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Lv.99 흑염의 프린세스 (91)화 (91/306)

#91

오피스텔로 돌아온 은하는 곤란한 얼굴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

결국 여기까지 따라온 하얀 개는 얌전히 앉아 은하를 응시하고 있었다.

혹시 주인이 있는 개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한 시간이 넘게 제자리에서 기다렸지만, 주인으로 생각되는 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머, 너무 멋지다! 한 번만 만져 봐도 돼…… 꺄아악!’

심지어 이렇게 얌전한 얼굴을 할 수 있는 주제에 다가오는 행인들에게는 대놓고 이빨을 보였다. 정말 물어 버릴 듯이 말이다.

은하는 살짝 손을 들어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이 좋은 듯 개의 눈이 슬그머니 감긴다. 이유는 몰라도 이 개는 은하를 무척 잘 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하가 이 개를 기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왜냐하면…….

신수 ‘어둠을 방랑하는 고양이’가 흑, 흐윽, 흑흑…… 서러운 울음소리를 냅니다.

언니는 내가 싫어진 거였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렇게 귀여운 나를 두고 어떻게! 하며 앞발로 당신을 팡팡 두드립니다.

당장 저 개를 쫓아내지 않는다면 가출하겠다! 나는 분명 말했다! 으름장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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