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24화 (24/485)
  • 24화.  8화. 너의 목소리가 보여 (2).

    4.

    버려진 비밀 신전 같은 공간.

    제법 정갈하게 다듬어진 그 공간 속 통로, 그 통로 곳곳에 박힌 발광석이 내뿜는 은은한 빛 사이로 불덩이 하나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퍼엉!

    그 후 다시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그 고요함 사이로 자신이 잡은 고블린 앞에 선 미다스가 실소를 머금었다.

    ‘데미지 장난 아니네.’

    필드 사냥과 던전 사냥, 둘 중 더 어려운 것을 고르라면 플레이어들은 주저 없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던전 사냥은 나름 갓워즈에 익숙한 플레이어들도 꺼릴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미다스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냥 스탯빨에서 나오는 데미지 딜링으로 때려잡으니, 공략이고 뭐고 의미가 없네, 의미가 없어.’

    그러나 레벨에 비해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스탯에서 나오는 데미지는 그 던전 공략을 가소롭게 만들었다.

    그런 미다스의 머릿속으로는 한 명의 플레이어가 떠올랐다.

    ‘아즈모, 그 인간이 왜 이 게임에 돈을 때려 박는지 이제야 좀 이해할 수 있겠네.’

    갓워즈에 가장 많은 돈을 쓴 플레이어, 아즈모.

    그가 지금의 미다스가 하는 것처럼 게임을 했다.

    자기 레벨에서 갖출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을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세팅하고, 그 아이템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능력치를 앞세워 몬스터를 쓸어버렸다.

    ‘이 어려운 게임을 애들 장난으로 만드는데 열광을 안 하는 게 이상한 거지.’

    아즈모의 개인 방송 시청자 숫자가 갓워즈의 모든 플레이어들 중 가장 높은 비결이기도 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어렵다고 말하는 갓워즈란 게임을 아즈모는 마치 어린 아이의 장난감 놀이처럼 치부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인간도 레벨 랭킹 1위를 못 찍는 거 보면 참 대단한 게임이야.’

    놀라운 건 그런 아즈모조차도 레벨만으로 따지면 현재 3위에 불과하다는 것.

    게임을 장난으로 만들어버리는 아즈모보다 레벨이 높은 플레이어가 두 명이나 존재했다.

    ‘뭐,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미다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하늘 위 별, 그것도 가장 찬란한 별들의 이야기였다.

    닿는다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 세계.

    ‘아직은.’

    그러나 이제는 미다스도 그것을 마냥 미지의 세계로만 치부하진 않았다.

    ‘이제 나도 좀 스케일을 크게 가져가도 될 거 같은데 말이야.’

    이제는 미다스도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왕! 왕!

    그렇게 미다스가 자신의 욕심을 구체화하는 순간, 럭키가 주인을 향해 외쳤다.

    그 소리에 미다스가 걸음을 멈췄다.

    그런 미다스가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봤다.

    발광석의 미약한 빛 탓에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시계, 그러나 미다스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였다.

    저 어둠 너머에 통로가 아닌 드넓은 공간의 존재를.

    [ 주술사 고블린(Lv16)]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운 몬스터의 존재를.

    ‘보스방이군.’

    던전의 마지막 방이었다.

    5.

    [주술사 고블린(Lv16)]

    !적과의 거리가 5미터 이상일 경우 파이어볼 사용

    !주변 고블린 타입 몬스터에게 자동으로 미치광이 주술 발동

    !HP가 20퍼센트 이하일 경우 불사르기 스킬 발동

    주술사 고블린.

    약 150센티미터의 신장을 가진 놈의 몸뚱이는 챔피언 고블린과 다르게 고블린의 약소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팔다리는 뼈가 보일 만큼 얄팍했다.

    끄르르······.

    그러나 손에 든 지팡이 그리고 팔과 목에 걸친 뼈로 된 장신구와 무언가의 핏물로 그린 듯한 온몸에 문양들은 자신의 존재가 범상치 않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끼힛, 끼힛!

    놈의 주변에 있는 고블린들의 상태 역시 남달랐다.

    [미친 고블린(Lv7)]

    - 미치광이 주술에 취해 공포를 잃었다.

    - 모든 공격력 20퍼센트 증가

    - 모든 방어력 20퍼센트 감소

    - 체력 및 마력 15퍼센트 감소

    보통의 고블린과 달리 내뱉는 소리에는 웃음이 섞여 있었으며, 눈동자 역시 탁하기 그지없었다.

    필드 사냥터에서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기괴하기 그지없는 광경이었다.

    물론 이 게임을 5년 넘게 한 미다스에게 아주 특별한 경우는 아니었다.

    당연히 미다스는 눈앞의 광경을 빠르게 해석했다.

    ‘미친 고블린으로 나를 붙잡는 사이, 파이어볼로 대상을 공격하고, 최후의 순간에는 제 몸에 불을 지르는 불사르기 스킬 사용하는거군. 페이즈는 2개인 건가?’

    놈들이 어떤 식으로 플레이어를 상대하는지 파악했다.

    그거면 충분했다.

    ‘간단하네.’

    이미 수없이 풀었던 문제인데 해답을 도출하는 데에는 긴 시간은 필요 없는 법.

    “럭키야, 잘 부탁한다.”

    그리고 해답이 나오는 순간 망설일 필요도 없는 법.

    “가즈아!”

    왕!

    미다스의 명령에 럭키가 총알처럼 고블린 무리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왕! 왕!

    참으로 앙증맞은 소리의 등장에 고블린들 역시 이내 반응했다.

    끼힛!

    끼헷!

    주술사 고블린의 주변에 있는 고블린 여섯 마리의 머리 위 초록빛 신호등이 단숨에 빨간불이 되었다.

    끼헤헤헷!

    그 후 고블린들 모두가 럭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눈살이 찌푸려질 법한 광경이었다.

    자그마한 늑대 한 마리를 향해 눈이 뒤집힌 고블린 여섯 마리가 덤벼드는 광경을 웃으며 볼 자는 많지 않을 테니까.

    왕!

    그러나 럭키는 그러한 여섯 개의 적의를 상대로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용기 넘치는 외침과 함께 제 칼날과도 같은 이빨을 드러냈다.

    퍼엉!

    그 순간 럭키의 뒤편에서 거대한 불덩이 하나가 날아와 럭키를 향하던 고블린, 개중 가장 선두에 선 고블린의 얼굴을 덮쳤다.

    파이어볼에 당한 고블린은 그대로 바닥을 향해 쓰러지기 시작했다.

    피윳!

    그렇게 고블린이 바닥에 고꾸라지며 털썩 소리가 나는 순간, 얼음 화살 한 발이 두 번째로 빠른 고블린의 눈알에 꽂혔다.

    피윳!

    곧바로 두 번째 화살이 그리고 세 번째 화살이 각각 고블린들의 볼과 미간에 꽂혔다.

    다섯 번째는 다름 아닌 짱돌이었다.

    그 어느 공격보다 빠르게 날아온 짱돌은 다섯 번째 고블린의 미간에 정확히 꽂혔다.

    끼엑!

    앞서 공격을 당했던 고블린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애처로운 비명이 터졌다.

    퍼엉!

    그 후 여섯 번째로 파이어볼이었다.

    미다스가 현재 가진 최선의 조합이었다.

    일단 아이스 애로우를 사용한 상태에서 3개의 아이스 애로우를 확보한 채로 파이어볼을 사용.

    이후 아이스 애로우로 공격을 한 후에 짱돌로 시간을 더 벌고, 쿨타임이 끝난 파이어볼을 재차 사용하는 것.

    매우 훌륭한 콤보였다.

    어려울 것 없고 또한 꼬일 것 없는 콤보.

    이제까지 마주한 고블린 무리는 이 콤보를 한 번 돌리는 것으로 충분히 사냥 가능했다.

    전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끝났다.

    그러나 지금 마주한 고블린 무리에는 우두머리가 존재했다.

    끄르르르르!

    미다스가 고블린 부하들을 처리하는 사이, 주술사 고블린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제 손바닥 위로 농구공 크기의 불덩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것을 방해해야 할 때.

    그러나 럭키는 이미 눈앞에 조우한 고블린을 상대하느라 여유가 없어 보였다.

    당연히 그 캐스팅 방해의 몫은 미다스의 몫이었다.

    “후우!”

    럭키가 모든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끄는 사이, 미다스는 잽싸게 주술사 고블린에게 달려갔다.

    마법사 클래스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완드가 아니라 검을 쥔 손을 주술사 고블린의 목덜미를 향해 내찔렀다.

    푹!

    검이 깊게 꽂혔다.

    데미지 역시 깊었다.

    [주술사 고블린이 캐스팅을 취소합니다.]

    주술사 고블린의 캐스팅을 취소하게 만들 정도로.

    ‘오케이, 취소된다.’

    그 사실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은 후에 그대로 주술사 고블린의 몸에 꽂힌 검을 뽑아냈다.

    그리고는 곧바로 주술사 고블린과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1미터, 3미터 그리고 5미터.

    그 거리를 벗어나는 순간 주술사 고블린이 목에서 손을 땐 후에 미다스를 노려보며 캐스팅을 시작했다.

    “파이어볼!”

    그리고 미다스도 파이어볼을 시전했다.

    캐스팅 속도는 미다스가 좀 더 빨랐다.

    어느새 미다스의 손에는 파이어볼이 잡혀 있었고, 미다스는 그 파이어볼을 망설이지 않고 던졌다.

    퍼엉!

    주술사 고블린이 아닌 럭키와 싸우는 도중인 고블린 한 마리를 향해서.

    끼륵!

    그 갑작스러운 파이어볼 공격에 고블린이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제 남은 고블린은 네 마리.

    그게 미다스의 작전이었다.

    ‘잔챙이부터 처리하고, 보스를 잡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주술사 고블린의 패턴에 대응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서 빨리 놈을 잡을 이유는 없었다.

    주술사 고블린의 캐스팅을 취소시키며 나오는 시간을 이용해 놈의 부하들을 하나씩 제거하면 될 뿐.

    그 순간 미다스가 다시 한 번 검을 앞세운 채 주술사 고블린에게 달려들었다.

    푹!

    검은 다시 한 번 주술사 고블린의 몸뚱이에 꽂혔고, 주술사 고블린은 캐스팅을 취소한 채 뒷걸음질 쳤다.

    미다스 역시 다시 뒷걸음질 쳤다.

    둘 사이의 거리가 다시 5미터가 되는 순간, 그 둘은 다시 한 번 동시에 소리쳤다.

    끄르르르!

    “파이어볼!”

    미다스의 공략이 시작됐다.

    5.

    모든 플레이어들은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기에 앞서 공략을 준비한다.

    여기서 그 누구도 결말이 파멸, 전멸인 공략을 준비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런 공략밖에 안 나오면 사냥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 법.

    즉, 보스 몬스터 사냥에 나서는 플레이어들은 승산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공략대로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는 경우는 무척 드물었다.

    예상 이상으로 상황이 나쁜 경우에는 의외로 피해가 덜했다.

    아니다 싶으면 튀면 되니까.

    오히려 피해가 큰 경우는 공략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황이 좋게 흘러가는 경우였다.

    생각보다 데미지 딜링이 잘 되는 경우.

    생각보다 공략이 더 잘 되는 경우.

    생각보다 상황이 더 쉽게 돌아가는 경우.

    그 경우 대부분은 자연스레 속도를 높인다.

    ‘속도를 높이는 건 좋은데, 정해둔 레일을 벗어나면 그때부터는 폭주지.’

    그러면서 대부분 준비한 공략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아도 페이스는 무조건 유지하는 게 좋다.’

    미다스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마운드에서 그렇고, 갓워즈에서도 그렇고.’

    갓워즈를 하기 전부터, 야구공을 손에 쥘 때부터 상정 범위 밖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꼈으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미다스, 그의 페이스는 기대를 넘어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왕!

    럭키는 기대 이상으로 잘 싸웠으며, 그의 공격은 하나하나가 예상 이상으로 치명적이었다.

    명중률 역시 훌륭했다.

    다시 야구를 해보는 게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럼에도 미다스는 무리하지 않았다.

    준비한 계획대로 움직였다.

    주술사 고블린의 마법 캐스팅을 방해하면서 얻은 시간으로 고블린의 숫자를 하나씩 줄여갔다.

    여섯 마리를 다섯으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넷으로 만들었다.

    끼에!

    마지막 둘이 남았을 때도 동시에 무리하지 않고, 착실하게 하나씩 정리했다.

    충분히 검으로도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근접전을 추가하지 않았다.

    ‘지루한 이 느낌.’

    종국에 주술사 고블린만 남았을 때 집중력마저 흔들릴 만큼의 지루함을 느낄 정도.

    ‘이게 베스트지.’

    미다스는 도리어 그 지루함에 만족했다.

    끄르르르!

    그런 미다스의 앞에서 이제는 준비한 계획의 클라이막스가 왔음을 알리는 알림이 들렸다.

    주술사 고블린, 피투성이가 된 놈이 괴성을 내지르자 놈의 몸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불사르기!

    자신에 닿는 모든 대상을 불태우기 위한 최후의 발악을 시작했다.

    ‘2페이즈 돌입이구나!’

    “럭키야!”

    그것을 보는 순간 미다스는 럭키를 향해 소리쳤다.

    왕!

    그러한 주인의 부름에 럭키는 크게 소리쳤다.

    당장에라도 저 불덩이 고블린도 물어뜯겠다는 기세, 그 기세를 럭키를 향해 미다스가 명령을 내렸다.

    “튀어!”

    왕?

    명령을 내리는 미다스의 얼굴에는 한 점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림이 병신 같아도 살아남으면 장땡.’

    최후의 발악을 하는 몬스터를 상대로 최후의 전투를 치러주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만화나, 영화, 소설 속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니까.

    아무나 할 수 없기에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니까.

    여기서 중요한 건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미다스는 자신이 그 아무나에 속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라이브 방송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미다스는 제 몸을 불사르는 주술사 고블린을 상대로 최후의 결전 따위를 치러주지 않았다.

    끄르르르르!

    섬뜩한 소리를 내뱉는 주술사 고블린을 상대로 미다스는 구차할 정도로 열심히 도망쳤다.

    열심히 정도가 아니었다.

    필사적이라는 표현이 쓰일 정도로 미다스는 전력으로 도망쳤다.

    달리는 폼 자체가 100미터 육상선수의 폼이었다.

    두 팔을 열심히 흔들며 보다 더 빨리 달리기 위한 자세를 갖추었다.

    끄르르르!

    그런 미다스를 쫓는 주술사 고블린이 안쓰럽게 보일 정도였다.

    물론 그 사실에 미다스는 감흥 따윈 느끼지 않았다.

    ‘빨리 죽어서 템이나 뱉어라.’

    그 역시 장난으로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이렇게 추한 짓을 망설임 없이 자처할 수 있다는 건 미다스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증거였다.

    ‘끝이다.’

    그러한 술래잡기에도 끝이 보였다.

    미다스의 눈에 고블린의 HP가 이제는 0이 된 것이 두 눈에 분명하게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미다스를 애처롭게 쫓던 고블린의 걸음도 멈추었다.

    활활, 제자리에 꼿꼿이 선 채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어휴, 힘들었다.”

    왕!

    그제야 미다스가 긴장을 풀었다.

    <인간!>

    그때 미다스의 귀에 목소리가 들렸다.

    “응?”

    그 목소리에 미다스가 놀라며 럭키를 바라보았다.

    “럭키야 지금 네가 말한 거니?”

    크르르!

    럭키는 대답 대신 성난 울음을 토해내며 주술사 고블린을 바라보았다.

    미다스의 시선도 럭키를 따라갔다.

    ‘뭐야? 왜 살아있어? 버그야?’

    HP가 0이 됐음에도 아직 서있는 주술사 고블린의 존재에 미다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였다.

    <내가 돌아왔다!>

    주술사 고블린의 입에서 공간을 울리는 섬뜩한 외침이 터져나왔다.

    “헉!”

    그 외침에 미다스가 놀라며 소리쳤다.

    “고, 고블린이 말하는 건 처음 본다.”

    너무 놀란 나머지 미다스가 제 심정을 말로 토해냈다.

    “우와! 이거 실화냐? 버그 아니지? 이거 영상 찍으면 조회수 대박각 나올 거 같은데? 아, 영상 찍는 중이었지.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은 말하는 고블린을 보고 계십니다! 갓워즈 최초일 겁니다! 리얼 실화입니다. 절대 조작 영상 아닙니다!”

    만약 이게 게임이 아니었다면 말을 뱉던 주술사 고블린이 벙 찐 표정을 지었을 광경.

    물론 게임이기에 그런 일은 없었다.

    <이제 신들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주술사 고블린은 제 할 말을 내뱉었고,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주술사 고블린이 재가 되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미다스의 귓속에 알림이 들렸다.

    [주술사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던전을 공략했습니다.]

    [던전 공략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룬이 지급됩니다.]

    [주술사 고블린 사냥꾼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룬이 지급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던전 공략 보상이 인벤토리에 추가되었습니다.]

    [1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전쟁만을 위한 용이 당신의 성장에 기회를 줍니다.]

    연속해서 들리는 알림에 미다스가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점차 진해지기 시작했다.

    ‘말하는 고블린이라니, 뭔가 있는 모양인데?’

    물론 조금 전 주술사 고블린이 내뱉은 말을 무시할 생각은 없었다.

    ‘뭐, 확인해보면 되겠지.’

    그저 차근차근 순서를 밟고자 할 뿐.

    “럭키야, 그럼 템부터 확인해볼까?”

    왕!

    자신의 물음에 앙증맞은 외침을 내뱉는 럭키 앞에서 미다스가 인벤토리에 추가된 보상을 확인했다.

    [주술사 고블린의 지팡이]

    - 등급 : 유니크

    - 착용 가능 레벨 : 10레벨 이상

    - 주술사 고블린이 사용하던 지팡이다. 불의 힘이 깃들어 있다.

    옵션을 확인한 미다스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유니크! 이거 기본 100만 시작이다.’

    유니크 등급의 지팡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적지 않은 액수가 보장된 상황.

    - 공격력 : 31

    - 지력 +11

    - 마력 +11

    - 화염 계열 마법 공격력 5퍼센트 증가

    - 화염 계열 마법 캐스팅 속도 10퍼센트 증가

    - 화염 계열 마법 쿨타임 5퍼센트 감소

    그 아래에 늘어선 옵션을 보는 순간 미다스의 눈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맙소사, 이 옵션 실화냐? 10레벨 무기가 공격력 31? 이 정도면 유니크 끝판왕 아닌가?’

    상상 이상의 옵션에 기겁하는 미다스.

    그러나 그런 미다스를 더 놀라게 하는 옵션을 따로 있었다.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가장 말미에 있는 그 옵션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는 잠시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그 문구를 확인했다.

    - 습득 시 귀속 (거래 불가)

    그 순간 미다스의 입가에 그어졌던 미소는 사라지고, 대신 성난 표정이 지어졌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불가라니?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진심으로 분노를 토해냈다.

    “씨발, 이럴 줄 알았어. 이 빌어먹을 개쓰레기게임 같은게 존재한다는 게 인류에 대한 모욕이라니까!”

    그 무엇으로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분노.

    그러한 분노를 잡은 건 다름 아니라 시스템 알림이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이 새로 생성되었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같은 소리하네, 이 개쓰레기 게이······.”

    그 순간 미다스는 볼 수 있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이게 왜 여기서?’

    갓워즈란 게임의 진짜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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