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9 2011-2012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Semi-Conference Final) =========================================================================
림프로텍팅은 어느 정도 되지만 기동성이 좋지 않은 퍼킨스가 센터로 나서고 있다는 것은 바레아에게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장 더 좋은 효율을 보일 수 있는 루트가 있다면 그 쪽의 비중을 늘리는 게 맞았다.
[J.J 바레아, 탑에서 웨스트브룩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지 않고 가볍게 안으로 엔트리 패스를 찔러줍니다.]
역시 바레아는 시야가 넓지는 않지만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감독의 요구에 충실할 줄 아는 선수였다. 칼리슨이 매치업 상대라면 노비츠키의 포스트업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칼리슨과 등을 지고 있던 노비츠키는 등을 쭉 피면서 공을 지키고, 부드럽게 동작을 이어나갔다.
[노비츠키가 칼리슨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합니다. 노비츠키가 좋은 자리에서 공을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노비츠키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디나이 수비를 통해 엔트리 패스 자체를 차단하는 게 최선이지만, 노비츠키의 신장과 댈러스 가드들의 패싱능력을 감안하면 어렵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 입장에서 제일 성가신 존재입니다. 다른 선수들은 막을 방법이 있지만, 노비츠키는 현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들로는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칼리슨이 노련하고 끈질긴 수비를 보여주는 편이죠.]
칼리슨이 한 발 두 발 밀리자 노비츠키는 굳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몸을 돌렸다. 여기서 뒤로 뛰어버리면 손을 뻗어봤자 닿기는커녕 노비츠키의 눈에도 닿지 않는다.
"!?"
[닉 칼리슨의 밀착마크를 알고 있었다는 듯, 덕 노비츠키! 거칠게 어깨를 밀고 들어갑니다!]
갑작스런 드라이브 인. 노비츠키의 포스트업은 케빈 가넷이나 팀 던컨조차도 버거워했던 바였다. 겉보기의 프레임이 얇아 보여 근력이 썩 좋지 않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노비츠키의 근력은 동 포지션에서도 강한 축에 속했다.
오른쪽 어깨로 터프하게 칼리슨을 밀어붙이고, 왼손으로 드리블을 하며 로포스트로 파고드는 노비츠키는 워낙 길쭉해서 잘못 보면 어설퍼보였지만 전성기 이 어마어마한 거구로 스몰포워드를 잠깐이나마 봤을 정도의 기동성과 드리블 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림 바로 앞까지 도달한 노비츠키는 오른발을 세게 디뎌 앞으로 쏠리는 몸을 억지로 멈추고 다시금 등을 돌렸다. 칼리슨은 저런 사이즈에서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너무 자연스럽게 바꿔버리는 노비츠키를 어떻게 막아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칼리슨이 할 수 있는 것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최대한 컨택을 피하면서 노비츠키에게 밀착하는 방법 뿐이었다.
[끈질기게 붙는 칼리슨! 하지만 덕 노비츠키, 너무나 노련하네요!]
[포스트업에서 페이스업으로 전환하는 부드럽고 빠른 스핀무브! 꼼짝없이 당해버립니다!]
찰거머리처럼 붙는 것도 한계가 있다. 칼리슨이 붙으려고 하면 그저 좌우를 흔들다가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파고들어 떨쳐내면 그만이다. 이바카보다 영리하고 수비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 칼리슨이지만, 스탠딩 리치나 운동능력의 부족은 그 장점을 상쇄시킬 수준이었다.
슉-
[가벼운 이지 레이업으로 적립하는 덕 노비츠키. 앤드원은 주지 않으려는 듯 칼리슨이 무리하게 수비하지 않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바싹 붙어서 손만 일직선으로 뻗었죠.]
[이 득점으로 82 대 75, 7점차이로 다시 벌려놓았습니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점수 차이입니다. 댈러스의 4쿼터 득실마진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점수 차이가 아닙니다. 물론, 오클라호마시티의 폭발력이라면 순식간에 뒤집을 힘도 있죠.]
확실히 도망갈 수 있는 타이밍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젊은 층으로 구성된 선수들과 후반이 될수록 조금씩 차이가 나기 시작한 활동량은 추격의 발판이 되어 댈러스를 조금씩 옥죄기 시작했다.
"..."
결국 칼라일 감독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독려하고 클로징 멤버를 빨리 넣는 강수를 두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경우 댈러스와 가장 상성이 좋지 않은 상대 중 하나였기 때문에 홈경기에서는 무조건 승리를 따 내야 했다.
물론 NBA의 7전 4선승제에서 1차전 승리는 그리 큰 이점이 되지는 못했지만 상대가 젊은 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기세를 처음부터 내줄 경우, 브레이크 없는 질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릭 칼라일 감독, 빠르게 클로징 라인업을 내놓습니다. 그에 비해 오클라호마시티는 조금 더 현재의 라인업을 유지할 생각이군요?]
[제이슨 테리, 영재 윤, 션 매리언, 덕 노비츠키, 타이슨 챈들러. 댈러스가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베스트 라인업입니다. 올 시즌 리그 전체에서 5인 라인업 중 최고의 효율을 낸 라인업 중 하나죠. 댈러스의 높은 4쿼터 득실마진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영재는 다시금 코트에 올라와 공을 잡았다. 이 라인업에서는 영재가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게 마련이었다. 테리는 보조 리딩 정도는 가능했지만, 메인 리딩은 되지 않았다. 스캇 브룩스 감독은 댈러스가 이렇게 빠른 클로징 라인업 기용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지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3쿼터까지 혹사 수준으로 뛰었던 듀란트나 이바카를 벌써 꺼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윽고 서로 간에 몇 번의 공수를 주고받으면서 스캇 브룩스 감독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하지만 결국은 자신도 라인업 변화를 빠르게 주어야겠다는 결론이었다.
마음을 결정하자 스캇 브룩스 감독도 더 지체되기 전에 작전타임을 불렀다. 공격력과 기동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스몰라인업을 최대한 사용해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드디어 오클라호마시티도 승부수를 띄웁니다! 웨스트브룩, 하든, 세폴로샤, 듀란트, 이바카가 등장하네요!]
[지금부터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서로 간에 득실마진이 가장 좋은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 셈이거든요. 댈러스는 높이와 수비를 택했고, 오클라호마시티는 기동성과 공격을 택했습니다. 노비츠키와 챈들러가 듀란트와 이바카의 페이스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웨스트브룩과 하든 조합으로 출격한 오클라호마시티. 누가 리딩을 해도 충분히 리딩이 되고, 누가 돌파를 해도 충분이 돌파가 되는 조합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우측 윙에서 하든의 패스를 받은 웨스트브룩은 눈앞에서 자신을 가로막던 영재를 슬쩍 보다가 무리한 돌파는 자체한 채 주변을 힐끗 돌아보았다.
'...'
잽스텝을 섞으면서 다리 사이로 공을 낮게 튀기던 하든은 세폴로샤에게 스크린을 서 달라고 신호를 보낼까 싶었지만 이내 단념하고는 영재의 뒤편에 있는 케빈 듀란트에게 공을 위로 띄워주었다.
[케빈 듀란트를 선택합니다!]
[좋은 판단입니다. 노비츠키는 듀란트를 제어하기 어렵죠!]
듀란트는 공을 받자마자 돌아서서 노비츠키와 마주쳤다. 살짝살짝 잽스텝을 밟던 듀란트는 길쭉한 사이즈와 빠른 속도를 이용해서 노비츠키를 페이스업으로 맞상대했다. 노비츠키는 오른손을 이미 들고 있으면서 듀란트의 슈팅을 최대한 막으려 했지만, 듀란트는 너무나도 가볍게 뛰어올라 슈팅을 쏘아올렸다.
[케빈 듀란트! 덕 노비츠키를 앞에 둔 채 뛰어오릅니다!]
노비츠키는 듀란트의 슈팅이 상당하다는 걸 계속 염두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머리로는 예상을 해도 듀란트의 스텝과 스피드는 노비츠키가 어찌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슉!
[BANG!!!]
[약간이지만 휴식을 취한 뒤 나온 케빈 듀란트! 시즌을 거듭할수록 정말 농구를 쉽게쉽게 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잘합니다.]
[거기에 제임스 하든의 선택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상대하기 힘든 선수를 굳이 맞상대 할 필요가 없죠.]
듀란트의 미드레인지 점퍼 이후 오클라호마시티는 집요하게 테리를 노리기 시작했다. 이바카나 세폴로샤가 3점라인 근처까지 나와 스크린을 걸어버리면 하든은 자신만만하게 파고들었고, 스크린 수비가 나쁘진 않은 영리한 수비수로 평가받는 테리라고 하더라도 스크린에 턱 걸려버리면 답이 없었다. 세폴로샤와 이바카를 따라 나왔던 챈들러, 매리언이 하든과 미스매치로 커버해야 했다. 하든은 스피드로 본인이 돌파해도 그만이었고, 미스매치가 난 선수에게 공을 뿌려도 그만이었다.
[제임스 하든, 또 다시 스크린을 활용합니다!]
[제이슨 테리, 수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네요! 오클라호마시티, 댈러스의 클로징 라인업에 대해서 많이 분석을 하고 왔습니다! 3분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드디어 91 대 88, 3점 차까지 쫒아왔습니다! 이 공격도 막아내지 못하면 동점까지 허용할 수 있습니다!]
테리가 스크린을 피해서 하든을 따라잡지 못하는 한, 이런 패턴 플레이는 계속 반복될 게 눈에 선히 보였다. 그렇다고 영재가 하든을 맡으면 탱크마냥 밀고 들어오는 저돌적인 웨스트브룩이 활개를 치게 된다.
우측 윙에서 다시 시작된 오클라호마시티의 공격. 이번에는 하든이 아닌 웨스트브룩이 하든에게 공을 받아 스크린을 받아넘는 형태였다. 하든이 스코어러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지만, 웨스트브룩 역시 오늘 경기에서 영재에게 막히지 않은 시간 동안에는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공격의 패턴을 적절히 섞어주어야 눈에 익숙해지지 않고 상대의 수비에 균열을 낼 수 있었기에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우측 사이드에서 서지 이바카의 스크린을 넘어 파고듭니다! 제임스 하든이 세팅해 두었던 서지 이바카의 스크린도 기가 막힙니다!]
하지만 영재는 2:2 수비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가드였다. 웨스트브룩이 베이스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타고넘는 것을 예상한 영재는 이바카를 부드럽게 타고넘었다. 그래도 영재가 체력이 조금 떨어졌기에 스크린을 완벽하게 타고 넘지는 못했다는 것이 웨스트브룩에겐 천만다행이었다.
[오! 제이슨 테리! 제임스 하든을 떼어놓고 웨스트브룩에게 더블팀을 들어갑니다!]
그 순간, 제이슨 테리는 웨스트브룩에게 달려들었다. 이바카의 스크린이 베이스라인에 너무 붙은 관계로 베이스라인 반대편으로 돌파를 감행했던 웨스트브룩을 보며 테리는 재빠르게 더블팀을 붙은 것이다.
[이 더블팀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웨스트브룩은 그간 하든에게 호되게 당하던 테리가 하든을 대신해서 자신에게 더블팀을 들어왔다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 곧바로 하든에게 공을 빼면 탑 3점에서 노마크찬스. 그 정도의 찬스라면 하든 정도의 슈터는 충분히 노릴 수 있으니까.
"!?"
하지만 영재는 영리했다. 테리의 더블팀에 한 순간 멈춘 웨스트브룩의 손에 들린 공을 가볍게 쳐 내며 공을 빼냈고, 그 팁은 더블팀을 들어왔던 테리의 손에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STEAL!!!! Y13 STEAL!!!]
영재의 빠른 손에 스틸을 당한 웨스트브룩. 그리고 댈러스 특유의 빠른 트렌지션으로 가볍게 이지레이업. 큰 점수 차이는 아니지만 스틸과 속공 한 방에 오클라호마시티의 젊은 선수들은 기세가 훅 꺾여버리고 말았다.
[케빈 듀란트, 심판에게 작전 타임을 요청합니다. 아무래도 머리를 식히고 재정비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겠죠? 지금 세폴로샤를 제외한 4명이 모두 20대 초반입니다. 세폴로샤도 아직 28세에 불과합니다.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거든요. 브룩스 감독이 이 작전 타임 시간 동안 선수들을 잘 다독이고 안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역시, 이렇게 접전일 때 개인 능력에만 의존하는 오클라호마시티의 한계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듀란트가 작전 타임을 요청하긴 했지만, 무언가 새로운 작전이 나올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위티드님, 파이넨시아님/// 코멘 감사합니다!!
여신유리찬양님/// 말씀대로 셋이 터지면 무섭긴 합니다. 근데 1,2,3번 라인이 빅3로 터지면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1,2,3번이 터지려면 최소한 둘은 오프 더 볼 무브가 좋고, 3점이 매우매우 좋아야 합니다. 그게 그나마 되는 팀이 골스랑 샌안, 작년의 애틀란타죠.
그리고 MVP급을 3명 이상 배출하는 건 그 어떤 명장도 불가능합니다. 물론 스캇 브룩스는 명장 반열에 낄 수 없는 감독이긴 하지만요. 결국 공은 하나고, 스탯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MVP급의 스탯을 한 팀에서 3명을 배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MVP급 2명과 수비왕 1명이 최적이죠. MVP급 재능도 출전시간과 역할이 한정되면 스탯이 초라해지게 마련입니다. 마이애미 때 보쉬나 작년의 러브처럼요. 물론 오클처럼 진짜 MVP급 재능 3명을 모은 팀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지금 클블 빅3에는 MVP급 재능은 르브론밖에 없고, 마이애미 때도 MVP급 재능은 르브론과 웨이드 뿐이었죠.
야베스님/// 말씀대로 1,2,3번의 빅3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죄다 공격 특화인 점도 치명적이었고요. 웨이드와 르브론은 수비력이 둘 다 좋아서 온볼플레이어의 단점을 줄이기라도 했지, 웨스트브룩-하든-듀란트는 다들 절대 좋은 수비수라고는 보기 힘들죠. 오프 더 볼 무브도 좋은 건 듀란트 한명이고요. 1-3-5번이었으면 리그 초토화겠죠 ㅋㅋ
울트라10님/// 넵. 피지컬은 아무래도 약점이고, 올릴 수 있는 한계가 있죠. 체력은 MVP급 재능들로 봐도 꽤 좋은 편입니다. 피지컬은 뭐 그래도 내쉬나 커리보다는 좋습니다 ㅋㅋ;; 말씀대로 영재가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단점을 극복하던가, 장점을 극대화하던가 둘 중 하나가 되겠죠. 전자의 예라면 로즈가 되겠고, 후자라면 커리가 되겠지요. 뭐 로즈도 장점을 극대화하고, 커리도 단점을 줄이기는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