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99 흑염의 프린세스 (1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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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9 흑염의 프린세스 (1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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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돌아오다
2023.01.07.
미국 뉴욕.
국제 헌터 협회 본사 19층 특별 회의실.
거대한 원탁 테이블을 중심으로 준비된 총 12개의 의자. 황금으로 칠해진 그것들은 마치 왕좌처럼 화려하고 거대했다. 그중 2개는 공석, 나머지 10개의 의자에는 국적이 다른 헌터들이 저마다 다른 포즈로 앉아 있었다.
그들의 왼쪽 가슴에는 통역 기능이 붙어 있는 황금 배지가 달려 있었는데, 헌터 옥션에서 주로 사용하는 바로 그 물건이었다.
“몬태나주의 탑이 닫혔다고.”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구릿빛 피부에 번개를 맞은 듯 머리카락이 뾰족뾰족한 사내였다. 그가 앉은 의자에는 커다랗게 숫자 ‘6’이 적혀 있다. 그가 바로 글로벌 랭킹 6위, 러시아의 ‘니키타’다.
“엘리멘탈 마스터, 아닐 걸 알지만 확인차 묻겠다. 탑을 닫은 건 네 공략대인가?”
“아뇨, 내 공략대는 예정대로 이틀 후 탑 진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니키타의 물음에 답한 것은 진보랏빛 머리카락의 청년, 미국의 ‘엘리멘탈 마스터’였다. 그가 앉은 의자에는 숫자 ‘2’가 적혀 있었다.
미국 탑에 진입하는 다섯 개의 공략대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것이 바로 랭킹 2위 엘리멘탈 마스터가 이끄는 공략대였다. 그와 함께 입장한 ‘미등록자’가 우연히 탑을 봉쇄한 것이라는 추측이 일반인 사이에서는 지배적이었으나, 방금 대답을 듣자 하니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그것이 바로 이곳까지 여러분들을 호출한 이유죠. 다들 짐작 가는 바는 없으십니까?”
엘리멘탈 마스터가 주변을, 자신을 제외한 다른 랭커들을 차례로 훑었다.
가장 먼저 눈이 마주친 것은 바로 오른쪽에 앉은 ‘발키리’였다. 캐나다 출신으로 의자의 숫자는 ‘4’. 철 갑옷을 입은 모습이 더 익숙했지만, 전투가 아닌 회의를 위해 모인 오늘만큼은 평상복 차림이었다.
“글쎄요. 저희 쪽도 들어온 정보는 없습니다.”
발키리를 시작으로 다른 헌터들도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했다.
“우리 쪽도 그래.”
“혹시라도 이곳에 오면 정보를 들을 수 있을까 했는데, 다들 수확이 없는 건 마찬가지인가 보군요.”
랭킹 10위의 몽골 출신 헌터 ‘칸’에 이어 이어서 랭킹 8위의 노르웨이 출신 헌터 ‘백색 마녀’가 답했다.
“그게 누구인지가 그렇게 중요해?”
문득 누군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 얼굴 왼쪽을 뒤덮은 기이한 문양. 이탈리아 출신의 ‘뮤턴트’. 랭킹 5위에 앉은 자였다.
“탑이 닫힌 거잖아? 인류에게는 엄청 좋은 일이지. 이제 초기화만 끝나면 제한도 조건도 없이 누구나 탑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각성자라면 말이지. 그 자원들로 헌터 평균 능력치뿐만 아니라 현대 기술도 비약적으로 성장할 텐데?”
지난번 제9궁을 닫았을 때처럼 말이지. 그가 힐끔 구석 쪽을 향해 눈짓했다.
의자에 적힌 숫자는 ‘12’. 그곳에 앉은 헌터는 새까맣고 두꺼운 천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 그 아래로 일부 보이는 이목구비가 꽤 앳되었다. 고작해야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정도. 이곳에 모인 자들 중 외견으로 보았을 때는 가장 어려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저 앳된 청년이 바로 인류 최초로 탑을 봉쇄한 자라는 것을.
손가락으로 톡톡 테이블을 두드리고 있던 랭킹 2위, 엘리멘탈 마스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심안이 이집트의 인마궁을 봉쇄했을 때와는 무언가 달라요. 뮤턴트, 당신도 봤을 겁니다. 시스템은 봉쇄자의 이명을 명시하지 않았어요.”
“뭐, 그냥 오류겠지.”
“그냥 오류라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안 될 건 뭐야? 너야말로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애초에 시스템은 오류투성이야. 봐, B급 헌터인 내가 랭킹 5위에 올랐잖아?”
자학적인 건지 긍정적인 건지. 그가 깔깔 웃었다. 그러나 엘리멘탈 마스터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뜰 뿐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았다.
그의 고지식한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한참을 웃어 젖히던 뮤턴트가 뚝 웃음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
“왜? 아하, 알겠다. 화라도 나나 보지?”
터억.
뮤턴트는 테이블 위에 손을 얹고, 목을 길게 뻗어 엘리멘탈 마스터를 똑바로 응시했다.
“응? 그런 거구나. 네 영역의 탑을 정체도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뺏긴’ 거니까 말이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던 자원을 앞으로 다른 헌터들과 나눌 생각을 하니 아주 배가 아파 죽는 거지, 응?”
“무례하십니다, 뮤턴트.”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랭킹 8위 백색 마녀가 그를 저지하듯 말했다.
세상은 시스템 공인 세계 랭킹 12위를 가리켜 헤드(Head)라 불렀다.
이 헤드들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했다. 자라 온 국가, 익숙한 환경, 소속된 길드, 보유한 능력이 모두 다르니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전부터 헌터계에서 저마다 이름을 날리던 그들은 하나같이 자존심이 하늘을 찔렀는데, 누가 그런 그들을 통제하며 또 통솔하겠는가.
“왜? 어차피 높은 등급 헌터들은 다 한통속이잖아. 아아, 그렇군. 너도 S급이었던가?”
“……뮤턴트. 그만하세요.”
“뭐 아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어느 바닥이나 똑같지 뭐. 있는 놈들이 더 하다니까. 정작 현장에서 구르고, 있는 거 없는 거 죄다 헌납하는 건 아랫것들 일이고. 그렇지 않아, 심안?”
뮤턴트가 동의를 바라듯 랭킹 12위 심안 쪽을 향해 힐끗 눈짓했다.
심안은 이곳에 모인 이들 중, 시스템상 랭킹이 가장 낮았지만 그 누구보다 먼저 탑을 봉쇄한 자, 그러니까 가장 먼저 최상층에 도달한 자였다. 하지만 그 외에도 또 한 가지의 특징이 있었다.
‘미등록자’.
한국 출신의 심안은 우연한 계기로 각성한 이후에도 자국 헌터 협회의 심사도 측정도 받지 않은 채 생활한 미등록자였던 것.
그런 그가 시스템 공인 세계 랭킹에 등극했고 보란 듯이 최초의 업적을 따냈다. 매사에 삐딱한 뮤턴트조차 심안만큼은 진정한 실력자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여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랭킹 9위 ‘판도라’가 입을 열었다. 그녀가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자 손바닥보다 커다랗고 무거워 보이는 황금 귀걸이가 빛을 반사하며 짤랑거렸다.
“지금 이곳에 모인 건 열 명.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1위를 제외하면…… 오늘 유일한 불참자는 3위인 ‘백랑’이로군요. 우연일까요. 두 쪽 다 한국 출신의 헌터라는 점이?”
살랑살랑. 공작 깃털로 만든 화려한 부채를 흔들던 그녀는 간지러운 눈웃음을 지으며 왼쪽을 바라보았다.
“혹시 이 점에 대해, 우리 어린 왕자님께서는 같은 국가 출신으로서 하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어린 왕자’. 심안을 부르는 그녀만의 애칭이었다. 물론 본인의 동의는 얻은 적 없다.
“응? 어떤가요?”
“…….”
판도라가 심안을 향해 다시 물었다.
그러나 심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탓에 이쪽을 쳐다보고 있기는 한 건지, 그것조차 알 수 없었다.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심안은 판도라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
“그런데 그 1위 말이야. 다들 봤어?”
랭킹 7위, 미국 출신의 ‘스페이스 러너’가 침묵 속에서 불쑥 고개를 들이밀었다.
“나도 오는 길에 우연히 찾은 건데, 인터넷에 재밌는 영상이 떠돌고 있더군.”
“재밌는 영상?”
“그래. 몬태나주의 탑이 닫힌 바로 그날, 그곳 다운타운에 ‘흑염의 프린세스’가 나타났다던데.”
싸아아─
회의실을 둘러싼 분위기가 삽시간에 변했다.
“흑염의 프린세스라면…….”
백색 마녀가 중얼거렸고,
“어느 쪽 말이지?”
칸이 물었다.
스페이스 러너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야 나도 모르지. 하지만 괴담 속 그 흑염의 프린세스라면 한국 이외에서는 목격된 적이 없잖아? 그러니 조금 기대해 봐도 좋지 않겠어?”
그의 입이 길게 찢어졌다.
“왕의 귀환을 말이야.”
약속이라도 한 듯 그곳의 모든 헌터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 * *
은하의 오피스텔 근처 과일 가게.
「지난 27일, 미국 몬태나주의 탑이 봉쇄되었다고 합니다. 그 여파로 몬태나주의 주도 헬레나에서는 탑 하층의 몬스터 잔당이 출몰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만 사상자는 0명으로 당국 경찰과 협회에서는─.」
“에구, 말세네, 말세.”
난로 앞에서 손을 쬐던 과일 가게 사장님은 혀를 끌끌 찼다. 가게 벽면에 달린 TV에서는 미국 몬태나주 현장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다지만 민가 피해가 없을 수는 없는 법. 몬스터의 출몰로 마을 건물이 파손된 것을 한창 복구 중인 모양이다.
「그날 몬태나주에서는, 한국 헌터 괴담 속에서나 등장하는 ‘흑염의 프린세스’를 목격했다는 증인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관련 영상 함께 보시겠습니다.」
딸랑─
한참 뉴스를 보고 있는데, 맑은 유리 종소리와 함께 가게 문이 열린다. 매주 주말쯤이 되면 이곳을 찾는 젊은 단골손님, 제휘가 꾸벅 고개를 숙이며 들어왔다.
“어머, 어서 와요. 총각. 날이 많이 춥죠?”
“안녕하세요. 네, 그러게요. 손이 얼겠어요.”
“감기 조심하고. 옷도 꼭꼭 여미고 다녀요.”
사장님은 마치 아들을 대하듯 제휘의 자켓 단추를 꼭꼭 잠가 주었다. 머쓱하게 웃으며 도륵도륵 눈을 굴리던 제휘가 문득 벽면 TV를 발견했다.
“미국에서 그, 흑염? 그 귀신 몬스터가 나타났다나 봐. 어쩌다 지구 반대편까지…… 어휴, 귀신한테는 국적도 없나 봐요, 그죠?”
무셔라 무셔. 사장님은 작게 몸서리를 치더니 매대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오늘은 귤이 상태가 괜찮은데, 어때요?”
“…….”
“……총각?”
“아, 아아, 네. 그럼 귤 한 바구니 살게요.”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제휘가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 있어 봐요. 금방 싸 줄게.”
사장님은 검은 비닐봉지 안에 귤을 담기 시작했다. 그것을 건네받고 계산을 마칠 때까지도 제휘는 TV 화면에서, 흑염의 프린세스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럼 또 와요, 총각!”
딸랑─
문이 닫히며 맑은 유리 종소리가 울린다.
제휘는 손에 귤 봉투를 꼭 쥔 채 턱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 뿌연 입김이 안개처럼 흩어진다.
「일각에서는 이 검은 여성이 ‘흑염의 프린세스’ 차은하 본인이 아닐까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반면 괴담 속 ‘흑염의 프린세스’에 대한 두려움도 역시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에 찍힌 여성은 이후 감쪽같이 현장을 벗어났으며 현재 추적이 불가──.」
“…….”
과일 가게 유리창 너머로 TV 화면을 힐끗 바라본 제휘는 한참 후에야 뚜벅뚜벅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다. 은하의 오피스텔. 여기서 횡단보도를 두 개만 건너면 금방이었다.
「지난 27일 미국 몬태나주에서 신원 미상의 각성자가 탑을 봉쇄하는──.」
「오늘 오전 뉴욕 국제 헌터 협회 본사에서 10인의 헤드 헌터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
「또다시 불거진 ‘흑염의 프린세스’ 생존설에 대해 당국 협회의 입장은──.」
그렇게 오피스텔로 향하는 길. 라디오나 전광판, 가게에 전시된 TV 등은 하나같이 몬태나주 탑 혹은 흑염의 프린세스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그건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야, 진짜 살아 있는 거 아니야? 흑프 말이야.”
“설마. 살아 있었다면 왜 3년 내내 잠잠해? 탑이 나타났을 때도 아무 소식 없었잖아. 랭킹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1위였는데.”
“그거 그냥 오류라고 판명 났잖아. 아니, 생각해 봐. 죽은 사람이 어떻게 랭킹에 오르냐고. 말도 안 되잖아.”
“내 말이! 그러니까 살아 있다는 거지. 살아 있으니까 1위라는 말이야.”
“어휴, 이 X끼 말이 안 통하네.”
매번 흑염의 프린세스 목격담이 쏟아질 때마다 사람들은 그녀의 생존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쳤다.
그러나 이것이 도대체 몇 번째던가.
은하가 사라지고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3년 동안 제휘는 희망을 가졌다가 또 내려놓는 과정을 셀 수 없이 반복했다.
제휘는 헌터님이 살아 계시다고 믿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믿고 싶었다’.
하지만 3번의 겨울이 지날 때까지도 은하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 있다는 일말의 실마리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제휘를 향해 ‘이제 그만 됐다’고 했다. 어느 정도 지친 것도, 이제 희망 따위 거의 남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제휘는 오늘처럼 이렇게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냉장고를 채워 넣고, 그사이 앉았을 먼지를 깨끗이 닦아 두기 위해.
왜냐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내가 그분의 매니저니까.’
그렇게 길을 걷다 보니, 얼마 있지 않아 금방 은하의 오피스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실례합니다.”
17층 1702호 앞에 도착한 제휘는 익숙하게 현관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었다. 그러던 중 ‘어라’ 하고 고개를 들었다.
‘내가 저번에 불을 끄지 않고 갔던가?’
신발장에서 거실로 통하는 통로의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제휘는 긴가민가하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기분 탓이 아니라면 양말 너머로 닿는 바닥이 따듯했다.
‘보일러가 틀어져 있어?’
그럴 리가. 매번 확인하고 나갔는데. 3년 내내 이곳을 다니면서 한 번도 이런 실수를 한 적 없었다.
혹시 가스 누수? 이런 고급 오피스텔에……? 우선 보일러실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제휘는 황급히 거실로 향했다.
그런데.
“……아.”
거실로 들어서자마자 깊고 새까만 눈동자와 덜컥 눈이 마주쳤다.
“어……?”
가로로 길게 트인 눈매.
허리까지 오는 흑단 같은 머리카락.
이곳으로 오는 길, TV에서 보았던 괴담 속 흑염의 프린세스와 똑 닮은 그 얼굴이었다. 그러나 제휘는 보았다.
그녀의 왼쪽 손목에 걸린 소원 팔찌를.
툭.
손에서 귤 봉투가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그런데도 제휘는 그것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돌처럼 굳은 채였다.
데구르르르…….
봉투에서 튀어나온 귤이 그녀의 발 앞까지 데굴데굴 굴러간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어 들고 말했다.
“매니저님, 웬 귤이에요?”
무심한 듯, 높낮이 없이 건조한 목소리. 하지만 결코 차갑지는 않았던 바로 그 목소리.
“허─.”
제휘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로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헌터니이이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