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99 흑염의 프린세스 (192)화
(192/306)
Lv.99 흑염의 프린세스 (1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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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네가 가는 길
2023.02.08.
오피스텔 근처 길에는 이제 꽤나 익숙해졌다. 학창 시절 은하가 살았던 동네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만큼 이곳에 사는 것이 익숙해진 까닭도 있었다.
눈에 익은 풍경. 친근한 건물 간판. 도심치고는 꽤 한적한 거리. 그리고 엄마의 묘비를 방문할 때에는 늘 들리는 꽃집도 그대로였다.
단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 잠깐만요!”
은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였다.
늘 그렇듯 어머니께 드릴 꽃다발을 하나 구매한 은하는 그대로 꽃집을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덥석 은하를 붙잡은 것이었다.
“저기, 죄송해요. 갑자기 붙잡아서. 그게…… 실례가 안 된다면 하나 여쭈어봐도 될까요?”
“네?”
“호, 혹시 흑염의 프린세스 맞으세요? 아, 아니, 맞죠?”
“……아.”
은하가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아무 생각 없이 마스크를 두고 나와 버렸다는 것을 이제야 인지하고 뒤늦게 목도리를 올려 입가를 가렸다.
생각해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평생 유명인으로 살아 본 기억이 없는 은하에게 얼굴을 가리고 외출하는 일이 몸에 배어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비록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은하였으나 꽃집 사장님은 확신한 모양이었다. “어머, 어떡해!” 하며 팔짝팔짝 뛰는 것을 보니 말이다.
“역시! 세상에, 저희 꽃집 단골이시잖아요. 이렇게 유명한 헌터님이 단골이었다니! 3년 전에도 오신 적 있잖아요, 맞죠? 손님이 별로 없기도 하고 이렇게 예쁜 손님은 내가 분명히 기억하거든요.”
왜 그동안 못 알아봤을까……. 꽃집 사장님은 카운터 근처에서 헐레벌떡 종이와 펜을 가져와 사인을 요청했다.
이래 봬도 사인회 경험이 있었다. 은하는 조금 서투르게나마 사인을 건넸다. 제 사인을 얼싸안고 방방 뛰는 사장님을 보자니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서비스라도 챙겨 드리고 싶은데, 혹시 꽃다발 하나 더 필요하세요?”
카운터 앞에 보란 듯이 은하의 사인을 장식한 사장님은 환하게 밝아진 얼굴로 물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 그럼 화분은요? 선인장도 있고 작은 다육이 같은 것도 인기 좋거든요. 아, 들고 가기 번거로우시면 댁으로 배송해 드릴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기어코 서비스를 챙겨 주려는 사장님에게 거듭 거절의 의사를 밝혔더니 그녀의 얼굴이 사뭇 어두워졌다.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보지 못한 척, 유유히 꽃집을 빠져나가려던 은하는 문고리를 잡는 순간 멈칫했다.
“……그럼, 혹시 마스크 하나만 주실 수 있을까요.”
“마스크요? 아, 네. 잠시만요!”
꽃집 사장님은 가게 문을 벌컥 열더니 오른쪽 상가로 쏙 모습을 감춰 버렸다. 아마 근처 가게에 마스크를 얻으러 가는 듯했다.
‘가게에 있는 게 아니었어?’
은하는 닫힌 유리문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사장님을 붙잡고자 했지만 이미 그녀는 사라진 뒤였다.
텅 비어 버린 가게를 뒤로하고 벗어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은하는 사장님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기다려 보기로 했다.
딸랑─
잠시 후 가게 문이 열렸다. 사장님이 돌아온 건가 싶어 뒤돌아보았더니, 꽃을 사러 온 어느 할머니였다.
“해바라기를 찾고 있는데…….”
지팡이로 더듬더듬 땅을 짚으며 가게로 들어서던 할머니가 문득 고개를 들어 은하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순간 할머니가 눈을 크게 떴다. 눈가에 자글자글하던 주름이 삽시간에 펼쳐지는가 싶더니, 할머니가 툭 하고 지팡이를 손에서 떨어트렸다.
“다, 당신은……!”
아무래도 은하를, 흑염의 프린세스를 알아본 듯한 눈치였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헌터님 덕분에 내 손자가 거기서 살아 나올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맙습니다.”
할머니는 은하의 손을 잡고 펑펑 우셨다. 주름진 손이 몇 번이고 은하의 손등을 토닥였다. 그녀의 손자는 A급 헌터로, 3년 전 협회의 부름을 받고 남해안 언노운 게이트에 투입되었다고 했다.
“어? 저기 저 사람, 흑염의 프린세스 아니야?”
이후에는 꽃집 근처를 지나치던 중고등학생들이 은하를 알아보고는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와! 진짜다!”
“사인해 주세요!”
“사진 한 장만 찍어 주시면 안 돼요?”
그뿐이랴. 어디서 소식을 듣고 왔는지,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음식을 포장해 주거나 판매하는 물건들을 선물로 가져다주기도 했다. 당연히 은하가 들고 갈 수 없을 정도의 양이었다.
“헌터님! 여기 마스크…… 응?”
꽃집 사장님이 돌아왔을 때에는, 작은 그녀의 가게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 * *
저 멀리 고즈넉한 언덕이 보였다. 어머니의 묘비가 가까워진 것이다.
“…….”
은하는 힐끔 주변을 확인했다. 따라오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하긴 건물 사이사이를 누비며 따돌렸으니, 일반인들은 결코 쫓아올 수 없었을 테다.
꽃다발 하나를 사고자 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일이 벌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까지와는 퍽 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던 제휘의 말이 이런 뜻이었던 걸까.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오늘 마주친 사람들은 전부 은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것을 아는 이상 은하도 그들이 싫거나 귀찮지는 않았다. 다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었다.
게다가 은하가 방문한 꽃집은 사람들이 벌 떼처럼 모여든 탓에 쑥대밭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꽃집 사장님은 괜찮다며 방긋방긋 웃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는 조심하는 게 좋겠어.’
얼굴을 살짝 더듬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는지 확인한 은하는 천천히 언덕을 올랐다.
이윽고 목적지에 다다른 순간, 은하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묘비 앞에 선 낯선 그림자를 발견한 탓이었다.
‘누군가 있는데…….’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하고.
바스락─
발밑의 낙엽이 부서졌다. 소리를 들은 것일까. 묘비 앞에 우뚝 서 있던 인영이 긴 슈트 자락을 살짝 흩날리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금색이라기에는 조금 빛바랜 베이지색 머리카락. 놀란 듯 크게 뜨이는 은회색 눈동자.
“……은하?”
백이준이었다.
네가 왜? 그리 입술을 달싹이려던 차에, 문득 한 남자의 얼굴이 뇌리에 떠올랐다.
미국에서 도움을 받았던 ‘데이빗 무어’라는 사람. 이준의 수행인이라고 저를 소개했던 남자였다.
그랬지. 그는 분명 이준의 명령으로 은하 어머니의 묘를 오랫동안 돌보았다고 했다. 그러니 이준이 이곳에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닐 테다.
은하는 저벅저벅 걸음을 옮겼다. 이준 곁에 나란히 서자 누군가가 신경 써서 관리한 듯 말끔한 비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래로 막 불을 붙인 듯한 향초와 하얀 리본으로 예쁘게 묶인 꽃다발도 보였다.
그것들을 차례로 응시하던 은하가 시선을 들어 이준을 바라보았다.
“고마워.”
은하의 인사에 이준의 눈이 조금 커졌다. 입술을 달싹였다가 다물었다가 반복하던 그가 이내 스르륵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았어?”
워낙 작은 목소리라 잘 들리지가 않았다. “뭐라고?” 하고 은하가 되묻자, 이준은 더욱더 깊이 고개를 아래로 떨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왜, 만나러 오지 않았냐고.”
아까보다는 조금 컸지만 여전히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목소리도 표정도 이렇다 할 감정이 실리지 않은 듯 무미건조했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이준을 보고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30년 전부터 그를 봐 온 은하는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화를 내는 것이 아닌 단순히 굳어 있는 것이었다. 은하 쪽을 쳐다보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없어서일 것이다.
은하는 무어라 답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에게 조용히 사과했다.
“미안.”
“너는 미안하다고 하면 다 끝나는 줄 알지.”
이준은 무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여전히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였다. 은하는 그런 그를 향해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늘 그랬잖아.”
조금은 뻔뻔한 듯한 말투. 하지만 사실이었다. 은하가 미안하다고 하면 이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했다. 왜냐하면 정작 미안했던 것은 언제나 이준 쪽이었으니까.
고즈넉한 언덕 위로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왔다. 묘비 주변에 핀 잔디가 부드럽게 휘날리며 이준의 발치를 건드렸다. 그 때문일까.
“……그래, 우리는 항상 그랬지.”
뻣뻣하게 굳어 있던 이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은하는 이준이 올려놓은 꽃다발 옆에 제가 사 온 꽃다발을 나란히 올려 두었다. 이후 두 사람은 근처 나무 그늘 아래 앉았다.
고즈넉한 언덕 위 미약한 바람이 불어왔다. 겨울바람치고는 다정하게 느껴지는, 한낮의 미풍을 맞으며 은하가 입을 열었다.
“내가 여기에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아니.”
“그럼 왜 온 건데?”
“그냥, 습관 같은 거지.”
이준은 정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덧붙였다.
“나 혼자만 살아남은 걸 빚으로 생각했었으니까.”
“그래서 우리 엄마의 묘를 돌봐 준 거야?”
“……처음에는.”
짧게 대답한 이준이 금방 덧붙였다.
“그런데 네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나서도 여길 찾아오게 되더라.”
왜 그랬을까. 이준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잔디 사이로 작은 나무 열매를 열심히 나르던 땅벌레들이 무게에 짓눌려 아등바등 더듬이를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무심코 그곳을 향해 손을 뻗은 이준은, 벌레를 짓이기고 있던 나무 열매를 톡 하고 들어 올려 주었다.
“그냥, 여기 있으면 네 생각이 많이 났어. 너를 떠올리고 싶은 날에는 일부러 여길 찾아왔지.”
거기까지 말한 이준은 고개를 돌려 은하와 시선을 맞추었다.
“은하야, 미안해.”
또다시 사과였다.
그동안 가만히 그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은하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사과나 용서 따위, 그들 사이에 이제 필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백이준, 나는 탑에 들어갈 생각이야.”
“…….”
관두라고 말할 줄로만 알았는데, 은하의 예상과는 달리 이준은 아무 말 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이었다.
“조디악이라고 하더라. 탑의 주인들. 그들이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라면 맞서 싸울 힘을 가진 사람이 응당 그곳에 향해야 한다고 생각해.”
“…….”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나는 지금 랭킹 1위니까. 피할 생각은 없어.”
거기까지 말한 은하는 한 번 숨을 들이켠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날 말릴 생각이라면─.”
“아니.”
이준이 은하의 말꼬리를 잘라 냈다.
“말릴 생각, 이제는 없어.”
네가 그 길이 옳다고 여기는 거라면,
그 끝에 네 행복이 있는 거라면.
“나도 돕게 해 줘.”
이준이 말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은하는 작게 입술을 달싹였다.
“……위험할 거야.”
“알아.”
“다칠 수도 있어.”
“내가?”
이준이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피식 웃음을 흘렸다.
“다쳐도 상관없어.”
“상관없다니…….”
그러나 은하는 따라 웃지 않았다. 이준은 딱딱하게 굳은 은하를 바라보더니,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왜? 흉터라도 남을까 봐?”
사르륵─
부드러운 바람에 그의 베이지색 머리카락이 고운 비단실처럼 흩날렸다.
‘흉터는 안 질걸.’
언젠가 은하가 이준에게 내뱉었던 그 말이 지금 이 순간 바람에 실려 되돌아오는 듯했다.
이준은 은하를 가만히 응시했다. 무심한 듯 저를 올려다보는 새까만 눈동자 속에서, 이준은 걱정의 기색을 발견했다.
은하는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혹여 그녀를 돕다 다치기라도 할까 봐. 아직도 나약한 과거의 백이준일까 봐. 큰 상처가 되어 그에게 지우지 못할 흉터라도 생길까 봐.
나는 너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그러고는 너를 실망시키고, 상처를 주고, 다시 게이트 구석에 홀로 두고 나와 버렸는데도.
‘여전히 상냥하구나, 너는.’
──그래서 나는.
곡선을 그리고 있던 이준의 입매가 희미하게 굳었다. 하지만 정말 한순간일 뿐이었다.
“……은하야.”
이준은 스르륵 은하에게 다가갔다. 숨결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이준은 한숨을 뱉듯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널 돕게 해 줘.”
아무것도 상관없으니까.
크게 다치게 되더라도.
그로 인해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기더라도.
그 흉터조차 너라면, 기꺼이.
“조디악을 상대할 거라면 정보가 많이 필요하지 않겠어? 내게 짚이는 곳이 있어.”
“짚이는 곳?”
“닥터 플랜트. 금로제의 연구실.”
그녀의 연구실이라면……. 은하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
“마침 오늘 오후에 그곳을 찾아갈 생각이야. 너만 괜찮으면 따라와. 뭔가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닥터 플랜트의 연구실은 정부에서 모조리 압수했다고 들었는데.”
“대부분은. 하지만 한 군데는 정부의 검사 직후 우리가 몰래 빼돌렸어. 정확히는 사들인 거지만.”
“우리?”
“응. GIA.”
GIA이라면 분명……. 은하는 이전에 가면을 쓰고 참여했던 연회에서 ‘안드레아’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를 떠올렸다. 그와 이준은 동료라는 말일까?
은하가 생각에 잠긴 사이, 이준은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떡할래?”
그리고 은하의 의사를 물었다.
은하는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닥터 플랜트의 연구실…….’
로제는 언노운 게이트를 오랜 기간 연구해 왔다. 동시에, 그녀는 언노운 게이트로 헌터들을 밀어 넣은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것만 있으면, 그것만 있으면……! 죽은 사람도 되살릴 수 있다고 했는데……!’
남해안 언노운 게이트에서 로제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그녀에게 누가 그런 말을 했을까. 죽은 사람을 살려 낼 수 있는 방법 따위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을 텐데.
어쩌면 조디악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목덜미에 있었던 작고 붉은 흉터가 문득 떠오른다. 민주의 것과 분명 닮아 있었다.
정체불명의 흉터, 점점 잦아지는 민주의 이상 증세, 언노운 게이트, 탑, 네뷸러.
──그리고 조디악.
그녀의 연구실을 매입했다는 이준의 말이 사실이라면……. 알아볼 필요는 충분이 있다.
은하는 제게 뻗어진 이준의 손을 잡았다.
“……괜찮다면, 도와줘.”
그 말이 방아쇠였다. 이준은 살짝 힘을 주어 그녀를 일으켰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이었으니까. 그가 먼저 손을 뻗어서 은하를 일으켜 주는 것이. 생각해 보면 늘 반대였는데.
“물론이야.”
단숨에 그의 가슴팍이 가까워지며 코끝에 훅, 하고 진한 향기가 다가왔다.
“언제든지 도울게.”
네가 원한다면, 앞으로도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