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 14화. 레벨업 (2). >
5.
누더기 주술사를 혼자 잡아라!
제한된 예산 속에서 그 과제를 맞이한 미다스가 가장 먼저 구매한 것은 아이템이었다.
[학살자 오크의 가면 ]
- 등급 : 유니크
- 착용 가능 레 벨 : 30레벨 이상
- 학살자 오크가 쓰고 다니는 가면이다. 학살자의 피비린내 나는 힘이 담겨 있다.
- 모든 능력치 +20
- 공격력 +3
- 학살자 오크 세트 아이템을 추가할 때 마다 추가 옵션 개방
!세트 아이템 2개 장착 시 모든 능력치 +12
!세트 아이템 3개 장착 시 모든 능력치 +25
!세트 아이템 4개 장착 시 공격력 +7
!세트 아이템 5개 장착 시 모든 데미지 +10퍼센트
학살자 오크 가면을 시작으로, 상의, 하의, 장갑 그리고 신발까지.
학살자 오크 5종 세트를 구매했다.
당장 쓸 수 있는 돈의 절반 이상을 아이템 구매에 써버렸다.
'......원래 맞추려고 했으니까.’
사실 이번 일이 아니었어도 구매했었어야 하는 아이템 세트였다.
현재 미다스란 캐릭터가 착용하고 있는 챔피언 고블린 세트는 좋은 아이템이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10레벨짜리 아이템 아닌가? 아이템 업그레이드의 시점이 온 건 사실이었다.
‘나중에 되팔면 되고.’
더욱이 아이템은 나중에 되팔 경우 충분히 현금화가 가능했다.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렇다 할 고민이나 망설임은 없었다.
‘스킬보단 낫지. 아무렴.’
하지만 스킬은 달랐다.
사실 마법사, 그것도 대마도사 직업이 전력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킬을 가지는 것이었다.
아즈모가 대표적이었다.
쿨타임이 문제면, 쿨타임이 차는 동안 다른 마법을 쓰면 되잖아? 다들 레전더리 공격 마법 대여섯 개쯤은 가지고 있잖아? 뭐? 그거 살 돈도 없다고? 그럼 게임을 하지 말아야지.
그러한 아즈모의 논리는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적용됐다.
마법사의 정점에 있는 멀린, 캐논 구스타프 등 유명한 마법사들은 대부분 강력한 마법 스킬을 쓸 수 없을 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다스에게 그런 돈이 어디 있겠는가?
학살자 세트를 구매하고 남은 돈으로 미다스가 살 수 있는 스킬은 기껏해야 두 개였다.
그 두 개마저도 미다스는 쉬이 고를 수 없었다.
‘보스 몬스터 솔로킬 할 거만 아니면 굳이 살 필요는 없는데……'
보스 몬스터 사냥만 아니라면 이렇게 무리한 지출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또한 효용성도 그리 높지 않았다.
투자하면 분명 데미지 딜링은 올라간다.
그러나 일반 몬스터를 상대로는 과한 수준의 데미지 딜링일 뿐이었다.
당장 미다스가 저주받은 숲에서 좀비를 잡는데 문제는 조금도 없었다.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미다스가 누더기 주술사 레이드 파티에 가입한다고 했을 때 과연 거절하는 이가 있을까?
오히려 모셔가려고 안달이 날 터.
솔로킬!
그것만 아니라면 이런 투자를 할 필요는 없었다.
[라이트닝 볼트]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뇌전으로 만들어진 화살 3발을 소환할 수 있다. 스킬 랭크가 올라갈수록 소환 가능한 화살의 개수가 늘어난다.
!라이트닝 볼트를 1만 발 명중 시 ‘찌릿찌릿하다’ 타이틀 획득
!라이트닝 볼트로 몬스터 555마리 사냥 시 ‘감전사’ 타이틀 획득
[파이어 스피어]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불로 만들어진 창을 소환한다. 스킬 랭크가 올라갈수록 창의 크기가 커진다.
!적에게 444번 명중 시 ‘투창’ 타이틀 획득
!적의 머리를 99번 명중 시 ‘투창의 고수’ 타이틀 획득
즉, 지금 미다스의 눈앞에 있는 새로운 스킬 2개는 분명한 각오의 결과물이었다.
“럭키야, 진짜 이번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솔로킬 해야 해. 진짜 전 재산 털어넣었어. 이거 못하면 개털 돼.
왕!
어떻게든 이번 일을 해내겠다는 각오의 결과물.
그렇기에 미다스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6.
탐험가 길드는 평범한 플레이어들에게 있어 애증의 존재였다.
그들이 있기에 게임 이용이 편리해졌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었다.
탐험가 라인 덕분에 PK걱정 없이 사냥을 할 수 있는 건 분명 대단한 특권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탐험가 길드가 과한 요구를 하지 않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탐험가 길드에 감시를 당하는 느낌이 드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었다.
특히 사냥터에서 탐험가 길드원을 만나는 것은 대체적으로 탐탁지 않은 일이었다.
탐험가 길드원들과 마주치는 게 탐탁지 않아 그들을 피해 가는 플레이어들도 적지 않았다.
“아주 그냥 똥 취급이네.”
“어쩌겠어?”
탐험가 길드원들 입장에서도 썩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돈 받는데 까라면 까야지.”
탐험가 길드원들도 근본적으로는 갓워즈를 하고 싶어서 하는 이들.
그런데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도 하지 못한 채 사냥터 주변에서 항시 대기하는 건 분명 고역이었다.
“이렇게 아무 짓도 안 하면서 돈 벌 수 있는 것도 고마운 거니까.”
돈, 그게 아니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고역.
“어, 탐험가 길드원 분들이네?”
그때 그들에게 저주받은 숲의 검은 안개 사이로 목소리 하나가 툭 먼저 다가왔다.
헥헥!
그다음 다가온 것은 털북숭이 개 한 마리였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다가온 이의 정체가 누구인지.
‘BJ대마도사인가, 하는 그 녀석이구나.’
미다스, 그가 저주받은 숲에서 활약 중이란 건 아는 이들은 알고 있었으니까.
탐험가 길드원들이라면 더더욱 잘 알고 있어야 했다.
그들의 예상대로 챔피언 고블린 가면을 쓴 미다스가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한 그의 등장에 두 명의 탐험가 길드원들은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대체 왜?’
‘무슨 이유지?’
이제까지 미다스는 탐험가 길드로부터 시작의 마을 때 이후 서비스를 구매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미다스는 저주받은 숲에서 사냥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탐험가 길드를 이용한 적이 없었다.
접점이 없다는 의미.
“탐험가 길드원분들 맞죠?”
그러나 등장한 미다스는 오히려 그들에게 굉장히 친한 듯한 분위기를 드러내며 질문을 던졌다.
“맞습니다.”
탐험가 길드원 중 한 명이 무뚝뚝한 어조로 질문을 받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이후 나온 사무적인 어조에 미다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아뇨, 문제가 있겠습니까? 탐험가 길드원 분들이 이렇게 불철주야 수고해주시는데.”
이어진 그 말에 탐험가 길드원 둘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우리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가?’
‘젠장, 돈 믿고 나대네.’
미다스의 그 말은 그들에게는 비아냥거림처럼 들렸으니까.
“고생하십니다.”
하지만 그 말과 함께 미다스가 손에 든 것을 그 둘에게 건네주는 순간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건?”
“별거 아니고, 포션입니다.”
건네준 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포션.
“커피라도 사드리고 싶은데, 여기는 그런 거 없잖아요? 제일 커피맛에 가까운 놈으로 골랐습니다.”
그것도 그냥 포션이 아니라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레어 포션이었다.
가격으로 따지면 10골드, 만 원은 하는 놈.
“어, 이거 비싼 거 아닌가요?”
“에이, 요즘 커피값도 그 정도는 하는데요 뭘.”
“아니, 이런 건……"
“여하튼 덕분에 마음 놓고 게임합니다.”
없던 정도 만들어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물에 두 탐험가 길드원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아닙니다.”
“그게 우리 일인데요, 뭘.”
그 후에 탐험가 길드원들과 미다스는 몇 마디 대화를 좀 더 나누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었고, 그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기 그지없었다.
“뭐야? 탐험가 길드원들이잖아? 그 앞에는 누구야?”
“저기 있는 개를 보니까 BJ대마도사인가, 걔 아니야?”
“되게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네.”
보는 이들조차 그 화기애애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
그 광경을 본 플레이어들은 생각했다.
“BJ대마도사가 탐험가 길드 VVIP서비스를 구매했다는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야.”
“하긴, 그렇게 템에 돈지랄하는 놈인데 탐험가 길드 서비스를 구매 안 했을 리 없지.”
BJ대 마도사와 탐험가 길드가 친한 사이라고.
“BJ대마도사 건드렸다가는 골치 아프겠어.”
“놈을 잡아서 템 먹는 순간 캐릭터 버릴 각오 해야지.”
그런 BJ대마도사를 건드리면 탐험가 길드의 무시무시한 보복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그게 미다스의 노림수였다.
‘이러면 당장은 탐험가 길드 후광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사냥을 앞둔 미다스 입장에서는 변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법.
그런 변수를 없애는데 있어서 탐험가 길드의 후광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당분간 미다스는 탐험가 길드의 VVIP고객으로 소문이 퍼질 것이며 자연스레 미다스를 노리던 하이에나들은 그 이빨을 숨길 것이다.
‘보스 몬스터 잡을 때 스틸 당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해.’
특히 보스 몬스터 레이드 상황에서 이러한 소문은 그 무엇보다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탐험가 길드의 VVIP서비스를 받는 돈 많은 놈의 솔로킬을 방해한다는 것은 어중간한 각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테니까.
‘뭐, 이것도 길어봐야 일주일은 못 가겠지.’
물론 오래 갈 방패는 아니었다.
이러한 소문이 흘러 다니다 보면 탐험가 길드의 귀에도 들어갈 테고, 자연스레 진실이 드러날 테니까.
미다스의 말처럼 길어야 일주일이었다.
‘그러니까 일주일 안에 끝낸다.’
즉, 그게 미다스가 정한 디데이였다.
“그럼 수고하세요, 럭키야 가자.”
왕!
그렇게 작업을 마친 미다스가 사냥을 시작했다.
7.
갓워즈에서는 모든 것이 비싸다.
아이템도, 스킬도 저렴한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 아이템이 비싼 것에 대해서 갓워즈를 하는 플레이어들 중에 딱히 의문을 가지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다들 알고 있는 탓이었다.
돈을 쓰면 어쨌거나 그만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미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 애로우!”
더블 캐스팅 효과로 두 개의 스킬을 동시에 시전한 미다스가 먼저 생성된 파이어볼을 40미터 전방에 있는 좀비 오크를 향해 던졌다.
퍼엉!
파이어볼이 거친 폭음을 내며 터졌고, 그 폭발음이 꺼지는 순간 어느새 미다스의 왼손에 쥔 얼음활, 그 활에 달린 얼음 화살의 끝으로 20미터 지점에 있는 좀비 고블린을 겨누었다.
그 상태에서 미다스는 활시위를 당기며 소리쳤다.
“라이트닝 볼트!”
그 외침과 함께 미다스가 잡아 당긴 활시위를 놓았다.
푹!
한 발, 한 발, 미다스가 착실하게 좀비 고블린의 몸뚱이에 얼음 화살을 꽃았다.
그렇게 모든 얼음 화살을 소모하는 순간 미다스가 손에 쥐고 있는 얼음활이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파직!
그리고 곧바로 스파크를 튀기는 번개활로 변했다.
라이트닝 볼트 스킬이 발동하는 순간.
“파이어 스피어!”
그 순간 미다스는 다시 한 번 새로이 스킬을 시전하며 20미터 지점에 있는 다른 좀비 오크를 향해 번개 화살의 끝을 겨누었다. 파직!
번개 화살이 좀비 오크의 몸에 닿으며 거친 스파크를 냈다.
으어!
그 화살에 맞은 좀비 오크의 몸이 1초 동안 멈칫했다.
전격계 마법의 효과인 감전에 따른 마비 효과가 발동했다는 증거였다.
파직!
그렇게 세 발의 화살이 좀비 오크의 몸뚱이에 꽃혔을 때 미다스가 손에 쥔 번개활은 본래의 지팡이 형태로 바뀌었다.
그 지팡이를 쥔 채 미다스가 소리쳤다.
“파이어볼!”
어느새 쿨타임이 끝난 파이어볼이 다시 한 번 미다스의 오른손바닥 위에 모습을 드러냈고, 미다스는 40미터 전방에 있는 좀비 오크를 향해 그 파이어볼을 던졌다.
빠르게 날아간 파이어볼이 그대로 좀비 오크의 머리통, 황금빛 과녁에 명중했다.
[파이어 스피어 캐스팅이 완료됐습니다.]
그와 동시에 캐스팅 완료를 알리는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가 허전해진 자신의 오른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그곳에 파이어볼과 비슷한 형태의 불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다스가 그 불덩이를 다시 한 번 전방에 있는 좀비 오크를 향해 던졌다.
화르르!
그렇게 미다스의 손바닥을 떠나 날아가던 불덩이가 허공에서 삽시간에 1미터 길이의 창의 형태로 바뀌었다.
슈우우!
이윽고 완벽한 창의 형태를 갖춘 파이어 스피어가 파이어볼과는 전혀 다른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그대로 좀비 오크의 머리통, 그곳을 완벽하게 관통했다.
[좀비 오크를 처치했습니다.]
원킬.
그 화끈한 결과물을 끝으로 미다스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맛에 돈지랄하는 거지.’
솔직히 말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스 애로우와 파이어볼 콤보만으로 똑같은 결과는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쉴 새 없이 마법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쾌감은 그와 비교될 수 없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마력이 10퍼센트 이하가 됐습니다.]
출력이 올라가면 그만큼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도 늘어나는 게 당연지사.
그동안은 나름 충분히 버텨왔던 마력량이 이제는 부족함을 허덕이기 시작했다.
‘올 게 왔다.’
사실 갓워즈의 마법사라면 언젠가는 마주할 난관이었다.
그리고 딱히 넘는 게 어려운 난관은 아니었다.
이 난관을 넘을 방법은 아주 간단했으니까.
“어휴.”
미다스가 허리춤에 달고 있던 마력 회복 포션을 꼴깍꼴깍 마시기 시작했다.
‘3천 원이 단숨에 하늘나라로……'
포션을 통한 회복.
물론 이것 말고도 다른 방법은 있었다.
마력 회복 속도를 올려주거나, 마력량을 올려주는 스킬을 배우거나 그와 관련된 옵션이 붙은 아이템을 착용하면 됐다.
‘그래도 마력 회복셋 맞추는 것보단 낫지.’
대신 더 많은 돈이 필요할 뿐.
크르르!
그렇게 미다스가 마력을 회복하는 사이, 럭키가 주인을 대신해 살아남은 좀비들을 처치했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마무리를 짓기 위한 마력마저 아낄 수 있는 상황.
‘진짜 럭키가 있어서 다행이야.’
감사함을 넘어 감격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때였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3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의 성장에 기회를 줍니다.]
미다스의 귓속으로 알림이 들렸다.
그 알림이 들리는 순간 미다스가 소리쳤다.
“에이, 포션 괜히 먹었네.”
레벨업 보너스 효과로 모든 HP와 마력이 회복된다는 것, 그 때문에 나온 푸념이었다.
평소 미다스라면 하지 않았을 푸념이었다.
레벨업 타이밍을 그가 예상하지 못했을 리 만무했으니까.
‘이렇게 빨리 오를 줄이야.’
지금 미다스의 레벨업 속도가 그의 계산 범주를 벗어날 만큼 빠르다는 증거였다.
‘대단하다.’
내뱉는 푸념과 달리 미다스가 속으로는 감탄을 토해내는 이유였다.
[카드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
그러한 미다스에게 시스템이 30레벨 보상 알림을 알렸다.
“예."
대답을 하는 순간 곧바로 미다스의 눈앞에 100장의 카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쓰레기 같은 거 나오겠지, 뭐.’
이 순간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정확히는 여기서 강력한 스킬이 나오지 않아도 누더기 주술사를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당연했다.
좋은 게 나올지도 모른다, 라는 것에 자신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올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의도적으로 미다스는 기대감을 낮췄다.
‘어차피 이 게임은 쓰레기 게임이니까. 뻔하지 뭐.’
자신 앞에 놓인 카드들을 향해 비웃음을 머금었다.
‘어?’
그런 미다스의 눈에 붉은빛이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확인한 미다스가 말했다.
“아, 이런 거 없어도 누더기 주술사 잡는데 문제 없는데……"
말은 그리 했지만 입가에 걸린 비웃음이 어느새 크나큰 함박웃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주면 나쁠 건 없지만. 안 그래 럭키야?”
왕!
“아, 뭐 적당히 공격 마법 하나 나오면 좋겠네. 딱히 필요는 없지만 말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미다스는 이런 선물을 마다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미다스가 곧바로 유니크 랭크 스킬 카드를 확인했다.
“아, 진짜 필요 없는데…… ”
그 순간 미다스의 표정이 굳었다.
"뭐야? 스트렝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