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천마-212화 (완결) (212/212)

46. BJ천마 (完)

[기사) 하인라인. 새롭게 개발한 무협풍 MMORPG 「무림사계(가제)」개발. 사실 무근이라 밝혀.]

[하인라인이 만든 거 아니라는데?]

[아니겠냐 ㅋㅋㅋㅋㅋㅋㅋ]

[BJ천마 vs 육도천 말랑튜브 조회수 3억 돌파 ㄷㄷㄷ]

[펄-럭(대충 태극기 펄럭거리는 모습)]

BJ천마와 육도천의 전투가 만들어낸 파급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였다.

그 하인라인에서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던 게임이 무협풍 게임이고, 지금까지의 AI들이 그 무협풍 게임의 보스들이라는 소문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었다.

“···저런 뜬소문은 도대체 어디서 흘러나오는 건지.”

물론 단천이 육도천에게서 빼앗은 중원의 모델링을 하인라인에게 제값을 주고 팔아넘긴 것도, 육도천이 사라지고 육도천이 움직였던 플레이 데이터도 제값을 받고 팔아넘긴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는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서 무림사계 언제 나오냐고]

[몰? 루? 대충 반년 안에 나오지 않을까?]

[ㄹㅇ 반년정도면 나오겠지 ㅋㅋㅋㅋ]

[안 나오면 본사 불지르러간다 딱대라]

왜인지 사람들은 하인라인의 게임이 반 이상 완성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개발 삽도 안 떴는데 1년이면 나온다느니, 반년이면 나온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사람들의 반응으로 보건데 1년 내에 「무림사계」가 나오지 않는다면 하인라인 본사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뭐. 알아서 하겠지.”

단천은 가볍게 하인라인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자신의 할 일은 데이터를 전해주는 데서 끝났다. 온갖 소문들과 추측과 괴담에 대항하는 것은 하인라인의 일이지 자신이 할 일이 아닌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천마는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고.

하인라인에 대한 관심도 관심이었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크게 모이는 점은 따로 있었다.

[내공 사용하는 방법 꿀팁 알려준다]

[검 잡는 파지법부터 제대로 해야 힘이 제대로 들어감]

[검, 창, 곤 등 18반 무기 사용법과 장단점 정리]

[무공이라는 거. 내공 어떻게 돌리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거 알고 있음?]

그것은 바로 ‘무공’에 대한 관심이었다. VR게임에서 사용되는 ‘내공’이라는 것이 얼마나 활용도가 높은지에 대한 연구들이 게임 커뮤티니들 전부에서 연구되고 있었다.

[총알 쳐내는 거 이렇게 하는 거 맞냐?]

[뉴비 게틀링 건 총알 막아내는 영상 찍었어!]

[└이새끼 BJ천마 방송에 계속 보이던 뉴비빌런임 믿지마라 석유다 ㄹㅇ]

이전까지는 BJ천마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각종 기예들을 연구하고, 시험하는 사람들도 가면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기껏해봐야 총알을 막아내는 정도의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무공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의 수가 중원보다도 압도적으로 많다.

거기에 활발하기 그지없는 연구의 교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면 무림의 시대가 제대로 도래하겠지.”

“지금도 충분히 커진 것 같은데.”

“그보다 천마 사부. 총으로 할 수 있는 무공 새로운 거 만들어주면 안 돼?”

“와. 토끼가면이 진짜 한수아였다고?”

“계속 이야기했잖아. 실력 보면 믿어야 되는 거 아냐?”

“하는 짓이 너무 초딩같길래.”

단천은 식탁에서 쫑알거리고 있는 천마교도들을 둘러봤다. 풀창고, 제로콜, 토끼가면은 물론이고 서유나와 강한솔, 김진표···.

“그보다. 너희는 언제 집에 가는 거지?”

“천아! 손님들한테 귀찮다는 표정 짓지 마!”

“······귀찮다는 표정 안 지었어.”

“와. 천마 형이 말대꾸 얌전하게 하는 거 처음 봐.”

“그러게. 말도 안 된다 진짜로.”

“나 같으면 소리지르는 순간 세 대 맞았어.”

“뭐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원이동을 한 건가.”

“시끄럽다.”

꽤 넓은 집인데도 집 안이 가득차 있는 느낌이다.

그들이 단천의 집에 와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단천의 방송을 본 단지은이 단천에게 크루 사람들을 죄다 초대하라고 부른 까닭이다.

“당분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이해해주세요. 애가 어릴 때부터 혼자 책만 읽느라 사회성이 좀 부족해요.”

“““이해합니다.”””

단지은에게 한 소리 듣는 단천을 보는 모두의 얼굴에 왜인지 묘한 쾌감이 들어서 있다. 더러워서 집을 나가던가 해야지.

단지은이 준비한 음식이 식탁에 깔리기 시작했다. 밤새 내내 준비한 음식들이다. 항상 바깥에서 일만 하느라 빈말로라도 솜씨가 엄청나게 좋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불평을 뱉는 순간 흉흉한 살기를 내뿜고 있는 지상 최악의 악마에게 구실을 주게 되는 일이었으니 어느 정도는 당연한 일이었다.

‘천마신교도가 모조리 다 모이는 건 이게 처음인가.’

생각해 보면 강한솔과 김진표까지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애초에 둘은 작업이 끝나면 쓰러져서 자고, 자고 일어나면 작업을 하는 라이프사이클을 계속해 오고 있었으므로.

“그러고 보니. 슬슬 둘은 하인라인으로 돌아가도 될 것 같은데?”

애초에 둘을 데려온 것은 육도천에 대한 정보를 얻고, 하인라인에게서 정보를 얻기 위한 인질 역할로 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둘 다 의미가 없어졌다. 육도천은 단천이 찾아가 작살을 냈고, 데이터를 넘겨줌으로서 받은 스톡옵션은 그 수량만으로도 하인라인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됐으니.

이제 강한솔과 김진표를 돌려보내도 되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게. 안 돌아가려고요.”

“나도.”

“왜지?”

“하인라인에서 일하는 동료들 이야길 들어 봤는데. 저희보다 더 악랄하게 굴려지고 있더라고요.”

“다른 데 이적할 바에는 여기서 있는 게 복지가 더 낫고.”

“크흑··· 여길 가나 돌아가나 지옥이라니. 제기랄···.”

아무튼간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다. 단천 입장에서는 뭐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보다 하인라인의 개발 강도가 강한솔과 김진표보다 더 높다니.

‘좀더 굴려도 되겠군.’

안 그래도 어둑어둑하던 두 명의 앞길이 칠흑에 가까운 빛으로 또다시 물들었다.

그보다 분위기가 슬슬 무르익었다. 식사 후 입가심용 영약을 모두 마신 단천이 입을 열었다.

“오늘 이렇게 모였으니. 앞으로의 천마신교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한다.”

“어차피 앞으로도 계속 천마 형이 하고싶은 대로 하는 거 아냐?”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지.”

“이제야 슬슬 천마신교도의 마음가짐에 걸맞는 사람이 되어가는군. 마음에 들어.”

“······.”

맞다. 저 인간. 비아냥거림이 전혀 들어먹히지 않는 인간이었지. 당연히 자신 마음대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단천의 말에 잠시간 좌중의 얼굴 모두에 체념이 감돌았다.

“앞으로의 천마신교의 방향성은 말대로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 본좌는 영원제일인이다. 둘. 천마신교인들은 모두 본좌의 스트리밍이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도 충분히 많이 퍼져 있는 거 아냐?”

말랑튜브 구독자수가 천만에 영상 최대 조회수가 억 단위를 넘어간다. 명실상부 세계적인 수준의 스트리머가 바로 단천이다.

단천 위로 있는 방송인은 거의 없고, 연예인들을 모조리 포함해도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정도의 숫자만이 단천 위에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단천은 그 위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표정에는 허언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아직 부족하다.”

천마로 살면서 가져야 하는 가장 큰 목표. 영원제일인은 이루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은 한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 다음의 목표가 있기에 즐거운 것.

단천의 새로운 목표는 단 하나.

“영원제일 스트리머가 되는 것.”

이룰 수 있을지. 아닐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어쩌면 새 목표를 이루기 전에 단천을 뛰어넘는 누군가에게 패배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세상이니까.

그러나 목표라는 것은, 삶이라는 것은 그렇기에 즐거운 법.

“그럼. 밥도 다 먹었으니. 슬슬 방송을 켤 준비를 해야겠군.”

단천의 방송은 계속될 것이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혹은 패배의 순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래서 목표가 뭔데?”

“동시 시청자 70억명.”

“여러 번 묻는 건데. 그게 되는 목표기는 해?”

“아무리 천마 형이라도 절대 안 될 것 같은데.”

“그런 목표니까 의미가 있는 거지.”

[BJ천마. ON AIR]

BJ천마 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