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79 2011-2012 컨퍼런스 파이널(Conference Final) =========================================================================
댈러스의 작전타임은 양 팀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앞서 있는 댈러스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비하고 다시금 선수들을 교체할 타이밍이었다.
칼라일 감독은 남은 3분 동안 제이슨 키드를 다시 투입해 영재와 짝을 이루게 하고 매리언, 노비츠키, 챈들러를 내보내며 스타팅 라인업을 다시금 가동했다. 그에 비해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오늘따라 영재에게 많이 막혔던 파커 대신에 개리 닐을 기용하고 대니 그린, 스테판 잭슨, 맷 보너, 티아고 스플리터를 기용함으로써 최대한 벤치 라인업으로 버텨내고 4쿼터에 다시금 주축 멤버들을 투입할 생각이었다.
댈러스는 주전을 어느 정도 섞은 상황이었지만, 샌안토니오는 사실상의 완전한 벤치라인업이었다.
[BONNER FOR THREE!!]
슉!
[GOT IT!!!]
3점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추격을 해 온다면,
[Y13 TO KIDD!!!]
[JASON KIDD FOR THREE!!!]
슉!
[YES!]
댈러스도 3점으로 응수했다.
삐익!!!
[벤치 멤버들이 최선을 다해보았지만, 역시나 점수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 더 벌어진 상태로 3쿼터가 종료됩니다. 아무리 샌안토니오의 벤치 효율성이 좋다고는 해도 상대는 주전 라인업이었죠.]
케빈 할란의 이야기에 스티브 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나갔다.
[포포비치 감독이 너무 선수들을 아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런 타이밍에 상대가 주전 라인업으로 나서면 보통 벤치멤버로만 나설 경우 한번에 기세가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다행히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포포비치 감독의 선수기용은 너무 도박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스티브 커는 포포비치 감독의 용병술에 의문을 표했다. 평균연령은 매년 노쇠화 소리를 듣는 샌안토니오보다 댈러스가 더 높았다. 벤치 멤버들이 좋은 정규시즌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그건 정규시즌이었다.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서 정신머리를 잡아줄 리더가 없는 라인업을 가동한 것은 커의 판단에는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
"..."
칼라일 감독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테리 스토츠 어시스턴트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4쿼터는 바레아를 시작으로 테리, 파슨스, 노비츠키, 헤이우드. 이렇게 간다. 바레아, 오늘 자네의 바로 그 모습대로 하면 돼. 더욱 큰 걸 바라지도 않고, 더욱 큰 걸 할 필요도 없다. 공을 오래 잡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평소보다 더욱 짧게 공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항상 명심했으면 한다."
바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바레아는 정규 시즌에는 키드와 테리의 부상 기간도 있었기 때문에 19분 가량을 출전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조금 더 줄어들어 15분 남짓을 소화하고 있었다. 보브아를 완전히 배제하면서 바레아, 테리, 키드, 영재로만 가드진을 구성했지만, 영재와 테리, 키드의 출전시간이 늘어나고 3가드 가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바레아의 출전 시간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테리, 자네의 상대는 아마 지노빌리, 혹은 그린이다. 아마 4쿼터 내내 지노빌리가 뛸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자네도 계속 뛰게 될 거야. 항상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노비츠키와 2:2를 주력으로 하면서 파슨스를 활용한 컬 움직임도 꾸준히 시도하도록 하고."
"좋아. 그렇게 하죠."
테리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파슨스, 자네는 스테판 잭슨이다. 플레이오프 경험도 많은 베테랑이고 영리한 선수지. 골밑 마무리도 깔끔한 편이니까 3점 라인 안으로 들어오면 철저하게 마크하는 게 중요하다. 심리전에도 능한 선수이니 말려들지 말도록 조심해야 한다. 리듬을 많이 타는 선수니 그 리듬을 깰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힘이 좋은 선수니 잘 버텨내줘야 한다."
파슨스는 이런 큰 경기에서도 세세한 지시를 받고 출전을 한다는 것 자체에 크나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헤이우드. 수비적으로 플레이하게. 상대는 스플리터다. 아마 자네가 나가면 스플리터를 이용한 무리한 공격을 전개하진 않겠지만 대신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그리고 무리한 파울만 허용하지 않으면 돼. 수비 시스템은 트랩 디펜스는 배제하고 변칙적인 지역방어로 간다. 헷지는 나가지 말고 하이포스트 바깥으로는 나가지 말도록. 퍼리미터 수비는 다른 선수들에게 맡긴다고 생각해면 된다."
그렇게 모든 지시를 끝마친 칼라일 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하더니 다시금 팔짱을 끼고 코트를 바라보았다.
[역시 양 팀의 경기는 그냥 끝나는 법이 없네요! 4쿼터 4분여 만에 5점을 쫒아온 샌안토니오 스퍼스!]
[댈러스 역시 대단합니다! 3쿼터의 샌안토니오 벤치처럼 점수를 잘 버텨내고 있어요. 물론 댈러스는 완전한 벤치라인업이 아니긴 합니다. 테리와 노비츠키, 매리언, 키드가 중간 중간에 섞여서 들어왔죠.]
탁!
[챈들러 파슨스! 스테판 잭슨의 안일한 패스를 팁 해냅니다!]
삑!
[아쉽게 스틸을 실패했지만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챈들러 파슨스 입니다. 아쉽게 루키 세컨드 팀에 그쳤지만, 팀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죠. 1년차에 이 정도라면 매우 훌륭합니다.]
사이드라인에서 교체를 준비하고 있던 영재는 파슨스의 팁에 박수를 치면서 나이스 플레이라고 소리쳐주었고, 파슨스는 벤치로 들어가면서 웃는 표정으로 영재와 하이파이브를 가볍게 나누고 들어갔다.
[자, 작전타임이 끝나고, 선수들이 코트로 들어섭니다. 어디 보자... 양 팀의 베스트 라인업이 이제 마지막 승부를 위해서 격돌합니다! 점수는 92 대 91. 1점 차이까지 따라온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댈러스 역시 클로징 라인업입니다!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플레이오프이고, 워낙 접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다들 평소보다 몇 분은 더 뛰어야겠죠.]
[영재 윤, 제이슨 테리, 션 매리언, 덕 노비츠키, 타이슨 챈들러. 댈러스의 라인업 중 가장 득실 마진이 높고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조합이죠? 샌안토니오 역시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카와이 레너드, 보리스 디아우, 팀 던컨 라인업을 가동시킵니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드후안 블레어 대신 포포비치 감독은 보리스 디아우를 중용하고 있죠. 일단 지금까지는 이 선택이 맞아떨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어쨌든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왔으니 말이죠.]
[확실히 디아우가 샬럿 때보다는 훨씬 살아나긴 했습니다. 절친인 파커와 같이 뛰면서 슛감도 조금 좋아졌고, 특유의 포스트업과 포인트 포워드 능력은 여전합니다. 내외곽을 넓게 막아줄 수 있는 기동성도 살아나고 있고요. 하지만 블레어만큼의 강력한 파워와 리바운드 능력은 없죠. 일장일단이 있는 선수입니다.]
사이드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한 샌안토니오. 윙에서 공을 잡은 파커는 슬슬 드리블을 치면서 잠시 상황을 둘러보았다.
텅!
[갑작스런 탑에서의 돌파입니다!]
[토니 파커 TO 지노빌리!]
영재가 틀어막고 있던 지노빌리가 갑작스레 영재의 가슴팍에 오른쪽 어깨를 집어넣고 파커가 있는 방향을 확보하며 파고들었다. 영재는 지노빌리의 돌파와 드리블 스킬이 엄청나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상체를 앞으로 더 내밀면서 지노빌리를 힘으로 억누르기 시작했다.
"윽!"
생각보다 강력한 영재의 저항에 지노빌리는 위태위태하게 휘청거리면서도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파고들었다.
"핫!!"
지노빌리의 일갈. 왼손으로 치던 공을 순식간에 등 뒤로 돌리면서 왼쪽으로 진행하던 돌파루트를 순식간에 오른발 스텝으로 바꿔버린다. 너무도 간결하고 신묘한 볼 핸들링과 유로스텝.
[유로스텝!!! 지노빌리의 유로스텝과 등 뒤로 공을 돌리는 핸들링!!!]
하지만 영재는 지노빌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지노빌리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플레이가 무엇인지 꾸준히 지켜봤고, 지노빌리에게도 많이 전수를 받았던 선수였다.
[영재 윤, 만만치 않습니다! 순식간에 사이드스텝을 밟아 또 다시 지노빌리의 앞을 가로막고 돌파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쯧!"
지노빌리는 혀를 차면서도 꾸역꾸역 솟구쳐 올랐다. 영재 역시 지노빌리의 도약 타이밍을 재고 뛰어올랐기 때문에 거의 완벽에 가깝게 솟구쳐 올랐다.
"?!"
공중에서 같이 뜬 순간, 영재는 지노빌리의 오른손을 보더니 당황했다. 접시를 떠받들듯 공을 떠받든 바로 그 자세.
'이런 제길, 플로터!'
영재는 왼팔이 빠져라 뻗으며 최대한 손 근처로 가져다 댔고, 오른손으로는 찰나의 판단으로 지노빌리의 눈을 교묘하게 가렸다. 토니 앨런에게 호되게 당했던 바로 그 때에 지독한 수비를 영재도 구사했고, 지노빌리는 시야가 가려졌음에도 자신의 감을 믿으며 플로터를 쏘아 올렸다.
"우아아앗!!!"
그 때, 갑자기 들려오는 괴성에 영재도, 지노빌리도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뛰어왔는지 몰라도 션 매리언이 영재보다 머리 하나 더 높게 솟구쳐 오른손을 힘껏 휘두르는 그 모습은, 헐크가 만화책에서 튀어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마어마한 박력이 느껴졌다.
퍼엉!!!!
[OHHHH!!!! SPIKE!!!! HULK SPIKE!!!]
엄청난 스파이크 블록과 함께 공은 외곽에서 파커를 막고 있던 테리의 손에 들어갔고, 테리는 미친 듯이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뒤를 따라 영재와 매리언이 뒤를 따라갔고 노비츠키와 챈들러도 앞으로 달리면서 순식간에 속공으로 전환해 버렸다.
[달립니다! 망아지들이 날뛰기 시작하는군요!]
당장 골밑까지 달려가 매버릭스의 속공 플레이어 3명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기껏해야 하이포스트에 나와있던 레너드나 디아우 뿐이었다. 레너드는 이를 악 물고 뛰어가 골밑을 홀로 지키기 위해 무게중심을 낮췄지만, 테리, 영재, 매리언까지 3명이나 뛰어오는 모습은 어디를 막아야할지 난감했다.
휙-
"헛-"
예의 그 기운빠지는 기합. 영재는 본인이 직접 솟구쳐 올랐고, 레너드는 영재가 솟구친 이상 막아내야 한다고 느꼈는지 같이 뛰어올랐다.
'매리언? 아니면 직접?'
림으로 점점 다가오면서 도약이 정점에 이르렀음에도 영재는 계속 공을 쥔 채 완벽한 플로터의 자세를 취했다. 레너드는 이 정도까지 되었다면 영재가 분명 플로터든, 더블 클러치든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턱!!
[타이트하고 터프하게 공중 경합을 벌이는 카와이 레너드! 영재 윤, 휘청거립니다!]
그 순간, 휘청거리던 영재는 자신이 고꾸라지기 일보직전임에도 공을 떠받들고 있던 왼손을 내려 스푼으로 푸딩을 뜨듯, 반원을 그리며 공을 띄웠다. 하지만 그 공은 림을 향한게 아니라, 오히려 림 뒤로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우아아앗!!"
탁! 콰아아앙!!!!!!
[BAAANG!!!! OH,OH MY GODNESSS!]
[SHAWN MARION MATRIX AGAIN!!!]
[아직 안 죽었다 이겁니다, 션 매리언!!! 기세를 완벽히 되돌려 놓는 환상적인 앨리웁 원핸더!!!]
[림을 잡아 뜯어버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강렬한 슬램이었습니다!]
영재는 림을 움켜쥐고 착지한 매리언과 쾌감에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할 정도로 세게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관중석에 앉아있던 에밀리와 게이, 카웰 뿐 만이 아니라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 모인 2만여 관중들도 파란 물결이 일듯 울렁이면서 환호성을 내질렀다.
[점수는 94 대 91! 다시금 3점차이로 벌어집니다! 2점이었지만, 기세를 제대로 뺏어온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샌안토니오가 계속해서 추격하면서 서서히 기세가 오르고 있었는데, 제대로 찬물을 끼얹습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신년인데 날씨가 따뜻하네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whip99님/// 추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울트라10님/// 넵, 파커와 지노빌리, 던컨에게는 많이 배웠고, 덕분에 잘 알고 있죠.
다른 선수들에게는 말할 수가 없어서 자기에게만 적용되는 게 문제지만요 ㅋㅋ
Han512님, 미얄마님, 위티드님, ㅎ0ㅎ님, 사라질영혼님, 오마리온님/// 코멘 감사합니다!! 즐독하세요~~
goimosp님/// 스퍼스도 그린의 슛감만 살아나면 충분히 9할 이상의 승률이 가능한 팀이라고 봅니다. 10인 로테이션 기준으로 골스에 밀리지 않는다고 보여질 정도네요. 수비는 더 좋아보이는데, 공격이 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야베스님/// 갓보너!!!
잉킹둘님/// 기본적으로 전술적 역량이 좋은 팀은 대부분 시스템 농구라고 부를 만한 농구를 합니다. 딱 그 팀 하면 선수가 떠오르기보다는 공격/수비 방법이 떠오른다고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최강팀의 기본 요건이 시스템 농구라고 봅니다. 특히 정규시즌은 더더욱이요. 빅3의 마이애미 때도 정규시즌 성적은 1년을 제외하고는 그리 압도적이지 못했습니다. 2년이나 시카고에게 1위를 뺐겼기도 하고요. 그리고 빅3의 마이애미 2연패 이전까지는 다들 시스템 농구가 우승팀이었고, 마이애미도 결국 13-14시즌에 재능이 시스템에게 패배하면서 해체되었죠. 골스도 보면 클블보다 공수 시스템이 안정되있고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