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85 2011-2012 파이널(Final) =========================================================================
칼라일 감독은 마지막 몸풀기를 마치고 적당히 텐션이 오른 선수들이 돌아오자 침착한 표정으로 선수들이 모여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선수들이 빙 둘러서자, 칼라일 감독은 자신의 옆에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스토츠 어시스턴트 코치를 바라보더니 선수들에게 입을 열었다.
"우리는 기적의 직전까지 왔다."
기적의 직전. 칼라일 감독의 한 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작년에도 우리는 기적을 일구었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열세였고 우리가 질 것이라고 모두들 말했었지. 하지만 작년의 우리는 이겼다."
칼라일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칼라일 감독은 바로 그 표정이라며 옅게 웃었다.
"작년의 챔피언은 바로 우리였다. 방심을 하지는 말되 자신감을 잃지 말도록. 우리를 이기기 위해 칼을 갈던 상대들을 모두 넘어트리며 이 곳까지 왔다. 마지막, 최후의 전투에서 지면 그 만큼 억울한 것도 없겠지. 안 그런가?"
"네!!!"
"좋아."
칼라일 감독은 기합이 꽉 들은 선수들 사이에서 영재를 바라보았다. 분명, 영재가 오기 전에도 댈러스는 컨텐더 팀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하지만 핵심 멤버들이 전부 노장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영재가 없었다면 우승을 했더라도 한 번이 끝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매년 수급이 가능한 롤 플레이어들이야 노장이어도 상관없지만, 핵심 멤버는 단번에 모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윤이 없었다면, 이번 시즌이 현 로스터로 쥐어짜낸 마지막 시즌이었겠지. 큐반 구단주는 12년, 13년 FA시장을 노리겠다고 했었으니.'
영재가 합류한 이후, 1년이 지나고 2년째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러면서 칼라일 감독은 느꼈다. 지난 오프시즌에 기존 선수단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이미 이 팀은 영재, 노비츠키, 챈들러를 뼈대로 삼아 내년 이후를 기약할 수 있는 팀이었다. 도미노 효과처럼 영재의 등장 때문에 챈들러를 잡기로 결정했고, 덕분에 공수의 중심이 안정된 것이었다.
'키드와 노비츠키의 리더쉽은 훌륭하지만, 터프하지는 못했지. 그 점을 윤과 챈들러가 훌륭하게 메워주었지. 지금의 선수단은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잘 밸런스가 잡혀 있을 정도. 상대가 최강팀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시즌의 최다승 팀은 우리다. 충분히 할 만해.'
[안녕하십니까! ESPN에서 보내드리는 2010-2011 NBA FINAL!! 그 첫 번째 경기!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펼쳐지겠습니다! 캐스터 마이크 브린! 해설에 스티브 커, 그리고 제프 벤 건디께서 수고해주시겠습니다. 반갑습니다!]
프리 게임 쇼와는 다르게 구성된 현장 해설진. 스티브 커와 제프 벤 건디는 프리 게임 쇼를 마치고 합류한 마이크 브린을 보면서 힘드시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조금 땀은 났습니다만, 아직 젊어서 괜찮습니다. 자! 오늘 경기, 두 해설위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농담으로 맞받아 친 마이크 브린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경기로 돌렸고, 스티브 커는 침착하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면은 댈러스 매버릭스가 우세하다고 보여집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5일이라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반면, 마이애미 히트는 단 이틀밖에 쉬지 못했죠. 게다가 정규시즌 성적에서 앞선 댈러스가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시리즈를 시작하는 바람에 마이애미는 쉬는 기간도 짧았는데 원정길까지 오르는 강행군을 펼쳤습니다.]
제프 벤 건디는 체력도 체력이지만 마이애미 히트의 또 다른 약점, 크리스 보쉬의 경기 출전 여부를 넌지시 이야기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오늘도 마이애미 히트는 우도니스 하슬렘이 선발 센터로 나섭니다. 아직 보쉬를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시키기에는 무리라는 것이죠. 스포엘스트라 감독으로써도 파이널을 길게 보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출장시간 관리를 해 주고 아직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보쉬를 무리시키지 않고 출장시간을 조절해주겠다는 뜻이겠죠.]
잠시 물을 마시고 숨을 돌린 제프 벤 건디는 다시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해서 마이애미의 스타팅 라인업은 마리오 찰머스, 드웨인 웨이드, 쉐인 베티에, 르브론 제임스, 우도니스 하슬렘입니다. 보쉬의 부상으로 인해 임기응변식으로 만들어진 라인업입니다만,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기존의 조엘 앤쏘니, 로니 튜리아프를 센터로 두는 라인업보다 더 승률이나 득실마진이 좋았습니다.]
마이크 브린은 선수들이 코트 위로 올라오자 홈팀 댈러스 매버릭스의 라인업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여전히 변함이 없는 스타팅입니다. 제이슨 키드, 영재 윤, 션 매리언, 덕 노비츠키, 타이슨 챈들러입니다.]
[스타팅 라인업과 클로징 라인업의 변화가 거의 없는 팀 중에 하나죠. 변화가 있다면 스타팅 라인업은 제이슨 키드, 클로징은 제이슨 테리가 나온다는 점인데 이는 클러치 때 득점력을 끌어올리면서 좋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스티브 커의 말이 끝나자 타이슨 챈들러와 우도니스 하슬렘이 마주보았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공이 높게 떠올랐다.
탁!
[역시 점프볼은 타이슨 챈들러가 따 내는군요!]
[우도니스 하슬렘의 사이즈도 사이즈고, 타이슨 챈들러의 우월한 신체조건도 한 몫 했네요.]
키드가 코트 위에 있을 때의 영재는 여느 탑클래스의 슈팅가드들과 다를 바 없는 플레이스타일이었다. 키드는 잠시 공을 쥐고 하프라인을 넘으면서 코트를 크게 둘러보았다.
'매치업이 다들 빡빡하네.'
키드는 잠시 고민했다. 보쉬와 찰머스를 제외하면 다들 정상급의 수비수들이었다. 찰머스와 보쉬도 평균 이상은 되는 선수들이었다. 보스턴 셀틱스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자신이 샷 크리에이팅이 안 되기 때문에 센터인 보쉬 쪽을 뚫는 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챈들러는 공격적인 능력이 부족하지. 결국은 패스를 많이 돌리면서 상대의 압박에 균열을 내는 수밖에 없지.'
챈들러는 블루칼라 쪽으로 분류할 수 있는 수비형 센터였다. 공격적인 능력을 기대하기엔 부족한 게 사실. 결국은 스몰라인업이라고는 해도 다른 팀과 비슷하게 공략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매리언, 노비츠키가 포스트업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노비츠키를 제외하면 그리 효율적인 공격옵션이 될 수 없었다.
휙-
[제이슨 키드, 영재 윤에게 공을 뿌립니다.]
[댈러스 공격의 키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죠. 어느 누구와도 2:2가 가능하며 코트 어디서든 슈팅이 가능한 선수기 때문이죠.]
영재가 외곽에서 공을 잡자마자 근처에 있던 챈들러가 자동으로 영재의 앞까지 달려나와 스크린을 서 주었다. 영재는 웨이드의 수비력과 피지컬이 강력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로 홀로 무리할 생각이 없었다.
"큭!!"
웨이드는 너무도 유려하게 스크린을 타고 넘는 영재를 어떻게든 따라붙으려 했지만 챈들러와 영재의 픽앤롤 플레이는 웨이드라고 하더라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기는 어려울 정도였다.
"..."
영재는 웨이드가 스크린을 빠져나올 때까지만 영재를 마크하는 하슬렘을 슬쩍 보더니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파고들었다.
끼긱-!
[크로스오버!!!]
오른쪽으로 살짝 상체를 숙이다가 왼쪽으로 튕겨나가는 영재의 가벼운 몸놀림에도 우도니스 하슬렘은 역시나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었고, 웨이드도 빠르게 커버를 들어와서 더블팀에 걸릴 위기가 찾아왔다.
휙-
[이야! 영재 윤, 기가 막힌 킥아웃 패스!]
하지만 더블팀에 걸릴 정도로 영재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이미 더블팀이라는 것은 곧 누군가가 비었다는 뜻을 의미하고, 순간적으로 뒤를 돌면서 확인한 것은 챈들러와 픽앤롤을 하는 순간 탑으로 나와 자리를 잡은 노비츠키가 보였다는 것이다.
[노비츠키 그 자리에서 그대로 3점!!!]
7풋의 어마어마한 높이. 그 높이에서 쏘아지는 투석기의 돌 같은 공은 엄청난 포물선을 그리더니 그대로.
슉!
[WOW! DIRK FROM DOWNTOWN!]
[엄청난 고각의 3점슛입니다! 저런 키에 저런 3점슛은 상대에게 재앙이죠!]
[베티에가 가까이 있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막을 수 없었습니다. 노비츠키는 조금의 거리만 있어도 높이가 높아 슈팅에 방해를 받지 않죠.]
첫 3점을 깔끔하게 성공시켰지만 곧바로 다음 포제션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턴어라운드 풀업 미드레인지 슈팅이 매리언의 수비에도 깔끔하게 들어갔다. 지난 시즌 르브론을 매우 잘 막아낸 매리언이었지만, 르브론의 포스트업은 작년보다 더욱 강력해졌고, 매리언은 작년의 폼을 유지하는 정도였으니 당연히 매리언이 조금 버겁다고 느끼는 매치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헤이!"
르브론의 점퍼 이후 매리언은 황급히 공을 받고 빠르게 속공을 하기 위해 너무나 직선적인 패스를 뿌렸다.
탁!
[션 매리언! 너무 성급한 패스!]
[앞길을 막고 있던 쉐인 베티에가 스틸해 냅니다!]
베티에는 백코트를 해 버린 팀원들을 슬쩍 보더니 자신이 사이드 3점까지 빠져나와 곧바로 3점을 던졌다.
텅!
3점슛이 다행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롱 리바운드성으로 공이 튀어 하프라인까지 흘러나갔다.
[르브론 제임스와 영재 윤이 서로 달려듭니다!]
탁!
스피드로는 그래도 어디서 꿀리지 않는 영재였기에 공을 오히려 앞으로 쳐 냈고, 그 순간 하프라인 뒤에 서 있던 노비츠키와 매리언이 앞으로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영재 윤의 공! 결국 리바운드를 따내는군요!]
탑에서 서너 발자국 뒤에서 공을 잡은 영재는 어느새 자신의 앞을 막는 쉐인 베티에와 르브론 제임스를 보며 천천히 공격전개를 할 것처럼 그 자리에서 공을 낮게 드리블했다.
휙!!
갑작스런 오버스로 패스. 분명 지공을 하듯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던 영재는 갑자기 양 손으로 공을 쥐더니 힘껏 탑을 향해 뿌렸고, 그 공은 왼손을 쭉 뻗은 노비츠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노비츠키!!! 또 다시 스팟업 3점!!!]
아예 막을 틈도 주지 않고 또 쏘아올리는 덕 노비츠키. 그의 손끝은 오늘 1쿼터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슉!
[BAAAANG!!!! DIRK, DIRK AGAIN!!!]
[1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홀로 6점! 그리고 영재 윤은 혼자서 2어시스트입니다! 이 둘이 댈러스의 6점을 순식간에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점수는 점수였고, 그 전의 턴오버는 턴오버였다. 영재는 노비츠키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더니 매리언의 어깨를 두듣기며 진정하라는 제스쳐를 취했고, 매리언도 고개를 끄덕이면 움직였다.
그 이후로 1쿼터는 그야말로 동부의 최강자와 서부의 최강자다운 엄청난 싸움이 벌어졌다. 화력이 양 팀 모두 장난이 아니었지만 수비의 집중력도 상당해서 한 포제션 한 포제션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도 버거울 수준이었다.
[우도니스 하슬렘, 스틸!!]
[그대로 아웃렛 패스! 르브론 제임스 그대로 솟구칩니다!!]
콰아앙!!
[BANG! WHAT A NICE SLAM!!]
[오픈 코트에서 속공 시에 르브론 제임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네요! 정말 엄청난 속도입니다!]
그렇게 르브론 제임스가 덩크로 기세를 가져오려 하면, 댈러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션 매리언 리바운드!]
[마리오 찰머스의 슈팅이 불안했죠! 빠르게 속공을 전개하는 댈러스!]
매리언은 리바운드를 따내고는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하지만 스몰라인업을 구사하는 마이애미답게 빠른 백코트로 이미 탑에는 웨이드, 하이포스트 지역은 베티에, 골밑에는 하슬렘이 들어가 단단히 지키는 상황.
"흡!"
그 순간, 매리언은 아까와는 다르게 노련한 패스를 우측으로 뿌렸다. 매리언의 앞은 이미 르브론이 막기 위해 뛰어버린 상태였고, 끊기지 않은 패스는 노마크 상태인 영재에게 쏙 들어갔다.
[마리오 찰머스의 느린 백코트가 화를 부릅니다!!!]
[영재 윤, 노마크죠?!!]
베티에는 순간적으로 영재에게 달려나가려 했지만, 텅 빈 우측 사이드에 서 있는 노비츠키의 존재감만으로도 일순간 몸이 머뭇댔다.
슉!!
[BANG!!!! 오늘 댈러스의 외곽이 펑펑 터집니다!! 3개가 모두 들어갔죠. 마이애미는 댈러스의 오픈 찬스를 막아내야 합니다. 리그에서 오픈 찬스를 가장 많이 만드는 팀 중 하나인 댈러스와 가장 턴오버를 많이 유발하는 팀 중의 하나인 마이애미의 대결입니다.]
[마리오 찰머스의 미스입니다. 조금 더 집중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애미의 백코트 압박에 꼭 필요한 선수인데, 오늘은 조금 집중력이 부족해보입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어제 하루 너무 글이 안 써져서 못 올렸네요. 마이애미가 워낙 다른 팀이랑 다른 데다가 파이널이다보니 좀 슬럼프가 잠깐 왔던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는 다시 자정 연재 들어갑니다.
magara님/// 르브론을 넉다운시키기란 ㄷㄷ
eastarea님/// 최강자를 가리는 파이널!!
사라질영혼님/// 요 며칠 간 인터넷 상태도 안 좋고, 글도 잘 안 써져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루 쉬면서 조금의 여유분을 확보했고, 앞으로는 자정에 올라올 겁니다.
anguqwhdk님, goimosp님, 울트라10님/// 넵. 르브론의 첫 우승이었죠. 콩이냐, 킹이냐!!
잉킹둘님///후훗, 그건 비밀입니다.
위티드님, 오마리온님, Han512님, 파이넨시아님, CountOfDark님/// 코멘 항상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라피르and진트님/// 하핫, 작중에서 르브론은 영재의 대척점이 될 수밖에 없는 존재죠.
흑월화야님/// 뭐 이미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니까요. 오클 VS 마이애미였지만, 이미 영재라는 존재로 인해ㅋㅋ. 영재 화이팅!!
ㅎ0ㅎ님///넵, 영재의 말을 들은 겁니다.
야베스님/// 코비의 커리어가 화려한 데다가, 개인 스탯도 워낙 훌륭해서... 영재의 2년차 성적 정도로는 꾸준히 해도 코비에 비비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여기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최소 15년 정도는 큰 부상 없이, 우승 5개 이상은 해야 코비를 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코비가 효율이 썩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만, 레전드급 선수들을 비교할 때는 2차 스탯을 그리 크게 보지 않더군요. 뭐, 올타임 레전드 순위는 개인별로 다르긴 합니다만 말이죠.
강자일님/// 쿠폰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