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Lv.99 흑염의 프린세스 (90)화 (90/306)

#90

“엥? 애견 미용이요?”

쪼르륵. 빨대로 음료를 빨아올리던 아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은하의 학원 근처 카페. 오랜만에 점심 식사를 함께하기로 한 아연과 은하였다.

“이제 1주밖에 안 됐어.”

포크로 파스타 면을 돌돌 말며 은하가 초연히 답했다.

애견 미용이라니……. 안 어울려도 너무 안 어울리는 거 아니야? 아연은 동그란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정말 이 언니는 볼 때마다 새로웠다.

“넌 좀 어때?”

“넹? 저용?”

“그 이후로 그 녀석들, 조용한가 해서.”

“아아.”

아연이 씩 웃었다.

“지들이 뭘 어쩌겠어요. 그냥 해프닝으로 넘기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그쪽도 머리가 있으면 그렇게 생각할걸요. 뭐, 나야 다시 찾아와 주면 오히려 땡큐지.”

이쪽은 처맞은 증거가 있거든. 아연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척! 내밀었다.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든 채 가볍게 브이 포즈를 취한 아연의 셀카였다.

“녹음도 다 해 놨거든요? 녀석들이 날 도둑으로 몰고 가는 얘기가 다 이 안에 담겨 있단 말씀.”

톡, 토독. 액정을 몇 번 두드리자 휴대전화 스피커를 통해 녹음된 베르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지? 내 아이템을 훔쳐 간 거 말이다.】

무슨 소리야? 내가 훔쳤다는 증거는 있고?

【너 말고는 짐작 가는 곳이 없어.】

이봐요, 아저씨. 그건 심증이지 증거가 아니잖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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