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1화 (41/485)
  • 41화.  < 13화. 1+1 (3). >

    11.

    프로 플레이어들, 그중에서도 레이드에 참가하는 이들이 갖춰야 하는 건 크게 세 가지였다.

    아이템, 레벨 그리고 스킬.

    여기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건 아이템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템은 급할 때에 그리고 필요가 없어졌을 때 언제든 현금으로 되팔 수 있다는 것.

    그다음은 레벨이었다.

    갖추고 자시고 할 문제가 아니라, 레벨을 유지해야 몸값을 유지할 수 있기에 당연했다.

    이런 이유로 스킬은 그 중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1만 골드, 한화로 약 1천만 원이 넘어가는 랭크의 스킬들 같은 경우에는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솔직히 스킬 습득에 그리 쉽게 돈을 쓸 수 있는 이가 3일 동안 죽어라 준비하고, 노력해서 20~30만 원을 받기 위해 아득바득 게임에 인생을 투자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미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뜩이나 부양가족도 많았던 그의 입장에서는 버는 돈을 아끼고 아껴서 아이템을 맞추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발리스타]

    - 스킬 랭크 : F

    - 스킬 효과 : 제 자리에서 마법 공격 시 다음과 같은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리에서 벗어날 경우 효과는 사라지며 이후 일정 시간 동안 효과를 받을 수 없다.

    - 마법 공격력 20퍼센트 증가

    - 마법 캐스팅 속도 10퍼센트 증가

    - 마법 쿨타임 10퍼센트 감소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한 상태에서 몬스터 333회 이상 공격 시 ‘포격’ 타이틀 획득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한 상태에서 보스 몬스터 사냥 시 ‘임전무퇴’ 타이틀 획득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한 상태에서 몬스터 50마리 이상 사냥 시 ‘이동불가’ 타이틀 획득

    그렇기에 지금 발리스타 스킬을 바라보는 미다스의 심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 포격 법사 3종 세트 완성이다!’

    더욱이 이번 발리스타 스킬을 통해 미다스는 속칭 포격 법사의 기본을 갖추게 됐다.

    발리스타, 롱토스 그리고 불스 아이, 심지어 그중 하나는 불스 아이 상위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스 아이인 상황.

    물론 세상은 넓고, 하늘은 높은 법.

    그보다 더 높은 수준도 있었다.

    ‘여기에 더블 캐스팅과 레전더리 스킬인 리볼버만 있으면…… 캐논 스타일 완성이다.’

    캐논 스타일.

    포격 법사의 정점에 있는, 속칭 말뚝딜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플레이어인 구스타프의 별명은 캐논, 그가 만든 스타일이었다.

    미다스 입장에서는 까마득한 별이었다.

    ‘아무렴 어때, 레이드 참가할 때마다 억소리 나는 돈을 받는데.’

    심지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구스타프의 경우에는 레이드 참가 때마다 상식을 초월하는 돈을 받았다.

    그런 그와 미다스의 비교는 무명 엑스트라와 할리우드 인기 배우를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이 3종 세트 정도라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조연 역할은 충분하지.’

    그렇기에 구스타프와의 거리를 줄여주는 발리스타 스킬이 대단한 스킬인 것이었다.

    ‘여기에 파이어 엘리멘탈 마스터리.’

    더욱이 이번에 습득한 스킬은 하나 더 있었다.

    ‘파이어볼 그리고 아이스 애로우, 이 2개만으로도 충분히 좀비들을 잡을 수 있다.’

    그로 인한 전력 증가는 미다스의 머릿속 상황을 바꾸었다.

    ‘한 번에 세 마리도 상대 가능하다.’

    이제는 다수의 좀비 오크나, 고블린 무리를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무리를 타깃팅해도 된다는 것.

    왕!

    그때 미다스의 곁에 있던 럭키가 외침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그 럭키를 본 미다스가 자신감을 가졌다.

    “그래, 럭키야 너랑 함께라면 네 마리, 그 이상도 가능하지.”

    그러한 미다스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12.

    갓워즈에서 별명을 얻기란 무척 쉽지 않다.

    그저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결과를 만든 후에야 얻을 수 있는 탓이었다.

    미다스가 가진 별명도 그랬다.

    바퀴벌레.

    썩 듣기 좋은 별명은 아니지만, 그러한 별명이 붙는 건 미다스가 그만큼 잘 살아남은 덕분이었다.

    실제로 미다스의 전투 시 생존율은 그 누구보다 높았다.

    더욱이 미다스는 그런 생존율을 보유하는 상태에서 나름 꾸준히 레벨을 올렸다.

    그의 생존율이 그저 도망치기만 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의미.

    동시에 미다스가 전투에 대한 계산이 정확하고 빠르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안 되는 건 포기한다.

    그렇지만 잡을 수 있는 건 확실하게 잡는다.

    그런 미다스의 방식은 자기 능력을 넘어서는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로는 그렇게까지 빛을 발휘할 수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안 되는 건 포기하니까.

    반대로 미다스가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몬스터를 상대로 이러한 미다스의 능력은 100퍼센트를 넘어 120퍼센트 이상을 발휘했다.

    즉, 미다스는 강자를 상대로는 약하지만 약자를 상대로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드루와!”

    저주받은 숲, 그곳에서 미다스가 더 이상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지 않는 건 그 때문이었다.

    더욱이 모두가 도망치느라 분주하기 그지없는 그곳에서 미다스는 꼿꼿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파이어볼!”

    자리를 고수한 채 다가오는 좀비들을 향해 거침없이 마법을 사용했다.

    퍼엉!

    먼 거리에 있는 것은 파이어볼로.

    “아이스 애로우!”

    20미터 내에 접근한 놈은 아이스 애로우를 통해서.

    왕!

    그보다 더 가까이 접근한 것은 럭키에게 위임했다.

    물론 이러한 모든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데미지 딜링은 철저히 계산적이었다.

    ‘저놈은 그냥 오게 놔두고.’

    전 방위에서 거듭 몰려오는 좀비들을 상대로 미다스는 놈들의 HP상태에 맞게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한 계산은 완벽했다.

    [발리스타 효과가 발동 중입니다.]

    미다스, 그가 거듭된 전투 속에서도 발리스타 효과를 유지하는 게 그 증거였다.

    [오크 좀비를 처치했습니다.]

    [이동불가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50마리나 되는 몬스터를 잡는 동안, 미다스는 제 자리를 고수했다.

    “그래, 이게 게임이지!”

    이제는 정말 게임 자체가 즐거워질 정도.

    호우우우!

    그러한 주인의 외침에 동조하듯 좀비의 몸뚱이 위에 올라선 럭키가 하울링을 내질렀다.

    그 하울링 사이로 미다스가 다가오는 좀비 고블린을 향해 파이어볼을 던졌다.

    퍼엉!

    파이어볼이 폭발하며 좀비 고블린의 몸뚱이를 날렸다.

    [좀비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기꺼운 알림이 들렸다.

    [퀘스트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알림에 미다스는 오른손을 불끈 쥔 채 머리 위로 높이 들었다.

    13.

    “그래서 무엇을 알게 됐지?”

    퀘스트 보상을 받기 위해 온 미다스를 향해 NPC사할린이 내뱉은 건 해답이 아닌 질문이었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미다스는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비린내 나는 숲의 비린내의 원흉이었던 건 비밀 제단 속에 있는 부패하는 오크였습니다. 그러한 부패하는 오크와 저주받은 숲에 등장하는 좀비 사이의 연관성이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이 시나리오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그 표현 그대로 이야기가 존재했으니까.

    “필시 저주받은 숲에 이름 잃은 신의 힘을 담긴 무언가가 있으리라 예상되며, 그것을 찾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어진 말에 NPC사할린이 말없이 미다스를 지그시 바라본 후에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름 잃은 신이 남긴 무언가가 그곳에 있지.”

    그 모습에 미다스가 속으로 실소를 머금었다.

    ‘게임이 잘 만들어봐야 게임이지. 그래, 빨리빨리 진행하자고.’

    그때였다.

    “네가 해야 할 건 그걸 찾아오는 거야.”

    이어진 그 말에 미다스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잠깐? 너무 빠른 거 같은데?’

    이 대화 내용대로라면 보상을 받기도 전에 새로운 퀘스트가 나올 기세 아닌가?

    물론 미다스가 알기로 퀘스트의 경우에는 보상에서 문제가 생기는 적은 없었다.

    갓워즈를 관리하는 인공지능은 결단코 버그를 용납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미다스가 하는 퀘스트는 이제까지 그 누구도 진행해본 적 없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아닌가?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

    “저기, 잠깐만요.”

    “뭐야?”

    미다스가 NPC사할린의 말을 멈춘 후에 그 앞에서 공손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사할린 님도 잘 아시겠지만, 제가 저주받은 숲에서 좀비 열심히 잡았거든요?”

    미다스가 잠깐 퀘스트 진행을 멈추고는 손바닥을 비비며 말했다.

    “진짜 1천 마리 잡느라 개고생을 했는데……"

    “그래서 뭐?”

    “아니, 그러니까 열심히 했는데......."

    “어쩌라고?”

    이어진 NPC사할린의 그 말에 미다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쨌거나 네가 해야 할 건 하나야. 저주받은 숲에 가서 저주받은 숲을 그렇게 만든 이유를 찾아와.”

    이야기가 다시 바로 진행되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내가 너무 나댔나?’

    이 상황에 놀라는 미다스를 향해 NPC사할린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그녀의 거처를 가득 채운 책장, 그 책장 속 책 한 권이 미다스 앞으로 나비처럼 날아왔다.

    “뭐, 지금 네 수준으로는 가봤자 좀비들에게 허우적거릴 게 뻔하니 이번에는 조금 도움을 주지.”

    그제야 미다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다시 경손함을 되찾게 되는 순간.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저주받은 돌]

    - 퀘스트 랭크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5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저주받은 숲에서 이름 잃은 신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돌을 찾아라. 저주받은 숲에서 가장 강력한 저주를 받은 괴물에게 단서가 있을 듯싶다.

    - 퀘스트 보상 : 알 수 없음

    !퀘스트 보상 : 사할린의 지팡이(유니크)

    !퀘스트 완료 시 ‘저주받은 목걸이’ 퀘스트 진행 가능

    퀘스트 내용을 확인한 미다스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결국 또 보스 몬스터를 잡는 거네.’

    저주받은 숲의 보스 몬스터는 누더기 주술사.

    ‘잡기 쉽지 않은데……'

    사냥 난이도가 무척 높은 녀석이었다.

    ‘3페이즈에 돌입하면 시작되는 좀비 몰이 스킬은…… 진짜 장난 아닌데.’

    특히 마지막 페이즈에서 발동하는 좀비 몰이 스킬이 발동할 경우 주변에 있는 좀비들이 한 곳에 모였다.

    즉, 사전에 좀비들을 미리 처치하지 않을 경우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는 의미.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보스 몬스터 사냥 과정 속에서 주변 좀비 처리 같은 걸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대개는 일단 보스 몬스터를 발견하는 순간 치고 보니까.

    그래야 우선권을 얻을 수 있으니까.

    ‘최선은 화력을 퍼부어 1분 안에 잡는 것뿐.’

    때문에 대부분은 화력을 아껴두었다가 3페이즈에 돌입하는 순간 폭발시키는 방법을 썼다.

    ‘5인 파티 이상으로 잡아야 해.’

    그러한 화력을 확보하기 위해 누더기 주술사 공략 파티는 기본 인원이 5인 파티였다.

    제아무리 미다스의 화력이 남다르다고 하나, 이번만큼은 솔로킬을 행하기 힘든 상황.

    ‘필요하면 파티플 해야지.’

    물론 파티 플레이를 염두에 두면 어려울 것 없는 일이었다.

    ‘아, 그래도 이번에 솔로킬 하면 또 영상 값으로 돈 천만 벌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저 앞서서 본 돈맛이 너무나도 달콤했기에 그저 한 번 솔로킬을 염두에 두었을 뿐.

    “알겠습니다. 그럼 찾아오겠습니다.”

    그 말을 내뱉은 후 미다스는 슬그머니 문 근처로 이동했다.

    그러나 문을 넘지는 않았다.

    “럭키야.”

    헥헥!

    그 문지방 앞에서 멈춘 후에 럭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울링 한 번만 해줄래?”

    호우우우!

    그 말에 럭키가 기다렸다는 듯이 하울링을 길게 내뱉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미다스가 손에 든 스킬 카드북을 바라보았다.

    ‘럭키 님, 제발 좋은 거 하나만 가져오십시오.’

    좋은 스킬이 나왔을 때 럭키가 하울링을 내질러줬다는 것, 그것이 하울링을 부탁하는 이유였다.

    물론 우습지도 않은 이유였다.

    ‘좋은 거 하나만.’

    달리 말하면 미다스는 나름 절박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에게 이런 때가 아니면 유니크 랭크 스킬을 구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러한 절박한 심정을 담은 미다스의 눈앞에 스킬 카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0장의 카드들, 미다스의 눈이 그것 하나하나를 살펴보았다.

    사실 나쁜 스킬은 없었다.

    ‘샐러맨더 소환, 대상을 느리게 만드는 프리징볼, 오, 체인 라이트닝이잖아?’

    애초에 유니크 랭크 스킬인데 좋지 않은 스킬이 있을 리 만무할 터.

    충분히 가치 있는 스킬들은 넘쳤다.

    ‘어?’

    허나, 그 스킬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더블 캐스팅]

    - 스킬 등급 : 유니크

    - 스킬 효과 : 2개 마법을 동시에 캐스팅 할 수 있다.

    ‘맙소사, 이게 나오다니!’

    더블 캐스팅.

    마법사 클래스들의 꿈의 스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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