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 17화. 도발 (1). >
1.
도리도 광산에서 타임 어택을 하는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은 나름 실력자들이다.
나름 영향력이 있는 길드 또는 게임 컴퍼니 소속으로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빠르게 레벨업을 하거나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나름 충분한 경험과 아이템 그리고 스킬을 확보한 경우.
쉽게 말하면 준프로 급이었다.
그러한 수준의 플레이어들은 싸우는 능력, 그것만으로 놓고 보면 그 차이가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록 차이는 꽤 많이 났다.
‘타임 어택, 그것도 도리도 광산의 인스턴스 던전에서 공략 시간을 줄이는 데에는 변수를 줄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유는 다름 아닌 변수.
그냥 몬스터를 잡는 거라면 패턴을 연구하면 될 뿐이다.
그러나 던전 공략은 달랐다.
눈앞에 광부 코볼트가 3마리 있다고 하자.
필드라면 주변에 광부 코볼트가 더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인스턴스 던전 안에서는 그 3마리의 바로 지척에 5마리가 있을 수도 있었고, 아닐 수도 있었다.
없다면 상관없지만 만약 근처에 5마리가 있다면?
그 5마리가 갑자기 달려온다면?
타임 어택은 사실상 실패하는 셈.
‘뭐, 센 놈은 상관없지만.’
이러한 변수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정 범위 밖의 전투력을 가지는 것이었다.
몇 마리가 오든 그냥 거침없이 쓸고 갈 정도의 전투력.
최단 기록 보유자인 검객이 그러했다.
그는 광부 코볼트가 몇 마리가 있건 간에 개의치 않고 그냥 질주하며 광부 코볼트를 도륙했다.
‘럭키는 그만큼은 안 되지.’
물론 럭키에게 그 정도 되는 전투력을 바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미다스는 나름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니까 최대한 내가 리스크를 줄여야 해.’
그 자신감의 근원은 자신의 눈이었다.
미다스는 던전 상태에 상관없이, 몬스터와 조우하기 전 놈들의 숫자와 주변 상황을 볼 수 있었으니까.
미다스 본인이 제 역할만 한다면 변수를 맞이할 일이 없었다.
“럭키야, 뛰어!”
미다스, 그가 럭키를 향해 망설임 없이 전투를 명령할 수 있는 것 역시 그 이유였다.
왕!
그러한 주인의 명령에 럭키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가장 오른쪽!”
눈에 보이는 광부 코볼트 3마리, 개중에서 미다스의 말처럼 가장 오른편에 있는 놈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온갖 버프 도핑으로 가득한 럭키는 쏜살처럼 단숨에 광부 코볼트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콰직!
살점을 강제로 뜯어내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비명은 없었다.
파직!
도리어 들리는 건 스파크가 튀기는 소리였다.
[라이트닝 실드 효과가 발동합니다.]
[대상이 감전에 일시적으로 마비됩니다.]
럭키의 황금빛 몸을 덮고 있는 반투명한 실드, 라이트닝 실드의 감전 효과가 발동하는 소리였다.
끽!
그러한 감전에 따른 마비 효과에 광부 코볼트가 마치 정지된 화면처럼 일순간 멈춰버렸다.
그렇게 한 마리가 잠시 멈춘 순간 럭키는 다른 한 마리를 향해 그대로 몸을 날렸다.
켕!
광부 코볼트들은 그러한 럭키의 공격에 제대로 된 대응은커녕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흠.”
그때 그 광경을 향해 미다스가 걸음을 내디뎠다.
마치 산책을 하듯이 뚜벅뚜벅, 럭키가 활개 치는 어수선한 전장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러한 미다스의 접근에 광부 코볼트 한 마리가 너무나도 자연히 미다스를 인식했다.
켕!
그리고는 곧바로 미다스를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그 모습에 미다스가 팔짱을 꼈다.
“아, 몇 번이나 말씀드렸다시피 전 오늘 이 던전에서 절대 공격하지 않습니다.”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젠장,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네.’
당연한 말이지만 연기였다.
‘이렇게라도 어그로를 끌어줘야지.’
럭키가 조금이라도 더 편히 그리고 쉽게 광부 코볼트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연기.
왕!
그러한 미다스의 배려에 3대 1상황에서 2대 1상황을 마주한 럭키는 사냥 속도에 가속도를 붙였다.
[광부 코볼트를 처치했습니다.]
[광부 코볼트를 처치했습니다.]
삽시간에 두 마리의 광부 코볼트를 처치한 럭키가 미다스를 향해 달려들 준비를 하는 광부 코볼트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 후 전투는 순식간에 끝이 났다.
크-왕!
사생결단, 그 스킬 효과 앞에서 도망칠 수도 없게 된 광부 코볼트는 럭키에게 달려들었고, 럭키는 그러한 광부 코볼트를 확실하게 끝냈다.
‘역시 대단해.’
보고도 놀랄 정도의 전투력.
솔직히 말해서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였다.
"흠, 생각보다 럭키의 전투력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네요."
그러나 이 순간 미다스는 럭키를 바라보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최소한 어느 길드 마스터 분의 신수 정도는 맞다이 떠서 잡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 어휴, 신수도 아이템 낄 수 있으면 그건 일도 아닌데 참 힘드네요.”
허세였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운빨좆망겜에서 운이 안 따르더라도 참고 해야지. 그렇잖아요?”
동시에 도발이었다.
‘여기서 고개 숙여봤자 오는 건 없다.’
이미 BJ대마도사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는 정해진 바였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착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뜨거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씹고 뜯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도로 화끈하게 나가주지.’
“아, 타임 어택 중이니 아이템 루팅은 무시합니다. 뭐, 이런 놈들 잡아봤자 나오는 잡템은 돈 주고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가기 귀찮지만. 아이템은 경매장에서 사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기에 미다스는 기꺼이 연기를 했다.
“자, 그럼 이제 계속 사냥을 하겠습니다. 럭키야, 가즈아!”
호우우우!
미다스가 다시 소리를 쳤고, 럭키가 주인의 외침에 대답했다.
그 순간이었다.
[던전을 공략했습니다.]
"응?"
던전 공략 알림이 들렸다.
그 알림에 미다스가 가장 먼저 확인한 건 다름 아니라 럭키의 몸 상태였다.
럭키의 몸은 여전히 전광석화 효과로 번쩍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미다스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2.
도리도 광산, 인스턴스 던전에서 사냥이 이루어지는 곳.
그 때문에 도리도 광산에서 필드는 안전한 편에 속했다.
말 그대로였다.
안전한 편에 속하긴 하지만, 안전하진 않았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위험한 필드라고 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던전 입구 앞에서 안 좋은 의도를 가진 이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면?
던전 공략으로 이미 지친 상황에서 기습을 당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을 터.
물론 그러한 문제가 크게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도리도 광산에도 탐험가 라인이 있었으며, 그 탐험가 길드가 아니더라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으니까. PK보다 사냥이 주목적인 플레이어가 더 많았고, 자연스레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게 됐으니까.
“확실해?”
“그래, 확실하다니까.”
그러나 법이 있어도 범죄를 저지르는 게 인간인데, 고작 암묵적 합의가 절대적으로 통할 리는 만무.
지금 그들이 그러했다.
“진짜지?”
“진짜라니까, 본인이 들어가기 전에 방송 멘트 날리는 걸 내가 봤어.”
남녀가 섞인 5인 파티, 그들의 목적은 하나였다.
“BJ대마도사가 확실해!”
현재 저레벨 플레이어들에게는 핫한 BJ대마도사를 노리는 것.
“그래서 진짜 잡으려고?”
“잡아야지. 잘하면 레전더리라고!”
“레전더리라고 확실한 건 아니잖아?”
“아니, 아즈모도 모르는 템인데 레전더리가 아니면 어때?”
한 번 해볼만한 일이긴 했다.
현재 BJ대마도사를 뜨겁게 만드는 것 아즈모조차 모르는 아이템 아닌가?
그러한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는 결코 저렴한 기회가 아니었으니까.
“주변에 확인했을 때 지키는 사람도 없었어. 그리고 탐험가 라인 밖이었다고.”
결정적으로 탐험가 라인 밖이라는 것이 그들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했다.
그렇게 움직이는 그들의 표정에는 결의가 가득 차 있었다.
“확실하게 끝내야 해.”
“얼굴 숨기는 거 잊지 말고. 그 새끼 돈이 썩어 넘치는 새끼라서 분명 당하면 보복 들어올 테니까."
BJ대마도사의 그간 행보를 본다면 필시 그는 당하고 가만히 있지 않을 터.
달리 말하면 그들은 그만큼 각오를 하고 있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BJ대마도사를 잡겠다는 각오.
그러한 각오를 품은 채 발걸음을 하나하나 내디딜 때마다 얼굴색이 좋지 못했다.
모두의 얼굴이 굳었다.
대화도 사라졌다.
“어?”
이윽고 그들을 이끌던 플레이어가 말했다.
“이상하다?”
예상치 못한 말.
“분명 여기 있었는데?”
이후 나오는 말에 대답은 없었다.
모두가 너무 충격을 받은 듯 얼빠진 표정만을 짓고 있을 뿐.
“이, 이럴 리가 없어. 분명 여기 있었다고!”
그 말이 나온 후에야 한 명이 말했다.
“씨발, 그러면 그렇지.”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모두가 한 마디씩 던졌다.
“씨발 이런 식으로 장난칠래? 뒈질래?”
“와, 난 진짜인 줄 알았는데!”
거듭 나오는 불만에 그들을 안내한 플레이어가 다급하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 아니야! 분명 여기 있었어!”
말과 함께 플레이어가 내민 손가락, 그 끝에는 그저 꽉 막힌 벽만이 존재했고, 그 사실에 나머지 이들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플레이어가 거듭 스스로를 변호했다.
“지, 진짜야! 분명 내가 봤다고!”
물론 그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됐어, 너 다시는 우리랑 아는 척도 하지 마.”
“개새끼, 해도 되는 장난이 있지 이런 식으로 장난을 쳐?”
이어진 말에 플레이어가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 진짜 5분 전에 이곳으로 BJ대마도사가 들어갔는데? 어, 어디 간 거지?”
3.
“형, 어디 갔다 오셨어요?”
이혁주의 물음에 정현우는 짧게 대답했다.
“편의점.”
그 대답에 이혁주가 대답했다.
“약 드셨어요?”
정현우의 입에서 말과 함께 나온 냄새에 대한 질문이었다.
“청심환 같은 냄새가 나네요.”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몸 관리 잘하세요. 몸이라도 건강해야 게임도 하죠.”
그 질문에 정현우가 대충 얼버무렸고, 이혁주는 별 문제 아니라는 듯이 넘어갔다.
“그럼 자리 세팅해드릴까요?”
이어진 물음에 정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에 그대로 카운터 근처에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마련해준 소파에 앉았다.
‘쉬려는 모양이네.’
이혁주는 그 행동에 딱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아, 어서 오세요! 처음 오시나요?”
이후 이혁주의 관심은 새로 온 손님에게 향했다.
그 사이 미다스는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감쌌다.
그러자 손바닥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의 열기가 느껴졌다.
두근두근!
쉴 새 없는 심장의 펌프질 탓에 생긴 열기였다.
‘맙소사, 진짜 검객의 기록을 깰 줄이야.’
이제까지 깨지 못한 솔로 플레이 신기록, 그것을 깼다는 사실이 만들어낸 열기.
'와.'
상상도 못했던 열기였다
럭키만을 데리고 갔을 때 미다스는 최소 5분이 넘으리라 예상했다.
타당한 예상이었다.
문제는 변수였다.
‘럭키가 내 예상보다 세긴 했지만……'
하나는 버퍼 도핑을 마친 럭키의 능력이 미다스의 상정한 범위, 그 이상이었다는 것.
‘예상 이상으로 던전이 짧았어.’
그리고 던전이 예상보다 짧았다는 것.
물론 그러한 변수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쨌거나 대박이다.’
중요한 것은 미다스가 이제까지 그 누구도 깨지 못했던 기록을 깼다는 것이었다.
‘이걸 영상으로 남기다니……'
더불어 영상도 있었다.
이게 가장 큰 핵심이었다.
"후우."
이후 짧은 한숨과 함께 정현우가 제 얼굴에서 덮고 있던 손을 치웠다.
그렇게 드러난 정현우의 표정에 고민 같은 단어는 없었다.
‘그래, 투수가 어설프게 타자를 도발하는 것보다 그냥 깔끔하게 몸에 맞추는 게 훨씬 효과적인 법이지.’
정말 큼지막한 것을 터뜨릴 준비가 된 각오만 있을 뿐.
4.
“조회수 몇이라고?”
“이제 4백만 카운트다운 들어갔습니다.”
“영상을 통해 유입된 라이징 채널 스타 구독자 수는?”
“9만 명 늘어났습니다.”
“역시 화끈하네. 조회수 대비 구독자 유입 숫자가 좋아.”
말을 뱉는 박영준을 향해 부하 직원이 스윽, 고개를 돌렸다.
화끈하다, 좋아, 그러한 단어를 내뱉는 것치고 박영준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불만이 있는 모양.
“하지만 평가는 안 좋습니다. 금수저가 돈지랄을 한다느니, 위화감을 조성한다느니, 이게 다 쇼라느니…… 이게 불만이신 거죠?"
부하 직원이 그 불만의 이유를 물었다.
"응?"
그러나 박영준은 그 지적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는 이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평가가 어때서? 금수저가 얌전히 게임을 한다, 같은 평가보다는 훨씬 좋은데? 그리고 우리에 대한 평가가 아니잖아? BJ대마도사에 대한 평가이지. 그게 무슨 문제가 돼?”
“그럼 왜 표정이 그러십니까?”
“표정?”
그 물음에 박영준이 꺼진 태블릿PC의 시커먼 액정을 거울 대신 사용하며 자신의 표정을 확인했다.
굳은 표정이 보였다.
그제야 박영준이 표정을 풀며 말했다.
“아, 이거. 낚싯대 던진 것 때문에 말이야.”
“낚싯대요?
“내가 누더기 주술사 솔로킬 다음 영상으로 제시했던 조건이 말이야.”
“1만 달러에 수익 배분 6대4, BJ대마도사 쪽에 6주신 거요?”
“그래.”
“그게 낚싯대라고요?”
“정확히는 미끼지.”
그 말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고, 그 모습에 박영준이 제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너 부자들이 사업할 때 가장 민감한 게 뭔지 알아?”
“글쎄요, 부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네요.”
“지분이야.”
지분.
그 두 글자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애초에 평생 먹고살기에 넘칠 만큼 돈이 있는 사람들을 부자라고 하잖아? 안 그래?”
“그렇습니다."
“그럼 그런 이들이 돈 백억 더 준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오히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돈, 정확히는 현금에 대한 집착은 작아져. 그 돈으로 다른 것을 구매하기 시작하지. 부동산이나, 예술품, 주식 따위들 말이야. 그렇잖아? 1조 원 넘는 부자들 중에 현금으로 5천억 이상 가진 부자 봤어?”
“많진 않죠.”
“BJ대마도사도 마찬가지야. 내가 툭 건드리니까 그 자리에서 더블 캐스팅 스킬을 2억 주고 산 양반이야. 그런 양반한테 1만 달러 더 준다고 감흥이 오겠어?”
“안 오겠죠.”
“그래서 6을 준 거야. 그럼으로써 그 영상에 대한 가장 큰 권리를 준 거지.”
이야기를 듣던 부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계획대로 잘 되는 거 아닌가요?”
박영준의 말을 들으면 모든 게 그의 계획대로 돌아가는 셈 아닌가?
그런데 왜 대체 그런 표정을 짓는 걸까?
그 물음에 박영준이 말했다.
“말했잖아, 낚싯대라고.”
“그게 어때서요?”
“어떻긴, 내가 낚싯대를 드리웠다는 건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자기가 물고기 취급당하는 거잖아.”
말을 하던 박영준이 다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할 수도 있지.”
그제야 위험성을 인식한 부하 직원이 되물었다.
“그럼 위험한 거 아닌가요?”
“위험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애매한 관계를 맺는 것보단 나아.”
그 무렵에 박영준이 제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아즈모도 움직인 BJ대마도사 입장에서 우리 채널은 언제든 쓰고 버릴 수 있는 존재일 거야. 우린 약자라고.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승부수를 던지는 건 당연한 거야.”
그 순간이었다.
우웅!
박영준의 태블릿 PC의 화면이 켜짐과 동시에 메일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중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낚싯대 움직였다!”
그 메일 주소를 확인한 박영준이 그 말과 함께 메일 내용을 확인했다.
“오케이, 영상 파일이다. 응?”
그 순간 박영준의 표정에 의문이 떴다.
“2개?”
보내준 2개의 영상 파일.
그것을 확인한 박영준이 영상 파일들의 제목을 소리 내어 읽었다.
“하나는 레코드 브레이커, 다른 하나는…… 프로보크(Provoke), 도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