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3 2011-2012 플레이오프 1라운드(Play off 1round) =========================================================================
"후."
자유투라인에 선 노비츠키는 바레아가 다가와서 칼라일 감독에게 들었던 전술적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멈춰있는 시간 시간마다 필요한 대화를 나눠둘 필요가 있었다.
"노비츠키, 다음 포제션도 빠르게 전개할게. 넘어오자마자 바로 오른쪽 윙에서 스크린 부탁해."
마침 지친 크리스 폴을 빼고 모 윌리엄스가 들어오자 노비츠키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어느 쪽으로 돌파할지 수신호를 주면 그거에 맞게 방향잡고 서 줄게."
노비츠키의 말에 바레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3점 라인 뒤로 물러났다. 클리퍼스와 매버릭스 선수들이 모두 정렬하자 심판은 노비츠키에게 공을 던져 주었고, 노비츠키는 공을 잡더니 두어 번 공을 튕기더니 무릎을 굽혔다.
슉!
[역시, 덕 노비츠키의 자유투는 흉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너무나 정확한 자유투죠?]
[이로써 22대 12, 무려 10점이나 벌어지는 점수입니다. 덩달아 지쳐버린 폴을 잠시 빼 버린 비니 델 네그로 감독, 돌파구는 있는 걸까요?]
비니 델 네그로 감독도 딱히 뾰족한 수가 없었다. 짜놓은 플랜에 맞춰 선수들을 교체하고는 있지만 번뜩이는 임기응변은 없는 듯했다.
슉-
[모 윌리엄스의 투입 후 첫 번째 공격은 깔끔한 3점슛으로 성공하는 클리퍼스입니다.]
모 윌리엄스는 수비에서는 구멍이었지만, 공격에서는 꽤 준수한 선수였다. 르브론 제임스와 클리블랜드에서 뛸 때의 플레이오프 모습 때문에 새가슴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때처럼 2옵션이라는 부담이 없어서인 듯 편안한 모습이었다. 댈러스 역시 J.J 바레아가 모 윌리엄스를 맡아야 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캐런 버틀러는 영재 윤에게 꽁꽁 묶여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제이슨 테리가 맡고 있는 랜디 포이의 움직임과 슈팅이 썩 괜찮네요.]
확실히 모 윌리엄스는 J.J 바레아를 상대로 저돌적인 드리블을 선보였다. 2번스러운 1번이었기 때문에 리딩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말이다. 테리보다 젊고 활동량이 좋은 랜디 포이는 그리핀의 스크린을 이용해 테리를 떨쳐내고 모 윌리엄스의 패스를 받아 3점을 성공시켰다.
[22 대 15. 다시금 7점 차이로 좁히는 LA 클리퍼스!]
영재는 이미 바레아에게 들은 대로 천천히 공을 몰고 우측 윙까지 다가갔다. 활동량이 부족한 캐런 버틀러는 테리를 맡고, 랜디 포이가 영재를 맡는 모습이 되자 영재는 랜디 포이를 앞에 놓은 채 몇 번 드리블을 치더니 미련없이 탑으로 공을 밀어주었다.
[탑에 서 있던 J.J 바레아가 공을 받고, 동시에 하이포스트에서 움직이던 덕 노비츠키가 모 윌리엄스의 옆에서 스크린!!!]
바레아는 타이밍을 맞춰서 양 손으로 공을 V자 모양으로 튕기더니 오른쪽으로 몸을 살짝 숙였다. 모 윌리엄스는 바레아의 움직임에 현혹된 것 까지는 아니었지만 바레아가 워낙 빠르다보니 어느 방향으로 드리블을 하든 적절한 대응을 해야 했다.
퍽!
"억!!"
하지만 그게 독이 되었다. 바레아는 의도적으로 노비츠키가 서 있는 스크린 방향으로 상체를 기울였던 것이고, 모 윌리엄스는 바레아의 역 페이크에 깜빡 속아 노비츠키의 품에 폭 안겨버리고 말았다.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엄청난 플레이입니다! 그대로 돌파해 들어가는 바레아!]
크로스오버하듯 왼쪽으로 튕겨나간 바레아는 일직선으로 엄청난 스피드로 파고들었고, 순식간에 하이포스트를 지나 로포스트까지 파고들었다. 노비츠키를 따라 나온 블레이크 그리핀도, 외곽을 막고 있던 랜디 포이와 캐런 버틀러도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테리와 영재, 노비츠키의 슈팅감각은 순도 높았고, 바레아의 돌파가 워낙 빨랐다.
"큭!"
결국 림을 지키며 타이슨 챈들러와 자리싸움을 펼치던 디안드레 조던이 바레아의 돌파를 정면에서 막아섰고, 바레아는 어마어마한 힘에 몸이 깔릴 듯 휘청거렸다.
탁, 탁!!
[J.J 바레아! 엄청난 유로스텝!!!]
하지만 그 순간, 바레아는 앨런 아이버슨이 빙의되듯 디안드레 조던이 달려나오는 방향으로 살짝 스텝을 밟더니 그대로 힘을 흘리고 반대로 튕겨나가 림을 향해 뛰어올랐다.
"으아앗!!!"
조던의 힘을 흘렸다곤 하지만 단신가드 바레아가 온전히 힘을 다 흘려냈을리 만무했다. 결국 공중에 뜨면서도 몸이 기우뚱하게 쏠렸지만 체공하는 그 순간만큼은 이후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공을 든 오른손을 림으로 쭉 내뻗었다.
삐이익!!!
[슈팅 파울!! 그리고!!]
바레아는 마지막 손 끝까지 공을 힘껏 긁어내곤 코트 위로 추락했다. 앞으로 떨어져 자칫 코와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낙법 비스무리하게 떨어진 바레아는 벌떡 일어나 림을 바라보았다.
텅- 터텅-
슉!
[BUCKET!!!!!]
[바레아의 근성이 엿보입니다!! 저런 근성이 있기 때문에 저 작은 신체로도 돌파가 가능한 것이죠!!]
[바레아의 기복이 심하다보니 바레암 모드와 바레버슨 모드가 있다는데 오늘은 바레버슨 모드인 것 같습니다.]
"오오오!!!"
바레아는 슛이 들어가자 오른손으로 주먹을 꽉 쥐더니 마치 야구공을 던지듯 앞으로 휘두르며 고함을 질렀다. 바레아의 앤드원에 2만여 명의 팬들 역시 더 이상 흥분을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바레아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BAREA!!!
BAREVERSON!!!!
BAREVERSON!!!!
바레아의 원더 플레이에 노비츠키와 영재, 테리, 헤이우드가 모두 뛰어가 바레아의 뒤통수를 가볍게 두드리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 즐겁게 웃었다.
[전반전 1, 2쿼터가 모두 끝나고 점수는 55 대 47, 홈팀 댈러스 매버릭스가 8점 차의 리드를 가진 채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역시 네 개의 우승 후보 팀 중 하나의 저력입니다. 전반기에는 고전했지만, 후반기에는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었죠. 마이애미와 함께 공수가 가장 안정된 팀으로 꼽히고 있죠. 샌안토니오와 함께 시즌 막판 연승을 여러 차례 질주했죠.]
레지 밀러가 꼽은 우승 후보 네 팀은 마이애미, 오클라호마시티, 댈러스, 샌안토니오였다. 우승 배당률도 가장 높은 팀들이었다. 원래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시카고 불스는 데릭 로즈의 전방십자인대파열로 1라운드에서부터 탈락 위기에 몰려 있었다. 반면 나머지 네 팀은 모두 순항 중이었다.
[자, 전반전 가장 중요한 '키 플레이어' 로 손꼽힐 수 있겠죠. 현재까지 19분을 뛰며 3점슛 2/3, 총 야투 6/8! 자유투 3/3을 포함해 17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의 영재 윤 선수를 잠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 오늘 정말 핫하네요! 어떻습니까?"
영재는 설마 케빈 할란이 직접 내려와서 인터뷰를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지 당황했지만, 이내 금세 평정심을 찾고 능숙하게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핫하다는 말을 TNT의 대표 캐스터께 직접 들으니 영광입니다. 오늘 경기는 저 뿐만 아니라 댈러스 매버릭스 전체가 핫한 경기라고 생각해요."
영재의 말에 케빈 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덕 노비츠키 역시 12점, 타이슨 챈들러도 6득점 5리바운드, 벤치 스코어러 챈들러 파슨스 마저도 6분 동안 5득점을 해냈죠. 현재까지 무려 55%의 팀 야투율이라면 클리퍼스의 입장에서는 정말 곤혹스럽겠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선 그렇게 경기를 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큰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홈에서 55%의 좋은 야투율로 리드를 잡아가고 있지만 클리퍼스 역시 만만찮은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쉽게 포기할 선수들이 아닙니다."
영재는 더 이상 방심할 생각이 없었고, 조심스럽게 멘트를 선택해 나갔다.
"그렇군요. 방심하지 않는 영재 윤의 모습을 보니 댈러스 매버릭스는 정말 좋은 차세대 에이스를 뽑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폴과 그리핀과 즐거운 맞대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승부의 승리는 저희가 될 것입니다. 내년에도 좋은 맞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영재가 그렇게 인터뷰를 하고 라커룸으로 돌아오자, 칼라일 감독은 다시 한 번 후반전 작전에 대해 짤막한 설명을 해 주었다.
"클리퍼스는 더 이상의 대안은 없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근성뿐이지. 클리퍼스의 전술이나 라인업은 1~4차전과 거의 비슷하다. 후반에도 별 다를 게 없을 테지. 다만, 주전들의 출전시간은 좀 더 늘어날 것이다. 이미 1~4차전도 비니 델 니그로 감독의 성향 이상으로 주전들이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왔지만, 오늘은 더할 테지. 폴과 그리핀은 40분 이상을 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격 부담은 막중하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들을 공략해서 지치게 만들어야 한다."
칼라일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매치업이 되든 적극적으로 폴과 그리핀을 공략해라. 스크린 이후 미스매치가 나면 포스트업으로 밀어붙이면 더욱 괴로울 테지. 수비에서도 폴과 그리핀에게 내줄 점수는 내주되,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을 최소화해라. 결국 슈팅도 커다란 체력 소모다. 괜히 한 경기 야투를 30개를 던지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는 게 아니지. 공수의 모든 짐을 그들에게만 몰아붙이는 거다."
칼라일 감독은 철저하게 두 명을 노린 전략을 유지했다. 결국 사람인 이상, 한계가 있다는 체력을 노리는 것이었다. 클리퍼스의 올 시즌 아쉬운 점이 그 짐을 덜어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지독하네요. 우리 감독님. 상대 팀 감독이 아닌 게 정말 다행이랄까."
"그렇지. 철저하게 우리 팀의 장점을 뽑아내고, 상대 팀의 약점을 후벼파는 스타일이니까. 예전에는 참 세밀하게 작전을 짜는 편이었는데, 그래도 요즘에는 많이 프리해진 편이야. 나도 처음 왔을 때는 많이 싸웠어."
영재는 칼라일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옆에 앉은 키드와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칼라일 감독은 전술 이야기를 마치고 마지막 동기부여를 위한 한 마디를 남겼다.
"무리하지는 않겠지만, 오늘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선수나 감독은 결과를 예측해서는 안 된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해라. 점수가 앞서고 있다고, 시리즈 전적이 3:1이라고 해서 방심하는 순간, 패배가 눈앞에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3쿼터 시작부터 양 팀의 선수들 간의 싸움이 치열합니다! 엘리미네이션 게임의 묘미죠!!]
[경기 시작 3분까지 서로 공격을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주는 양 팀이죠!]
양 팀의 사령관인 제이슨 키드와 크리스 폴은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였다. 키드는 볼 없는 리딩의 천재라는 선수답게 절묘한 움직임과 볼 배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만들어 냈다.
크리스 폴 역시 특유의 미드레인지 점퍼와 안정적인 드리블링, 거기에 센스 넘치는 패스와 스크린을 이용한 픽앤롤, 앨리웁 패스로 블레이크 그리핀과 디안드레 조던에게 떠먹여주면서 꾸역꾸역 점수를 따라붙었다.
"붙어!"
LA 클리퍼스의 독기를 품은 공격에 키드는 계속해서 한끗 차이로 막아내지 못하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소리쳤고, 주전과의 기세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듯, 댈러스 선수들은 자신의 마크맨을 철저하게 단속하면서 빡빡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크리스 폴에게 붙은 영재 윤, 역시나 좋은 움직임으로 크리스 폴을 제어합니다!]
폴은 점점 정신적인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분명 상대방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고 있지만, LA 클리퍼스의 선수들에 비해 외곽슛이 월등한 댈러스의 경우 간단한 공격 전개로도 충분히 득점을 낼 수 있었다. 그에 비해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이 직접 게임을 조립해야 했다. 그리핀의 경우 미드레인지 점퍼가 불안정했고 디안드레 조던은 공격능력이 제로였다. 빈스 카터와 캐런 버틀러는 공격 옵션이 다양한 선수들이었지만 매리언과 키드에 막혀 좋은 샷 셀렉션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블레이크 그리핀! 다시금 탑으로 나와서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약속드린 두 편 중에 한 편 먼저 올립니다.
@그리고 미국 스포츠는 감독의 이야기 중에도 선수들끼리 꽤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원 패턴 전술이나 개인 대 개인의 전술 이야기가 아니라면 말이죠. 작전타임 때 보시면 그냥 리딩가드 한 명하고만 이야기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휴식하는 경우도 있고, 선수들이 앉아서 떠들고 감독도 그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떠들더라도 감독의 이야기는 다 듣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큰 소리로 떠드는 것도 아니고, 대화의 주제도 잡담보다는 경기 중 분위기나 전술 관련 이야기가 많다고 합니다.
야베스님, anguqwhdk님, 흑월화야님/// 넵. 그렇습니다. 영재는 다재다능 스타일의 최상급이죠. 리딩, 슈팅, 돌파, 수비까지 다 최상이니까요. 올 시즌 영재 스탯과 보여준 기량이면 영재 위에 놓은 선수 별로 없습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매우 거슬리는 스타일입니다.
BlackWam님///빅맥이 맛이 없을 수가 있다니... 제가 맥도날드 가성비가 안 좋아진 거 같아서 안 먹는거지, 그게 맛없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ㄷㄷ
ㅎ0ㅎ님, 여신유리찬양님///하하 뭐 전세계 다 비슷할 겁니다. 우리 나라가 유독 좀 더 심하긴 하지만 말이죠. 다른 나라도 우승, 1위 꽤나 중요시하죠. 말씀대로 2위, 3위, 10위 선수들도 대단한 거지만 말입니다.
울트라10님/// 말씀대로 댈러스에는 영재가 딱 공수 균형을 맞춰줍니다. 노비츠키와 챈들러, 테리와 키드, 바레아와 매리언, 롸이트와 헤이우드 등 공-수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편인 선수들로 나뉘어 있는데요. 이걸 잘 연결해주고 조절해줄 수 있는 올라운더가 필요했는데, 그 역할이 영재입니다.