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 16화. 데뷔 (2). >
4.
아즈모, 그는 세상에서 갓워즈에 가장 많은 돈을 쓴 플레이어였다.
달리 말하면 그는 갓워즈에서 가장 많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많은 아이템을 사용해 본 플레이어였다.
실제로 아즈모의 콘텐츠 중에는 그런 것도 있었다.
“아, 이 무기 괜찮다는데 한 번 써볼게.”
아직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유니크 등급 이상 아이템의 옵션과 위력을 보여주는 콘텐츠.
속칭 언박싱 콘텐츠가.
때문에 그는 언제나 자신했다.
“다른 건 몰라도 마법사 쪽 무기는 다 써봤지.”
갓워즈에서 마법사 아이템에 대해서는 자기보다 더 잘 아는 이는 없다고.
“단 유니크 등급 이상의 아이템만. 레어는 아이템이 아니잖아? 노멀? 그런 것도 있었나?”
물론 그러한 기준에서 레어 등급 이하 아이템은 제외됐다.
레어 아이템의 경우에는 대부분 제작 과정에서 제작자가 디자인을 임의로 설정이 가능했으니까.
어쨌거나 그런 아즈모가, 마법사 아이템 중에 모르는 아이템은 없다! 그리 장담하던 아즈모가 댓글을 달았다.
- 아즈모 : 진짜네? 처음 보는 디자인의 지팡이네?
자기가 봐도 처음 보는 아이템이라고.
그건 엄청난 일이었다.
- 아즈모 맞음? 가짜 계정 아님?
┗ 진짜 아즈모 님임!
┗ 진짜다 병신아!
┗ 아즈모 님 , 저 1달러만 주세요!
일단 아즈모가 반응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다.
그가 여러모로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기는커녕 온갖 이슈 거리에는 등장하는 인물이며, 수틀리면 다른 이와 키보드 배틀도 할 정도이지만 인기만으로는 갓워즈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플레이어.
- 그보다 아즈모 님도 모르는 아이템이라고?
- 아즈모가 모르는 아이템도 있음?
- 마법사 템인데?
더욱이 그런 아즈모가 제 입으로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아이템이라고.
- 레어 제작템이라서 그런 거 아님?
┗ 병신아 레어 템이 데미지 저렇게 박히겠냐?
┗ 넌 씨발 눈이 있냐? 학살자 오크 페이즈 휙휙 변하는 거 보면 최소 유니크다!
┗ 유니크는 무슨, 내가 보기에 최소 레전더리인데.
또한 레어 아이템이라면 모를 수밖에 없겠지만, BJ대마도사 학살자 오크 사냥 영상을 본 이라면 그 누구도 그것이 레어 아이템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갓워즈를 보고 즐기는 이들에게는 여러모로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걸까요?”
그 상황 속에서 부하 직원이 박영준에게 질문을 했고, 그 질문에 손가락으로 제 머리를 톡톡, 두드리던 박영준이 대답했다.
“모를 순 있지.”
“예?”
“그러잖아? 아즈모가 모르는 아이템이 있을 순 있지. 그리고 지금은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야.”
말과 함께 박영준이 말했다.
“진짜네, 라는 표현이 중요한거지.”
“진짜네요?”
“야, 생각해 봐. 설마 아즈모가 실시간으로 워즈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겠어? 응? 우리 채널에 구독 버튼 누른 후에 영상 올라오면! 와우! 라이징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잖아! 그럼 꼭 봐줘야지! 하고 보겠어?”
“그럴 리가요.”
“그래, 그럴 리가 없지. 그렇다면 답은 뻔하잖아? 누군가에게 BJ대마도사에 대해서 들은 거야. 정확히는 질문을 받았겠지. 요즘 돈 때려 박는 애 있는데 아이템이 특이하더라, 뭐 아는 거 있냐? 같은 질문. 그 질문에 관심을 가지고 봤고, 지금 댓글을 단 거겠지.”
그럴싸한 가설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핵심은 과연 누가 아즈모에게 질문을 던졌는가? 하는 부분이야. 응? 내가 질문한다고 해서 이런 반응을 보여줄 리가 없잖아?"
“누굴까요?”
“모르지.”
이어진 질문에 박영준이 고개를 짧게 흔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보통 인물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리고?”
“그 보통이 아닌 사람이 BJ대마도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그 말에 부하 직원이 입을 다물었다.
“어쩌면 아즈모를 이용한 것일 수도 있어. 질문을 미끼로 던져서 이런 반응을 낚기 위해서.”
이제는 혼잣말을 이어가던 박영준의 입가가 실룩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겠어. 확실해. 이분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거물이야.”
이윽고 박영준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그리고 그 거물이 이렇게 토스를 해준다는 건, 우리 쪽 퀄리티가 마음에 들었다는 거지.”
말을 뱉은 박영준이 부하 직원에게 명령했다.
“누더기 주술사 솔로킬 얼마나 준비됐어?”
“아마 5일 정도 작업하면 될 거 같습니다.”
“3일 안에 끝내.”
“예? 하지만 그럼 비용이……"
“봐봐, 이거 보통 상황이 아니야. 아즈모가 댓글 달았다는 거 퍼지면 조회수 터진다고. 그런 상황에서 다음 사람들이 궁금한 건 뭐겠어?”
말과 함께 실시간으로 올라간 조회수를 확인한 박영준이 말했다.
“그리고 BJ대마도사 쪽에 제안해. 다음 영상은 1만 달러에 미리 계약하겠다고.”
“1만 달러요? 가격이 내려갔네요?”
“대신 영상에 따른 수익률 배분을 6대4으로 해준다고 해.”
“지금도 우리가 7아닌가요?”
“그래, 그걸 바꾸자고.”
“저기 사장님, 그러면 우리는 거의 남는 게 없잖아요?”
그 질문에 박영준이 확신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장담하지. 그 조건 제시해주는 순간 BJ대마도사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을 아이템을 준비해올 거야.”
5.
"으럇차차!”
캡슐방의 캡슐 하나가 문이 열리며 그 안에서 정현우가 기지개를 켜며 나왔다.
그런 정현우의 주변에는 언제나 보이던 이혁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언제 어느 순간 로그아웃을 할지 모르는 캡슐방 특성을 생각하면 특이한 경우.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 정현우는 의문을 가지기보다는 여유를 가졌다.
당연했다.
‘시간 딱 맞춰서 나왔네.’
지금 이 시점에서 나오는 것은 정현우가 계산한 바였으니까.
‘계획대로야,’
그건 플레이어에게 있어서는 모든 게 완벽하게 흘러간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아주 좋아.’
그것도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실제로 지금 정현우의 상황은 아주 좋았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오늘 내에 히든 던전 공략은 완료되겠어.’
우선 지금 그는 히든 던전, 그것도 유니크 스킬 카드를 얻을 수 있는 던전을 공략하는 중이었다.
‘럭키가 있는데 실패할 일은 없고.’
그리고 그 던전 공략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한 카드도 손에 쥐고 있었다.
정현우가 이제까지 해왔던 갓워즈 플레이 중에 이렇게 완벽한 무대에서 확고한 확신을 가졌던 적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 형! 시간 딱 맞춰 나오셨네요?”
그때 이혁주가 등장했다.
“야, 넌 알바가 왜 이렇게 늦게 등장해?”
“죄송해요. 영상 좀 보다가 늦었어요.”
“영상?”
“지금 핫한 거 하나 떴거든요.”
“핫하다고?”
이어진 이혁주의 말에 정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 뭐 레이드 굵직한 거 있었냐? 지금 시간대에는 없을 텐데?”
정현우가 알기로 핫하다고 할 만한 이벤트는 없었으니까.
“영상 하나 떴어요. 라이징 스타 채널에요.”
그때 이어진 이혁주의 설명에 정현우의 눈빛에 이채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래? 뭔데?”
“그때 그거요. 형도 알잖아요? 워즈TV에 올라왔던 걔.”
그 순간 정현우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걔? 누구?”
정현우가 이미 짐작했음에도 모르는 척 질문을 던졌고, 이혁주가 바로 대답했다.
“누구긴요, 그 돈지랄한 거 가지고 나대는 거 형도 보셨잖아요? 죽창 찔러 죽여야 하는 금수저 새끼.”
그 대답에 정현우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야, 말은 착하게 쓰자. 굳이 모르는 사람 욕해서 뭐하니?”
그 말에 도리어 이혁주가 놀라며 되물었다.
“금수저 물고 돈지랄하면서 갓워즈 플레이 날먹하는 새끼들은 전부 죽여서 아름다운 갓워즈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형이 매일 말하셨잖아요?”
“그래, 그건 맞지.”
대답을 한 정현우가 이내 화두를 바꾸었다.
“그래서 라이징 스타 채널에 걔 영상이 올라왔다고?”
“오피셜로요. 역시 이래서 금수저 새끼들은 빌어먹을 새끼들이라니까요. 누구는 영상 개인이 편집해서 보내도 눈길조차 안 주는데 금수저 새끼는 좆도 없으면서 바로 유명 채널에서 데뷔하네요.”
이어진 이혁주의 설명에 정현우가 손을 흔들었다.
“내 폰 좀 줘.”
“네."
이내 자신의 폰을 받은 정현우가 전원을 켜면서 툭 말을 던졌다.
“아니, 그런데 그게 핫하다니? 그게 무슨 의미야? 영상 조회수가 막 터지기라도 했어?”
“예, 터졌어요.”
터졌다, 그 표현에 정현우가 미소를 참았다.
‘10만은 넘은 건가?’
정현우는 자신의 영상이 10만 근처를 기록했으리라 예상했다.
‘역시 네임벨류가 있는 곳에서 데뷔를 해야돼.’
정현우의 기준은 그 정도였다.
10만이면 대박이다.
“그래? 얼마나?”
“100만은 가뿐할 거 같아요.”
“아, 100만! 밀리언……"
그렇기에 그 숫자를 듣는 순간 정현우의 이성은 잠시 정지할 수밖에 없었다.
“뭐? 100만?”
“예."
“그딴 신수빨, 템빨 아니면 별로 볼 것도 없는 영상이 100만이라고?”
이후 사고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 정현우는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딴 게 100만이라니, 무슨 개소리야?”
‘아니, 말이 안 되잖아? 조회수 조작이라도 한 거야?’
학살자 오크 솔킬 영상이 보기 힘든 건 맞았다.
그러나 정현우가 그 과정에서 보여준 것 중에서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이 그 정도 급도 아닌데?’
더욱이 라이징 스타 채널이 인지도가 있지만, 메이저 채널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닌 데뷔 영상이 100만이 찍힌다?
‘왜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일.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정현우의 손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게 아즈모가 댓글을 달았어요.”
그런 그에게 이혁주가 미리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처음 보는 아이템이라고.”
그리고 그 이유를 정현우 역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아즈모 : 진짜네? 처음 보는 디자인의 지팡이네?
그것을 보는 순간 정현우의 표정은 굳었다.
‘좆됐다.’
6.
주술사 고블린의 지팡이.
정현우가 시작의 마을에 등장하는 히든 던전인 주술사 고블린의 아지트를 공략함으로써 얻은 보상.
레전더리에 버금갈 정도의 옵션을 가진, 아주 좋은 아이템이었다.
‘아, 메인 시나리오.’
더불어 현재 갓워즈에서 유일하게 정현우만이 공략 중인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의 보상 아이템이기도 했다.
즉, 현재 갓워즈에서 오로지 정현우만이 사용한 경험이 있는 아이템이었다.
아즈모, 그가 그런 댓글을 단 이유였다.
‘실수다.’
명백한 정현우의 실수였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에 대한 단서를 남겨버렸어.’
물론 어쩔 수 없는 실수였다.
상식적으로 영상을 1만 달러에 사간다는 제안에 영상을 넘기는 건 당연한 일.
그것도 그냥 채널이 아니라 나름 인지도 있는 채널 아닌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즈모 같은 거물이 왜?’
그리고 솔직히 아즈모 같은 거물이 이런 어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스러운 20레벨짜리 플레이어의 사냥 영상 관심을 가진다는 상상을 누가 할 수나 있을까?
아즈모란 갓워즈 최고의 거물이 시간이 남아서 워즈튜브 페이지를 열었을 때 거기에 정현우의 영상이 올라오고 그걸 클릭했는데 손에 든 아이템이 눈에 들어와서 댓글을 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즈모, 본인도 그냥 온 게 아니야.’
그 대목에서 정현우는 확신했다.
‘누가 아즈모에게 물어본 거야.’
아즈모가 메인 시나리오의 존재를 의심한 게 아님을.
‘이 아이템이 뭔지 아느냐고.’
다른 이들이, 아즈모에게 질문을 던질 만큼 친분을 유지하는 갓워즈의 권력자들이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음을.
‘메인 시나리오를 찾는 무리가 있어.’
“아우……"
그 답에 이르렀을 때 정현우는 제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 순간 고민은 하나였다.
‘팔까? 지금이라도 손절해?’
이대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정보를 팔아치울 것인가 아니면 숨긴 채로 버틸 것인가?
“형."
그때 이혁주가 정현우를 불렀다.
“왜?"
“대박.”
“뭐?”
“그 영상 지금 대박 났어요.”
“뭔 소리야?”
“그 금수저 개새끼 영상, 조회수 폭발했어요.”
“아니, 이미 폭발했잖아?”
“더 폭발했어요! 지금 다들 여기 나온 아이템 정체 찾느라고 지랄이 났어요!”
이어진 그 말에 정현우가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다시 조회수를 확인했다.
‘뭐야? 벌써 120만?’
쉼 없이 올라가는 조회수.
- 여기가 아즈모도 인정한 뉴템 영상입니까?
- 아즈모도 없는 템 가졌다면서?
- 이야, 이 새끼 아즈모 뛰어넘는 금수저임?
- 이 템 정체 밝히면 상금 1천 달러래!
그리고 그 조회수 아래로 쉴 새 없이 달리는 댓글을 확인하는 정현우에게 이혁주가 툭 말을 던졌다.
“이거 딱 봐도 마케팅이네요.”
무슨 개소리야? 정현우는 그러한 대답 대신 슬그머니 이혁주를 바라봤다.
그 표정을 읽은 이혁주가 말했다.
“그렇잖아요? 이 템이 뭐든 간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딱 봐도 그냥 아즈모가 자기 아는 금수저 새끼가 영상 찍으니까 푸쉬 해주려고 수작 부린 거지. 여하튼 이래서 고인물 새끼들은 안 된다니까. 아즈모처럼 고여서 석유가 된 새끼들이 문제야. 그렇죠, 형?”
이어진 그 말에 정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형?”
“잠깐만.”
대신 계산을 시작했다.
‘확실한 건 이걸로 라이징 스타 채널은 날 무조건 쓴다.’
일단 지금 이런 상황에서 라이징 스타 채널이 BJ대마도사를 우대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퀄도 좋아.’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영상 퀄리티를 통해서 라이징 스타 채널이 BJ대마도사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분히 인지도 있는 채널을 통해 BJ대마도사란 상품을 공개할 수 있다는 의미.
‘그리고 아직 몰라.’
무엇보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의 존재를 모를 가능성은 꽤 높았다.
안다면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졌을 리가 없지 않은가?
‘여기에 내가 사할린의 지팡이까지 공개하면……'
그런 상황에서 과연 정현우가 사할린의 지팡이를 공개한다면?
거기에 아즈모가 다시 한 번 이런 댓글을 단다면?
그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정현우의 고민은 하나였다.
‘영상 조회수가 100만이면 한 해 수입이 어느 정도이지?’
과연 이 열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하나는 분명했다.
여기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에 대한 정보를 팔아버리면, 다시는 이런 식으로 뜨거운 감자가 될 일은 결코 오지 않으리란 것.
그때였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메일 보냈겠지?’
라이징 스타 채널 역시 이 상황을 잠자코 볼 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정현우가 바로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했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보낸 메일이 있었다.
정현우가 곧바로 그 메일 내용을 확인했다.
‘헉? 1만 달러 기본에 내가 6을 먹는다고? 잠깐 그럼 다음 영상이 조회수 300만쯤 뜨면…… 잠깐, 영상 수익률이면 붙은 광고나 스폰서 비용도 포함이니까……'
파격적인 조건.
그것을 보는 순간 정현우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
“혁주야.”
“예?”
“나 게임 들어간다.”
“바로요? 좀 더 쉬시죠?”
“됐어.”
정현우의 그 말에 이혁주가 말했다.
“하긴, 금수저 새끼들 잘나가는 거 봐봤자 배만 아프죠. 아주 그냥 현실에서 만나서 싸우면 내가 한 주먹꺼리도 안 되는 새끼들인데, 어휴. 주먹이 운다, 울어. 장담하는데 그 BJ대마도사란 놈은 연애도 못하는 놈일 걸요? 고자 새끼가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게임에서 욕구를 푸는 거지.”
“야, 됐고, 세팅이나 해.”
“예, 바로 세팅해드릴게요.”
이후 이혁주가 다시 캡슐을 설정해주었고, 게임에 접속할 준비를 마친 정현우는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그래, 이렇게 판을 깔아줬는데 춤 한 번 제대로 쳐줘야지.’
브레이크 따위는 버리겠다고.
7.
왕!
광산, 등불을 대신해 보석들이 어렴풋하게 빛을 내뿜는 공간에 모습을 드러낸 미다스를 럭키가 반갑게 맞이했다.
“그래, 럭키야. 잠깐만.”
럭키의 인사를 받아준 미다스는 곧바로 자신의 스탯창을 확인했다.
[미다스]
- 레벨 : 33
- 신좌 : 워드래곤
- 직업 : 대마도사
- 능력 : 근력 (5+215)/ 체력 (5+210)/ 지력 (175+305)/ 마력 (38+242)
- 잔여 스탯 : 0
능력치 창을 확인한 미다스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지력이나 마력은 모르지만 능력치 총합은 분명 아즈모가 33랩일 때보다 더 높아.’
현재 미다스의 능력치는 분명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었다.
‘그리고 작정하면 더 높일 수 있고.’
더 놀라운 건 이것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당장 미다스의 경우에는 스킬을 습득할 경우 그 스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타이틀 획득 방법을 알 수 있었다.
그 타이틀 획득 보상으로 얻은 룬으로 스탯 강화가 얼마든지 가능한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다스가 이제까지 그러한 전력 강화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돈만 쓰면.’
돈이 너무 든다는 것.
당장 스킬 하나를 구매하는데 써야 하는 돈은 백만 단위였으며,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타이틀 획득을 위해서 별도의 투자가 더 필요했다.
당장 게임을 하면서도 생활비를 고민해야 했던 미다스 입장에서는 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미다스는 도전을 피했다.
리스크를 짊어지더라도 딱히 그에 따른 메리트가 보장되지 않았기에, 그렇기에 기록을 내기보다는 안전 운전을 꾀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
리스크를 짊어지면 그 이상의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상황.
무엇보다 기회였다.
“럭키야, 이제 나도 별 한 번 되자.”
왕!
미다스가 그토록 바라던 스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기회.
‘던전 공략해서 스킬 카드 먹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스킬 카드 지른다.’
그 기회 앞에서 미다스는 이제 분명하게 각오를 다짐할 수 있었다.
‘돈 버는 족족 때려박아주마.’
자신도 이제 투자를 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