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서유나 (2)
다음 날. 단천은 서유나의 집에 도착했다. 적당한 수준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파트다.
“굳이 찾아오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서유나가 말을 흐렸다. 아무리 그래도 성인이 집안의 일을 해결하는 데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린다는 게 조금은 꺼려지는 탓이다.
“머리 크고, 나이 많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도움 받으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답니까.”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저야 납득한다 쳐도. 부모님은 납득하실지.”
“그것까지 납득시키는게 제 일이죠.”
아랫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하는 것이 단천에게는 익숙했다. 물론 대부분의 일들이야 서윤학이 처리했었지만. 서윤학의 선에서도 처리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언제나 있었으니까.
단천이라고 해서 마냥 무공수련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양손에 들고 오신 건 뭔가요?”
서유나가 그제서야 단천의 손에 들린 물건을 바라봤다.
“선물이요.”
중원에서의 단천은 협상을 위해서 이런 공물을 준비하는 경우는 없었다. 단천이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은 칼 한 자루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21세기. 도검소지허가를 받지 않은 채 남의 집에 검을 패용하고 갔다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단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은 조금 고깝더라도 서윤학식의 협상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누구를 칼 들고 협박하는 게 불가능한 세상은 여러 모로 귀찮다. 단천은 도검소지허가증을 딸 계획을 머릿속으로 세우며 선물을 들어 보였다.
“굳이 선물 같은 걸 준비하실 필요까진 없는데.”
“협상 자리니까요. 협상을 위해서는 공물이 필수적입니다.”
“···그렇군요.”
서유나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아파트의 문을 열어젖혔다. 문을 열자 서유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보였다.
중원이었다면 저쪽이 먼저 부복하는 것을 기다렸겠지만.
“반갑습니다. 서유나씨의 상사인 단천이라고 합니다.”
“잘 왔어요. 유나 엄마인 나서인이에요.”
“···유나의 아버지인 서호연이외다.”
영 머뜩찮다는 표정으로 서유나의 아버지가 인사를 건냈다. 반면 서유나의 어머니쪽은 꽤 호의적이었다.
그렇다면 서호연만 공략하면 된다는 뜻이다.
“일단 자리에 앉아서 커피라도 드시죠.”
식사를 권하지 않고 차를 권하는 것은 자신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 하지만 이 정도야 예상한 범위 안의 일이다.
“이건 선물입니다.”
단천이 손에 있던 선물을 서호연에게 내밀었다. 척 봐도 고급스러운 각인이 새겨져 있는 서류가방 크기의 목갑이었다.
물론 산 것은 아니다. 단천이 산행을 하며 주웠던 질 좋은 나무를 말리고 직접 조각해 만든 목갑이었으니까.
산 물건은 아니지만 무려 단천이 직접 검을 써서 만들어낸 물건이다. 그 퀄리티는 웬만한 수준의 장인이 만든 물건보다도 더 뛰어나다.
서호연의 눈이 살짝 감탄으로 빛났다.
“···이게 뭡니까?”
“열어보시죠.”
목갑을 열자 안에서 기분좋은 솔향이 퍼져나왔다.
“한약이로군요.”
“맞습니다. 최고급 녹용을 쓴 한약이죠.”
단천이 직접 만들었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서유나도 그렇고, 단지은도 그렇고. 이 나라는 한의사 자격증도 없이 뭔가를 하면 의심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말 뛰어난 한의사가 직접 조제한 것이니, 효능은 믿으셔도 좋을 겁니다.”
“으음. 잘 받겠습니다.”
서호연의 표정이 한층 풀어졌다. 척 봐도 고급스러운 선물을 받으면 어떤 사람이건 어느 정도는 풀어지기 마련이니까.
‘약재가 꽤 남아돌아서 만들어 둔 건데.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군.’
지금 서호연에게 건낸 선물은 단천의 방에 있던 물건들 중 하나였다. 목갑을 만드는 것은 검에 익숙해지기 위한 수련을 위해서였고, 약은 약재가 남아돌아서 만들어 둔 것이었다.
구태여 자신이 먹는다고 해서 도움이 될 만한 수준의 약재는 아니었으니 선물로 준다고 해서 손해볼 것은 전혀 없었다.
아니. 인상을 조금 풀어줬다면 이미 커다란 이득이다.
“그보다. 오늘 찾아오신 이유는···.”
“서유나 씨가. 저희와 함께 일을 해 줬으면 해서 찾아왔습니다.”
“역시 그렇군. 미안하지만 그건 동의해줄 수가 없습니다.”
“이이는. 유나도 다 큰 성인이잖아요. 자기 할 일은 자기가 결정하게 해 줘야죠.”
“아!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나서인의 말에 서호연의 표정이 삐뚤어졌다.
“아니! 대체 왜 잘 나가는 대기업 버리고 프리랜서를 갑자기 하겠다는 거야? 그것도 뭐, 전공한 일도 아니고, 한두 달 겨우 한 일을 하겠다는 게 말이나 돼!”
완고하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아무래도 설득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단천은 품 안에 있는 침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빠졌다. 이럴 때 서윤학이라면 어떻게 했더라.
단천은 서윤학이 학부모를 설득해서 천마신교에 아들딸을 가입하도록 하는 모습을 수없이 많이 봐 왔다.
천하 제일의 혓바닥이라고까지 불렸던 서윤학은, 이럴 때 뭐라고 했었을까.
단천은 서윤학에 대해서 떠올렸다. 그냥 떠올리려고 하니 희끄무레했다.
‘윤학이 놈이 어떻게 말을 했더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말과 행동거지를 기억하는 것은 단천이 평소에는 아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잠시간 고민하던 단천의 머리에 섬전같은 아이디어가 스쳐지나갔다.
‘서윤학 놈의 행동과 말을. 초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군.’
서윤학의 사짜질을 초식이라고 생각하자마자 서윤학의 행동과 말이 단천의 머리에 순식간에 그려졌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서윤학의 혓바닥이 만들어내던 초식을 따라하는 것!
초식을 따라하는 것은 절대고수인 단천 입장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다. 단천의 표정이 온화하게 가라앉았다. 허리가 꼿꼿이 펴지고 자세 또한 올발라졌다. 실로 고고한 학자의 품새 그 자체였다.
그 고고한 모습은 말싸움을 하던 부녀를 일순간에 조용하게 만들 정도였다.
둘의 말싸움이 멈추자 단천의 입이 열렸다.
“혹시. 아버님께서는 서유나 씨가 공부하는 것을 본 적 있으십니까?”
“···거야 오래 봐 왔지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쭉 봐 왔으니까.”
“어땠습니까?”
“공부하기 싫어했지. 세상에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초등학교때는 조금만 힘들어도 바닥에서 울고 불고···.”
“아빠.”
“···아무튼. 그래도 머리가 아버지 닮아서···.”
“여보?”
“···아버지랑 엄마 닮아서 나쁘지는 않았는지 좋은 대학 가고, 좋은 기업에 떡하니 취직했지요. 여전히 공부하는 건 싫어하지만. 영어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따고, 그렇게 열심히 사는 딸입니다.”
단천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싫어도 꾸준히, 잘 하는 일을 했다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혹시. 서유나 씨가 직접 작업하는 거. 본 적은 있으십니까?”
“뭐, 나를 설득하겠다고 몇 번 보여준 적은 있습니다. 볼 줄 몰라서 그런지, 뭐가 대단한지는 본 적 없습니다만.”
“작업물의 모습이 아니라, 서유나 씨가 ‘작업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시냐고 여쭤본 겁니다.”
“···작업하는 모습? 없습니다.”
서호연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당장 서유나가 영상 작업을 한다는 말을 들은 것도 며칠 전이다. 그러니 서유나가 영상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리가 없다.
단천의 머릿속으로 서윤학의 말. 그러니까 ‘초식’이 스쳐지나갔다.
─ 그러면, 아이가 검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그러면. 한 번 보시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네?”
서유나가 당황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오늘 영상작업 할 거. 좀 남았죠?”
“네. 아, 그거야 엄청 많죠. 근데··· 여기서 해요? 진짜요?”
“네.”
“그치만 갑자기···.”
“그냥. 평소처럼 해 보이시면 돼요. 안 그래도 업로드할 분량 필요할 텐데.”
잠시 고민하던 서유나가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눈치를 살피던 서유나는 금방 집중을 시작했다.
서호연의 눈이 동그래졌다. 저렇게 집중하는 서유나의 모습을 처음 본 탓이다.
금방이라도 모니터 안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집중력이다. 달깍이는 마우스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키보드 소리만이 식탁 위에 가득해졌다.
집중력도 집중력이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서유나의 얼굴 표정이다. 글자 그대로 행복감에 가득한 표정.
“······.”
“어떻습니까?”
“저런 표정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 어릴 때 놀이공원에 가족이 함께 갔었을 때나 짓던 표정인데.”
“서울대 합격했을 때도 저런 표정은 아니었는데. 그렇죠?”
“입사하고 첫 월급 나왔을때도 저런 표정은 아니었는데.”
연기일지도.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사라진다. 저런 표정이 연기일 수가 없다. 게다가 가족이란 건. 서로의 표정을 숨길 수가 없는 관계인 것이다.
“진짜로. 영상편집 하는걸 엄청 좋아하는 모양이군.”
“그러게요. 그냥 일하러 가기 싫어하는 줄 알았더니.”
굳어 있던 표정이 완전히 풀어졌다.
단천은 설득을 끝낸 서윤학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어떻게 설득했느냐고요? 사실 제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설득을 한 건 저 아이죠.
─ 무언가를 ‘하고 싶다’란 말은 공허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말은 말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 반면에 행동은 다릅니다. 곁에서 평생 함께해 온 가족은 그 사람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이 얼마나 그것을 좋아하는지를 진실로 깨닫게 돼죠.
─ 자식이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고서도 그걸 막을 수 있는 부모란 건 세상에 없는 법··· 멋있는 척 하는 표정 짓지 마라니!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그냥 설명을 했을 뿐···! 아악! 팔 꺾지 마십시오! 아악! 천마대! 천마대애애애!
서윤학의 멋진 척하는 표정이 심대하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윤학의 말이 이번에는 꽤 도움이 됐다.
세 명이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자신의 스승이 있다던가. 서윤학에게서까지 배움을 얻다니. 단천은 새삼스레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감탄했다.
단천은 설득이 됐다는 확신이 들자 서유나의 어깨를 흔들었다. 몇 번을 흔들자 서유나의 표정이 모니터에서 떨어졌다.
“···아. 죄송합니다.”
“됐습니다.”
“뭐가 됐다는 말인가요?”
“설득이요.”
“네?”
“···그래. 네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하는 수밖에 없겠지. 퇴사 하고싶으면 해. 애초에 네가 애도 아니고, 아비가 무슨 수로 퇴사를 막겠냐.”
서호연이 혀를 끌끌 차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된 거에요?”
“부모님이 허락하셨다는 이야기죠.”
“갑자기요?”
“갑자기는 아니고. 진심을 다해 설득했으니까요.”
서유나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이에. 안방에 들어갔던 서호연이 통장을 들고 나왔다.
“자.”
“이게 뭐에요?”
“보면 모르나. 통장이잖느냐.”
“이게 왜요.”
“영상편집 제대로 하려면 컴퓨터 좋은 거. 필요할 거 아냐. 이걸로 사라. 원래 너 승진하면 선물이나 사줄까 하고 모은 돈인데. 이제는 쓸모가 없어졌으니까. 그리고 같이 온 사장 양반.”
“네.”
“그게, ···아닙니다. 잘 들어가시오.”
뭔가 단천에게 말을 하려던 서호연은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서호연은 민망한 듯 머리를 긁으며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유. 저 양반이 말을 제대로 못해서. 아무튼. 저 양반이 하고 싶은 말은, 유나 좀 잘 부탁드린다. 그런 말이에요.”
단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서유나는 확실히 자신의 사람이 됐으니. 제대로 책임을 질 생각이었다.
정식으로 편집자가 됐으니 제대로 탈출이 불가능할 계약서도 써야 했다.
원래라면 술상이라도 벌여야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시계를 확인한 단천의 입이 열렸다.
“곧 방송 시간이니 저는 나가 보겠습니다.”
“아. 저는 퇴사 준비 해 볼게요. 그럼 다음 번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서유나는 완전히 천마신교의 일원이 됐다.
***
그 시각.
다키스트 에이지 게시판은 오랜만에 폭발적인 트래픽을 감당하고 있었다.
[현재 인기 게시판 1위]
평소에는 순위권 밖이던 게시판 순위도 1위를 탈환하고 오래 버텨내고 있는 상태.
그 이유는 물론 다키스트 에이지2의 출시 덕분이었다. 명작이라는 이름 값과 BJ천마의 유명세 덕분에 순식간에 다키스트 에이지 게시판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물론 새로 유입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뉴비였다.
[이거 겜 어떻게 하는거임?]
[몬스터를 못잡겠어요 ㅠㅠ]
[아니 몬스터 좀 잡고 싶다고!!!!]
그 악랄한 난이도 때문에 뉴비들의 곡소리또한 이어지고 있었다.
보통의 고인물 게임이라면 여기에서 고인물들의 친절한 공략과 도움이 이어져야 할 테지만.
지금 다키스트 에이지 게시판은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게, 고인물들도 똑같이 플레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아니 1 깨고 났더니 2는 왜 불지옥이 펼쳐져 있냐]
[1도 클리어했고 매운거 좋아하긴 하는데, 이건 혀에 용암이 흐르는데요??]
[1 클리어한 고인물이다. 지금 첫 사냥 트라이만 20시간째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난이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 소드아트 사에서는 밸런스 패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 밸런스패치가 되려고 해도 최소한 일주일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
물론 아예 길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키스트 에이지 2의 망가진 난이도를 그대로 플레이하는 사람도 있었으니까.
[BJ천마 플레이 분석 (14편)]
[Re : 드디어 떴네]
[Re : 아니 보면 뭐하냐고 ㅅㅂ ㅋㅋㅋㅋ 겜을 하지를 못하는데]
[Re : 그래도 이거 보고 배우니까 몬스터 몇 마리는 잡아지더라]
[Re : └ ㅇㅈ···.]
처음 공략이 나오면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지만. 다키스트 에이지 2의 지금 난이도는 심각할 정도로 높았다.
고인물이든, 신규 유저건, 신규 밸런스패치 전까지는 플레이하는 것 대신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구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유저들의 시선은 유일하게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유저의 플레이를 보며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방송언제켜방송언제켜방송언제켜방송언제켜방송언제켜방송언제켜]
[천마 방송까지 3분 남았다. 숨 참는다]
[난 이미 숨 참다 명계에서 보는 중]
[ㅅㅂ 스트리머 언급 밴 안함?]
[BJ천마 언급안하면 게임 컨텐츠가 없는데요]
[죽는게 게임 컨텐츠임 ㅅㅂ]
그렇다 보니, 원래는 스트리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터부시되던
게시판인데도 이제는 공공연연하게 BJ천마에 대한 이야기들로만 게시판이 도배되고 있었다.
그리고 약속의 시간이 오자. 게시판의 공지사항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공지 : BJ천마 방송 시작함.]
[글쓴이 : 다키스트 에이지 게시판지기]
[아니 ㅅㅂ 게시판지기가 스트리머 언급해도 되냐 ㅋㅋㅋㅋㅋ]
[게시판지기 : 닥치고 갤주 방송이나 보러와라]
떡하니 공지사항에 스트리밍 이야기가 게시된 다키스트 에이지 게시판이었지만. 불만은 아무도 없었다.
불만을 제기할 사람들조차 모조리 스트리밍 방송을 켜기 바빴기 때문이다.
[방송 켜지자마자 글리젠 죽었네]
[나말고 아무도 없냐?]
[저기요?]
방송이 켜지자마자 사람이 북적이던 게시판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BJ천마의 방송을 보러 간 까닭이었다.
실로 폭발적이기 그지없는 파급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천마신교 동도 여러분. 반갑다.”
물론, 이 모든 폭발의 중심인 BJ천마는 그저 평소처럼 담담하게 방송을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