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철썩!
“허, 헌터님!”
폭포 근처에서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제휘가 다급히 소리쳤다.
몬스터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아 버린 은하는 저 멀리 튕겨져 나가 버렸다.
만일 제휘와 같은 일반인이었다면 뼈에 금이 가는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정도의 위력이었을 터.
그러나 은하는 다시 일어섰다.
“오, 오빠, 어떡해?”
곁에서 함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제림이 불안한 듯 제휘의 소매를 슬그머니 움켜쥐었다.
“지금이라도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저 사람 F급이라며? 저러다 죽으면 어떡해!”
F급 헌터가 언노운 게이트 보스 몬스터에게 돌진한다? 그것도 저 레이스가 주렁주렁 매달린 양산 하나를 들고? 그것은 비각성자인 제림이 보아도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제림아.”
줄곧 잠자코 있던 제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 저 F급 헌터님이 우리 목숨을 쥐고 계셔. 도움은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어차피 헌터님이 잘못되면 너도 나도 다 같이 여기서 죽는 거야.”
“…….”
오빠의 단호한 어투에 말문이 막힌 제림이 꾹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은 묵묵히 은하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그것밖에 할 수 없었으므로.
카앙─! 휘리릭! 슈욱, 캉!
눈앞에 펼쳐진 전투는 비각성자의 눈으로는 차마 쫓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빨랐다. 이쯤 되니 은하가 공격을 하고 있는지 공격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그녀는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
제휘는 문득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가 생각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 헌터님. 저는 신 대표님의 수행 비서이자 실버문 매니지먼트 소속, 박제휘라고 합니다. 편히 박 매니저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