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Lv.99 흑염의 프린세스 (11)화 (11/306)

#11

“선배의 그 황금색 군번줄. 현시대의 헌터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죠.”

처음에는 모조품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시우는 곧 그것이 진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름이 지워져 있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어쨌든 진품이라는 결론에는 변함없었다.

1세대 헌터라니. 흥분을 감추지 못한 시우는 그녀가 눈을 뜰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군번줄의 군번을 조회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도움이 될 만한 개인 정보는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1세대가 활약한 때로부터 30년이나 지났다는 점도 그러했지만, 당시 헌터와 일반인을 가릴 것 없이 우후죽순처럼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행방불명자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누락된 정보도 많을 것이다.

만에 하나 그녀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보관하고 있는 것은 한국 헌터 협회일 테다. S급이라고 하더라도 시우가 멋대로 조회할 권한은 없었다.

“저는 신시우라고 합니다. 선배의 성함을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나는.”

천천히 입술을 달싹이던 은하가 우뚝 움직임을 멈추었다.

‘……목소리가.’

안 나온다.

입술을 뻐끔뻐끔 움직여도 목소리가 마음처럼 나오지 않았다. 은하는 묘하게 굳은 얼굴로 제 목에 손을 가져갔다.

그때 은하의 머릿속에 과거의 장면이 벼락같이 재생되었다.

신수 ‘어둠을 방랑하는 고양이’가 첫째, 13번째 신수인 자신에 대해서는 타에 언급하지 말 것. 둘째, 당신의 이름을 자신에게 줄 것을 요구합니다.

말 그대로, 네 이름은 자신의 것이 되니 더 이상 네가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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