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Lv.99 흑염의 프린세스 (51)화 (51/306)

#51

여차여차 자갈치시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밤 10시가 넘어갈 무렵이었다.

“…….”

은하는 휴대전화를 힐끔 확인했다. 전원은 아직도 꺼진 채였다. 은하가 녹화를 펑크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신시우가 미친 듯이 전화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 탓에 휴대전화 전원을 임시로 꺼 두었는데, 생각해 보니 휴대전화가 없으면 길을 알 수가 없었던 것.

‘이제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네.’

은하는 전원이 꺼진 휴대전화를 소매에 넣으며 폭 한숨을 쉬었다.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겨우 자갈치시장에 도착한 줄 알았더니, 막상 길을 잘못 들거나 비슷한 이름의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는 등 몹시 다사다난한 일이 일어났다.

부산은 은하가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넓은 도시였다.

은하는 23년, 아니 53년 인생 처음으로 오늘에서야 자신이 길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큰맘 먹고 탄 택시는 불행히도 거의 1시간을 비잉 돌아 은하를 자갈치시장에 내려 주었다.

‘그래도 이번엔 정말로 무사히 도착한 것 같아.’

주변을 확인한 은하는 택시 영수증을 접어 소매에 넣었다. 영수증은 모조리 제휘에게 제출해야 하는 까닭이었다.

‘그것도 그가 살아 있어야 가능하지만.’

아니,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서둘러 걸음을 옮기는 도중 띠링! 노란 메시지창이 팝업됐다.

은하는 찬찬히 주변을 훑어보았다.

신수 ‘어둠을 방랑하는 고양이’가 언니, 생선! 생선! 생선 냄새가 난다며 코를 씰룩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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