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69화 (69/485)

69화.  < 22화. 위가의 하얀 지팡이 (2). (수정) >

4.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는 그거다.

- 야, 속보! 속보다!

누구보다 먼저 소문을 퍼뜨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

그런 의미에서 미다스가 위가의 저택에 입장하기 전 남긴 떡밥은 떠벌리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떡밥이었다.

- 지금 내가 막 BJ대마도사한테 직접 들은 소식인데!

- 야, 내가 위가의 저택 앞에서 말이야!

- 아니, 그러니까 내가 직접 보고 들었다니까?

굳이 BJ대마도사를 보기 위해 모여든 호사가들의 키보드와 입을 오랜만에 제대로 놀릴 수 있게 해주는 떡밥.

물론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호사가들이 담백한 진실과 명백한 사실만을 전달하는 일은 없었다.

- 이번 BJ대마도사가 받는 아이템이 위가의 하얀 지팡이라는 갓워즈 최초의 아이템이래!

- 레전더리를 뛰어넘는 새로운 등급의 아이템이라던데?

- 종결급 무기라든데?

- 아즈모가 이미 1백만 달러에 구매를 예약했다던데?

- BJ대마도사가 알파 컴퍼니를 해킹한 해커라는 소문이 있어!

꼬리가 붙고, 살이 붙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진실을 찾기 힘든 형태가 되어버렸다.

그 상태로 갓워즈의 커뮤니티 곳곳에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헛소문이라도 좋으니, 관심이 중요하다.’

그게 미다스가 노리던 바였다.

지금 미다스는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한 들불과 같았다.

폐지든, 석유든, 쓰레기든 뭐든 간에 탈 수 있는 것이 있어야 더 뜨겁게 타오를 수 있는 들불.

‘……그런데 너무 질렀나?’

그렇다고 우려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어쨌거나 지른 게 있으니 대중은 그에 대한 기대나 관심을 가질 테고, 그렇다면 그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결과물은 필요할 터.

‘생각보다 옵션이 구리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막상 위가의 하얀 지팡이의 옵션이 어떤지는 미다스도 모르는 바였다.

애초에 그것을 아는 것 자체가 미다스가 가진 특별한 능력 덕분 아니었던가?

만약 그 옵션이 그냥 위가의 지팡이 수준이라면 세간의 기대감은 욕설이 되어 미다스에게 날아올 것이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미다스 앞에 등장했다.

“이야기는 들었네. 대단한 일을 해냈더군.”

NPC위가.

저택의 중앙에 위치하는 2층행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그의 등장에 미다스가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아니긴, 보석 악어라는 늪지대의 그 거대한 괴물을 잡아낸 건 엄청난 일이지.”

그때였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NPC위가의 머리 위에 있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었다.

퀘스트 완료가 됐다는 의미.

그때 말을 뱉던 NPC위가가 미다스를 힐끗 다시 한 번 보며 말했다.

“그것도 혼자라면 더더욱.”

[숨겨진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그 알림을 끝으로 NPC위가와 미다스 사이에 짙은 침묵이 깔리기 시작했다.

5초를 넘는 정적.

그 정적을 참지 못한 듯 미다스가 주변을 훑었다.

그 눈동자의 움직임이 나온 후에야 NPC위가가 침묵을 깼다.

“사할린 양은 말했네. 내게 모든 것을 위임하겠다고. 그러니 그녀가 이곳에 있을 이유는 없지."

미다스가 NPC사할린을 찾는다고 생각한 모양.

그 설명에 미다스는 괜한 의문 따위는 던지지 않았다.

“그럼 앞으로 전 무엇을 하면 됩니까?”

그 역시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그전에 자네가 이룩한 업적에 대한 마땅한 보상을 해줘야겠지. 이래 봬도 이 도시의 주인 아닌가? 도시의 안녕을 위해 공을 세운 이에게는 마땅한 보상이 필요한 법이고 그걸 해주는 게 바로 내 역할이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NPC위가는 곧바로 자신의 앞주머니에서 막대기 하나를 꺼냈다.

마치 마술사의 마술처럼, 자그마한 주머니 안에서 30센티미터 길이를 훌쩍 넘기는 고목나무로 만든 듯한 얄팍한 지팡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이 멋있진 않았다.

그러나 미다스는 그 볼품없는 지팡이에서 눈을 돌릴 수 없었다.

[위가의 지팡이]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40레벨 이상

- 위가, 그가 이끄는 공방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지팡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극히 소량만 생산된다.

- 공격력 : 62

- 지력 +30

- 마력 +30

- 모든 마법 공격력 13퍼센트 증가

- 마법 공격이 명중한 대상에게 다음 마법 공격력 13퍼센트 증가

‘아.’

위가의 지팡이.

위가의 활이 궁수들에게 꿈의 무기였던 것처럼 위가의 지팡이 역시 마법사들에게 꿈의 무기인 아이템.

‘아즈모가 이걸 공개했던 영상 조회수가 지금 10억 뷰가 넘었지.’

꿈인 만큼 매우 비쌌다.

위가의 활과 비슷하게 4만 달러부터 시작했으며, 워낙 매물이 없는 탓에 그 이상의 시세도 받을 수 있었다.

그때였다.

“보통이라면 이걸 주었겠지만, 자네에게는 내가 특별하게 선물을 해주고자 하네.”

NPC위가의 말과 함께 흑빛 메마른 나무 지팡이에서 빛이 뿜어지기 시작하더니 새하얀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위가의 하얀 지팡이]

미다스의 눈앞에서도 지팡이의 이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당연히 옵션도 바뀌기 시작했다.

- 등급 : 레전더리

- 착용 가능 레벨 : 45레벨 이상

- 위가, 그가 직접 사용한 지팡이다. 아주 신비한 힘을 품고 있다.

- 공격력 : 81

- 지력 +55

- 마력 +55

- 모든 마법 공격력 14퍼센트 증가

- 마법 공격이 명중한 대상에게 다음 마법 공격력 14퍼센트 증가

‘헐!’

그렇게 변하기 시작한 옵션을 보는 미다스의 눈에 경악이 물들기 시작했다.

물론 변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팔면 4만 달러 이상 받을 수 있는 무기가 이제는 평생 미다스의 인벤토리에서 썩거나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처지가 되는 순간. 그러나 미다스의 눈은 그곳을 향하지 않았다.

아니, 향할 수 없었다.

- 착용 시 캐스팅 가능 마법 개수 1개 증가

거래 불가 바로 위에 존재하는 저 추가 능력 옵션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미다스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플러스 원이다! 맙소사, 이게 나와?’

미다스의 눈이 터질 듯이 커지기 시작했다.

“내가 소싯적에 쓰던 물건이지. 물론 이제부터 자네의 것이 되었지만 말이야.”

그렇게 놀라는 미다스에게 NPC위가가 지팡이를 건네주었다.

“그만큼 난 자네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네.”

[위가의 관심을 받는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알림 속에서 NPC위가의 머리 위에 뜬 느낌표의 머리가 휘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 부탁 하나를 들어줬으면 하는데, 괜찮겠나?”

그 물음에 미다스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위가의 도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이 정도 보상을 주는데 발이라도 핥으라면 핥아야지!’

그 즉답에 NPC위가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5.

[거대한 숲]

- 퀘스트 랭크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45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위가가 알 수 없는 부탁을 했다. 일단 위가의 도시 서쪽에 위치한 거대한 숲에서 타마루를 찾자.

- 퀘스트 보상 : 스킬 카드북(레어)

!퀘스트 완료 시 ‘난폭해진 숲’ 퀘스트 진행 가능

새로운 퀘스트의 내용을 살피는 미다스의 표정에는 이렇다 할 감흥이 없었다.

퀘스트 보상이 섭섭한 건 아니었다.

‘NPC만 찾으면 레어 카드 보상…… 확실히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보상이 대단해.’

갓워즈에서는 레어 등급 스킬 카드조차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감흥이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미다스가 손에 쥐고 있는 새하얀 지팡이.

‘그보다 설마 여기서 원플러스 옵션이 나올 줄이야.’

새롭게 얻은 위가의 하얀 지팡이가 준 충격이 너무나도 큰 탓이었다.

클 수밖에 없었다.

캐스팅 가능한 마법 개수 +1, 속칭 플러스 원 옵션.

‘플러스 원 옵션을 가진 레전더리 무기 중 가장 랩제가 낮은 게 분명 150레벨템이었는데……'

이 옵션을 세상에 최초로 공개한 건 아즈모였다.

150레벨짜리 레전더리 아이템인 다이나스의 붉은 지팡이, 거기서 처음으로 플러스 원 옵션이 공개됐다.

물론 그 옵션 자체에 대한 열광은 그리 크지 않았다.

‘더블 캐스팅하고 비슷한 효과.’

마법을 하나 더 쓰게 해준다, 누가 보더라도 더블 캐스팅 스킬 효과와 비슷했으니까.

여기서 핵심은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똑같은 게 아니었다.

‘그래서 더블 캐스팅과 중첩 적용이 가능했고……'

즉, 더블 캐스팅 스킬과 플러스 원 옵션은 방해 없이 동시에 적용이 됐다.

‘트리플 캐스팅이 처음 등장했지.’

한 번에 세 개의 마법을 캐스팅하는 트리플 캐스팅의 실체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후에 플러스 원 옵션이 달린 아이템의 값어치는 상식을 초월하는 가격에 거래됐다.

그런데 지금 그 물건이 미다스의 손에 잡혔다.

그것도 레벨 제한은 45레벨짜리.

‘아즈모도 150레벨이 된 후에 처음으로 쓴 트리플 캐스팅을 50레벨이 되기도 전에 하다니.’

아즈모는 물론 갓워즈의 그 누구도 감히 보여주지 못한 광경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이거 다음 영상도 최소 100만은 깔고 가겠는데?’

누가 보더라도 화끈한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 미다스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물론 가장 큰 기쁨은 그것이었다.

'아니지, 영상이 아니라 이 정도면 게임 날로 먹을 수 있겠어!’

이 아이템으로 말미암아 이 게임에서 보다 빠른 성장과 활약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갓워즈, 이름처럼 갓겜이네!”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자신의 두 충실한 동료를 바라봤다.

럭키와 골드.

앞서서 자신을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투를 기꺼이 감수해준 그 둘을 보며 자신 넘치는 모습으로 말했다.

“애들아, 나만 믿어! 이제부터 이 주인님이 캐리한…… 응?”

그러한 미다스의 말이 이내 멈췄다.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 럭키야?”

왕!

럭키의 머리 위에는 선명한 물음표가 떠있었으니까.

“골드?”

“주인님의 포부에 그저 감격할 따름입 니다.”

그리고 골드의 머리 위에도 물음표가 떠있었으니까.

6.

갓워즈의 길드나 게임 컴퍼니의 가치가 이제는 대기업 부럽지 않게 된 세상.

그런 엄청난 돈이 움직이는 만큼 길드나 게임 컴퍼니의 운영도 그만큼 스케일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전용 캡슐룸을 만들고, 그 외의 모든 숙식을 제공하는 건 물론 숙식 외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수영복과 샌들만 있으면 언제든 마이애미 해변을 누릴 수 있는 곳에 어비스 길드 본사가 세워진 이유였다.

언제든 내키면 해변에서 보트라도 타면서 기분을 풀라고.

그 사실에 대부분은 생각했다.

어비스 길드의 분위기는 낙원이나 다름없을 것 같다고.

그러나 막상 그 본사의 분위기는 어느 기업들과 비교해서 딱히 다르지 않았다.

“비행기표 캔슬해! 그냥 화상 미팅하기로 했어. 뭐? 화상 미팅룸이 꽉 찼다고?”

“2군 A팀이 생각보다 레이드 빨리 끝났어! 스케줄 다시 조정해서 보고해줘!”

“4층 캡슐룸 에너지 음료 다 떨어졌다고 말했는데 대체 언제 넣어둘 거야? 그게 포션보다 중요하다고!”

곳곳 층에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워질 정도로 분주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어비스 길드의 매니저 엠마, 그녀는 그러한 분주한 분위기 속에서 동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의 관리자랑 아는 사이라고요?”

“와튼 스쿨 동기였으니, 모르진 않죠.”

“어떤 사람이죠?”

이야기의 주제는 다름 아닌 라이징 스타 채널에 대한 것.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시는 거죠?”

“제가 관리하시는 플레이어분이 BJ대마도사에 대해서 알아 오라고 해서요. 근데 지금 BJ대마도사에 대한 정보는 없고, 그나마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라이징 스타 채널 쪽밖에 없잖아요?”

정확히는 BJ대마도사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라이징 스타 채널에 문의하려고요.”

그러한 엠마의 말에 어비스 길드 회계팀 직원인 재키, 황색 피부에 바가지를 쓴 듯한 헤어스타일을 한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해보나 마나일 겁니다.”

“해보나 마나?”

“당신을 상대조차 해주지 않을 테니까요. 그는 정말 특별한 케이스이거든요.”

이어진 말에 엠마가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던졌다.

“특별하다는 게 무슨 의미이죠? 성격이 안 좋은 가요?”

“아뇨, 그런 성격적인 부분이 아닙니다. 능력을 말하는 겁니다.”

말을 하던 재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는 와튼 스쿨에서도 남달랐죠. 아니, 차원이 달랐죠. 특히 사람의 의중을 읽는데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졌습니다. 마치 독심술이라도 가진 것 같았으니까요. 장담하는데 당신 의중을 읽고 절대 당신이 원하는 걸 해주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해보나 마나라고 한 겁니다.”

엠마는 대답 대신 눈빛을 차갑게 가라앉혔고, 재키는 마저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물며 지금 돌아가는 걸 보면 BJ대마도사와 함께 엄청난 걸 준비한 거 같은데, 어지간한 제안에는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무엇 보다 동기이긴 한데, 연락처가 없어요. 그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거든요.”

그 대목에서 이미 이야기는 끝이었다.

마침표만 찍으면 되는 순간.

우웅!

때마침 엠마의 스마트폰이 진동음을 토해내며 마침표 역할을 해주었고, 그것을 본 재키가 말했다.

“혹여 다른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재키가 자리를 떠났고, 엠마는 가볍게 묵례를 한 후에 스마트폰을 들고 귀에 가져갔다.

그리고 통화를 시작했다.

“멀린, 지금 그 일을 처리하는 중이니까 다음에 통화해도 될까요?”

짧은 통화였다.

7.

"아, 간지러워."

갑작스레 박영준이 말과 함께 새끼손가락 끝으로 제 귀를 후볐다.

그와 함께 부하 직원이 건네주는 태블릿PC를 받으며 말했다.

“누가 내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네.”

“한국 사람들은 꼭 그런 말 하더라고요.”

부하 직원의 반문에 박영준이 피식 웃으며 태블릿PC의 화면 내용을 확인했다.

딱히 특별한 건 아니었다.

갓워즈 마법사 스킬 카드들이었다.

“현재 50레벨 이하 마법사 클래스 스킬 카드 목록 중에 BJ대마도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목록을 추렸습니다.”

“여기서 골라야 한다는 거네.”

“그렇죠.”

말과 함께 귀를 한 번 더 후빈 후에 고민을 시작하는 박영준이 이내 터치를 몇 번 한 후에 태블릿PC를 부하 직원에게 건네줬다.

“볼 계열 공격 스킬 3개, 전부 구매해서 보내줘.”

그 말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3개나요? 줘도 쓸 틈이 없을 텐데요?”

대마도사는 모든 마법사 클래스 스킬을 배울 수 있으나, 정말 모든 마법사 클래스 스킬을 배우는 경우는 없었다.

캐스팅 그리고 쿨타임의 존재 때문에 막상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스킬은 제한된 탓이었다.

많아 봐야 결국 짐만 된다는 의미.

“이거 의미 없지 않나요? 어차피 줘도 안 쓸 거 같은데?”

당연한 말이지만 짐이 될 만한 물건을 선물로 주는 이는 없었다.

박영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3개 주면 개중 하나 정도만 쓰겠지. 달리 말하면 그렇기에 BJ대마도사도 자기 돈으로 이것들은 안 살 거야. 그렇잖아? 돈이 썩어 넘친다고 진짜 돈으로 똥을 닦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과 함께 박영준이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의 스킬트리에 마법이 가득 찬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1페이지도 안 읽는 책이라도 책장을 채우면 보는 것만으로도 근사하거든.”

그제야 박영준의 의중을 이해한 부하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부하 직원이 말했다.

“그런데 만약 BJ대마도사가 이거마저 다 완벽하게 소화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 물음에 박영준이 피식 웃었다.

“소화력이 그 정도면 더 많이 사주면 되겠지. 그런데 설마 그게 가능하겠어? 저번 보석 악어 사냥에서도 이미 가진 스킬들도 쿨타임  살짝 남아 돌던데.”

그 대답에 부하 직원은 더 이상 반문을 하지 않았고, 박영준도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았다.

‘좋아, 이걸로 일단 BJ대마도사 줄 선물은 잊고 영상에 집중하자. 선물 주는 게 우리 역할은 아니니까.’

그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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