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78화 (278/296)

00278  2011-2012 컨퍼런스 파이널(Conference Final)  =========================================================================

레너드는 점퍼가 성공했다는 것에 아주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이스 디펜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파슨스를 슬쩍 바라보던 레너드는 그를 향해 한 마디를 뱉은 채 백코트 했고, 파슨스는 입가를 씰룩거렸다.

툭툭-

"...!"

"파슨스. 진정해요. 항상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파슨스가 조금 흥분했다고 판단한 영재는 파슨스를 빠르게 진정시켰다.

"알고 있어. 조금, 열이 받았을 뿐이야. 걱정할 필요는 없어."

2쿼터가 되어 처음으로 같이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 영재와 매리언, 챈들러는 오랜만에 힘에 부치는 경기를 펼친다면서 땀을 닦아냈다. 하지만 세 선수 중에서 그 누구도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좀 더 뛰어!! 타이트하게 붙어야지!!!"

댈러스의 대표 보컬리더인 타이슨 챈들러. 그는 헤이우드가 코트 위에서 스플리터가 공을 편안하게 잡게 놔두는 모습을 보면서 소리쳤고, 영재와 매리언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코트를 살폈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언제라도 저 치열한 경기 속으로 투입되어 다른 선수들 사이에 녹아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몸은 벤치에 있지만 머리는 계속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J.J 바레아! 낮고 빠른 드리블로 개리 닐을 휙 제쳐버립니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 불리는 J.J 바레아가 개리 닐을 상대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전의 7차전 위닝 버져비터를 꽂은 이후로 자신감도 한껏 붙어서 그런지 플레이엔 노련함이 뚝뚝 묻어나왔고, 슈팅과 패스 모두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휙!

[노비츠키의 스크린을 받아 닐을 제치고 들어갑니다!]

닐이 노비츠키에게 막히면서 보너가 바레아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바레아는 재빠르게 노비츠키에게 비하인드 패스를 뿌렸다. 바레아는 점점 나이가 들면서 팀원들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는 케이스였다.

훅!!!!

[DIRK FOR THREE!!!]

원래부터 큰 키에다가 NBA에서도 손꼽히는 고각도의 슈팅. 공은 한참을 날아 그대로 림에 꽂혔다.

촤앗!!!

[YEEEES, SIR!!!]

[댈러스의 푸른 심장 덕 노비츠키!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상대로 절대 물러남이 없습니다! 따라올 거면 따라와 보라! 이겁니다!]

노비츠키는 바레아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재빨리 백코트를 했고, 벤치에서 경기를 보던 선수들은 노비츠키의 짜릿한 3점에 자신들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노비츠키를 향해 환호성을 내뱉었다.

"..."

코트의 분위기를 살펴보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기세가 넘어가려 하는 바로 그 찰나를 눈치채고는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렀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상대의 기세가 더욱 높아질 것 같았다.

삐이익-!!

[작전타임!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작전 타임입니다!]

[포포비치 감독이 코트로 나오면서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있네요. 영 생각해온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는 눈치입니다. 상대방의 흐름을 끊어줄 타이밍이라고 판단하고 작전타임을 부른 것이겠죠.]

반대쪽의 칼라일 감독은 여전히 냉정한 눈빛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상대는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팀이었고, 언제든 자신들의 약점을 찔러올 수 있는 팀이었다.

[2쿼터까지는 호각세를 유지하는 듯 보였습니다만, 아무래도 양 팀의 벤치 멤버의 차이가 약간씩 점수를 벌리고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정규시즌에서 좋은 3점포를 보여줬던 개리 닐의 부진과 캡틴 잭, 스테판 잭슨의 부진이 겹치면서 샌안토니오의 벤치의 효율성은 기대 이하였다. 어차피 맷 보너나 티아고 스플리터는 득점에서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닐과 잭슨이 스코어링을 해줘야만 했는데, 그게 되질 않고 있었다. 지노빌리야 항상 꾸준했지만, 지노빌리는 팀원들의 슛감이 좋아야 더욱 높은 시너지가 나는 선수였다.

[아직까지는 6~7점 차이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역전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입니다. 즉, 수비로 막아내면 자신들도 넣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죠.]

[샌안토니오의 기본 공격인 파커와 던컨이 막히고 있는 데다가 벤치의 고감도 3점이 폭발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처참한 것은 아닙니다만, 벤치 대결에서 리드를 뺏어올 정도도 아니라는 게 문제죠.]

전반전도 결국은 샌안토니오가 한 번도 역전을 해내지 못하며 댈러스가 5점 앞서며 마무리되었다.

3쿼터 중후반, 영재는 바레아와 함께 짝을 맞춰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오늘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은 바레아였기에 출전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많은 상황이었다.

[토니 파커, 영재 윤과 맞대결을 최대한 피하면서 공격을 전개하고 있죠?]

[오늘 계속 돌파가 막히면서 소극적이 되어버린 건 아닌가 싶습니다. 바레아도 오펜스 파울 유도가 수준급인 데다가 챈들러의 림 프로텍팅이 단단합니다. 지금의 매치업이 바레아이고, 대니 그린이 코너 쪽에 있는 이상 영재 윤과 마주칠 일은 없는데도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커는 오늘 점퍼 감도 좋지 않은 데다가 돌파가 계속해서 막히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돌파를 머뭇거리고 있었다. 전반전에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영재가 자신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휙-

[토니 파커, 우측 윙의 팀 던컨에게.]

팀 던컨은 공을 받자마자 죽지 않은 속도로 날렵하게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롸이트는 힘이 약해서 포스트업으로 밀고들어오는 선수에게 약했지만, 블락과 사이드스텝은 나쁘지 않았다. 애초에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를 왔다갔다하는 선수로 3년을 보낸 선수기에 어찌보면 당연했다. 롸이트는 그런 던컨의 돌파에 당황했지만 대응은 나쁘지 않았다.

[타이슨 챈들러, 티아고 스플리터를 뒤에 둔 채 앞으로 나와 팀 던컨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거기에 딱딱 들어맞는 더블팀. 챈들러는 역시나 수비형 빅맨의 좋은 예시가 될 법한 선수였다. 앞에선 타이슨 챈들러, 옆에서는 브랜든 롸이트. 두 명의 단단한 빅맨들이 프레셔를 가함에도 던컨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탑을 힐끗 보더니 그 쪽으로 공을 휙! 던져주었다.

"읏!"

바레아는 자신도 모르게 습관처럼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 스틸을 시도할 것이었다면 확실히 스틸을 시도하거나, 토니 파커를 막으려면 스틸은 생각도 하지 말고 파커에게 들러붙었어야 했지만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에 파커는 탑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스팟업 3점을 쏘아올렸다.

[TONY PARKER!]

텅! 터텅!!

슉!

[OH MY!!! WHAT A NICE SHOT!!!]

[고개를 갸웃거리는 토니 파커! 역시, 자신이 느끼기에도 슈팅이 안정적이진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3점을 성공시켰다는 건 커다란 의미가 있죠!]

3쿼터 4분을 남겨놓고 77 대 73. 이 정도라면 분명 나쁜 페이스는 아니었지만, 아직까지 리드를 한 번도 휘어잡지 못한 샌안토니오 선수들 중 일부는 자신도 모르게 초조해하고 있었다.

[영재 윤,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갑니다.]

공을 천천히 몰고 가던 영재는 브랜든 롸이트와 타이슨 챈들러 중에서 누구와 공격을 전개해야 할까 살짝 고민했지만, 챈들러보다는 롸이트가 롤맨으로써의 효율이 좋았다. 롸이트는 훅슛이나 인사이드에서 패스를 받은 뒤의 스핀무브가 가능한 선수였고, 앨리웁을 받을 수 있는 높이도 높았다.

'챈들러와 롸이트가 같이 뛰는 이상 골밑은 빡빡할 수밖에 없어. 그렇다면 조금 더 빠르고 손끝이 좋은 롸이트가 낫겠지. 항상 느끼지만 롸이트와 챈들러가 같이 뛸 때는 너무 공격루트가 단조로울 수밖에 없어.'

영재는 난감함을 느꼈지만, 훈련 때 스토츠 코치와 여러 번 훈련해본 패턴들을 그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영재의 손짓을 보고 챈들러는 살짝 바깥으로 움직이며 수비와의 위치를 바꾸었고, 롸이트는 영재를 향해 움직였다.

[아, 롸이트가 살짝만 걸어주었는데도 그린이 롸이트에게 걸렸습니다. 그린을 제쳐버린 영재 윤!]

[댈러스 선수들의 스크린 능력이 출중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건 영재 윤의 기막힌 스크린을 타는 능력에서 파생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영재는 챈들러의 기막힌 스크린은 가볍게 타고 넘었지만 아직까지 스크린이 덜 여문 롸이트나 스크린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비츠키, 매리언 등의 스크린을 받으면서도 챈들러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스크린을 잘 타고 넘는 재주가 있었다. 물론 상대적으로 떨어질 뿐 롸이트나 노비츠키, 매리언도 리그 전체로 치면 좋은 스크리너에 속했다.

[브랜든 롸이트! 빠르게 픽 앤 슬립합니다!]

롸이트는 대니 그린이 걸리고, 팀 던컨이 뒤늦게 자신에게 붙으려 하는 그 순간을 파고들어 림 안으로 빠르게 돌진했고, 영재는 순간적으로 빈 상태에서 느긋하게 롸이트가 달려들 지점을 재며 공을 오른손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쐐액!!!!

[팀 던컨의 수비에도 불구하고 낮고 빠른 바운드 패스를 뿌리는 영재 윤!!!]

영재는 특히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강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영재는 무려 5년 이상을 샌안토니오 소속 포인트가드로 뛰어왔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이 선수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던컨이라면 무리하게 덤벼들기보다는 슛과 패스를 적당히 견제하는 곳에서 멈추겠지. 언제나 항상 최대한의 효율을 찾는 선수니까. 절대로 도박적이기보다는 최선의 수비를 하는 선수.'

물론 엄청난 클래스의 선수가 아니라면 구사조차 하기 힘든 완벽한 디펜스였다. 수비 이해도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그리고 본인의 빠른 판단력과 반응속도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했다. 어느 위치, 어느 타이밍에 멈춰서서 상대를 견제해야 하는지는 찰나의 순간에 결정난다.

텅!!!

수만의 팬 들에게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을까? 라고 오해할 정도로 강한 바운드 패스. 거기에 글루 핸드까지는 아니지만 적절하게 공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면 영재의 패스는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궤도가 깔끔하고 아름다웠다. 롸이트는 원래도 슈팅 레인지가 짧고 호리호리한 체격이 약점이었을 뿐 빅맨의 기본기는 갖추고 있었고 타이밍과 위치선정까지 좋은 영리한 선수였다.

"우아아앗!!!!!"

[티아고 스플리터와 브랜든 롸이트의 정면 대결!!!! 동시에 솟구치는 두 선수!!!]

스플리터가 막아섰지만, 롸이트는 이미 가속을 붙인 상태였고 스플리터는 앤드원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석적인 손뻗기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윽!!!"

결국 버거운 신음소리를 낸 쪽은 티아고 스플리터였다. 머리 하나는 더 우뚝 솟아오른 헬리콥터, 브랜든 롸이트의 박력과 점프력에 밀린 스플리터는 그대로 쭉 밀려버렸고, 롸이트는 림을 초전박살 낼 기세로!

콰아아앙!!!!!!!

[BAANG!!!]

[BRANDAN WRIGHT!!! HUGE, HUGE SLAM!!!]

"와오오!!!!"

IN YOUR FACE!!!!

IN YOUR FACE!!!!!

[들리십니까?!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인 유어 페이스 챈트가!]

벤치에서는 영재와 롸이트를 연호하면서도 저런 원더풀 슬램이 작렬했다는 것에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선수들이 마구 날뛰었다. 관중들도 이미 매료된 모양인지 정신없이 뛰면서 박수를 쳤고, 샌안토니오의 선수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점수는 79 대 73! 다시금 6점차로 벌리는 댈러스 매버릭스!! 이런 경기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게 감격스러울 정도입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공격을 한 차례 막아냈으나 그 뒤의 공격이 실패, 다시금 영재의 스틸로 공을 빼앗아오자 이번에는 칼라일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르며 잠시 경기의 템포를 늦춰주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파이넨시아님, 크라운T님, 가연을이님, 위티드님, Han512님, 사라질영혼님, 라피르and진트님, 오마리온님, 여신유리찬양님/// 다들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한 해 되시길 바라며, 오늘도 즐겁게 읽어주세요^^

Lazze님/// 레너드는 카와이합니다 ㅋㅋ

goimosp님/// 오랜만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재밌게 읽어주세요~~

울트라10님/// 하핫, 좀 불타올라야 라이벌리 아니겠습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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