“예?”

“광고주들이 보겠다, 그러니까 일정을 잡아달라, 그렇게 말했는데 BJ대마도사는 갑자기 처음 보는 새로운 몬스터 레이드를 가져왔어. 아무런 통보도 없이.”

그 말과 함께 박영준이 부하 직원 한 명을 바라보며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BJ대마도사는 대체 왜 그랬을까?

그 물음에 부하 직원이 고민 후에 짧게 말했다.

“그게 더 임팩트가 크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광고주들이 더 큰 돈을 베팅할 수 있게……"

“베팅? 얼마나 더?”

“그야, 보통 라이브나 영상에서 앞에 로고 박을 때 1티어 급 플레이어들이 10만 달러를 받으니까……"

“그러니까 돈 10만 달러 더 받으려고 이 짓을 했다? 응? 그래서 그냥 라이브 방송한다고 공지만 해도 떼돈을 벌 수 있는 최초의 보스 몬스터 레이드 라이브를? 돈이 썩어 넘치는 BJ대마도사가? 진짜로?”

반문할 수 없는 정론.

때문에 박영준은 반문을 기다리지 않은 채 바로 제 말을 이어갔다.

“이건 BJ대마도사의 선언이야.”

말을 이어갈수록 박영준의 표정은 차가워졌다.

“난 광고 따위에는 관심 없다. 날 가지고 뭘 해도 좋은데, 내 일정을 바꿀 생각은 조금도 말고 알아서 눈치껏 행동해라. 그걸 눈치 못 채면 너희들하고 동업은 없다.”

이윽고 그 대목에 이르렀을 때 박영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광고비는 받지 않는다.”

"예?"

갑작스러운 파격 선언에 모두가 기겁했으나, 박영준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어차피 지금 들어오는 광고 단가는 높을 수 없어. 계약상 나눠봤자 우리 쪽에 오는 수익은 많지도 않고. 무엇보다 그렇게 광고를 얻어봤자 BJ대마도사 쪽에는 그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할뿐더러, 상황을 보면 오히려 기분만 상하게 할 가능성이 커.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이건 테스트이니까. BJ대마도사 입장에서 라이징 스타 채널이랑 좀 더 해도 괜찮을지 가늠하는 테스트.”

오늘 했던 모든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선언.

그 선언에 부하 직원이 질문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진짜 광고를 안 받으시게요? 그냥 로고만 걸어주면 되는데? 그게 게임에 방해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물음에 박영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소리야? 광고는 받아야지.”

“예? 아니, 조금 전에는 광고비를 안 받으신다고……"

“그래, 광고비는 안 받는다고.”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그러한 표정만 짓는 부하 직원들에게 박영준이 말했다.

“대신 아이템 및 스킬로 받는다. BJ대마도사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만으로.”

말을 한 박영준이 싸늘하게 눈빛을 빛냈다.

‘BJ대마도사, 당신의 의도에 기꺼이 맞춰주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사냥감의 뒷다리를 문 맹수와 같은 눈빛으로.

13.

[멜팅 스톤을 획득했습니다.]

아이템 루팅을 끝내는 순간 미다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정현우, 멋진 활약이었어.’

윗사람이 기대를 가지고 무대를 만들어주었는데, 그 무대에서 멋진 결과물을 보여준 상황.

야구로 따지면 중요한 경기에서 감독이 믿고 올려준 마운드에서 완봉승을 겨둔 격이었다.

미소가 지어지는 건 당연했다.

물론 그게 끝은 아니었다.

‘이제 남은 건 켄타우로스 나이트 사냥뿐.’

이번 것이 운이 아니라 실력임을 증명하는 것.

‘그래, 이걸로 라이징 스타 채널의 에이스가 되는 거다.’

그게 미다스가 알고 있는 에이스가 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 대목에서 미다스가 풀어야 하는 문제는 하나였다.

과연 미다스가 본 적도 없는 미지의 몬스터, 켄타우로스 나이트를 잡을 수 있는가?

그 문제 앞에서 미다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였다.

왕!

“이것으로 주인님의 전설에 또 한 페이지가 장식되었군요.”

머리 위에 느낌표를 드러내며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앞둔 최고의 파트너들이.

그것을 보는 미다스의 미소가 더 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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