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5. 다음 봄 (295/306)


#295. 다음 봄
2023.05.22.


탁, 타닥, 탁…….

불이 꺼진 고요한 거실, 이른 아침 공기가 창문을 타고 흘러왔다. 남자가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는 백색 소음이 되어 아슴푸레한 아침을 깨웠다.

얼음이 담긴 아메리카노를 홀짝인 남자는 포털 사이트에 검색어를 입력했다.

‘헌터넷 코리아’

헌터넷 코리아란 대한민국 헌터 협회가 운영하는 헌터 전용 사이트였다.

그곳은 각 길드의 최근 출현한 게이트 점유율 같은 정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유 게시판과 같은 커뮤니티 기능도 했다. 심지어는 구인 구직이나 헌터 이력서 작성 및 등록까지 클릭 몇 번으로 쉽게 해낼 수 있었다.

이토록 유용하고도 편리한 사이트인데도 불구하고,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이 헌터넷을 이용하는 헌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최소 B급 이상이어야 하는 데다 그 외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 증빙, 정식 길드 소속 필수 등의 까다로운 조건들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빠, 다녀올게!”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남자가 휙 고개를 돌렸다. 검은 정장에 흰 패딩을 걸친 외동딸이 현관을 나서는 것이 보였다.

“응? 벌써 가니? 아직 일곱 시 반인데.”

“오늘 면접 장소가 엄청 멀어서. 나 끝나면 바로 남친 만나러 갈 건데, 데리러 올 거얌?”

“물론이지, 우리 공주. 대신 너무 늦으면 안 된다.”

“응, 헤헤.”

구두를 다 신은 그녀가 두 손을 불끈 쥐어 보였다.

“아빠두 취준 팟팅이다쀼!”

달칵─

현관문이 닫힌 뒤 다시 고요해진 거실. 남자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노트북에 시선을 옮겼다.

[제목] 일급 최소 99만!! 고소득 보장 → 경기도 하남시에 출현한 A급 게이트 처리반 급구

“……일급 99만?”

일단 클릭해 보자. 남자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게시물에 마우스 포인터를 가져갔다.

· 성별 : 무관

· 나이 : 만 19세 ~ 만 50세

· 레벨 : 무관

· 경력 : 무관

· 우대 조건 : 육체강화계열 / 치유계열 고유 능력 각성자

· 획득 경험치(EXP) : 10,000 ↑

· 비고 : 마력 회복 포션 및 간단한 식사 제공 / 통근 버스 운행

· 담당자 연락처 : 010-XXXX-XXXX

레벨 무관인 일에서 이 정도 돈을 받을 수 있단 말이야? 게시물 내용을 꼼꼼히 살핀 남자는 눈을 반짝이더니 더듬더듬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어디 보자, 내 폰이 어디 있나…….”

여기 있었군. 휴대전화를 찾은 남자는 몇 번 액정을 두드리다가 서둘러 집을 빠져나갔다.

그가 향한 곳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초호화 컨벤션 센터.

……의 옆에 위치한 자그마한 광장이었다.

“지난달 경기도 하남시에 출현한 A급 게이트 아시죠? 거기 토벌이 완료되어서 처리반을 모집하고 있거든요.”

깔끔한 베이지색 유니폼을 입은 채용 담당자는 생글생글 웃으며 근무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 갔다.

“모집 글을 보셨다면 확인하셨겠지만 하급 포션이나 간단한 식사는 무상 제공되세요. 아! 일급, 주급, 월급 협의도 물론 가능하시구요.”

“아, 예.”

“위급 사태를 대비해서 불멸 길드원을 포함한 전문 프로 헌터 10인 이상이 상시 대기 중이니 경력이 없으셔도 안심하고 근무 가능한 환경이랍니다. 지원하시겠어요?”

“네, 하겠습니다.”

“그럼 여기 이명 기입해 주시고, 옆에다 사인 부탁드릴게요.”

사각사각…….

직원이 내민 종이를 눈으로 훑은 남자는 펜을 들고 그곳에 이명을 기입했다.

근무 신청서를 건네받은 직원은 그곳에 인감을 쾅 찍더니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네, 광대저씨 님. 근무는 언제부터 가능하실까요?”

“오늘부터 당장 가능합니다.”

“좋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나가셔서 대기실에서 기다려 주세요.”

필요한 수속을 마친 남자, 광대저씨는 직원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이동하여 대기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광대저씨보다 먼저 도착한 한 사람이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1등으로 빨리 온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이 있다는 건 놀랄 만한 일이었다.

‘응? 저 사람은…….’

왼쪽 다리에 착용하고 있는 목발에 구릿빛 대검. 그가 ‘태극’ 길드 소속 A급 헌터 ‘수호자 칼스’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광대저씨는 특유의 넉살로 그에게 먼저 다가갔다.

“A급 헌터와 같은 근무지에 서게 되다니, 이것 참 영광이군.”

그러자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수호자 칼스가 힐끗 고개를 돌렸다.

“아뇨, 영광일 것까지야. 이제 랭크 같은 건 없지 않습니까.”

수호자 칼스는 광대 분장을 하고 있는 그의 차림새를 눈으로 훑더니 살짝 미소 지었다.

“광대저씨, 맞으시죠?”

“날 아는가?”

“네, 지난달에 수행하신 퀘스트만 50건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딸아이 예쁜 옷 입혀 주겠다고 악착같이 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하하핫, 그리 말해 주니 쑥스럽구만.”

광대저씨는 자연스럽게 수호자 칼스의 옆자리에 착석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는 인상이 다르군.”

“네? 무슨.”

“아, 나쁘게는 듣지 말게. 나는 뭐랄까, 조금 더 다가가기 힘든 스타일일 줄 알았어.”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으나 실력 있는 헌터일수록 아래 등급의 헌터들을 깔보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컨셉 헌터 출신의 광대저씨 같은 경우는 그들에게 있어 좋은 먹잇감이 되곤 했다.

실력과 재능으로만 취급받는 것이 지금까지의 헌터계였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호자 칼스는 광대저씨의 말에 숨은 뜻을 알아채고 조금 씁쓸한 기색을 품었다.

“확실히 아직까지도 과거의 영광에 살고 있는 자들이 있죠. 이미 랭크가 사라졌다고는 해도, 이전에 내가 A급이었다느니 B+급이었다느니…….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지 않습니까?”

그의 말이 옳았다.

2036년 현재, 헌터계의 체계가 급격히 바뀌고 있었다. 대표적인 변화는 헌터의 재능과 실력을 구분 짓던 등급 시스템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2035년, 인류가 맞이한 두 번째 재앙.

당시 인류를 구원한 것은 대한민국 출신의 흑염의 프린세스였다.

그녀가 랭크 측정 당시 F급으로 판정되었다는 것도, 컨셉 헌터로 활동했다는 것도, 그래서 오해와 박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것도 알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제주도의 백색 성에서 보란 듯이 조디악의 우두머리를 쓰러트렸다. 직접 검은 재앙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날 이후, 세간에서는 등급이나 컨셉 따위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S급, A급 하는 등급은 전투력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줄 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경험, 지혜, 그리고 의지까지는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의견을 수렴했던 걸까.

작고한 전 협회장 고대윤을 이어 새롭게 그 자리에 오른 김광현 현 협회장은, 랭크 위주였던 낡고 편견에 젖은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형식으로 헌터들을 구분하고 공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3개월 뒤.

협회에서 새로이 보급한 신 버전 단말기는, 기존에는 몬스터를 쓰러트릴 때에만 얻을 수 있었던 경험치를 전반적인 헌터 활동에서 얻을 수 있게끔 바꾼 것이었다.

짐꾼이나 채집꾼, 이렇듯 자잘한 뒤처리를 담당하는 처리반에게도 경험치가 돌아갔고, 그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활동할수록 레벨이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현장 지식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나설 수 있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세상.

한국을 선두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레벨 시스템은 순풍처럼 뻗어 나가 다른 나라도 하나둘씩 적용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세계의 헌터계가.

“흑염의 프린세스, 그자가 구한 건 단순히 생명뿐만이 아닙니다. 그녀의 행동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으니.”

“……동감이네.”

기존 E급이었던 광대저씨의 현재 레벨은 23. A급 헌터였던 수호자 칼스의 레벨이 아직 18인 것을 생각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었다.

원래라면 같은 곳에 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두 사람이, 이렇듯 같은 근무지에서 대화하고 있다는 것이 아직 조금은 어색했다.

“그럼, 당분간 잘 부탁합니다. 이쪽 일은 저보다 훨씬 선배이실 테니, 보고 많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수호자 칼스는 광대 분장을 한 F급 헌터에게 먼저 선뜻 손을 내밀었다. 광대저씨는 묘한 눈빛으로 그 손을 응시하다가 이내 자신 역시도 손을 뻗었다.

“아니…… 나야말로 잘 부탁하네.”

머쓱한 빛을 띤 두 헌터의 시선이 마주쳤다. 두 손이 맞닿는 순간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멋쩍게, 그러나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 * *

2035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뒤덮었던 재앙.

인류에게 30여 년 전의 악몽을 다시금 선사한 그 끔찍한 참사는 결국 헌터들의 손에 의해 끝을 맞이했다.

헤드 헌터 2위 엘리멘탈 마스터를 선두로 한 북미 헌터 연합은 대서양 한가운데에 출몰한 거해궁을 무찔렀고,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처녀궁 역시 헤드 헌터인 니키타와 칸에 의해 쓰러졌다.

한국의 전(前) S급 제천대성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천갈궁은 산군 소속이자 헤드 헌터이기도 한 심안의 활약으로 처치되었다.

그 외에도 세계 각국의 헌터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했고, 비로소 인류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공헌자를 꼽는다면, 전 세계의 모든 각성자들은 입을 모아 한 헌터를 꼽을 것이다.

대한민국 출신의 1세대 헌터이자 헤드 헌터 1위.

흑염의 프린세스.

그녀가 제주도의 백색 성에서 조디악의 우두머리를 쓰러트리는 순간, 전 세계의 각성자들의 눈앞에 똑같은 시스템창이 떴으니 그녀의 공헌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만일 흑염의 프린세스가 아니었다면 지구는 네뷸러와 동기화됐을 것이다.

헌터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그녀가 승리했다는 소식은 발 빠르게 전해졌다.

많은 영광과 환호가 그녀에게로 향했고, 몇 년 전 남해안 언노운 게이트 사건까지 조명받게 되며 흑염의 프린세스는 순식간에 헌터계의 전설이 되었다.

그녀가 전설로 불리게 된 이유는, 그녀의 활약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기 때문이지만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제주도 사변 이후 흑염의 프린세스가 활동을 일절 중단했기 때문이다.

흑염의 프린세스 사망설, 부상설, 이민설 등 수많은 추측이 인터넷에 난무하는 가운데 가장 지배적인 의견은 은퇴설이었다.

[제목] 흑염의 프린세스 은퇴설에 대해서

[작성자]□□(121.365)│2036.1.9 AM 0:06│[조회] 68,899│[추천] 2,531

[내용] 솔직히 나는 흑염의 프린세스가 은퇴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그 정도 실력에 경력도 있고, 공로까지 인정받은 마당에 그걸 싸그리 없었던걸로하고 은퇴를 한다????ㄴㅇㄱ

어지간한 이유로는 설명이 안댐;;

저정도 활약햇으면 전세계에서 억소리나는 돈과 명예를 제발 가져달라고 울면서 갖다 바칠텐데??

프라임or로프티급 헌터 예상 연봉이 전성기 마이켈 조던 연봉의 최소 10배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알거임.

백번 양보해서, 제주도 사변으로 회복되지 않을 정도로 큰부상을 입었다고하면 모르겠는데 흑프가 은퇴했다고 하는 색기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딴 개소리를 짖걸이는 거냐?

[댓글] 999+

┖>□□: 일단 ‘짖걸이다’에서 아웃

┖>□□: 모든 헌터들이 너처럼 물욕에 젖어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 돈 싫어하는사람 어딧다고;

┖>□□: 글쎄요. 흑프가 돈을 따지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무소속을 고집했을까요? 남해안 언노운 게이트 사건 이후 몸값이 엄청 뛰었을 텐데, 흑프는 어떤 길드나 연합에 들어가지 않고 프리 헌터로 다녔잖아요. 분명 스카웃 제의가 물밀 듯 닥쳤을 텐데요.

┖>□□: 1세대부터 활동했으니 헌터계 자체에 질려 버리고 떠난게 아닐까ㅠㅠ 힝 언니 돌아와

┖>□□: 남해안 언노운 게이트 때처럼 이번에도 백색 성 안에 갇혔다거나?

┖>□□: 윗댓 뉴스좀 쳐읽어라;; 당시에 흑프 생존 확인했다고 기사 떴는데 뭔소리냐진짜ㅋㅋㅋ

┖>□□: 최근에 흑프 목격썰 다시 종종 올라오던데, 일단 한국에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 그거 그거아님? 옛날에 있던 괴담ㅇㅇ

┖>□□: 어그로일수도

┖>□□: 모르겠고, 흑프 덕분에 제주도에 있는 우리집 감귤 농장 되찾았다. 물론 땅만 돌아온거고 묘목부터 다시 심기 시작했지만 어쨋든 흑프는 우리 김 가문의 영웅이야!!!! ˚ (`Д') ˚

“야, 저기 좀 봐 봐.”

서울의 한 대로.

인도를 걸어가던 한 청년이 옆쪽 친구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왜 그래?”

휴대전화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훑어보고 있던 그는 갑작스러운 친구의 터치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저기 저 사람, 흑염의 프린세스 닮지 않았냐?”

“뭐?! 어디! 어디 있는데?!”

그는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다시피 하며 펄쩍 뛰어올랐다.

“어? 없어졌다. 저기, 저쪽 건물으로 들어갔나 본데?”

“저 건물?”

안경 너머로 건물 간판을 지그시 응시하던 남자는 곧 코웃음을 치며 뒤돌았다.

“X랄하네. 야, 흑염의 프린세스가 애견 미용 학원 같은 데를 다니겠냐?”

“……그렇지? 잘못 봤나 보다.”

“에휴, 됐고 겜방이나 가자.”

<강행욱 애견 미용 학원>

커다란 간판을 지나친 그들은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이윽고 멀어져 갔다.

그리고 그날 오후.

“원장님, 여기 계셨네요!”

애견 미용 학원 복도를 지나던 강사는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원장을 발견하고 후다닥 다가왔다.

“이번 개강 학기 원생 명단, 아직 확인 안 하셨죠? 여기요.”

그녀는 자신이 들고 있던 파일을 원장에게 내밀었다.

<강행욱 애견 미용 학원 – 2036년 하반기 2차 원생 모집 명단>

“아, 땡큐.”

팔락팔락 종이를 넘기던 중, 원장의 손이 어느 한순간 우뚝 멈추었다. 두꺼운 뿔테 안경 너머 그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는 명단에 붙어 있던 증명사진을 뚫어져라 응시하다가 더듬더듬 시선을 뗐다.

“김 샘, 여기 이분은…….”

“네, 맞아요. 예전에 저희 학원에 등록하셨던 그분.”

그러자 이름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 것인 줄 안다는 듯, 여자가 빙긋 미소 지었다.

“다시 도전하시겠다고, 오늘 오전에 등록하고 가셨어요.”

“아…….”

원장의 시선이 또르륵 떨어져 다시 한번 명단에 닿았다.

가지런히 붙여진 증명사진 옆, 검은 사인펜으로 휘갈긴 듯한 이름 세 글자. 그것은 원장이 기억하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달랐으나…….

<차은하>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이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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