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 19화. 전설은 전설이다 (1). >
1.
보통 리자드맨과는 전혀 다른 무장을 갖춘 리자드 워리어.
그러한 리자드 워리어가 자신의 손에 쥔 시미터 한 자루로 마주하고 있던 리자드맨의 가죽을 그어냈다.
스윽!
날렵한 소리와 함께 리자드맨의 가죽이 베어졌다.
샤아!
그 공격에 리자드맨이 괴성을 내지르며 발악을 시작했다.
무기조차 없는 제 몸뚱이로 몸통박치기를 시작했다.
리자드 워리어는 그러한 리자드맨의 공격을 왼손에 든 방패로 막아세웠다.
쾅!
리자드맨의 몸뚱이가 방패에 부딪쳤다.
끼이이!
그렇게 방패를 앞두고 두 리자드맨들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무척 짧은 겨루기였다.
끼이.......
방패를 든 리자드맨 쪽이 일방적으로 맨몸의 리자드맨을 압도했고, 결국 몇 초 지나지 않아 겨루기는 끝났으니까.
샤아!
힘에 부친 리자드맨이 그대로 뒤로 튕겨나갔다.
그러나 뒷걸음질 치는 일은 없었다.
질척한 늪은 리자드맨의 다리를 그대로 붙잡았고, 리자드맨은 발목이 잡힌 채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철퍼덕!
보기에도 아픈 소리가 났다.
푹!
그 뒤로 소름 돋는 소리가 났다.
[리자드맨을 처치했습니다.]
그 광경을 근처에서 보고 있던 미다스는 스윽, 자신의 머릿속의 시간을 가늠했다.
‘모든 버프를 받은 상태에서 리자드맨을 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분 33초.’
미다스, 그가 충성도 시스템을 확인하는 순간 가장 먼저 한 것은 가디언인 골드의 전투력 데이터 수집이었다.
비교를 위해서였다.
‘과연 충성도가 얼마나 메리트를 줄까나?’
충성도가 9급에서 8급이 됐을 때 생기는 능력치, 전투 능력 어드밴티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해서.
‘뭐,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분명한 건 지금 이 상태에서도 골드의 전투력은 충분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지금 골드가 학살자 오크 세트를 착용하고 있으며, 미다스가 나름 거금을 들여 구매한 리자드 워리어의 시미터를 무기로 들고, 헤이스트와 스트렝스, 두 개의 버프를 받은 상태임을 고려해야 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몬스터를 거뜬히 잡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보통 수준의 플레이어보다는 나았다.
“주인님을 위협하는 적을 분쇄하였습니다.”
“그래, 잘했어.”
더욱이 이 충성심은 플레이어에게서는 감히 볼 수도, 기대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대 로 말하면 딱 거기까지였다.
‘스펙으로 압도하는 수준, 딱 준프로 플레이어 수준이다.’
준프로 플레이어.
단순히 실력만으로는 밥을 빌어먹기에는 조금 아쉬운 수준.
투자를 하면 딱 투자한 만큼의 결과를 내놓는 수준이었다.
‘럭키에 비하면……'
프로 플레이어는 물론 스타 플레이어들조차 동급 스팩이라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럭키와는 비교가 불가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
‘뭐 이 정도면 업어 모셔야지.’
애초에 가디언에게 원했던 것은 럭키가 미쳐 날뛸 수 있도록 탱커 역할을 해주는 것 아니었던가?
3분 33초를 싸워준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3분 33초 동안 럭키가 날뛸 시간을 벌어준다는 의미.
“골드야.”
“예, 주인님.”
“이번에는 내가 공격하기 전까지 무조건 막아. 알았지?”
“예!"
그렇기에 미다스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 이 정도로 충분하다.’
2.
33분 동안 버티는 것은 딱히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다.
샤아!
리자드맨 한 마리를 적당히 외진 곳으로 유인한 후에 33분간 시간을 보내면 될 뿐이었다. 미다스 입장에서도 딱히 할 게 없었다.
쿵!
열심히 하는 건 방패를 짊어진 골드뿐, 미다스와 럭키는 그 뒤에서 팔짱만 끼고 있어도 됐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미다스는 확신했다.
‘이거 대마도사들 중에서 알아내는 놈은 단 한 명도 없다. 확실해.’
지금 갓워즈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대마도사 플레이어들 중에 이걸 자연스럽게 알게 될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음을.
‘이 지루한 걸 버틸 놈이 있을 리 없어. 다른 이도 아니고 대마도사 같이 콧대 높은 놈들이.’
대마도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사실 자체가 갓워즈에서는 귀족이 된 것과 같은 상황.
과연 그들 중에 이토록 지루한 시간을 아무런 이유 없이 버티는 인간이 있을까?
장담컨대 십중팔구는 이딴 파티에서 사냥 못하겠어! 다른 파티랑 사냥하겠어! 라면서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파티를 나갈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답답해서 못 보겠네, 내가 캐리한다! 하면서 본인이 역량을 발휘할 터.
[가디언이 당신을 33분 간 지켜냅니다.]
[가디언의 충성도가 8등급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지루함 속에서 미다스가 그토록 기다리던 소리가 났다.
[가디언의 능력치가 향상됩니다.]
[가디언의 전투 능력이 향상됩니다.]
[가디언과 보다 친밀한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이어진 알림에 미다스가 여전히 지루함이 남은 표정으로 말했다.
“골드, 이제 처리해.”
그 말에 이제까지 방패만 든 채 오는 공격을 묵묵히 막아내던 골드가 허리춤에 있던 시미터를 뽑으며 소리쳤다.
“For the lord!”
충성심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외침과 함께 골드가 그대로 발로 리자드맨의 배를 가격했다.
펑!
그 순간 미다스의 지루했던 표정이 달라졌다.
‘어? 발차기 없었는데?’
앞서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치렀던 전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격 패턴.
쉬익!
그 후 이어진 골드의 공격에 리자드맨의 몸뚱이가 사정없이 베어지기 시작했다.
그 공격 역시 앞서서 와는 달랐다.
‘패턴이 다양해지고, 예리해졌어!’
확실히 패턴이 추가된 느낌.
샤아!
그러한 공세 앞에서 리자드맨은 나름 분전했고, 그 둘이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리자드맨을 처치했습니다.]
치열한 전투가 끝났다.
그리고 그 전투가 끝났을 때 미다스의 표정 어디에도 더 이상 지루함은 없었다.
‘2분 57초?’
그저 놀라움만 가득할 뿐.
3.
플레이어들은 능력에 따라 대우가 크게 달라진다.
능력이 뛰어나면 당연히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만큼 중요한 것이 그 기량을 꾸준히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 기량이 들쑥날쑥하다?
그러한 파트너를 믿긴 쉽지 않은 일.
특히 갓워즈에서 사냥이란 것은 대부분이 반복적인 작업이었다.
몬스터의 패턴은 정해져 있으며, 그 패턴에 맞는 공략 역시 정해져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기량이 뛰어난 이보다 꾸준히 안정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해주는 쪽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게 당연했다. 미다스, 그가 그래도 나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돈벌이를 했던 이유였다.
그는 남들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주진 않았지만, 예상한 수준에 완벽히 부합되는 결과는 만들어주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미다스도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
갓워즈 속 존재들.
제아무리 미다스가 대단하다고 해도 그들만큼 일정하게 제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왕!
신수, 개중 1 티어인 펜리르를 신좌로 둔 신수들이 엄청난 존재로 평가 받는 이유였다.
“주인을 위하여!”
‘2분 56초.’
그리고 지금 자신을 위해 리자드맨을 처치하는 골드를 보며 미다스가 확신을 가지는 이유였다.
‘확실히 강해졌다.’
충성도가 오름으로써 골드의 전투 능력이 급상승했음을.
‘그것도 엄청.’
그 사실을 파악했을 때 미다스의 머릿속에 뜬 의문은 하나였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스킬인 거 아니야?’
가디언이란 스킬이 세간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매우 훌륭한 스킬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아니지, 상식적으로 좋은 게 당연한 거지. 다른 것도 아니고 레전더리잖아?’
생각해보면 레전더리 등급 스킬 중에 스킬 효율이 낮은 스킬은 거의 없었다.
스킬 효율이 낮은데 레전더리 등급을 붙이는 게 도리어 이상한 일일 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가디언 스킬이 유니크 등급 스킬보다 좋은 건 이상한 게 아니라 당연한 이야기였다.
‘잠깐.’
그 순간 미다스는 머릿속으로는 새로운 시뮬레이션이 그려졌다.
‘전투 능력이 우수한 근접 딜러를 굳이 억지로 탱커로 만들 필요는 조금도 없지.’
매우 뛰어난 근접 딜러 한 명과 공수가 조화된 근접 딜러 겸 탱커 한 명 그리고 막강한 원거리 딜러 한 명에 든든한 탱커 하나가 추가 되면 어떻게 될까?
‘2천 마리, 5시간 내에 잡는 거 가능할지도……'
그 시뮬레이션을 마친 미다스가 골드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 시선을 기다리던 골드가 소리쳤다.
“주인님, 제게 새로운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골드, 그 이름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이겠습니다!"
왕!
질 수 없다는 듯이 럭키도 한마디 했다.
그 모습을 본 미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미다스 앞에서 골드가 자신 옆에 선 럭키를 보며 말했다.
“이 별 볼 일 없는 짐승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왕?
가당치도 않은 도전에 럭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골드를 바라봤다.
물론 미다스는 그 광경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골렘, 지른다.’
이제 탱커만 갖추면 된다고.
‘그리고 2천 마리 잡는다.’
그러면 더 이상 공략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4.
골렘 소환.
마법사 클래스들 중 하나인 연금술사가 배울 수 있는 스킬로 인기가 꽤 높았다.
그만큼 좋은 스킬이었다.
상상하는 것도 어려울 게 없었다.
3미터에 이르는 돌로 만들어진 거인이 서 양팔을 크게 벌리는 것만큼 든든한 벽도 없을 터.
그러한 벽이 움직이기까지 한다면?
또한 골렘 소환 스킬이 있어야 습득 가능한 속성 골렘의 존재 역시 매우 유용성이 좋았다.
불속성 공격을 하는 몬스터를 상대로 파이어 골렘은 정말 최고의 방패가 되어주었으니까.
공격력 역시 나쁘지 않았다.
공격이 느리다는 단점을 제외한다면 그 기대 값은 상당히 높았다.
때문에 골렘 소환 스킬은 연금술사 플레이어들의 밥줄과도 같은 스킬이었다.
‘아, 비싸다.’
당연히 그 스킬 카드의 가격은 상당했다.
‘역시 그때 그걸 질렀어야 했어.’
더군다나 정현우는 최근에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온 매물을 눈으로 확인한 상황.
원래 그렇다.
어떤 이유가 있든 간에 제값보다 싼 값에 나온 물건을 보고 나면 수중에 돈이 넘쳐나도 절대 제값을 주고는 못 사는 법.
‘아, 돈도 없는데.’
하물며 지금 정현우의 수중에는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최근 누더기 주술사 세트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수중에 있던 여유 자금 대부분을 쓴 상황.
더 나아가 학살자 오크 세트도 가디언인 골드가 착용하고 있는 탓에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산만 받으면 될 거 같은데……'
물론 라이징 스타 채널로부터 정산받아야 할 수익금은 적지 않았다.
일단 영상 자체가 대박을 친 만큼, 처음 받은 계약금 이상의 추가 수익이 나왔을뿐더러, 아즈모가 보낸 후원금 역시 배분을 하더라도 그 액수가 적지 않았으니까.
‘정산일까지 아직 열흘이나 남았네.’
문제는 계약서상에 명시된 정산일이 멀었다는 것.
‘여기서 정산일을 땅겨달라는 건 악수다.’
여기서 정현우가 라이징 스타 채널에게 부탁을 하면 보다 빨리 정산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사람 사는 곳에서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한 법이니까.
하지만 정현우는 그게 썩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실력으로 승부해야지, 그런 식으로 하면 결국 코가 꿰이고 결국은 손해를 보게 돼.’
프로는 실력을 증명하고, 연봉으로 대우를 받는다.
프로의 세계를 살아온 정현우는 여기서 아쉬운 소리를 하고, 그 아쉬운 소리를 해서 자그마한 이득을 보는 것이 나중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길게 볼 것도 없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구단으로부터 돈을 빌린 양반들이 차후 연봉 협상에서 얼마나 연봉 손해를 봤고, 그 양반들이 하는 푸념을 수도 없이 들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정현우가 나름 목돈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하나였다.
‘다음 영상 계약 이야기를 할까?’
새로운 영상에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받아내는 것.
이제까지 정현우가 라이징 스타 채널로부터 목돈을 받아냈던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제안은 언제나 라이징 스타 채널이 일방적으로 했었다.
정현우가 나서서 얼마에 하실래요? 라고 하기에는 둘 사이의 위치는 너무 달랐다.
‘제안해볼까? 뭐 이번 영상 반응이나 이슈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그 관계가 조금은 달라진 상황.
그러한 상황에서 고민하던 정현우가 이내 답을 내놓았다.
‘계약해달라고 계약금 이야기 꺼내는 건 좀 그렇지만, 계약 언제 하냐고 질문 정도 던지는 건 괜찮겠지?’
5.
“사장님, BJ대마도사 쪽에서 이메일 도착했습니다.”
“내용은?”
“다음 영상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박영준이 물었다.
“계약금 이야기는?”
“없습니다.”
“수익 배분, 정산일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럼 그냥 계약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싶다, 그렇게 달랑 한 줄만 온 거야?”
“예."
이어진 대답에 박영준은 딱히 고민하거나, 놀라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 내용에 만족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봐, 내 말이 맞지?”
“정말 사장님 말처럼 왔네요.”
도리어 부하 직원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했잖아, 그 정도 되는 양반한테 1만 달러 더 주고, 받고, 그런 건 의미가 없다고.”
박영준, 그는 부하 직원에게 일찌감치 말해두었다.
BJ대마도사 쪽에서 분명 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되, 자세한 내용 따위는 보내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우리에게도 딱히 의미를 두지 않아. 그들 입장에서 우리는 적당한 하청 업체 정도 같은 개념이니까. 굳이 우리가 아니라도 상관없지만, 우리랑 해도 상관없는 거지.”
이미 앞서 들었던 말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계약 조건은 제대로 해야지. 계약금 1만 5천 달러, 배분은 6대4, BJ대마도사 측이 6이다. 그렇게 보네.”
그러나 이어진 말에 부하 직원 놀라며 되물었다.
“그래도 조건 올려주는 게 낫지 않나요? 다른 쪽에서는 그보다 더 한 조건도 제시하고 있을 텐데요?”
“말했잖아, 저쪽은 돈이 썩어 넘치는 양반들이라고. 애초에 조건에 움직이지 않아.”
“그래도……"
부하 직원의 의문에 박영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혹여 조건이 필요하다면 그때 가서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걸? 막말로 한 달 후에 오늘 조건을 8대2로 해달라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 말하겠어?”
“해줘야죠.”
“그래, 사실상 숫자놀음은 의미가 없어.”
말을 하던 박영준이 제 가슴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마음이 의미가 있지.”
“그게 뇌물이라는 거군요.”
“인류가 사회를 구성한 이후부터 존재했던 거지. 화폐보다 뇌물이 먼저 등장했다고.”
그런 박영준의 모습에 부하 직원이 의문을 던졌다.
“그런데 BJ대마도사처럼 돈이 넘치는 양반이 스킬 카드 하나에 의미를 둘까요? 이미 가지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말했잖아, 마음이라고. 가지고 있으면 되팔면 될 일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최소한 그 선물을 준 우리들을 머릿속에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겠지.
좋은 쪽으로 말이야. 안 그래? 설마 BJ대마도사가 뇌물을 주는 우리를 보고 사회적 기준에서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르는 아주 빌어먹을 개새끼라고 생각하겠어? 이 새끼들 아주 더러운 새끼들이니까 거래하지 말아야겠네, 이러겠어?
응?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부하 직원의 모습에 박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게 먹히는 순간 관계를 친밀하게 만들 수 있는 필살의 비기가 존재하지.
또 다른 비기의 등장에 부하 직원이 질문했다.
“이것보다 더한 게 있나요?”
“뇌물 한 번 더 주기.”
“예?”
놀라는 부하 직원을 향해 박영준이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
“뇌물은 줄수록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