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 23화. 거인의 숲 (2). >
5.
캡슐방 휴게실.
언제나 갓워즈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로 가득한 그곳은 오늘도 평소와 같았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심에는 제 할 일을 내팽개친 알바생 이혁주가 있었다.
“BJ대마도사 말인데요, 이번에 얻은 위가의 하얀 지팡이가 특수 던전에 들어가는 열쇠라고 해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내뱉는 이혁주의 말에 손님들 역시 평소처럼 저마다 특색 있는 콧방귀를 꼈다.
흥칫뿡, 그 소리에 이혁주가 발끈하며 말했다.
“진짜 이거 고급 정보거든요? 진짜 엄청난 분으로부터 들은 초특급 정보이거든요?”
그 말에도 모두가 비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개중 한 명은 직접 말했다.
“아주 그냥 하는 말만 들으면 BJ대마도사하고 친하게 매일 아침 인사하면서 같이 일하는 줄 알겠다. 야, 가서 알바나 해. 저기 불 떴어.”
“불이요?”
“그래, 불.”
불 떴다는 말에 이혁주가 고개를 돌린 후에 휴게실을 그대로 나갔다.
이후 잽싸게 캡슐 밖으로 나온 손님을 맞이한 그가 다시 휴게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 무렵이었다.
"응?"
이혁주가 카운터 근처 소파에서 정현우가 고뇌로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은.
“형, 무슨 고민 있어요?”
물론 고민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현우의 삶은 기쁨보다 고뇌가 더 많은 삶이었으니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 좋아 보이셨잖아요?
하지만 조금 전, 5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캡슐에서 막 나온 정현우는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는 사실.
그 사실이 이혁주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그 질문에 정현우는 대답 대신 지그시 자신의 스마트폰만 바라봤다.
"응?"
그 후 뒤늦은 반응을 보였고, 그 반응에 이혁주가 말했다.
“아니네요, 그냥 볼일 보세요.”
“어, 그래.”
정현우가 매우 심각한 고민 중이니 괜히 그 고민에 얽혀서 좋을 건 없다고.
그러한 이혁주의 모습에 정현우는 대답 대신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보였다.
[아이스볼 스킬 카드]
[라이트닝볼 스킬 카드]
[아이스 스피어 스킬 카드]
자신의 G베이 계정에 도착한 3개의 스킬 카드들.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보낸 선물들이었다.
‘아, 골 때리네.’
그 선물이 지금 정현우를 고민케 만들고 있었다.
선물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었다.
마음에 안 들기는커녕 정현우에게 있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더욱이 이 스킬 카드 3개를 다 합치면, 5천 달러 이상은 할 정도의 물건들이었다.
5백만 원이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의미.
그래서 처음에는 받는 순간 기뻐했다.
물론 이게 공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런 선물을 해줄 리가 없지 않은가?
‘이걸 준 건 위가의 하얀 지팡이 영상 때문이겠지.’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라이징 스타 채널이 BJ대마도사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사실 그것도 딱히 고민할 문제는 아니었다.
‘갓워즈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아이템……'
고민하는 건 지금 정현우가 손에 쥔 카드였다.
‘……으로 갓워즈에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몬스터를 잡는다.’
지금 손에 너무 강력한 패가 손에 들어 왔다는 것.
말 그대로였다.
위가의 하얀 지팡이 그리고 분열하는 트가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던 그 두 가지를 라이브 방송으로 동시에 보여준다면?
‘이거 대박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석 악어 때보다 훨씬 더 대박으로 터진다.’
얼마나 터지느냐가 문제이지, 터질 것은 자명한 일.
그렇기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공개되는 건데…..'
그 대가로 BJ대마도사가 특별한 무언가를 진행 중이라는 것을 만인에게 공개해야 했으니까.
사실 예전이었다면 정현우는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 없이 그냥 안 하는 걸 택했을 것이다.
도둑질은 몰래 해야 안 들키고 오래 할 수 있는 법.
또한 예전에는 이런 것을 공개해봤자 얻는 메리트가 하나도 없었다.
‘메리트는 있어.’
달리 말하면 이제는 달라졌다.
당장 이것을 공개함으로써 얻는 메리트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수입적인 부분만 해도 정현우의 몫으로 떨어지는 금액은 못해도 천만 단위일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인지도와 그것을 기반으로 얻게 되는 향후 수입을 고려하면 그 기대값은 충분히 억 단위도 가능했다.
‘이미 들켰고.’
무엇보다 이제 BJ대마도사가 무언가를 한다는 것을 최소 하나 집단 이상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오히려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꼭꼭 숨긴다?
그래서 얻을 수 있는 건?
오히려 그들이 역으로 먼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공개했을 때 얻는 손해는?
‘밟으면 이제 후진 안 된다.’
이번에 공개하면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타이밍 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적기였다.
이것을 공개하는 순간 BJ대마도사의 이름값은 정말 별처럼 빛나게 될 테며,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며 결정적으로 이 모든 걸 지원해줄 채널도 확보한 상태였다.
그 사실에 이른 정현우가 이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윽고 그 질끈 감은 두 눈을 뜬 정현우가 각오를 마쳤다.
‘한 번 해보자.’
6.
“요즘 채널 추이 어때?”
박영준의 물음에 부하 직원이 대답 대신 지그시 그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 박영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문제 있어? 사장이 요즘 우리 기업 어떠냐고 묻는 게 그렇게 이상해?”
“아니, 그게 아니라요…… 사장님이 그런 질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요.”
“뭐?”
“대개 우리가 지표 말하면 사장님이 결론을 내리고는 했었잖아요?”
그 말 그대로 라이징 스타 채널의 수학적이고, 경제적인 지표에 대한 결론은 대부분 박영준이 내렸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보다 뛰어난 혜안과 분석력을 가진 이가 없었다는 것.
“다른 시점으로 보고 싶어서 그래. 요즘 우리 채널 어때 보여?”
이내 이어진 질문에 부하 직원이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최고죠. 당장 2주 만에 채널 구독자 숫자가 33퍼센트 상승했어요. 전체 조회수는 17퍼센트 상승했고요. 워즈튜브 채널 랭킹도 이제 1032위까지 올랐고요.”
극찬을 하던 부하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마무리 지었다.
“다 BJ대마도사를 사장님이 끝내주게 영입하신 덕분이죠.”
아부로 끝난 부하 직원의 말에 박영준은 제 손가락으로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
부하 직원의 설명대로였다.
BJ대마도사는 라이징 스타 채널을 진짜 떠오르는 별처럼 만들어주고 있었다.
지표는 물론, 들어오는 스폰서의 질도 달라졌다.
이제는 굳이 광고주를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을 정도.
거절하긴 했지만 이미 투자 요청도 수어 번 받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승세.
그럼에도 그를 고민케 하는 건 그거였다.
‘어비스 길드가 관심을 가진다……'
이 세계의 정점이 BJ대마도사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것.
‘뭐, 그럴 순 있지.’
물론 그것만으로는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정보를 얻으려고 우리에게 접촉하는 건 이야기가 다르지.’
이상한 점은 그 대단한 어비스 길드가 BJ대마도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라이징 스타 채널이라는, 그들 기준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채널을 염두에 두었다는 점이었다.
‘우리에게 처음 질문을 던졌을 리는 만무해.’
분명한 건, 라이징 스타 채널에 질문을 던지기 전 다른 곳에 이미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10대 길드에 전부 질문은 던져봤겠지.’
특히 어비스 길드와 10대 길드 간의 긴밀한 관계를 생각하면 그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BJ대마도사는 아즈모와 친분이 있다.’
그 과정에서 아즈모에게도 질문이 던져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답이 나오지 않아서 라이징 스타 채널을 찾았다는 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후후후.”
그 대목에 이르렀을 때 박영준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이 증거였다.
박영준, 그가 답에 이르렀다는 증거.
“사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짙은 고뇌 끝에 나오는 그 웃음에 부하 직원이 무언가 꺼림칙한 표정을 지은 채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박영준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지. 아무렴. 그것도 아주 큰 일이.”
‘BJ대마도사는 10대 길드에 자신의 정체를 알릴 생각이 없다. 즉, 그들과 손을 잡을 생각이 없다.’
그 대답과 함께 박영준이 말했다.
“조만간 BJ대마도사 쪽에서 빅이벤트를 준비할 거야. 그때를 대비해서 모두 비상 경영 체제로 들어가.”
“예?”
“그리고 BJ대마도사에게 연락이 왔을 때 답장을 보내.”
그 순간이었다.
“BJ대마도사한테 이메일 왔는데요? 라이브 방송하려는데 괜찮은 일정 알려달라고. 위가의 하얀 지팡이 옵션 공개하려는 모양입니다."
마치 예언이 이루어지듯, 박영준의 말처럼 빅이벤트 요청이 왔고 그 사실에 부하 직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박영준을 바라봤다.
그런 그들에게 박영준은 위대한 예언자와 같이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말했다.
“BJ대마도사에게 보내. 라이브는 당장에라도 가능하다고. 그리고……"
그 순간 말을 잠시 멈춘 박영준이 이내 각오를 마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채널과 모든 영상 및 라이브 송출에 대한 1년 독점 계약을 해주면 수익 배분 9대 1로 해주겠다고.”
7.
“에이, 진짜! 믿기 싫으면 믿지 마세요! BJ대마도사에 대한 정보는 이제 말 안 할 테니까!”
투정 비슷한 말을 뱉으며 휴게실을 나온 이혁주를 반긴 것은 이번에도 정현우였다.
‘와, 현우 형 고민 많은가 보네.’
자신이 조금 전에 봤던 것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자세로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정현우의 모습에 이혁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얼마나 안 좋은 일이면 저렇게 고민을…… 설마 장기 팔려고 막 고민하시는 건 아니겠지?’
그 모습에 이혁주는 안쓰러움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걱정마저 들 정도였다.
그때였다.
“후우우우우!”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정현우가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마치 폭주하는 증기기관차처럼.
그렇게 숨을 내뱉은 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이혁주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혁주야, 10분 후에 캡슐 들어갈 테니까 세팅 좀 해줘.”
“또 들어가시게요?”
“고용주가 일하라고 하는데 해야지.”
그 모습에 이혁주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 위로를 건넬 뿐이었다.
‘현우 형, 진짜 독한 고용주한테 잡혀서 엄청 고생하시는구나.’
8.
스타플레이어의 조건 중 하나는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다.
- BJ대마도사 영상 언제 뜸?
- 위가의 하얀 지팡이 언제 공개함?
그런 의미에서 BJ대마도사는 이제 스타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들고 있었으니까.
- 그딴 거 알게 뭐야?
- 돈지랄 템에 관심 없음
- 그냥 위가의 지팡이에 하얀색 칠하고 위가의 하얀 지팡이라고 구라치겠지.
물론 그 별빛은 아직 미약하긴 했지만, 별빛이 약하더라도 별은 별인 법.
- 내가 봤을 때 여기서 구라치고 매장될 각이다.
- 허세 부리던 놈들의 끝은 구렁텅이이지.
- 딱 봐도 그냥 막 지른 거 같은데. 솔직히 새로운 아이템이 그렇게 막 나오겠어? 자기가 무슨 소설 주인공이야?
반대로 이대로 아무런 빛도 발휘하지 못하다가는 언제든 꺼질 수 있는 게 별빛이란 놈이었다.
그 사실을 아는 이들은 확신했다.
- BJ대마도사는 딱 봐도 게임 좀 해본 놈이야.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아.
- 각 잡고 기다려봐. 무조건 라이브 한다.
- BJ대 마도사 붐은 온다!
ㄴ 그전에 BJ럭키 붐이 먼저 올 듯?
분명 때는 온다고.
그리고 그때가 왔다.
- 라이징 스타 채널에 BJ대마도사 라이브 떴다!
9.
- 방송 시작합니다.
채팅창 위로 올라온 채팅창 관리자의 그 말 끝으로 한적하던 채팅창이 온갖 시청자 숫자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숫자는 단숨에 천 단위를 넘어 만 단위에 이르렀다.
폭발적인 증가세.
- BJ대마도사다!
- 첫 라이브 관람이다!
- BJ대마도사 같은 거 필요 없고, 럭키를 내놓아라!
ㄴ 럭키는 무슨 대세는 골드지!
ㄴ 인기투표 해보니까 럭키가 1위, 2위가 골드, 골템이 3위, 4위가 BJ대마도사든데?
그 1만 명의 시청자들이 필터링 없이 내지르는 말들에 채팅창 역시 온갖 채팅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혼돈, 그 자체였다.
질서나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는 혼돈.
“안녕하십니까, BJ대마도사 인사드립니다.”
그러나 그러한 혼돈을 미다스는 하나로 정리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손에 든 무기를 꺼내는 순간, 채팅창의 반응은 똑같았다.
- 위가의 하얀 지팡이다!
- 이게 그 전설의 레전드 무기임?
- 옵션이 뭐에요?
아이템 옵션 좀 보여주세요!
그 열광적인 성원에 미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길게 빼지 맙시다. 다들 저랑 이야기하려고 바쁘지 않은 시간 쪼개서 여기 오신 것도 아닐 테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 아이템 옵션을 보여주기 위해서 몬스터를 준비했습니다.”
그 순간 미다스가 지팡이 끝으로 한 곳을 가리켰고, 화면 역시 자연스레 그쪽으로 이동했다.
끄드드!
그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4미터에 이르는 신장을 가진 나무 모양의 거인, 트가르였다.
그 사실에 놀라는 이는 없었다.
- 역시 트가르 상대로 보여주네!
- 보석 악어도 잡았는데 리자드맨 따위로 템 자랑하면 폼이 안 살지!
- 트가르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3~4미터 신장을 가진 몬스터로, 거인의 숲에서 출몰하며 위장 스킬을 가지고 있으며 공략 방법으로는.......
ㄴ 워즈위키 꺼라.
도리어 모두가 예상했던바.
왕!
오히려 시청자들의 관심은 이미 그 트가르를 상대로 정말 미쳐 날뛰는 럭키의 존재였다.
- 와, 럭키 장난 아니네.
- 트가르 몸을 아주 장난감처럼 타고 노네.
- 늪지대랑 달리 여긴 제 능력을 백퍼센트 발휘할 수 있으니까.
트가르의 거대한 몸뚱이에 위압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역으로 공략하며 트가르의 몸을 타고 다니며 몸뚱이를 갉아먹는 럭키의 전투력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 뭐 똘똘이 수준이네.
- 그래봐야 똘똘이만 못하지.
그러나 이미 그러한 전투력은 라포의 신수, 똘똘이를 통해 세상에 수없이 보여줬던 광경.
멋지긴 하지만 새로울 건 없는 광경이었다.
무엇보다 이곳에 온 이들이 보고자 하는 건 저런 광경이 아니었다.
이내 불만이 채팅창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 저딴 거 보려고 온 게 아니…… 어?
- 저런 건 우리 집에서도 볼 수 있…… 응?
그 순간 럭키의 공격을 받던 트가르의 몸에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쩌적!
트가르의 몸 곳곳이 갈라지고, 조각나기 시작했다.
뜨득!
그렇게 조각나온 것들이 자그마한 트가르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뭐, 뭐야?
- 트가르가 분열했어?
- 이건 또 뭐야?
삽시간에 채팅창에 놀람이 가득 찼고, 그 놀람 앞에서 위가의 하얀 지팡이를 손에 쥔 미다스가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채팅에 대한 답변은 잠깐 멈추겠습니다.”
그러면서 미다스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스펠 외우기도 숨찰 테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미다스가 소리쳤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라이트닝볼.”
트리플 캐스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