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76 2011-2012 컨퍼런스 파이널(Conference Final) =========================================================================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자, 저 멀리서 낯익은 사람들이 뚜벅뚜벅 걸어왔다. FOX SPORTS 댈러스 매버릭스 전문 캐스터 마크 폴로윌과 특이하게도 SKI SPORTS 에서 맹활약 중인 손대범 해설위원이 같이 걸어온 것이다.
"하하! 윤! 오랜만입니다. 인터뷰 준비는 잘 되어 가십니까?"
폴로윌과 악수를 나눈 영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크 폴로윌을 맞이해 주었다.
"윤영재 선수, 반갑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손대범 편집장입니다. 해설위원도 겸하고 있지요."
"모를 리가요! 제 데뷔전 해설을 해주신 분을 모를 리가 있나요! 나름 잡지도 챙겨보고 있답니다."
영재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손대범 해설위원은 머쓱하게 웃더니 악수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투톱을 달리는 농구 잡지 점프샷과 루키즈. 그 중 점프샷의 편집장도 역임하고 있는 농구박사.
"저는 이번에 폭스 스포츠의 마크 폴로윌 캐스터와 데릭 하퍼 해설위원의 지역중계를 직접 지켜보고 취재를 하러 왔습니다. 좀 더 리얼한 해설과 기사를 위해서 말이죠. 그 덕에 윤영재 선수도 볼 수 있고 말이에요."
컨퍼런스 파이널이나 흥행이 될 법한 빅매치의 경우 ESPN이나 TNT 등에서 전국방송을 하고, 동시에 FOX SPORTS 나 지역 방송사들 역시 자신의 지역팀 매치를 따로 중계하기도 한다. 이번 컨퍼런스 파이널 역시 FOX SPORTS 댈러스 지역중계를 도맡는 마크 폴로윌 캐스터와 데릭 하퍼 해설위원의 방송이 지역적으로 방송되는 동시에 TNT의 케빈 할란, 그리고 스티브 커 해설위원이 전국방송 중계로 나서게 되었다.
"아! 그럼 오늘 경기, 부디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먼발치에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손대범 해설위원은 좀 더 영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지만 곧바로 준비되는 카메라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카와이 레너드를 보고는 급히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반갑습니다. TNT 의 마이크 히메네즈 입니다."
작년까지 ESPN의 NBA 캐스터였던 마이크 히메네즈는 올 시즌 중반 TNT로 이직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TNT에서 꽤나 밀어주는 캐스터로 성장했다.
"오늘은 경기 전, 이슈가 되고 있는 양 팀의 두 선수와 같이 인터뷰를 짧게 나눠보려 합니다. 2009-2010 NCAA의 돌풍이었죠?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아즈텍스의 황금기를 구가한 댈러스 매버릭스의 영재 윤과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카와이 레너드 선수입니다."
영재와 레너드는 둘이 서로 인사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카메라에 인사를 했다.
"두 선수, NBA 데뷔 이후 이런 커다란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맞붙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군이 된 소감 한 마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영재는 레너드에게 먼저 이야기하라고 눈짓을 했고, 레너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이크에 대고 소감을 밝혔다.
"2년 전만 해도 절친한 룸메이트였죠. 제게 많은 동기부여를 해준 친구입니다. 친구지만 저보다 앞에서 저의 목표가 되어주는 친구죠. 하지만, 오늘만큼은 넘어서 보이겠습니다."
레너드의 대답에 영재는 레너드가 정말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왔다는 걸 느꼈다. 분명히 3년 전만 해도 자신이 앞서 있었을 텐데, 그 이후 3년 동안 한참 앞서나가는 친구를 보며 느꼈을 그 감정은 자신이 예전에 느꼈던 감정과 똑같을 터였다.
"아... 사실 재미없는 친구라서 말이죠."
하하하!
영재는 그런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내기 위해 일부러 밝은 표정과 긴 멘트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뚝뚝하긴 해도 속이 깊은 친구입니다. 그리고 정말 노력하는 선수이기도 하죠. 이 친구와 프로에서도 같은 팀이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해봤죠. 하지만, 이렇게 라이벌 팀에서 뛰게된 만큼 누구나 주목할 수 있는 라이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승자는 우리 팀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조금 강한 어조로 말하면서 레너드를 흔들어보려 했지만 레너드는 덤덤한 표정으로 영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마이크 히메네즈의 마이크에 고개를 숙였다.
"착각은 자유죠."
샌안토니오 팬들이 몰려있는 관중석에는 말콤 토마스와 켈빈 데이비스가 'LET'S GO SPURS! AZTECS LOOKING YOU!!' 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야... 이거 좀 대단하지 않냐?"
경기 시작 전 마지막 연습장면을 보던 두 사람은 마른침을 삼키더니 코트에 눈을 떼지 못했다. 양 사이드에서 슈팅 연습을 하던 영재와 레너드는 서로의 모습을 힐끗힐끗 보면서 슈팅을 쏘아올렸다. 영재야 이미 슈팅 능력에서는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유명했기 때문에 연습 때 던진 슈팅은 거의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카와이 레너드마저도 연습 슈팅이 슉슉 들어가버리니 영재는 씁- 하고 입맛을 다셨다.
'컨디션 좋네.'
영재는 여러 위치에서 깔끔하게 슛을 꽂아넣는 레너드를 보더니 탑에서 3점을 휙- 던졌다.
슉!
"오~ 오늘 컨디션 좋은데?"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파슨스는 감탄을 내뱉으면서 옆에서 슈팅을 쏘아올렸다. 팀도 잘 나가고, 자신도 잘 나가니 항상 밝은 표정의 그였다.
"아우!"
텅텅-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림을 핥고 나오는 슈팅에 파슨스는 안타깝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었다.
"경기 때에도 이렇게 안 들어가면 집중력 부족이에요. 파슨스."
평상시와는 달리 장난처럼 들리긴 했지만 말투는 이미 싸늘해진 영재의 진담같은 농담에 파슨스는 머쓱하게 웃었고, 그 모습을 보던 챈들러와 롸이트는 재빨리 파슨스를 구해주었다.
"휴우. 분위기 장난 아니네요. 저럴 때는 정말 무섭다니까요."
"원래 저런 놈이야. 경기 외적으로는 재밌고 편한 녀석이지만, 농구에 관해서는 꼰대 기질이 있어. 뭐, 그렇기 때문에 저 나이에 저만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지만."
챈들러는 진절머리가 나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지고, 롸이트는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연습이 끝나자 TNT의 카메라도 다시 돌기 시작했고, 캐스터인 케빈 할란과 해설위원인 스티브 커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화면에 비췄다.
[안녕하십니까! TNT에서 생중계 해드리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 댈러스 매버릭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경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저는 캐스터 케빈 할란, 오늘 경기를 맛깔나게 해설해 주실 해설위원 스티브 커 입니다. 반갑습니다 스티브!]
스티브 커는 하하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반갑습니다, 케빈! 댈러스 매버릭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서부 최강자를 가리는 시리즈가 드디어 개막했습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LA 클리퍼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격파하고 올라왔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유타 재즈, LA 레이커스를 무찌르고 올라왔습니다. 양 팀 모두 정말 강력한 상대를 물리치고 이 자리까지 온 이상 절대로 쉽게 물러날 리 없죠!]
케빈 할란은 스티브 커의 이야기가 끝나자 적절한 타이밍에 자료 하나를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두 팀의 체력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우위를 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1라운드를 4승 0패, 2라운드를 4승 1패로 깔끔하게 통과했기에 오늘 경기 전에만 해도 무려 일주일의 휴식을 취했죠? 반면 댈러스 매버릭스는 1라운드는 4승 1패였지만, 2라운드인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에서 4승 3패로 피말리는 혈전을 치뤘습니다. 그런 댈러스에게 주어진 휴식시간은 단 하루였습니다. 그나마 정규시즌 1위를 한 덕분에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시작하는 게 불행 중 다행이네요.]
스티브 커는 체력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팀을 봐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야기를 맞받아쳤다.
[양 팀의 스타일 역시 서로 완전히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에 가깝게 맞춰진 팀은 댈러스 매버릭스, 그에 반해 공격 팀으로 확실하게 노선을 잡는데 성공한 샌안토니오 스퍼스. 양 팀의 정규시즌 기록을 확인해 본다면 더욱 극명하게 팀 스타일이 나타납니다. 댈러스는 공격효율(Offensive Rating) 3위, 수비효율(Defensive Rating) 6위의 팀이고, 샌안토니오는 공격효율 1위, 수비효율 10위의 팀입니다.]
잠시 물을 마시고 숨을 돌린 스티브 커는 조금 더 첨언을 했다.
[이렇게 본다면 양 팀의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비슷한 스타일과 장단점을 가진 팀이라는 게 반전이고,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팀 다 뚜렷한 단점이 없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팀 전술과 치밀한 시스템으로 꽉 짜여진 팀이라는 것이죠. 인사이드 득점보다는 3점의 비율이 높고 성공률도 좋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팀 수비가 좋은데 반해 블락 수치가 낮다는 점, 턴오버가 적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자료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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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댈러스 매버릭스 / 뒤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기록이다.
어시스트 : 23.2(4위) / 23.2(4위)
턴오버 : 13.5(3위) / 13.6(4위)
3점 : 시도 3위, 성공률 6위 / 시도 7위, 성공률 1위
블락 : 5.1(14위) / 4.4(24위)
[게다가 양 팀의 감독이 철저히 전술의 전권을 쥐고 선수들이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 감독 모두 손꼽히는 명장이죠. 댈러스는 작전타임 후 공격효율 1위이며, 샌안토니오는 패스 횟수 및 2차 어시스트가 리그 1위라는 기록은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겠죠?]
케빈 할란의 말에 스티브 커는 맞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2000년 이후 정규시즌 승률 1위는 샌안토니오입니다만, 2005년 이후 승률 1위는 댈러스입니다. 정말 치열한 텍사스 라이벌이죠. 물론 플레이오프 맞대결 성적이나 우승 횟수는 샌안토니오가 우세합니다. 1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샌안토니오, 1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댈러스!! 하지만, 해당 기간의 우승 횟수는 LA 레이커스가 가장 많다는 게 함정입니다. 물론 LA 레이커스의 정규시즌 승률도 해당 기간 2위에 해당합니다. 결국 이런 큰 경기에서, 양 팀의 결과는 도무지 어떻게 될 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뜻이 되겠네요! 그간 샌안토니오는 LA 레이커스와 우승을 양분해왔지만, 댈러스는 지난 시즌의 우승을 제외하면, 파이널 진출도 단 한 번에 불과합니다.]
스티브 커의 결론에 케빈 할란은 유쾌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런 게 NBA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이 라이벌 매치의 상징은 누가 뭐래도 팀 던컨과 덕 노비츠키의 맞대결이고, 이 두 선수의 경기력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올 시즌 팀의 중심이 토니 파커와 영재 윤에게 넘어가긴 했지만, 아직 두 팀의 대표 선수를 꼽으라고 하면 던컨과 노비츠키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할 것입니다!]
치열한 해설과 브리핑을 하면서도 케빈 할란은 선수들이 드디어 코트 위로 올라와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고, 스티브 커 역시 PD의 싸인을 확인하더니 조금 더 말을 빨리 했다.
[두 선수의 맞대결 성적도 매우 치열합니다. 두 선수가 정규시즌에서 총 43경기를 치러서 던컨이 22승 21패, 노비츠키가 21승 22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 시즌 맞대결도 2승 2패죠. 플레이오프도 만만찮게 치열합니다. 26경기를 치러서 던컨이 14승 12패, 노비츠키가 12승 14패입니다. 정규시즌에서 43경기를 만났는데, 플레이오프에서 26경기나 만났다는 건 정말 지독하고 대단한 악연입니다. 그만큼 두 팀이 서부에서 오래 강호로 군림한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서로 간에 업셋도 선사해준 바가 있죠.]
[당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라이벌이면서 팀도 라이벌인 탓에 많이 조명된 사이죠?]
케빈 할란의 마지막 질문에 스티브 커는 끝까지 성실하게 대답을 마쳤다.
[그렇습니다. 기록상으로나 스타일상 던컨은 가넷과 비교되는 게 더 라이벌스럽지만, 팀 성적이나 더비 매치의 상징성 때문에 노비츠키와 더 많이 비교되죠. 과연 이번 시즌의 라이벌 매치에서는 어느 팀이 웃을 수 있을까요?!]
※11-12시즌 이후 댈러스의 구단 운영이 계속 실패하면서 정규시즌 기준 최근 11경기 맞대결에서 던컨이 10승 1패를 기록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34승 22패로 꽤나 격차가 납니다. 플레이오프는 저 뒤로는 1번만 만난 탓에 던컨이 18승 15패로 앞서 있습니다. 13-14시즌 우승팀인 샌안토니오를 유일하게 7차전까지 끌고 가면서 가장 괴롭히고 탈락의 끝까지 몰아붙였지만 블레어의 자폭으로 패배했죠.
[드디어 양 팀의 스타팅 선수들이 코트 위로 올라옵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토니 파커를 시작으로 대니 그린, 카와이 레너드, 보리스 디아우, 팀 던컨이 스타팅 라인업으로 나왔다. 그에 비해 홈팀 댈러스는 제이슨 키드를 시작으로 영재, 션 매리언, 덕 노비츠키, 타이슨 챈들러가 나와 마지막으로 몸을 꼼꼼히 체크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대학 선후배끼리의 맞대결일 경우 동반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같이 찍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 장면을 재현해봤씁니다.
현책님, 레이니스카이님, 야베스님, 神龍님, 흑월화야님/// 개인성적은 어쩌다보니 콩라인이네요. 팀 성적이 우승인게 다행이랄지;;
위티드님, 사라질영혼님, Han512님, -DarkANGEL-님, 파이넨시아님/// 코멘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제 이틀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yamo님/// 콩라인도 벗어나고, 우승도 많이 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라피르and진트님/// 백투백... 힘들어 보이면서도 은근히 기록이 많더군요. 과연 작중에서는??!!
asjkfhiu15님/// 아하하... 맵스 홈이다보니 그런 걸료... 게다가 레너드는 대학에서 2년을 보냈는데;;;
ㅎ0ㅎ님/// 넵. 주인공의 지향점이 그렇습니다. 개인기록도 중요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라면 개인기록이 안 좋아져도 감수할 수 있다랄까요. 물론 우승팀의 에이스라면 어느 정도 스탯은 깔고 가게 마련입니다.
울트라10님/// 어우, 퍼스트팀 선수들이 너무 후덜덜하죠. 영재는 아직 한참 어리고요. 코비가 개인기록은 조금 부족한데 네임벨류가 압도적이라;; 폴은 기록이 이 시즌엔 제2의 전성기 급이더군요.
anguqwhdk님/// 맞습니다. 말콤 토마스가 체력 부족으로 모비스에서 방출되었죠. 작중에서는 체력이나 테크닉적으로 더 보강된 상태입니다. 모비스는... NBA의 샌안같습니다. 하위픽으로 쏠쏠한 선수 뽑아서 매년 우승권이죠.
잠.자.비님/// 연말이라 많이 바쁘신가보네요. 한 해 마무리 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