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73화 (273/296)

00273  2011-2012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Semi-Conference Final)  =========================================================================

계속 리드를 지켜오다가 3점차로 역전당하면서 쿼터가 마무리되자 댈러스 선수들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작년부터 중요한 순간마다 댈러스와 마주쳤던 팀이었다. 지난 시즌에 4승 1패로 손쉽게 제압했던 바 있었는데, 이번 시즌에 이렇게 피말리는 승부가 된 건 오클라호마시티가 그만큼 간절하기도 하지만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뜻이었다.

"..."

칼라일 감독은 굳이 선수들에게 첨언하지 않았다. 포기했거나 무기력하게 경기를 놓은 건 절대로 아니었다. 사실 3쿼터까지 근소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4쿼터에서 승기를 휘어잡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흘러가면 스포츠가 아니었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베스트 멤버를 모두 출전시켰습니다.]

[오늘은 주전들의 체력을 신경쓸 때가 아니죠. 발이 끌릴 정도가 아니라면 최대한 쥐어짜내야 하는 경기입니다.]

영재, 테리, 매리언, 노비츠키, 챈들러. 4쿼터를 항상 깔끔하게 마무리짓던 최상의 라인업이 4쿼터 시작과 함께 나왔고 오클라호마시티 역시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란트, 서지 이바카, 닉 칼리슨 조합으로 응수했다.

[댈러스는 결국 이번에도 점퍼의 감이 좋기를 바라야 합니다. 4쿼터 득점의 대부분이 윤과 테리, 노비츠키의 기록이기 때문이죠. 노비츠키가 나이가 들면서 페이스업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윤의 돌파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득점이 점퍼입니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르북, 하든, 듀란트는 돌파 비중이 꽤 높은 편입니다. 셋 다 자유투 획득능력도 상당하죠.]

영재 역시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 찬스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결국 자신들의 승패를 가를 것이었다.

'쿼터 초반은 상대가 가장 방심하기 쉬운 순간이다. 하물며 지친 상대는 긴장이 조금 풀려있을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지,'

칼라일 감독의 말을 되새긴 영재는 하프라인을 넘어와 오른손으로 공을 튕기는 웨스트브룩을 노려보며 상체를 낮추었다.

투둥!

역시나 리드미컬한 드리블. 그리고 서지 이바카의 스크린. 영재는 앞으로가 아닌 뒤로 돌아나가 스크린을 피하곤 다시 웨스트브룩의 앞으로 달려들었다.

끼긱-!

[크로스오버가 능수능란합니다!]

[하지만 영재 윤도 정말 영민하죠?! 크로스오버에 대비해서 뒷꿈치를 들어올리고 무게중심을 자유자재로 옮기며 웨스트브룩을 추적합니다!]

오른쪽에서 왼쪽,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 깜짝할 해 2번이나 무게중심을 뒤흔든 웨스트브룩은 오른쪽으로 무게를 싣자마자 육상선수처럼 내달렸다. 영재 역시 빠르고 잘게 밟는 사이드스텝과 백스텝을 활용하며 웨스트브룩을 따라잡았다.

"큭!"

이게 여태까지 3분도 채 쉬지 않은 채 코트를 누볐던 선수인가 싶을만큼 엄청난 힘으로 밀어붙이는 웨스트브룩을 보며 영재는 끔찍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단단한 몸과 강력한 힘을 앞세워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이포스트까지 힘껏 밀어붙이는 러셀 웨스트브룩!]

[추적은 잘 하고 있지만 근력에서 밀리는 모습입니다! 영재 윤, 이렇게 뚫리나요?! 아니면 끝까지 따라붙나요!]

그 순간, 스크린을 섰던 서지 이바카가 롤을 하면서 골밑에 서 있는 걸 본 웨스트브룩은 슬쩍 영재를 보더니 달리던 힘을 오른발 하나로 멈춰세우더니 솟구쳐올랐다. 발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우려가 될 정도로 꺾였고, 영재는 갑작스레 뛰어오르는 웨스트브룩을 보더니 침착하게 앞으로 한 발 내딛어 오른손을 쭉 뻗어올렸다.

'?!'

슛 페이크를 쓰고 이바카에게 골밑 패스를 주려 했는데 영재가 속질 않았다. 거기에 이바카의 자리가 애매했고, 타이슨 챈들러가 노련하게 이바카의 앞길을 막아버리니 웨스트브룩은 어쩔 수 없이 파울겟을 노리며 몸을 눕혀 영재를 향해 손을 뻗은 채로 슈팅을 던졌지만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휙!

[아! 웨스트브룩의 어정쩡한 슛! 파울유도를 해보았지만 윤이 정석적인 자세로 막은 탓에 휘슬이 불리지 않습니다!]

팅!

[림을 맞고 떨어지는 공, 타이슨 챈들러가 가볍게 잡아냅니다!]

챈들러의 리바운드와 동시에 앞으로 달려나가는 영재와 매리언. 댈러스 특유의 트랜지션 오펜스가 나오자 오클라호마시티 역시 급하게 따라붙었다. 웨스트브룩과 듀란트가 영재와 매리언의 옆에서 달라붙어 찰싹 달라붙었고, 영재는 챈들러에서 시작되는 아웃렛패스를 가볍게 잡아내더니 웨스트브룩의 밀착마크를 교묘히 왼손으로 밀며 속도를 죽이지 않았다.

[하프라인을 순식간에 넘는 영재 윤과 션 매리언!]

몇 번을 맞붙어도 웨스트브룩의 피지컬은 괴물 같았다. 현역 NBA 가드들 중에 가장 단단하고 강한 선수를 꼽으라면 영재는 백이면 백 웨스트브룩을 꼽을 것이었다. 하지만 영재도 피지컬 대신 테크닉적인 면에서 최정상에 올라선 선수였다.

[자아! 끝까지 파고드는 영재 윤!]

영재가 탑에 도달한 순간, 자신을 따라오던 웨스트브룩과 함께 케빈 듀란트가 션 매리언을 놓아준 채 영재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공격상황에서는 영재가 훨씬 위험하다고 판단을 한 벤치 작전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듀란트는 순식간에 영재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 더블팀에 걸립니다!]

그 순간, 영재는 듀란트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것을 뚫어내기 위해 오른쪽으로 크로스오버를 시전했다. 웨스트브룩은 부드러운 영재의 크로스오버에 속았지만 워낙 반응이 빨라 금세 거리를 좁혔고, 듀란트 역시 영재가 돌파를 시도할거란 생각을 했는지 앞으로 나서기보단 뒤로 슬슬 물러나면서 돌파에 대비했다.

탁!

크로스오버 이후 오른쪽으로 내딛는 왼발. 그리고 튀어오른 공을 받은 오른손. 영재는 그 순간 1초의 고민도 없이 오른손을 힘껏 휘둘렀다.

퉁!

[바운드 패스!! 저기서, 저 조그만 틈새로!!!]

골밑을 노도처럼 파고들던 매리언은 영재의 유려한 바운드패스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던 사람처럼 손을 뻗었다. 실망시키지 않는 정확한 바운드패스가 매리언의 손에 빨려들어왔고, 공을 받자마자 매리언은 림을 향해 뛰어올랐다.

콰아앙!!!!

삐익-!

[BAANG!!!!]

[션 매리언의 매트릭스 원핸드 슬램! 무리하게 막으려 했던 케빈 듀란트에게 파울도 얻어내 앤드원까지 만들어냅니다!!!]

매리언은 림에서 내려오자마자 영재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고, 영재 역시 어려운 플레이를 해냈다는 짜릿함을 주체하지 못해 매리언의 등을 왼손으로 팡팡 두드렸다.

슉-

[안전하게 자유투도 성공시키며 점수는 다시 91 대 91! 동점을 만들어내는 댈러스 매버릭스입니다!]

[오늘 영재 윤, 완벽한 Fedex 라고 보여집니다. 패스가 완전히 택배만큼 정확하네요!]

영재의 택배 패스에 힘입어 동점을 만들어내자 그 이후부터는 완벽한 시소게임이었다. 댈러스가 공격을 성공시키면 오클라호마시티도 어떻게든 성공을 해냈고, 3점을 꽂으면 3점 플레이로 응수하고, 수비를 해 냈으면 역시 수비로 공격을 저지해냈다.

너무나도 치열한 양 팀의 대결에 꽉 채운 2만여 관중들도 마치 살얼음판을 걷듯 조마조마하게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후우..."

영재는 힐끔 남은 시간을 바라보았다.

[이제 남은 시간은 단 40초! 점수는 114 대 114! 동점인 현재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로 한 번 공격을 주고받으면 거의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짧은 시간. 영재는 4쿼터 내내 단 한 번도 쉬지 못한 채 공격을 조율하고, 웨스트브룩을 맞상대하며 급격하게 지쳐가는 걸 느꼈다. 중간 중간 작전타임이나 자유투 때의 휴식이 없었다면 지금 숨도 제대로 못 고를 정도로 경기는 치열했다.

"좀 더 빠르게!!!"

지쳐 쓰러지기 일보직전인데도 목청을 높히면서 공격을 조율하는 영재의 모습은 가히 처절해 보일 지경이었다.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의 마지막이 이 마지막 1분에 달려있다는 압박감은 실로 대단했다.

[탑에서 멈춰 선 영재 윤, 아무래도 이번 공격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죠?]

매리언이나 챈들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결국 클러치에서는 자신과 테리, 노비츠키 중 하나가 해결해야 했다.

"..."

결국 다시 한 번 저 빽빽한 포스트 안으로 들어가야한다. 단순한 스텝만으로 균열을 내기엔 웨스트브룩은 만만찮은 상대였다.

투둥!

[덕 노비츠키의 스크린, 타고넘는 영재 윤!]

웨스트브룩이 걸렸다. 의도적으로 테리가 서성이던 곳을 거치기 위해 방향을 잡았고, 영재의 의도대로 웨스트브룩이 뚫리자 제임스 하든이 영재를 막기 위해 몸을 틀었다.

'가요!'

그 순간 테리는 좀 더 깊숙한 사이드로 들어갔고, 영재는 하든의 견제를 피해 노마크 상태인 테리에게 패스를 뿌렸다.

[WONDERFUL PASS!!!! Y13 TO J.E.T!!!]

[제이슨 테리 3점!!!]

테리가 솟구쳐 올랐고, 그 순간 골밑에 있던 이바카가 허겁지겁 달려나와 뒤늦게 뛰어올랐다.

틱!

공이 손끝에 걸렸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쿠당탕탕!!!!

삐이익!!!

[서지 이바카! 위험한 플레이입니다!]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슈팅을 쏘아올린 제이슨 테리와 뒤엉키네요!]

테리는 거구의 이바카에게 부딪혀 뒤로 픽 쓰러졌고, 코트 위에 쓰러져 제대로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이바카 역시 이렇게 심하게 부딪힐거란 생각은 못했는지 표정이 경직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 개새끼가!!"

역시나 챈들러가 앞장서서 이바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은 좋으나, 상대를 찍어누를 정도로 위험하게 뛰어버린 것이었다.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 이건 플래그런트 줘야죠!!"

벤치에선 이미 쓰러진 테리가 괜찮은지 코치와 선수들이 모두 달려나와 확인했다. 일단 비틀대며 일어나긴 했지만 떨어지는 순간 등에 충격이 있었는지 제대로 서기 힘들어하는 모습에 칼라일 감독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삐익!

선수들을 진정시킨 심판은 슈팅 파울로 상황을 마무리지었다. 챈들러와 노비츠키는 지속적으로 항의에 들어갔고, 칼라일 감독마저도 격렬하게 항의했다. 결국 세 명의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을 해보기로 했다. 비디오 판독이 가능한 상황이었고, 워낙 중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세 명의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을 위해 하프라인 사이드 쪽으로 모였다. 결국 세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을 하고 합의하에 다시 내려진 결과는 노 플래그랜트 파울이었다. 플레이오프라는 것, 그리고 클러치 타임이라는 것 때문에 파울콜에 짜다고는 하지만 댈러스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멤피스와 같이 평소 파울콜을 못 받기로 유명한 팀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도 있었다.

[단호하네요. 조금 심한 파울이라 플레그러트 파울이 불릴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만.]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됩니다. 억울할 수 있지만 고의성은 없어 보였기 때문에 퍼스널 슈팅파울이라 치부해도 이해는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댈러스 입장에선 큰 타격입니다. 오늘 제이슨 테리는 무려 32득점을 홀로 해 내면서 3점슛 7/10 으로 초고감도 슈팅을 자랑했는데 말이죠.]

결국 테리는 자유투라인에 서서 3개의 자유투 중 2개만 넣고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작전 타임 때 벤치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점수는 116 대 114. 남은 시간은 28초 입니다. 정말 피가 말리는 경기네요!]

[그렇습니다. 서지 이바카의 수비가 위험하긴 했지만 우선 슈팅파울로 상황이 종료되고, 칼라일 감독은 제이슨 테리를 대신해 제이슨 키드를 투입합니다. 어차피 수비를 해야 되는 타이밍이라 키드도 충분히 제몫을 해줄 수 있죠.]

마지막까지 바레아와 키드 중에 고민하던 칼라일 감독은 수비를 우선해야 했기 때문에 키드를 투입했다. 바레아를 투입할 경우 웨스트브룩을 수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다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는지요^^

@플레이오프에서는 플래그런트를 잘 안주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클러치 타임에는 일반 슈팅 파울도 평소에 비해 덜 불리는 경향이 있죠.

오마리온님/// 코멘 항상 감사드립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사라질영혼님///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스몰포워드 봐야 될 놈 둘이 벤치에;;;

Han512님, 위티드님, 파이넨시아님///크리스마스 잘들 보내셨나요 ㅎㅎ

anguqwhdk님/// 맥기 오려면 아직 2~3년은 남은지라 ㅋㅋ. 아직은 계획에 없습니다.

당분간은 맥기가 연봉이 비싸서 못 데려옵니다 ㅋㅋ 2014년인가 15년까지 연 11밀 계약입니다.

흑월화야님/// 일욜이라 오전은 힘들었네요 ㅠ.ㅠ 점심 먹고 디저트로 한편^^

인간이란사람이란님/// 그렇습니다. 콩진 베일러 옹... 등번호도 22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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