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59화 (59/485)
  • 59화.  < 19화. 전설은 전설이다 (2). >

    6.

    갓워즈는 하루 최대 14시간까지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다.

    게임은 악마들이 만드는 것이며, 갓워즈는 사탄과 루시퍼가 밤샘 작업을 해가며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이들 덕분이었다.

    그마저도 14시간을 다 채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평범한 플레이어들은 많이 해봐야 8시간을 넘기기 힘들었으며, 프로 플레이어로 불릴 만큼 자기 관리를 하는 이들 역시 12시간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게임 외적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역시 게임으로 밥을 빌어먹는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정현우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정해진 시간에 일어났고, 일어나자마자 가볍게 러닝으로 운동을 한 후에 식사를 앞두고 샤워를 하면서 볼일을 처리했다. 그리고 변기에 앉아 큼지막한 볼일을 보면서 몇 가지 사소한 일처리를 했다.

    ‘어디 보자…… 잡템이 얼마나 팔렸으려나……'

    G베이에 접속해서 올려놓은 잡템이 팔렸는지 확인하고, 새로운 잡템을 올리는 것 역시 그랬다.

    ‘잘 안 팔리네…… 가격을 낮출까?’

    그렇게 자신의 G베이 계정을 정리하던 정현우가 열심히 놀리던 손가락을 멈추었다.

    "흠."

    그 후 짧은 신음을 내뱉은 정현우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다.

    욕조는 감히 꿈도 없을 정도로 비좁기 그지없는 화장실 속 낮은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 상태에서 정현우가 스윽 고개를 내린 후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스마트폰을 살폈다.

    그 상태에서 정현우가 자신의 주먹으로 턱을 괴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된 채 시간을 보냈다.

    “삼촌! 진지 잡수세요!”

    그러한 정현우의 명상을 깬 건 조카 녀석의 해맑은 외침이었다.

    “어, 어!”

    그제야 정신을 차린 정현우가 황급히 볼일을 마친 후에 잽싸게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곧바로 좁디좁은 집, 부엌조차 없어 거실에 마련된 식탁이 들어왔다.

    그래도 나름 반찬들은 풍요로웠다.

    최근 정현우가 열심히 냉장고를 채워준 덕분.

    “삼촌!”

    그 맛난 반찬 앞에서 침을 꼴깍 삼키면서 삼촌이 오기를 기다리는 조카의 모습이 보였다.

    그 조카의 모습을 향해 정현우가 말했다.

    “둘이 식사해. 난 급한 일이 있어서.”

    그 말과 함께 외출 준비를 하는 정현우를 향해 정태우가 말했다.

    “현우야, 무슨 일 있냐?”

    "응?"

    “너, 최근 뭔가 이상한 것 같다. 설마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지?”

    그 말에 뜨끔한 정현우가 이내 대충 얼버무리며 말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 갑자기 일거리가 있다고 들어왔어. 보수가 세.”

    “너……"

    “혜린아, 오늘 저녁은 치킨이다! 그러니까 저녁 참아? 알았지?”

    “치킨!”

    “그래, 후식은 아이스크림으로. 형은 민트 맛이지?”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든 정현우가 무어라 답이 나오기도 전에 잽싸게 문밖으로 나갔다.

    “저녁에 치킨과 함께 만나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닫는 순간, 정현우가 자신이 손에 든 스마트폰을 바라보았다.

    [골렘 소환 스킬 카드]

    그러자 자신의 G베이 계정으로 도착한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본 정현우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떤 개호구 병신 새끼가 내 계정으로 잘못 보낸 게 분명해!’

    배송 사고가 생겼다고.

    ‘되돌려달라고 하기 전에 빨리 배워야지.’

    그러니까 그 사고가 수습되기 전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렇게 정현우가 캡슐방을 향해 전력으로 달렸다.

    7.

    [골렘 소환]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흙으로 만들어진 골렘을 소환한다. 스킬 랭크가 상승할수록 골렘의 공격력과 방어력, 크기가 상승한다.

    !골렘으로 적의 공격을 3,939회 방어 시 ‘굳건한 성벽’ 타이틀 획득

    !골렘으로 보스 몬스터의 공격을 1,001회 방어 시 ‘살신성인’ 타이틀 획득

    골렘 소환.

    새롭게 얻은 스킬을 바라보는 미다스는 다시 한 번 하늘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스킬 자체는 특별할 게 없었다.

    잘 아는 수준을 넘어서 미다스가 그토록 얻기를 바라던 스킬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미다스의 표정이 좋지 못한 이유는 간단했다.

    ‘설마 유니크 스킬을 선물 받는 날이 올 줄이야.’

    이번 것이 누군가의 실수로 미다스에게 온 게 아니라, 라이징 스타 채널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 세상에 공짜는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거의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처럼 이례적인 경우가 없는 건 아니었다.

    ‘아즈모 같은 부자도 아니면서 이런 걸 주는 건……'

    아즈모처럼 수중에 돈이 너무 넘쳐서 주체하지 못하고, 거금을 후원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그러나 라이징 스타 채널은 아즈모와 달랐다.

    나름 퀄리티 좋은 영상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긴 하지만, 신생 업체 수준으로 날고 기는 이 바닥에서 별처럼 빛나는 채널들에 비하면 기껏해야 등불 정도에 불과한 채널이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걸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처지라는 셈.

    그럼에도 잘나가는 플레이어에게 계약 조건을 제시하면서 선물을 준다면?

    그건 굳이 비유를 하자면 잘나가는 신인 야구 선수에게 갑자기 값비싼 보약을 지어다 주는 것과 같았다.

    ‘……다음 거 제대로 뽑으라는 거네.’

    다음 무대에서 더 멋진 활약을 하라는 것.

    나쁜 건 아니었다.

    어떤 의미로든 간에 라이징 스타 채널이 BJ대마도사에 짙은 관심과 배려를 가진 건 사실이니까.

    그러나 결코 웃으면서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여기서 뭔가 터뜨려줘야 해.’

    미다스는 프로야구선수 시설 이런 경우를 무수히 많이 봤다.

    무명의 신인이 이런저런 이유로 1군 무대에 올라와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그 이후 구단의 배려를 받는 경우.

    미다스하고는 전혀 인연이 없는 경우였지만, 어쨌거나 그런 경우를 맞이한 이들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뉘었다.

    부담감에 짓눌려서 오히려 고꾸라지는 경우.

    반대로 오히려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하는 경우.

    ‘그들의 기대 이상으로.’

    마지막 세 번째 경우는 모두의 예상과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하는 경우였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구단을 대표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경우는 세 번째 경우였다.

    ‘그래야 더 큰 걸 받지.’

    그리고 그렇게 구단을 대표하는 존재가 되는 순간부터 받는 대우는 보약 따위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구단에서 차량을 지급해주는 건 물론, 사실상 0퍼센트나 다름없는 이율로 전세 담보 대출에 경기 다음 날 먹은 백만 단위의 술값마저 법인카드로 긁어주었으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그저 잘하기만 하면 라이징 스타 채널과 계약한 여러 루키들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뿐.

    하지만 여기서 무언가 제대로 터뜨려준다면 라이징 스타 채널은 BJ대마도사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결국 보석 악어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늪지대의 보스 몬스터 인 보석 악어 솔로킬 영상이 될 터 .

    물론 앞서 말했듯이 그냥 솔로킬 자체로는 의미가 없었다.

    그 정도면 모두가 기대하는 수준.

    ‘최단 시간 킬.'

    미다스가 보여줘야 하는 건 그 이상이었다.

    찰싹!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미다스가 자신의 두 손으로 제 양 뺨을 가볍게 쳤다.

    “럭키 그리고 골드.”

    그 후 자신을 바라보는 럭키와 골드를 향해 말했다.

    “리자드맨 2천 마리 잡으러 가자.”

    8.

    리자드맨 2천 마리를 잡아라!

    그건 생각 이상으로 아득한 일이었다.

    1 분에 한 마리씩 잡는다고 하더라도 2,000분, 시간으로 따지면 33시간 하고도 20분이 더 필요한 일. 갓워즈에서 하루 최장 접속 가능시간이 14시간인 것을 생각하면 이틀로도 부족한 일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런 과제를 받게 되면 대부분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좀 더 빨리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사냥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한 번에 많이 상대할 수 있으려면 결국 보다 좋은 템하고, 강력한 스킬이 필요해.”

    그 고민에 대한 답으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아이템과 스킬을 떠올리고는 했다.

    그 후에는 자신들이 내놓은 해답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리고 대부분 실패했다.

    ‘한 번에 많이 잡을 수 있으면 나쁠 건 없지. 시간이 줄어들면 좋은 일이지. 하지만 이런 장기 레이스에서는 그런 건 부수적인 요소야.’

    시간을 줄이려고 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전제라는 것.

    갓워즈란 게임에서 나름 닳고 닳은 고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미다스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무엇이 중요한지도 알고 있었다.

    ‘최대한 편하게 잡을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야 해.’

    이런 장기 레이스에서 중요한 건 다름 아니라 편안함이었다.

    ‘탱커의 역할이 바로 그 부분이고.’

    미다스가 탱커의 존재를 매우 필요로 한 이유는 바로 그 점 때문이었다.

    그동안 미다스의 탱커 역할은 럭키가 해주었지만, 솔직히 럭키는 순수한 탱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즉, 미다스는 언제나 습격을 받을지 모르며 그에 따라 전략적 후퇴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을 품어야 했다.

    그 긴장감이 주는 피로감은 생각 이상으로 컸다.

    그런 미다스의 앞에 그 탱커가 등장했다.

    쿵!

    3미터의 신장, 그 신장조차도 우습게 만드는 듬직한 덩치를 가진 돌덩이 거인이 늪지대 위에 굳건하게 선 채 자신의 존재감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냈다.

    미다스를 위한 벽이 되었다.

    ‘그리고 탱커가 있어야 근접 딜러들이 제 역할을 해주는 법이지.’

    하물며 이 벽은 미다스만을 위한 벽이 아니었다.

    왕!

    “주인님, 새로운 명령을!”

    럭키와 골드, 그 두 근접 딜러에게도 골렘이란 벽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본래 근접 딜러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적에게 가까이 다가가 싸우는 부류.

    그리고 가까이 온 적과 싸우는 부류.

    전자의 부류는 사실 매우 특별한 능력과 실력, 전력을 가진 이들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상식적으로 최전선에서 적을 뚫는다는 게 쉬운 일일리 만무하지 않은가?

    하지만 갓워즈에서 근접 딜러들 대부분은 전자를 자처하고는 했다.

    이유?

    멋있으니까.

    축구로 따지면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열광하는 것과 같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 멋있는 걸 하려고 비싼 돈을 내고 갓워즈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미다스는 굳이 그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너희 둘은 가까이 오는 것들만 제거해.”

    자신의 마법을 맞고 HP가 토막 난 리자드맨들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그렇게 다가온 리자드맨들이 골렘에 막힌 상태로 우왕좌왕하는 사이 처리해주는 것.

    왕!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둘은 그 역할을 그 어느 플레이어보다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실수는 하지 않을 존재들.

    하물며 늪지대인 무대는 예상외의 급습이란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냥 맞추는 것만 잘하면 돼.’

    미다스 입장에서는 오로지 하나, 적에게 마법을 던진다는 사실 하나만을 신경 쓰면 된다는 의미.

    ‘그러고 보니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더불어 이 상황은 이제까지 미다스가 갓워즈란 게임을 해보면서 처음 마주하는 상황이었다.

    그저 그런 수준이었던 그에게는 이토록 든든한 가디언이나, 보디가드가 붙는 일은 없었으니까.

    오로지 던져서 맞추는 것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해 본적이 없었으니까.

    ‘재미있겠네.’

    그 사실에 미다스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지은 채 먼 곳에 우글우글하는 리자드맨들을 바라보았다.

    때마침 알림이 들렸다.

    [리자드맨 둥지에 남은 리자드맨의 숫자는 1,998마리입니다.]

    그 알림을 들은 미다스가 나지막이 말했다.

    “템빨, 스킬빨로 게임 좀 제대로 날로 먹어볼까?”

    8.

    갓워즈에는 많은 돈이 오고 간다.

    아이템의 값은 물론, 보스 몬스터에 대한 정보, 퀘스트에 대한 정보 역시 돈이 오고 간다.

    사냥을 도와주거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서비스 역시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

    “그러니까 BJ대마도사를 제거해라?”

    당연히 PK를 의뢰하는 것 역시 얼마든지 돈으로 할 수 있었다.

    “스나이퍼라면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7개의 길드가 모인 길드 연맹, 세븐 스타즈 연맹 소속인 스나이퍼 롤라가 그러했다.

    그의 부업 중 하나는 바로 플레이어를 처치하는 것.

    쉽게 말하면 암살이었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

    물론 항상 되는 건 아니었다.

    “그 부자를 건드렸다가 나중에 탐험가 길드에게 털리라고? 아즈모랑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마저 도는데? 당장 탐험가 길드의 VIP서비스를 받고 있으면 건드리는 순간 탐험가 길드에게 찍힌다고.”

    돈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건 아니니까.

    그러한 롤라의 반문에 의뢰인은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확인된 바로는 탐험가 길드의 그 어떤 서비스도 받고 있지 않는 상태야.”

    “확실해?”

    “탐험가 길드의 임원에게 물어봐서 확인한 일이야. BJ대마도사는 단 한 번도 탐험가 길드의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없어.”

    그 설명에 롤라는 자세를 바꾸었다.

    “탐험가 길드는 관계된 게 없다…… 그런데 왜 PK를 하라는 거지? 그가 가진 아이템 때문에? 아즈모도 정체를 모른다는 그 아이템?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죽인 후에 카드 중에 그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9분의 1이라고.”

    “아이템은 회수할 필요가 없어.”

    그 말에 롤라가 자세를 좀 더 편하게 바꾸었다.

    아이템 회수가 필요 없다는 건 굳이 시체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

    “먼 거리에서 죽이고 빠지면 될 뿐이야. 그저 녀석의 시간 중에 80시간만 낭비시키면 돼.”

    이어진 설명에 롤라가 팔짱을 꼈다.

    그사이 의뢰인은 설명을 이어갔다.

    “어려운 일도 아니지. 하물며 당신한테는 딱 알맞은 부캐도 있잖아? 늪지대를 무대로 삼는 부캐가. 아니, 정확히는 일부러 남겨준 부 캐라고 해야겠지. 당신 능력을 활용하기에 그만한 곳도 없으니까. 괜히 당신을 찾아온 게 아니라고. 갓워즈 설정 때문에 고레벨 유저를 저레벨 유저가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 설명에 이르렀을 때 롤라는 대답했다.

    “보수는?”

    “착수금 1만 달러. 성공 보수 1만 달러.”

    “정체 모를 엄청난 부자를 80시간 동안 열 받게 만드는 것치고는 너무 저렴한데 말이야.”

    “실패를 해도 1만 달러는 버는 일이지. 어렵지도 않잖아? 100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서 스킬 좀 쓰고 활시위 몇 번 당기면 될 일이야. 그것도 그냥 활이 아니라 당신이 부캐에 남겨둔 그 레전더리 활을 말이야. 뭐, 당신 정도 되는 명사수에게는 쓸모없는 활이지만.”

    “그래도 혹시 잘못되면……"

    “혹여 일이 잘못되어서 보복을 당한다고 해도 그 캐릭터가 당신 부캐인 걸 아는 건 세븐 스타즈 내에서도 몇 없잖아? 안 그래? 적당한 용돈벌이라고 생각해.”

    그 말에 롤라가 입을 열었다.

    “다른 경우라면 절대 받지 않을 의뢰이지만……"

    말을 잠시 끊은 롤라가 눈앞에서 로브를 입고 있는 플레이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플레이어가 입고 있는 로브, 그 가슴팍에 있는 AB라는 표시를 보았다.

    “어비스 길드의 매니저인 엠마의 부탁이니 들어주는 수밖에.”

    그 대답에 로브 속 여인이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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