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천마-40화 (40/212)

9. 야방 - 게임사 (3)

[첫 번째 테스팅 시작하겠습니다.]

주변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벽을 두고 두 명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 강한솔이 보여 줬던 첫 번째 장면이다.

모든 상황이 이전과 같다. 건물의 위치, 단천의 장비까지 모두.

단 하나 다른 게 있다면.

[지금 걸어오고 있는 적을 보지 않고 베어넘기시면 됩니다.]

단천이 처치해야 될 적의 걸음걸이만이 다르다.

터벅터벅.

단천이 지니고 있는 천단공은 숙련자의 오감을 발달시킨다. 물론 단천이 지니고 있는 천단공은 이제 겨우 2성의 성취다. 늘어나는 오감의 양은 절대값으로 본다면 미미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그냥 귀가 좀 예민해졌구나 생각할 정도의 차이.

하지만 그 정보를 얻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그 정보의 가치는 달라진다.

단천쯤 되는 경험이 있는 자에게 있어서 발소리를 더 크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제 3의 눈이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인 것이다.

‘조금 더 무게가 실린 발소리, 발 전체가 아니라 앞발만으로 바닥을 딛는다, 보폭은 2자尺에 조금 모자라는군.’

이전과는 모든 변수가 다르다. 벽에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도 이전보다 확연히 멀다.

타이밍을 다르게 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상황을 다르게 만든 것이리라.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모양이지만.

‘어림도 없지.’

터벅.

발소리가 도착한 순간. 단천의 몸이 앞으로 두 걸음 더 나가며 걸어가던 적을 베어갈랐다.

> 오

> 별 거 아니네

> ㅇㅇ 이 정도는 다들 하잖음

[······.]

강한솔은 초조하게 혀로 입술을 핥았다. 상황을 어렵게 하기 위해 모든 변수를 다르게 했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클리어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많이 겪어본 플레이어인 것일지도 모른다.

“방법은 간단하다. 발소리로 상대의 덩치. 거리. 보폭을 읽고 적당한 타이밍에 나가기만 하면 되지.”

> 개쉽네

> 실제로 해보던가 ㅋㅋㅋ

> 이게 되네 ㅋㅋㅋㅋㅋ

[테스팅을 재실시합니다.]

서걱!

[테스팅을 재실시합니다.]

서걱!

[테스팅을 재실시합니다.]

서걱!

두 번, 세 번, 네 번. 몇 번을 다르게 해 봐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공격이 성공한다.

‘이거. 첫 번째 테스트는 의미없겠는데.’

> 피지컬 지린다 ㅋㅋㅋ

> 이것만으로도 이미 증명완료 아니냐?

게다가 테스팅을 계속 진행한다면 ‘핵 플레이어가 아니다’ 라는 증거가 그만큼 쌓인다.

그런 증거가 많이 쌓이면 한두 개쯤 실패해도 ‘컨디션이 안 좋았다’ 라거나, ‘오늘은 잘 안 된다’, ‘VR기기가 달랐다’ 는 식으로 회피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른 테스팅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걸로 끝인가?”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 뿐입니다.]

‘생각보다는 똑똑하군.’

단천에게는 강한솔의 생각이 손바닥 보듯이 보였다. 결정적인 증거를 먼저 보여줘서 여론을 ‘핵이다’라고 고정시키려는 생각.

아마 단천의 생각이 맞다면 강한솔은 가장 어려운 테스트를 들이밀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이 총알 발포를 칼로 막아내는 부분을 검증하겠습니다.]

> 이건 진짜 못함 ㅋㅋㅋㅋ

> 사람 피지컬로는 절대 못하지

> 지가 무슨 다스 베이더인줄 알어 ㅋㅋㅋ

핵이 아니라고 하는 채팅들이 빠르게 줄어든다. 누가 봐도 불가능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BJ천마였으니까.

소위 ‘팬들도 실드 못 치는’ 상황인 것이다.

[자. 총알 발포를 칼로 막아낸다. 이걸 어떻게 했다고 주장하실 셈이죠?]

> 제로콜 말로는 상대 총구랑 손목 움직임 보고 하는 거라던데.

> 제로콜? 걔 스톤즈 아님?

> 네다스

> 입으로는 뭐든지 하지 ㅋㅋㅋ

채팅창의 불똥이 단천에게서 제로콜에게까지 흘러갔다. 제로콜과 BJ천마가 한패니 뭐니 하는 소리까지 튀어나오고 있다.

“가능하다는 건, 보여주면 될 일이지.”

[그럼. 해 보시죠.]

강한솔의 될 리가 없다는 확신이 깃든 목소리를 들으며 단천은 눈을 감았다 떴다.

이번에도 이전과 완전히 동일한 상황의 재현이다. 이번에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적의 생김새나 거리까지도 동일하다.

‘총을 당기는 시간만 무작위로 설정했겠지.’

단천은 숨을 가다듬었다. 첫 번째의 발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증명이 실패하면 다른 어떤 것들을 증명해도 듣지 않는 사람이 생길 터.

물이라도 벨 수 있을 정도의 집중력을 유지한 채. 단천의 몸은 앞을 향해 걸어나갔다.

한 발. 두 발.

적의 총구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팔의 근육들.

지금이다.

타아앙!

거대한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총구가 향한 방향은 오른쪽 눈.

정확히 단천의 광선검이 있던 자리였다.

> 와 ㅅㅂ 뭥미?

> 이게 진짜라고? 이게 진짜라고? 이게 진짜라고? 이게 진짜라고?

첫 한 발을 막자마자 채팅창의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원래 불가능이란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만 불가능한 법이지.”

타앙! 타아앙!

단천은 말을 하며 계속해서 총알을 막아내고 있었다.

[미션맨 님이 3,000,000원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이게···진짜 된다고···????]

“된다. 너희도 충분히 연습하면 가능하다.”

> 아니 ㅈㄴ 중요한 상황인데 후원이랑 대화하지 마라고 ㅋㅋㅋㅋ

> 그만큼 여유로우시다는 거지~

단천이 거리를 좁히는 데까지 쏘아진 총알은 총 다섯 발. 하지만 그 중에서 단 한 발도 단천의 몸에 상처를 내지 못했다.

제로 거리에 들어간 단천은 검을 휘둘러 더미 인형의 몸을 베어갈랐다.

[스테이지 클리어.]

“보시다시피 실전에서도 충분히 유용하다. 그러니 너희도 연습해 두도록.”

> 우리는 광선검 안 쓸거라고요

> 나는 오늘부터 쓸건데??

> 나도 쓸건데??? 매일같이 쓸건데?

> 지금 광선검 수련하러 레일 서바이버 접속했는데??

채팅창을 도배하듯이 올라오던 핵 사용 의심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한 번, 두 번쯤이야 운으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섯 번이나 보여 준다면 믿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 아니 뭐 몇 번 보여줬다고 가능하대

> 한 번 해 봤으니까 그냥 대충 감으로 한 거 아님?

눈으로 보고도 의심을 하는 사람들. ‘BJ천마는 핵이다.’ 라는 명제를 참이라고 판단한 채 모든 것들을 보는 사람들이다.

“어이. 팀장. 아직도 내가 핵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테스팅 안 끝났습니다.]

“목소리는 이미 반쯤 수긍한 것 같은데.”

한 번 보여준 것만으로도 강한솔은 BJ천마가 핵이 아니라는 것을 납득했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물러날 수 없는 상황도 세상에는 있는 법이다.

[테스팅 상황 변경하겠습니다.]

“그러던지.”

[상황 변경 완료]

완전히 텅 비어있는 흰 공간에. 단천과 공중에 떠 있는 총만이 있었다.

> ??

> 야 이건 아니지

> 총구랑 손, 눈 보고 막은 거라는데 총만 내버려두면 어떻게 하냐 ㅋㅋㅋㅋㅋ

채팅창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총을 쏘는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서 총알을 막아내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라는 것은 시청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었으니까.

[···테스팅 진행하겠습니다.]

강한솔도 이 부분은 알고 있을 것이다. 미루어보건데 아마 준비됐던 시뮬레이션에서도 플레이어가 보이는 상황이었을 터.

그런데도 굳이 의도적으로 플레이어를 지우고 단천을 세운 건,

‘일말의 여지라도 남기겠단 거로군.’

지금 단천을 핵이라고 모는 것은 물 건너갔다. 하지만 레일 서바이버를 제공하는 하인라인 사 측에서도 정지할 만한 근거가 있기는 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즉 이건 사실상의 항복 선언인 동시에 마지막 남은 체면치레라도 하기 위한 의식.

‘BJ천마가 회사측에서 준비한 검증을 거부했다.’는 방패라도 만들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 ㅋㅋㅋㅋ 이거 실패해도 어차피 5번이나 성공함 ㅋㅋㅋ

> 벌써 선은 충분히 넘은 것 같은데

채팅창이 타오른다. 여기까지는 강한솔의 계획대로일 터다.

[보아하니 저희가 준비한 테스팅이 조금 문제가 있는 모양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단천이 여기서 테스팅을 거부해야만 했다. 그러면 못 이기는 척 테스팅의 난이도를 하향할 테고. 그러면 아주 작게나마 체면치레가 된다.

하지만 단천은 하인라인 측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덤벼온다면 확실하게 짓밟는다.

“상관없다. 그대로 시작하도록.”

[···괜찮습니까?]

“상관없다.”

> ㅋㅋㅋㅋ

> 와 이걸 받아주네

> 이걸 해준다고? 도랐음?

[테스팅을 시작합니다.]

“저 총은 언제부터 발포가 되는 거지?”

[한 발이라도 움직이시면 그 때부터 랜덤 타이머가 돌아갑니다.]

“알겠다.”

단천은 바로 걸음을 옮기는 대신 먼 곳에 있는 총구를 노려봤다. 사실 지금 단천의 경지로 총만을 바라보고 총알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총구의 방향은 알 수 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을 포착하려면 검지손가락을 비롯한 팔 전체의 근육이 보여야만 한다. 지금은 그런 정보도 없는 상태.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방아쇠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한다.’

잠깐 고민하던 단천의 머릿속에 「다키스트 에이지」에서의 컷씬이 떠올랐다. 자신의 시선이 아니라 3인칭의 시선으로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일종의 조감도.

그 시점을 지금 활용할 수 있다면?

총만 보고도 총알을 막는 게 가능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런 전환을 어떻게 하느냐다.

‘상단전을 써야 하겠군. 신체에 무리가 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겠지만.’

경지가 낮은데도 상단전을 사용하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우웅!

신화경에 오른 단천의 영혼이 단천의 의지에 따라 몸을 운행했다. 그렇게 얼마간 정신을 집중했을까.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자의 눈으로 모든 상황을 관조하는 것 같은 느낌. 단천은 손을 쥐었다 폈다. 시선은 완전히 3인칭의 것인데도 자신의 몸은 또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다.

‘이게 천리안인가.’

신화경에 들었던 달마가 천리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완전히 허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게임을 통해서 새로운 길을 보게 될 줄이야.’

상단전의 새로운 깨달음이 온다면 먼 미래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깨달음이 찾아올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일종의 기연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이런 상태를 이용해 좀 더 많은 것들을 해 보고 싶지만. 떨어져 나온 육체와의 관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부족한 신체로 상단전의 힘을 끌어 썼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지금 몇 초 동안 상단전을 사용한 것으로도 며칠간은 앓아누워야 될 게 분명했다.

‘빨리 끝내야겠군.’

단천의 몸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몇 발자국을 옮기자 총의 방아쇠가 움직이는 것이 눈 앞에서처럼 보인다.

방아쇠의 움직임에 맞춰 단천의 검이 올라갔다.

타아앙!

***

[VR 실행을 종료합니다.]

[VR 캡슐을 오픈합니다.]

프로그램 실행을 종료한 단천이 캡슐에서 걸어나왔다.

“이 정도면 증명은 끝난 것 같군.”

> BJ천마! BJ천마! BJ천마! BJ천마!

> 되는데요? 되는데요? 되는데요? 되는데요?

> 하인리히 팀장 표정 썩은 토마토임 ㅋㅋㅋㅋ

채팅창 어디에도 더 이상 BJ천마의 핵 사용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첫 테스트 5발, 뒤의 테스트 5발.

도합 10번이나 총알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인 덕분이다.

심지어 뒤의 5발은 총만 보이는 상태에서 쏘는 총격을 막아내기까지 했다. 의심의 여지가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었다.

“···말도 안 돼.”

강한솔은 의자에 주저앉은 채 중얼거렸다. 상황이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커졌다. 사표? 그걸로도 부족하다. 저 BJ천마가 하인리히 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온다면? 공론화를 한다면?

강한솔의 이가 덜덜 떨렸다.

“자. 증명도 끝났는데. 할 말 있나?”

“···죄송합니다. 다 저희의 착오였습니다.”

강한솔이 고개를 숙였다. 이쯤 됐으면 단천이 무슨 말을 하건 하인리히 사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단천은 준비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오만하고 거만한 태도였지만 그 누구도 반박할 수는 없었다.

오만하고 거만해도 되는 인간이 오만하고 거만하겠다는데. 그 누가 딴지를 건단 말인가?

그렇게 거만한 자세를 취한 채 강한솔을 노려보던 단천의 입이 열렸다.

“그럴 수도 있지.”

“···네?”

“내가 그토록 뛰어나니. 핵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 ? ? ? ? ?

> ㄹㅇ 대인배임?

> 이걸 용서해 준다고?

> 솔직히 지금 봐도 핵임 ㅅㅂ 이게 왜 진짜냐고

“일단 제재를 해제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강한솔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핵 제재가 풀리는 데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제재가 완료되었습니다. 모두 저희의 불찰입니다. 앞으로는 BJ천마님의 계정에 확인도 없이 제재가 들어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안다니 다행이군.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다.”

[방송을 종료합니다.]

“저. 저도 여기까지 할게요. 수고하셨습니다.”

> BJ천마! BJ천마! BJ천마!

> BJ대인배!BJ대인배!BJ대인배!BJ대인배!

[방송을 종료합니다.]

제로콜도 단천을 뒤이어 방송을 종료했다.

채팅창에서는 단천을 찬양하는 채팅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무슨 깽판을 쳐도 합법일 상황에 이대로 넘어가 준다는 제스쳐를 취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 사건이 퍼지면 퍼질수록 BJ천마에 대한 호의적 시선은 커질 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넘어가 주다니. 천마 형 완전 대인배네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방송이 끝난 것을 확인한 강한솔이 허리를 직각으로 구부리며 인사를 건내왔다.

“이렇게 넘어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로콜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그게 무슨 말이지?”

“네? 아, 뭔가 더 바라시는 거 없이 이대로 넘어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넘어가? 내가?”

단천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넘어갈 생각 없는데?"

“어, 그, 그럴 수도 있다고 방금 방송에서···.”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거랑.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건 다르다.”

확실히 단천은 ‘그럴 수도 있다’니, ‘착각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기는 했었다. 마치 이 정도는 사소한 헤프닝이니 지나칠 수 있다는 듯이.

하지만 실제로 단 한 마디도 ‘넘어가 준다’ 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럼 왜 요구사항을 방금 말 안 하신···.”

“고작 팀장 선에서는 해 줄 수 없는 요구사항이니까. 시청자들이 들으면 안 되는 요구기도 하고.”

이를테면 방송에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골수까지 뜯어먹겠다는 소리다. 말을 다 들은 강한솔의 턱이 서서히 내려갔다.

“그러면···.”

“그래.”

단천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채. 여전히 오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네 문주. 당장 튀어나오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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