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Y13-268화 (268/296)

00268  2011-2012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Semi-Conference Final)  =========================================================================

영재의 손에서 두 번 연속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뽑힐 만한 엄청난 플레이가 나오자 댈러스의 홈팬들은 흥분을 주체 못하고 양 발을 구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꺄아아!!!"

그 안에는 에밀리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플라스틱으로 된 손바닥 2개가 살짝 떨어져있는 응원도구를 흔들면서 짝짝 소리를 내던 에밀리는 영재가 자유투라인으로 가서 공을 튀기자 양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후!"

준비가 끝났는지 영재는 살짝 무릎을 굽혔고, 2만명이 넘는 홈팬들은 숨소리마저 죽인 채 영재의 자유투가 성공하기를 기원했다.

슉!

둥둥둥둥!!!

두드리는 드럼 소리에 맞춰 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Y13을 연호했다. 점수는 62 대 53. 순식간에 9점까지 벌어지자 스캇 브룩스 감독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고, 코트 위에 서 있던 선수들까지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하지만 영재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모든 신경을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며 팀원들과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9점이나 벌어진 오클라호마시티는 정상적 라인업을 조금 더 가동했으나 쉽사리 점수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켄드릭 퍼킨스 대신 닉 칼리슨을 넣으면서 변화를 준 스캇 브룩스 감독. 릭 칼라일 감독 역시 그에 맞게 지친 노비츠키를 빼고 브랜든 롸이트를 넣으면서 변화를 맞추어 주었다.

"좀 더 빨리!!"

영재는 그럴듯하게 선수들을 지휘하면서 공격을 전개하고, 가드진의 수비를 정립시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키드가 코트에 없는 순간의 공격 지휘자는 영재였다. 나이를 떠나 리딩이 되는 에이스가 공격 지휘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 쪽으로!"

적극적으로 콜을 하면서 롸이트와 사인을 교환한 영재. 덕분에 롸이트는 척척 움직이면서 영재와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었다. 제한적인 역할만이 가능한 롸이트였지만, 자신의 능력과 역할을 이해하고 가자미 역할에 충실할 줄 아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

영재의 의도를 눈치챈 것인지 브루어, 매리언이 자신의 지역을 벗어나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측 사이드에 영재가 웨스트브룩을 단 채 공을 튀기고 있었고, 매리언이 영재의 근처까지 달려와 공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와 동시에 브루어가 탑으로, 롸이트가 약간 좌측의 하이포스트에서 자신의 마크맨인 이바카를 달고 꾸준히 움직여주었다.

[영재 윤! 갑작스런 드라이브 인!]

[뭔가를 하려는 것 같은데요?]

영재는 웨스트브룩에게 막히자마자 미련 없이 매리언에게 공을 빼 주었다. 외곽에서 돌아다녀야 할 영재가 왜인지는 몰라도 돌파를 하다 말고 하이포스트 인근에서 어슬렁대자 웨스트브룩은 영재가 뭘 생각하는지 몰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 영재를 찰떡같이 마크했다.

[오!!!]

그 순간, 마크 폴로윌과 데릭 하퍼의 눈에는 댈러스 매버릭스가 어떤 공격을 준비하는지 확실히 들어왔다. 본인들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은 두 사람의 목소리가 신호가 된 듯 그 순간 하이포스트의 영재, 탑의 브루어, 반대편 하이포스트의 롸이트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막아! 막아!!!"

무슨 작전을 하는지 눈치챈 듯 칼리슨이 소리를 질렀지만 매리언을 맡고 있던 듀란트가 반응하기엔 너무나 멀었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피드로 탑을 향해 내달리는 영재를 놓친 웨스트브룩은 어떻게든 영재를 따라가기 위해 뒤따라갔지만, 영재가 브루어와 롸이트의 틈 사이로 쏙 빠져나가자마자 웨스트브룩의 앞은 높은 벽이 서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퍽!!

"억!!"

열려있던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듯, 브루어와 롸이트의 스크린이 좌우에서 다가와 딱 닫혀 버리자 웨스트브룩은 엘레베이터 문에 쳐박힌 사람처럼 신음을 내며 뒤로 물러났다.

[엘레베이터 스크린입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마크 잭슨 감독이 종종 사용하는 엘레베이터 스크린을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도 못했습니다! 공격 리바운드 기회를 포기하고 3점 성공률을 높이는 방식이거든요.]

[풀업 3점 성공률이 높은 선수가 없고, 공격리바운드 능력이 준수한 댈러스이기에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기습적으로 실행하고 저게 성공하면 상대방으로는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죠.]

공을 가지고 있던 매리언은 영재가 빠져나오자마자 안전하게 탑으로 패스를 뿌려주었고, 엘레베이터 문의 보호를 받은 채 영재는 너무나도 가볍게 3점슛을 쏘아올렸다.

[Y13 FOR THREE!!!]

슉!

[BAAAANG!!!! DOOR CLOSING!!!]

[시즌 중 노비츠키와 챈들러의 스테거드 스크린 플레이는 댈러스가 종종 이용해 왔었지만 이런 식의 완벽한 엘레베이터 스크린은 처음입니다! 오클라호마시티! 댈러스의 앞마당에서 호되게 당하고 있습니다!!!!]

기습적인 엘레베이터 스크린 3점으로 인해 점수가 더욱 벌어지자 댈러스는 급할 것 없이 로테이션을 기용했다. 제이슨 키드를 시작으로 영재가 본업인 2번으로 옮기고, 챈들러 파슨스, 브랜든 롸이트, 브랜든 헤이우드 라인업으로 상대적으로 체력이 떨어진 매리언과 노비츠키, 챈들러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오클라호마시티도 경기를 길게 보려는 듯, 지친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 데릭 피셔, 타보 세폴로샤, 케빈 듀란트, 서지 이바카, 닉 칼리슨 라인업으로 댈러스를 상대했다.

[아, 양 팀의 로테이션이 상황에 따라 유기적입니다만, 오클라호마시티가 계속 말리는 느낌이네요. 스몰라인업의 효율이 영 좋지 않습니다.

[스몰라인업을 쓰기에는 댈러스의 주전 센터인 챈들러의 기동성이 좋은 데다가 앞선 수비수들의 수비력도 준수한 탓입니다. 특히 하든과 듀란트가 매치업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게 크죠. 어차피 웨스트브룩은 어떤 라인업이든 1번이니 말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양 팀에서 가장 많이 뛰고 있는 선수들인데요, 댈러스는 3쿼터 7분이 지났음에도 영재 윤은 끝까지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고 오클라호마시티는 듀란트와 이바카 두 명이 아직도 뛰고 있습니다.]

데릭 하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어떤 팀이든 에이스 한 명씩은 코트에 남겨두는 게 현명한 로테이션 운용입니다. 노비츠키와 테리의 휴식을 위해 3쿼터 남은 시간을 버텨주고 리드를 최대한 유지시켜야 합니다. 댈러스는 공격 창출능력이 좋은 노비츠키와 윤 중에 한 명을 항상 코트 위에 남겨두는 식입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하든과 웨스트브룩 대신에 듀란트와 이바카가 코트에 서 있습니다.]

"후우."

칼라일 감독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영재는 벤치라인업을 데리고도 일정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었지만, 올 시즌의 테리는 노비츠키와 뛰지 않을 때 효율이 떨어졌다. 즉, 수비집중을 분산시켜줄 파트너가 없이는 힘들다는 뜻이었다. 포인트가드의 신체를 가졌지만, 슈팅가드의 스킬과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테리의 유니크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벤치로 쓰고 있지만, 작년에 비해 효율이 적잖게 떨어진 것이 칼라일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롸이트와 헤이우드라면 어차피 골밑돌파는 쉽지 않아. 그렇다면 결국 키드의 포스트업이나 컬 위주로 갈 수밖에 없지.'

[타보 세폴로샤! 거칠게 영재 윤을 밀어냅니다!]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영재가 공을 잡기만 하면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지닌 세폴로샤가 끈덕지게 붙어버리니 영재가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게 체력을 갉아먹었다. 공격력이 썩 좋지 않은 세폴로샤이지만 영리한 수비와 끈덕진 근성은 영재가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칼리슨이 노련하게 스크린을 걸어주니 영재는 스크린을 피해 세폴로샤를 막으랴, 세폴로샤의 버거운 힘을 막느라 고전했다.

"크읏!"

결국 영재의 입에서 힘겨운 소리가 나올 정도로 영재는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 득점창출능력은 없는 선수였지만 올 시즌 3점슛이 무려 43%에 다다르는 선수를 오픈으로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세폴로샤, 터프하게 영재 윤을 밀면서 올라갑니다!]

로포스트까지 힘으로 우직하게 파고 든 세폴로샤는 그대로 솟구쳐 올랐고, 영재는 순간적으로 파울을 생각했지만 88%의 자유투 성공률을 생각해 보면 하책이었다. 결국 영재는 같이 뛰어오르려다가 양 손을 쭉 뻗어올리고 세폴로샤의 레이업을 방해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텅텅- 슉!

[세폴로샤의 레이업 슛이 그대로 들어갑니다!]

[확실히 영재 윤이 힘들어하는 느낌입니다. 부담이 너무 과해요. 수비에서 체력을 쓸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세폴로샤의 레이업으로 점수는 72 대 65, 7점차이까지 좁히는 오클라호마시티 입니다.]

삐이이!!!

3쿼터가 종료되자 선수들은 벤치로 돌아왔다. 특히 체력적인 소모가 많았던 영재는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 수건으로 땀을 닦고는 음료를 조금 먹다가 숨이 차서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끊어서 마실 정도로 지친 상태였다.

"윤, 4쿼터 초반엔 무조건 쉰다."

"네. 알겠습니다."

36분 중에 현재까지 무려 29분을 뛰면서 1번 2번 가리지 않고 뛴 영재는 3점슛 3/5, 자유투 4개를 포함해서 9/13, 24득점 9어시스트로 좋은 효율성을 내고 있었다. 영재에게 바라는 100% 그 이상을 해낸 것에 칼라일 감독은 영재에게 5분, 아니 3분이라도 휴식을 줘야한다고 생각했다.

"점수 차이가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 끝까지 탑 레벨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을 잊지 마라."

칼라일 감독의 말에 선수들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간 해왔던 대로 한다. 상대방의 대응은 중요한 게 아니다. 조직력과 노련함. 어차피 농구는 순간의 싸움이다. 큰 틀에서 대비를 했더라도 순간의 센스와 집중력에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네!"

"그러니 플레이에 신중한다. 속공 상황에선 빠르게 트랜지션을 변환하고, 지공 시에는 포인트가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돌파, 점퍼, 스크린. 그 어떤 것이든 변칙적으로 조합한다."

칼라일 감독은 지시를 모두 끝내자 4쿼터에 내보낼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면서 4쿼터를 준비했다.

[J.J 바레아! 자신의 역할과 한계를 잘 알고 있는 선수답게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격돌한 양 팀의 벤치는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그 중에서도 작은 거인이라 불리는 바레아의 활약은 꽤나 고무적이었다.

[웨스트브룩이 좋은 수비수기는 합니다만, 바레아 역시 공격에서는 준수한 선수죠. 물론 기복이 심한 선수기는 합니다만, 오늘은 좋은 쪽으로 터져주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과연 바레아가 맞는가 싶을 정도의 잽스텝 이후 크로스오버로 웨스트브룩을 떨쳐내더니 닉 칼리슨과 켄드릭 퍼킨스의 사이를 휘젓다가 그대로 올라가 더블 클러치로 마무리짓는 바레아의 플레이는 어마어마한 환호성을 가져왔다.

"천천히!"

바레아는 잠시 동안이지만 호흡을 맞추는 테리와 사인을 맞추면서 충분히 24초를 이용했다.

[댈러스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바레아, 테리, 매리언, 노비츠키, 챈들러를 꺼내들었고 오클라호마시티 역시 웨스트브룩, 피셔, 세폴로샤, 칼리슨, 퍼킨스로 듀란트에게 휴식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바레아의 연속 6득점은 오클라호마시티로써는 뼈아픈데요?!]

[퍼킨스가 대인수비는 좋지만, 림 프로텍팅이 좋은 선수는 아니거든요. 백업인 모하메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웨스트브룩이 조금 더 바레아를 잘 막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애초에 퍼킨스는 바이넘이나 하워드를 막기 위한 선수이지 챈들러나 헤이우드 같은 선수를 막을 용도의 선수가 아니죠.]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monte님 후원 쿠폰 감사합니다!!

@음, 오늘 핵전쟁이 있었나보더군요. 과연 클리퍼스와 휴스턴... 명불허전의 자유투 문제아들을 대량으로 데리고 있는 팀들이죠. 디조던, 조쉬, 하워드, 카펠라, 티존, 모티 등등

울트라10님///웨스트브룩 참 좋은 선수인데 조금 아쉬운 점들이 몇 개 있죠. 기대 이하의 수비력이라던가 조금 더 이타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점 정도요. 웨스트브룩도 최고의 파트너는 세폴로샤였죠. 3&D스타일 ㅋㅋ

야베스님///물론 골스와 오클의 감독과 코치 수준 차이는 꽤 난다고 생각합니다. 커는 1시즌이라 솔직히 아직 명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젠트리와 아담스가 워낙 최상급의 공격/수비코치거든요. 루크 월튼 대행은 기대 이상이더군요. 애초에 아담스가 감독 대행을 할 줄 알았는데, 본인은 수비만 담당하겠다고 해서 한참이나 젊은 월튼 코치가 대행을 하기로 한 거라더군요.

말씀처럼 코치와 감독의 차이도 크지만, 재능의 방향과 조합이 골스가 훨씬 좋아보입니다. 오클은 MVP급 3명이 코트에 서봤자 의미가 없는 게 농구입니다. 대부분의 빅3는 3옵션이 가자미 역할로 전락할 수밖에 없죠. 웨스트브룩도 듀란트가 장기부상인 사이에 MVP급으로 올라섰고, 듀란트도 웨스트브룩이 부상일 때 MVP를 탔고요. 그렇다고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의 조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1+1이 2 이상이 되지는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1.6~1.8 정도? 반면 커리와 그린은 2 이상의 효과를 보여준다는 생각입니다. 커리와 탐슨도 마찬가지고요.

파이넨시아님, 미얄마님, 위티드님, -DarkANGEL-님, 오마리온님/// 코멘 감사합니다!! 월요일 힘내십시오!!

ㅎ0ㅎ님, Kai-Guelda님/// 시도해봤지만 무리였습니다. ㅠ.ㅠ

anguqwhdk님///오클을 벗어났기 때문에 터졌다고 생각합니다. 웨스트브룩과 듀란트라는 1,2옵션이 있는 팀에서 하든은 20득점 이상을 할 역할과 자리가 없었습니다. 보쉬가 마이애미 갔을 때라거나 러브가 작년 클블에 갔을 때라거나, 앨런이 보스턴 갔을 때라거나... 결국 뛰어난 선수도 2명의 에이스가 있다면 보조자밖에는 못하더군요. 농구에 공은 하나니까요. 딱히 웨스트브룩 때문이라기보다는 웨스트브룩과 듀란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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